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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inne Bailey Rae - I'd Do It All Again

벌새 얘기를 쓰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노래가 생각났다. 들으니 그래도 위로가 좀 된다. 공허함을 스스로 채우는 방법을 꽤나 잘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잘 안된다. 자꾸 바깥에서 찾게 되는 것 같아. 아니, 생각해보니 예전에도 그랬던 것 같다 ㅋㅋ 예전에 관종이었잖아??? 지금도 똑같은거지 뭐.. 외부에서 갈구하면서도 아닌척하기.. 그냥 철이 계속 안드는걸로..... 망했다. 나이 좀 생각해 아재요.....

벌새

1. 미루고 미루었던 영화 벌새를 이제야 보았다. 선명하게 남아있던 옛기억을, 옛감정을 고스란히 곱씹게 하는 영화였다. 2. "꽃이 피면 돼." 절대적이라고 믿었던 과학, 수학이 무너져 내리던 그 때에, 선문답 같은 말씀을 하시던 그 순간이 선명하다. 이과 나부랭이가 보기에는 진짜 나랑 안맞는 문과스러운 답변이라고 생각했다. 그걸로 해결되는게 대체 뭐가 있나. 근데 자꾸 곱씹게 된다. 시간의 흐름이나 존재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덕분에 '믿음' 비스무리한 것은 희미하게 생겼다. "누가 너보고 이끌어 가라던?" 학교에 들어오게 되었을 때, 철학이 없어 고민이었다. 어떻게 보면 아이들의 인생이 걸린 일인데 이렇게 준비없이 맞이해도 되는건가 싶었다. 여전히 나는 엉망이지만 '잘하고 있는건가'라..

영화 이야기 2020.11.09

Glenn Lewis - Don't You Forget It

오랜만에 2000년대 초반의 바이브를 느껴본다. 이 노래를 듣고 글렌 루이스는 요즘 뭐 하고 있을까 싶어서 정보를 찾아보는데 이 노래 프로듀서가 안드레 해리스더라. 되게 낯익은데? 싶었는데, Musiq의 Love, Girl Next Door, MJ의 Butterflies, Floetry의 Say Yes등 좋아하는 노래 왕창 만들어낸 프로듀서였음 ㅋㅋ 프로듀싱한 노래의 리스트를 쭉 둘러보다보니 절로 추억팔이 되는 중. 아.. 평일에는 술 안마시기로 했는데 맥주 엄청 땡기네. 근데 냉장고에 맥주가 없는게 함정..

2020.10.04

1. 고1 야자시간은 좀 많이 놀았던 것 같다. 딱히 야자를 짼건 아니었지만, 늘 잡생각과 공상, 망상에 빠져있었다. 가끔 가사를 썼고 ㅋㅋㅋ 그래도 공부는 한답시고 책상을 창문쪽으로 돌려놓고 자습을 할 때가 가끔 있었다. 문제는 창 밖을 보는게 멍때리기 더 좋다는 것 ㅋㅋㅋ 1학년 교실에서 보는 창밖 풍경에는 수안보 쪽에서 시내방향으로 들어오는 길이 있다. 몇 번 국도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중부내륙이 뚫리기 전이 었으니까, 경북에서 넘어올 때 문경새재를 지나 꼬불꼬불한 조령고개를 넘어서 돌아오는 길이다. 아마 그럴걸? 사실 잘 모른다. 그 때 나는 차가 없었으니까. 어쨌든 그 길을 넘어오는 수많은 차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저 차들은 평일인데 대체 이 밤에 어딜 다녀오는 길일까. 분명 ..

잡담 2020.10.04

선우정아

보통은 남자 뮤지션을 좋아했다. 특히나 흑인 음악으로 한정한다면 더욱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사실 90년대 이후 알앤비씬도 남자들이 많았지만 힙합씬은 뭐 말할 것도 없었지. 7-80년대 펑크, 디스코, 소울 음악들도 비슷했다. 그래서 10대와 20대 초반까지는 남자들의 음악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좋아했던 여자 뮤지션은 셀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소라의 6집 [눈썹달]이 내겐 굉장히 소중하다. 2007년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며 '바람이 분다'를 들었던 순간과 그 때 그 감정은 여전히 아릿하게 남아있다. 생각하면 갈비뼈 사이 구멍에 찬 바람 들어오는 것 같아.. 그 때부터 조금씩 다른 장르의 음악들도 듣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이소라는 특별했다. 쓸쓸하고..

음악 이야기 2020.10.04

Jessie Ware - Ooh La La

이렇게 찐한 디스코라니! 지난달에 나온 제시 웨어의 신보 "What's Your Pleasure?"를 듣고 첫 앨범부터 정주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대체 무슨 맥락에서 뜬금없이 디스코를 잔뜩 품은 앨범을 낸 걸까 싶어서. 1,2집은 들을만큼 들었는데, 2017년에 나온 앨범은 재생하고 나서야 긴가민가 알듯말듯. 웬만하면 제시웨어의 앨범을 잊을리 없는데, 어지간히 존재감이 없었나보다. 그래서 그런지 이 앨범은 상대적으로 가볍다. 뉴트로라기보다는 그냥 복고에 가까운 앨범이 조금 별로인 사람도 있겠지만, 디스코의 기본적인 흥겨움이 어딜가랴.. 그 중에서도 이 노래는 요즘 꽂혀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다. 프린스 초기작들도 생각나고 특히 베이스라인은 이건 뭐... 워... 반복되는 펑키한 베이스 리프와 적재적소..

첫인상

1. 몇 년전에 노트북에 이상이 생겨 서비스 센터에 다녀왔다. 노트북을 맡기고 기다리는데, 순간 비밀번호 해제를 하지 않았다는게 생각났다. 그리고 바로 기사님이 오셨다. 순간 나는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는데, 당시 비밀번호는 나의 최애 뮤지션의 이름이었다. 그 이름도 찬란한, 심지어 본명인, 나의 Prince느님. 하지만 차마 내 입으로 "제 비밀번호는 프린스입니다."라고 말을 할 수가 없어, 알파벳 하나씩 또박또박 "P.R.I.N.C.E요"라고 말했다. 기사님은 알파벳을 되뇌이시고는 굳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나의 눈에 자신의 눈을 맞추시고는 "아, 프린스요?"라고 말씀하셨다. 수줍게 "예"라고 대답한 나를 두고 돌아서신 기사님의 뒷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기사님은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며 ..

잡담 2020.08.31

2020.07.29

1. 어딜 틀어도 트로트다. 나는 뽕끼 별론데. 게다가 요즈음의 트로트는 굉장히 자극적이고 소모적인 음악만 생산되고 있다. 뽕끼도 싫은데 온통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따위의 음악만 유행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물론 신나고 귀에 쏙 박히는 음악도 충분히 매력있다. 그래도 낭만이 없어. 낭만이. 삶과 사랑과 인생을 노래하던 옛 시절의 성인가요의 맛은 보이지 않는다. 뭐, 사실 다른 장르는 안그러냐만은.. 나는 트로트가 황금기를 맞이한(적어도 인기면에서는) 이 시점이야 말로 기회라고 본다. 뭘 불러도 잘 들어줄 수 있는 열린 마음의 청중이 많은 이 때가. 트로트 안에서도 음악적 다양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2. 연예계 최고 세 명을 모아놓고 여름음악을 싹쓰리 하겠다고 만든 음악이 좀 아쉽다. 물론 차..

잡담 2020.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