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이나 두고보면서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영화 Amy를 봤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오는 Stronger Than Me를 듣자마자 가슴이 싱숭생숭하고 울컥하더니.. 결국 절반을 채 보지 못하고 껐다. BGM처럼 흘러가는 음악 하나하나만 들어도 마음이 아픈데, 그 결말까지 과연 다 볼 수 있을까 싶고.. 

 

  뮤지션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고 불러야 더 감정 전달도 잘 되고 몰입이 잘 된다는건 알겠는데.. 뱃 속 깊은 곳에서 끄집어 낸 그 감정을 노래 부를 때마다 마주하는 그 심정은 어떨까.. 그렇게 부르면서 멘탈은 괜찮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같이 둔한 사람은 절대 상상할 수 없겠지..

 

 예전에 몇 번이고 돌려봤던 라이브 영상 하나를 올려본다. 공연이나 라이브에 대한 미련은 이제 많이 없어졌는데, 이 곳에 있었던 관객들은 조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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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별 생각 없이 1년을 지내는 동안 국악이 힙한 음악이 되어버렸다. 아, 이미 너무 많은 유행을 타고 난 뒤니까 힙하다고 하기엔 좀 철 지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감각적인 음악에 훅 꽂히는 훅, 그리고 중독성 넘치는 안무와 의상까지 이날치의 음악은 힙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치가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악단광칠, 그리고 아주 예전부터 그런 음악을 해왔던 이자람도 슬쩍 주목을 받는 것 같더라.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이날치의 장영규님의 또다른 프로젝트 씽씽까지.. 아니, 잠비나이나 숨까지 이야기를 해야하나. 아니야 그건 힙하다고 하긴 좀 그렇고.

 

2. 예전에 국악과 관련된 글을 슬쩍 썼을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사실 이런 식으로 낯설게 함으로써 새롭게 창조하는 것은 우리 국악에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전통의 복원'에만 초점을 맞추기에는 우리 국악은 너무 낡았다.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어. 브라질의 MPB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현재와 과거가 끊임없이 대화하며 새로운 것들을 창조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시도는 사실 전부터 계속 되어 왔는데, 이제야 터진 느낌이다. 그래서 놀랍진 않았지만, 너무나 반가웠다. 

 

3. 한 편 최근에 나는 비비의 음악과 영상을 꽤 많이 찾아봤다. 정규앨범도 하나 없어서 너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그냥 노래할 때, 또 만들 때의 애티튜드가 너무 좋다. 다만 이 친구의 멘탈이 너무 걱정스러운데.. 정권이형이랑 미래누나가 잘 케어하지 않을까.. 사실 음악적으로는 필굿에 있는게 좀 아쉽긴한데, 멘탈 관리 측면에서는 여기 있는게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오래, 좋은 음악,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4.  넉살, 던말릭, 스월비, 비프리, 쿤디판다, 딥플로우, 뱃사공, 에이트레인, 서사무엘, 담예, 까데호. 올해 잘 들었던 국내 흑인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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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은 남자 뮤지션을 좋아했다. 특히나 흑인 음악으로 한정한다면 더욱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사실 90년대 이후 알앤비씬도 남자들이 많았지만 힙합씬은 뭐 말할 것도 없었지. 7-80년대 펑크, 디스코, 소울 음악들도 비슷했다. 그래서 10대와 20대 초반까지는 남자들의 음악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좋아했던 여자 뮤지션은 셀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소라의 6집 [눈썹달]이 내겐 굉장히 소중하다. 2007년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 창밖을 보며 '바람이 분다'를 들었던 순간과 그 때 그 감정은 여전히 아릿하게 남아있다. 생각하면 갈비뼈 사이 구멍에 찬 바람 들어오는 것 같아.. 그 때부터 조금씩 다른 장르의 음악들도 듣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이소라는 특별했다. 쓸쓸하고 외로웠다. 파괴적이었고 절절했다. 아주 가끔 달달했고. 무엇보다 누구도 따라할 수 없었다.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고. 꽤 오랜 시간을 음악을 좋아하고 매달려 왔는데, 음악이 아니라 새로운 무언가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았다.

 

 나윤선, 김윤아, 김사월, 조금 더 쓰면 아이유까지.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그리고 얼마전부터 느낀 건데, 요즘은 선우정아의 음악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이렇게 '가장 좋다'라고 표현하는게 어려워서 몇 번을 썼다 지웠는지 모르겠다 ㅋㅋㅋ 음악이 좋고 목소리가 좋은 거야 당연하고, 무엇보다 자기비하, 자기연민, 자기애와 자존감 사이를 오가는 가사가 좋다. 가수로서 누리는 화려한 삶이 아니라 '세상 사는 것 다 거기서 거기야'라고 말하는 동네 술 잘하는 누나의 이야기가 들려서 좋다.

 

나도 쟤처럼 멋들어지게 차려 입으면 / 훨훨 날아 갈 줄 알았어

악마조차 울고 갈 만한 욕심이 아니라면 / 사람들은 왠만하면 다 거기서 거기야. / 그냥 모두 다 잘 잤으면

생일 같은 것 아무도 모르고 넘어갔으면 / 사랑은 받는 것도 참 쉽지 않아

내가 바란 미래는 겨우 / 누군가의 윗층이야.

 

 글을 마무리하기 전에 좋아하는 노래 몇 곡 추려서 올리려고 했으나 노래가 취향이 아니라 가수 자체가 취향인지라 추릴 수가 없음.... 코로나 빨리 끝나고 공연이나 보러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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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쓰는 글이 이런 비보라니.. 처음 주앙 질베르투나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빔의 음악을 들을 때는 이름만 들어도 좀 있어보이니까.. 뭐 그런 허영심 반, 보사노바에 대한 호기심 반.. 고상해 보이잖아. 뭔가.. 까에타노 벨로주가 내한했을 때 어떻게든 갔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문득 든다.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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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만들어진 믹스테잎이었던 진보의 KRNB에 대한 반응과 수요가 꾸준히 있었나보다. 몸집을 키워서 KRNB2가 발매 된다고 한다. 진보의 정규3집을 기다렸는데.. 그래도 KRNB2가 어디야.. 게다가 크러쉬, 후디, 지소울, 나잠수와 같이 좋은 싱어들이 참여한다고 한다. 이번엔 믹테가 아니라 정식 발매겠지.. KRNB는 때 지나서 앨범 다운을 못 받은 사람들이 앨범 좀 보내달라고 그렇게 댓글을 달아댔는데.. 믹테라서 조악한 부분도 분명이 있었지만 참신함과 흑인음악의 그루브가 흠뻑 묻어나는 좋은 앨범이었다.

 노래마다 다른 아티스트가 노래를 한다는게 불안하다는 느낌도 살짝 있긴 했다. 통일성이 부족할까봐. 근데 생각해보니 이건 진보 앨범 ㅋㅋㅋ 사운드, 그루브, 바이브가 진보일텐데 뭘. 쓸데없는 걱정은 치우고 16일에 새 앨범 발매 되면 열심히 즐겨주시면 되겠다. 오랜만에 KRNB나 다시 들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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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가다가 이런 노래를 들었다. 들어보세요. 내가 들으란건 그냥 들으면 됨. 이건 뭔 허세야......ㅋㅋㅋㅋㅋ 하지만 나만 좋아할 것 같은 노래는 들으라고 하지도 않음.

 

 

Moses Sumney - Plastic

 

 목소리 봐 ㅋㅋㅋㅋ 미쳤다. 니나 시몬, 샤데이, 로빈 한니발, 프린스, 빌랄 등등.. 많은 목소리들이 스치고 지나가는데 아무튼, 이 섬세함과 나른함.. 이거 또 주변에 추천...은 요즘 할 사람이 없네. 그냥 블로그 들러주시는 님들이나 즐겁게 들어주세요.(나만 몰랐던 건 아니겠지...)

 

Moses Sumney - Plastic(Live)

 

 근데 라이브도 쩔..

요래 생김

 

 아무튼 들어봅시다. 'Plastic'을 듣고 편안하면서도 유니크한 목소리가 좋아서 올리려고 마음먹었는데, 사실 진짜 호들갑을 떨었던 이유는 아래 노래 때문에 ㅋㅋ

 

Moses Sumney - Lonely World

 

 이 노래는 목소리나 보컬 스타일이 니나 시몬을 유난히 많이 빼닮았다. 그래서 더 좋은데.. 이게 중반부부터 베이스 드럼이 둥둥대고 하이햇이 쪼개져 나오면서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날카롭고 중성적으로 울려퍼지는 모제스의 목소리와 잘게 쪼개진 드럼에 베이스가 쏘아대는 후반부는 진짜 짜릿하다. 찾아보니 썬더캣이더라. 어쩐지 익숙한 냄새가 난다 했어. 스피커로 듣고나서 왠지 이 노래는 헤드폰으로 들어야 할 것 같아서 헤드폰으로 한 번 더 들었다. 이 노래를 듣고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시작했다. 정규앨범은 아직 없고 EP들만 몇 개. 나이는 어려뵈는데 몇살인가. 노래를 들으면 알겠지만 Folk-Soul 계통의 뮤지션이다. 'Lonely World'은 썬더캣이 참여해서 약간 더 도드라진 노래가 된 듯 하다. 포크 소울 노래들이 가장 많지만 아래는 비교적 다양한 음악 스타일의 모제스 노래들을 모아봤다.

 

 

Moses Sumney - Man On The Moon

 

이 노래도 편안하고 좋다.

 

Moses Sumney - Seeds

 

 사실 포크소울은 그렇게 내 취향의 음악들은 아니었는데, 모제스는 이걸 좀 깬 것 같다. 뭔가 다른 한 끗이 있다. 도입부도 물론 좋지만 중첩되어 나오는 모제스의 보컬때문인지 홀리하기도 하고 포크록의 느낌도 있다.

 

Moses Sumney - Ascension

 

 

Moses Sumney - Everlasting Sigh

 

  아프리카 토속 리듬을 차용한 노래.. 이 노래 라이브도 좋았다.

 

Moses Sumney - Worth It

 

 이 노래 까지만. 드럼이 아닌 것 같은데.. 아무튼 비트위에 심플하게 보코더만 입혀 부른 노래. 심플하게 그대로 끝나서 더 매력적이다.

 

 라이브도 잘하던데 이번 서소페에서 데려오는건 어떱니까. 리스크가 크려나.. 그래도 개런티는 쌀텐데. 페북 페이지에 노래 링크 해주면 팬은 좀 생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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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아래 영상중 자동재생되는 영상이 있다. 일시 정지를 권함. 


1. 보통의 락페는 좋아하긴 하지만, 그 돈에 그 노력을 들여서까지 보고싶은 뮤지션이 정말 몇 안됐었다. 그건 어느 순간 라이브가 주는 감흥이 예전만 못하다고 느끼게 된 몇 년 전부터 더 심했던 것 같다. 그나마 서재페가 취향에 맞는 뮤지션을 많이 데려오긴 했다. 10여년전의 취향부터 지금의 취향까지, 꽤 다양한 라인업이긴 했지만, 사실 옛날에 많이 좋아했던 뮤지션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뭐.. 대충 쌀 아저씨가 헤드라이너인 페스티벌, 이런 느낌.


2. 서울 소울 페스티벌이 고맙게 느껴지는 부분은 바로 이 부분.. 이런 느낌의 페스티벌이라면 난 매년 참가하고 싶다. 그리고 이왕이면 여름이 아니라 가을에 했으면 좋겠다. 여름은 싫어. 

 사실 우리나라에 내한하는 뮤지션들은 메인스트림에서 잘 나가는 뮤지션은 별로 없다. 단가가 안나와.... 그래서 1. 한 물 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잘 나가거나, 2. 뜨지도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하거나, 3. 해외건 국내건 뜨지도 안 뜨지도 않은 애매한 포지션인 약간 매니악한 뮤지션이거나... 이런 뮤지션이 주를 이룬다. 내가 필리 소울을 한 때 엄청 좋아했고 지금도 좋아하긴 하지만, 스타일리스틱스가 헤드라니..ㅎㅎ 좋으면서도 약간은 씁쓸하다. 그 할배들 목소리는 나오나... 물론 'You Are Everything'이나 'Can't Give You Anything'같은 노래 나오면 어떻게 반응할지는 모름 ㅋㅋㅋ

 그 와중에 맥스웰느님이 한국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그 말을 끝끝내 지켰는데,(그 구라왕이 이 말을 지킬줄이야..) 이거 뭐 예전에 맥스웰 내한한다고 신나서 '내한기념-취소기념-내한기원-신보기원'으로 이어지던 맥스웰 정규 앨범 네 장 리뷰에 이어서 본인 말보다 6년이나 늦어진 신보를 리뷰해야하나..

좋은건 알겠다고.. 그래도 이게 언제적이냐고..


 어쨌거나, 그래도 중간 라인업도 그 정도면 탄탄하니 괜찮다. 진보와 보니, 크러쉬가 나오고, 요즘 나름 핫한 서사무엘, 그리고 해외 라인업에서는 메요 호손이나 로버트 글래스퍼...



3. 그리고 맥스웰이 한국 한 번 온김에 뽕을 뽑으려는건지, 아님 내한공연을 추진하는 서던스타ENT.가 몇 번 내한 취소되더니 미쳤나 드디어... 페스티벌 끝난 다다음날에 단독공연을 추진하더라. 그래도 단가는 예전에 서던스타에서 내한을 추진하던 그 때보다는 확실히 많이 싸졌다. 그 땐 진짜 가격이 미친가격이었는데... 그럼에도 가겠다고 예매를 했더랬지.... 맨 앞자리, 그것도 혼자서... 물론 한시간짜리 공연보다는 풀 공연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게 팔릴까? 지난번에 티켓 그렇게 안팔려서 내한도 취소된 마당에..(내가 맨 앞자리를 예매할 수 있던건 그냥 단지 경쟁률이 낮아서였어...) 페스티벌 다다음날에 또 공연을 한다니.. 게다가 이번 BET 공연보니까 목소리는 점점 더 상태가 안좋아지던데..

한 달 뒤엔 이걸 라이브로 보는거지..



 4. 맥스웰 신보는 리뷰를 할까 말까... 좀 새로운 시도들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앨범의 통일감은 좀 떨어지는 편인 것 같고, 그래도 좋긴 좋다. 뭐래니. 특히 선공개 곡들은 전부다 쩔... 그나저나 왜 쓸데없이 연작으로 낸다고 한겨..


5. BET 얘기가 나왔으니 그 얘기를 안하고 넘어갈 수 없는데, 온통 Prince Tribute 무대들이라 보는 내내 울컥하면서도 뿌듯했다. 특히나 자넬 모네의 트리븃 공연은 그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멋있었다. 여자 프린스 맞음. 하지만 최고의 공연은 역시 비욘세와 켄드릭 라마의 'Freedom'이었는데, 이건 정말 미쳤다. 이래서 내가 흑덕...


사진만봐도 느껴지는 포쓰.



이건 자넬모네의 트리븃



Freedom. 아 진짜 이 공연은 미쳤다.



6. 며칠전에 사촌동생을 만나 새벽까지 음악얘기를 했다. 뭔 할 말이 그리 많았는지 거의 6시간을 쉬지않고 떠든 것 같다. 갈증이 있었던 것 같다.


7. 쇼미더머니는 이전 시즌들에 비해서 확실히 호감. 여전히 악마의 편집은 있지만 예능적 재미로 넘길 수 있는 수준이고, 예전보단 힙합과 랩이 가진 매력을 좀 더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랩이나 프로듀싱에 대해서 이것저것 할 말은 많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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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4년에 알게 되어 이제 겨우 만 12년. 팬 된것이 2006년이었으니까 이제 겨우 10년차 팬이다. 앨범도 꽤 많이 모았지만 그래봐야 전집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나보다 더 많이, 나보다 더 오랜시간을 좋아한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그래도 내 음악인생에서 Favorite One을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프린스를 일순위로 꼽을 수 있다.

 얼마전에 프린스가 건강문제로 자신의 비행기를 타고 이동중에 급하게 내려서 병원에 갔다는 기사를 보았다. 걱정이 좀 됐었는데, 그래도 큰 문제가 없다기에 괜찮을 거라고 믿고 있던 와중에 문득, 그렇게 갑자기 또 떠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이클 잭슨이 그랬던 것 처럼,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그랬던 것 처럼, 그리고 데이빗 보위가 그랬던 것 처럼. 별 일 없겠지, 라는 마음보다 왠지 모를 찝찝함 같은게 남아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또 떠날 줄이야.

 

2. 내 페북의 타임라인의 절반이 프린스에 대한 추모로 채워지고 있다. 블로그에 유입자수가 갑자기 늘었고, 하루종일 프린스가 실시간 검색 1위인 것을 보면서, 이렇게 인기가 있을 것이면 내한을 한 번 했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북의 김밥레코즈 페이지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살아있는 전설'이라는 말은 광고이자 홍보를 위한 문구지만, 다른 의미로는 '살아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봐야한다.'라는 경고의 메세지도 담고 있다고.. 이제는 죽어버린 전설이 된 뮤지션이다. 그가 환갑잔치를 하기 전에 그의 '라이브' 공연을 보는 것이 인생 목표중의 하나였는데.. 그의 환갑은 영원히 오지 않게 되었지만, 동시에 그의 '라이브' 공연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

 

3. 날이 갈 수록 스스로 영민해진다고 말을 하던 그였다. 레너드 코헨이나 폴 맥카트니, 이기 팝 같은 뮤지션처럼 6,70대에도 좋은 음악을 많이 들려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는데.. 진화하는 그의 음악을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프다. 오랜만에 Kiss를 들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몸은 그 흥겨운 음악에 반응했지만, 괜시리 울컥하는 마음은 주체가 되지 않았다. 정말로 너무 아프다.

 

4. 늘 입버릇처럼 하는 이야기지만 동시대를 살고 있는 뮤지션들에게 감사해야한다. 그리고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리고 꼭 봐야겠다고 느낀 뮤지션이라면 살아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살아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듣는게 맞는 것 같다. Kiss를 들어도, 예전 같은 감정으로 들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고마웠습니다. 프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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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레이크의 "Hotline Bling"은 작년 7월에 발매되어 수 많은 커버곡들을 생산해낼 정도로 화제였고, 화제성만큼이나 차트 성적도 좋았다. 물론 드레이크는 이미 미국에선 유명인사고,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힙합 팬들과 알앤비 팬들, 그리고 힙스터들을 아우르는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래도 역시 드레이크의 음악 커리어의 정점은 "Hotline Bling" 이었던 것 같다. 확실히 이 곡으로 드레이크는 영미권을 뛰어넘는 뮤지션이 된 것 같다. 음악성도 그렇지만, 상업성으로도 그렇게 되었단 이야기.


 드레이크는 OVO Sound라는 레이블을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는 Noah "40" Shebib이나 Nineteen85같은 걸출한 프로듀서들이 포함되어 있다. 40야 워낙 유명한 프로듀서였지만, Nineteen85는 드레이크랑 같이 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는 내 기준이라 아닐 수도 있다...), 드레이크의 "Hold On, We're Going Home"이나 방금 이야기한 "Hotline Bling"은 모두 이 친구의 작품이다.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겠지만, 1985년생이다. 내 친구임.ㅇㅇ



이렇게 좀 띨하게 생김. 그래도 음악 하나는 기똥차다.


  이쯤에서 들어보는 드레이크의 노래.


Drake - Hold On We're Going Home


"Hotline Bling"은 포스팅도 이미 했었으니 생략.


Drake - Too Much 도 역시 85가 만든 노래. 뜨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다.



Jessie Ware - Desire 역시 85가 프로듀싱한 노래.


 85 대변인은 아니지만 내 친구니까(?) 내가 홍보 좀 해줌. ㅇㅇ. 어쨌거나 OVO Sound에서 요즘 심상찮은 뮤지션의 음악이 하나씩 공개되고 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dvsn. dvsn이 대체 누구냐면 앞서 이야기한 내 친구 85가 프로듀싱하는.... 프로젝트인데... 음.. 노래도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싱어가 따로 있는 듀오일 수도 있고..... 사실 아는게 없다. 사실 저 위에 쓴 제목 "dvsn은 대체 누구야??" 이건 내가 알려주려고 쓴 게 아니라 진짜 물어보려고 쓴 거 ㅋㅋㅋㅋㅋㅋ 여기가 지식인이냐..



알고 있으면 알려 달라는 거...



확실한건 사운드 클라우드에 하나씩 공개될 때마다 대박인 싱글들이라는 것. 그리고 85가 프로듀싱을 한다는 것. 정체를 궁금해하는 건 나만 하고 있는게 아니라는 것. 이쯤에서 잡소리는 그만하고 노래 좀 들어보자.


 

dvsn - The Line


 약간은 올디한 알앤비의 느낌도 나는데 사운드 자체는 굉장히 트랜디한 발라드 트랙이다. 확실히 요즘 잘 나가는 프로듀서의 음악임을 감지할 수 있다. 



dvsn - Too Deep


 심플한 사운드와 섹시한 슬로우 잼에 가스펠 느낌의 백 보컬의 조합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심플하면서도 독특하고 매력적인 음악도 오랜만. 



dvsn - Hallucinations


 그리고 이 노래는 진짜 미쳤다 ㅋㅋㅋㅋㅋ 노래하며 사운드하며... 등골이 다 짜릿하다. 어셔의 클라이맥스를 처음 들었을 때랑 비슷하고, 티나셰의 앨범을 처음 들었을때 생각도 나고.. 


 정체가 궁금하긴 하지만, 어쨌거나 한달에 한 번 꼴로 싱글이 나오고 있고, 나올 때마다 좋은 노래들이니 그냥 닥치고 기다립니다. 여러분도 나랑 같이 닥치고 기다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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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내에서는 유래 없을 정도의 힙합 붐이 일어나 있다. 엠넷에서 자칭 ‘힙합의 대중화를 위해 힘쓰는 국내 유일 본격 힙합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 아래 방영중인 <쇼 미 더 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이 프로그램은 유래 없는 인기만큼이나 굉장히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덕분에 인터넷에서는 ‘외국인의 관점에서 본 쇼 미 더 머니.jpg'라는 이름으로 다음의 사진이 유행처럼 돌았던 적이 있었다.


<정말 이런 느낌일까...>



 사실 다른 문화권에서 살아온 사람이 그 문화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것은 굉장히 불편하고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 것이 그 나라에서만 유행하는 고유의 문화가 아니라 이미 대중성을 담보로 하고 있다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힙합의 주류는 여전히 흑인이지만, 더 이상 그것이 흑인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그 시작에는 바닐라 아이스가 있었고 에미넴은 편견을 깨버린 슈퍼스타다.

그리고 인종과 문화권을 넘나드는 음악적 도전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오늘 이야기할 흑인음악에 한정짓더라도 이미 1970년대부터 ‘블루 아이드 소울(Blue Eyed Soul)’이라는 이름으로 홀 앤 오츠(Hall & Oates), 마이클 볼튼(Michael Bolton) 등이 큰 인기를 끌었고, 펑크(Funk) 디스코 밴드였던 에버리지 화이트 밴드(Average White Band)는 음악만 들어서는 절대 피부색을 짐작하지 못할 음악들을 들려줬다. 그리고 흑인음악을 하던 백인들의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계속 되고 있는데, 첫 앨범으로 굉장히 큰 반향을 일으켰던 네오소울 뮤지션 레미 쉔드(Remy Shand), 그리고 최근에 빌보드 차트를 휩쓸었던 로빈 시크(Robin Thicke) 등은 피부색에 관계없이 평단과 대중들에게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은 뮤지션들이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메이어 호손은, 최근 활동을 하고 있는 그 어떤 ‘블루 아이드 소울’ 뮤지션보다 더 널리 알려지고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 뮤지션이다.



<누가 봐도 백인>



 메이어 호손(Mayer Hawthorne)은 1979년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났다. 메이어 호손이라는 스테이지 네임은 앤드류 메이어 코헨(Andrw Mayer Cohen)이라는 본명과 그가 자라난 호손 로드(Hawthorne Road)에서 이름을 따서 지었다. 사실 메이어 호손은 어릴 때부터 모든 음악인들의 동경이 될 만한 이상적인 환경에서 자라났는데, 그의 부모님은 어릴 때부터 키워온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주었다. 현재도 디트로이트에서 베이스 주자로 밴드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아버지는 그가 아주 어릴 때 베이스를 가르쳐 주었고, 피아노 레슨을 받게 했다. 게다가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그는 디트로이트를 기반으로 하는 ‘모타운(Motown)’의 음악들을 자양분 삼아 음악적 역량을 키워나갔는데, 그가 영향받은 뮤지션들을 봐도 모타운의 수장인 스모키 로빈슨(Smokey Robinson)부터, 주축 프로듀서들인 레이몬트 도지어(Lamont Dozier), 에디/브라이언 홀랜드(Eddie Holland, Brian Holland) 등이 언급되고 있다.(물론 이외에도 커티스 메이필드(Curtis Mayfield)를 비롯한 많은 70년대 소울 뮤지션들과 제이 딜라(J-Dilla)처럼 최근의 뮤지션들까지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자유롭게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덕분에, 현재 그는 모든 앨범의 작사, 작곡 뿐 아니라 편곡, 가능하다면 대부분의 악기들을 직접 연주 하며 앨범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소울 ‘싱어’인 그가 보컬 트레이닝은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고 어릴 때부터 늘 흥얼거렸던 것이 전부였다고 하니, 타고난 재능은 물론이거니와 유년시절의 환경은 이렇게 중요한 것입니다 여러분.



<Smokey Robinson - Cruisin'>


 메이어 호손은 2006년에 스톤 스로우(Stones Throw)와 계약하면서 그의 둥지를 LA로 옮겼다. 계약할 당시에 메이어 호손은 힙합 DJ로 커리어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힙합 DJ로서 그의 스테이지 네임은 헤어컷(Haircut)이었는데, DJ로 활동하던 시절에 다른 아티스트의 샘플 클리어 비용을 아끼기 위해 모타운 스타일의 음악을 직접 녹음하여 사용하였다. 지금까지 듣도 보도 못한 이런 독특한 행보가 더 대단했던 것은 이렇게 만든 노래들의 보컬과 코러스는 물론 연주까지 모두 혼자서 해냈다는 점이었다. 스톤 스로우의 수장이었던 피넛 버터 울프(Peanut Butter Wolf)는 우연히 6~70년대 스타일의 올드 소울 음악을 듣고 처음 듣는 미스테리한 이 음원의 출처를 궁금해 했다. 그리고 올드 소울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살려낸 이 음원이 4-50년을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던 구닥다리 음악이 아니라, 메이어 호손이 2000년대에 녹음한 따끈따끈한 노래인 것을 알고 그와 계약을 진행하게 되었다. 힙합음악을 하는 헤어컷을 두고 소울 음악을 만들고 부르는 ‘메이어 호손’이라는 새로운 자아를 만들고 활동을 시작한 계기도 처음에는 그저 ‘재미’로였다. 정식으로 앨범 발매를 의도하고 만든 것이 아니라 사이드 프로젝트로 만들기 시작했는데, 2008년 11월에 발매된 첫 싱글 "Just Ain't Gonna Work Out"/"When I Said Goodbye"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Just Ain't Gonna Work Out"은 알 그린(Al Green)의 음악을 21세기에 재현하는 듯 한 이 올디한 소울 음악에 메이어 호손의 달콤한 팔세토 창법이 어우러진, 누가 들어도 70년대에 유행했을 법한 소울 발라드 곡이다.



<메이어 호손 DJ Haircut Ver.>






탄력을 받은 메이어 호손은 2009년 4월에 두 번째 싱글 “Maybe So, Maybe No”/“I Wish It Would Rain”을 발매하고, 이어지는 8월에 데뷔 앨범 <Strange Arrangement>를 발매하였다. 템테이션즈(Temptations)의 음악을 쏙 빼닮은 “Your Easy Lovin' Ain't Pleasin' Nothin'”이나 스모키 로빈슨의 콰이엇 스톰(Quite Storm)이 자연스레 연상되는 “One Track Mind" 등, 클래식 소울의 향취를 가득 품은 네오 소울 앨범이었다.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앨범은 아니었으나, 비평가와 흑인 음악 팬들에게 메이어 호손이라는 새로운 ‘블루 아이드 소울’ 뮤지션의 이름을 각인시키기에는 충분했다.




<Mayer Hawthorne - One Track Mind>



메이어 호손은 클래식한 소울을 주무기로 삼았지만, 그는 과거의 음악에만 머물러 있는 것을 원하지는 않았다. 그는 늘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심해왔는데, 메이어 호손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었던 많은 음악들은 2011년에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한 EP <Impressio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6곡으로 구성된 이 EP에는 아이삭 헤이즈(Isaac Hayes) - 혹은 Average White Band의 커버버젼 - 와 더 페스티벌스(The Fastivals) 같은 과거의 뮤지션부터 존 오브라이언(Jon Obrion)과 현대의 일렉트로 펑크 듀오 크로메오(Chromeo)까지 다양한 뮤지션들의 음악의 커버곡들로 이루어져있다.



<Mayer Hawthorne의 커버 앨범 <Impressions>>


2011년에는 그의 두 번째 앨범 <How Do You Do>가 발매 되었다. 데뷔 앨범에서 자신감과 탄력을 받은 듯, 그는 이 앨범에서 여전히 과거의 재현에 집중하면서도 좀 더 다채로운 시도들을 보여주었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Get To Know You”는 이전 앨범에서도 보여준 바 있는 콰이엇 스톰류의 발라드 트랙이고, “Finally Falling”은 홀 앤 오츠의 팝 소울 스타일의 음악이다. 스눕독(Snoopdogg)이 예상치도 못하게 랩이 아니라 노래 피쳐링으로 참여한 “Can't Stop”은 힙합의 느낌도 슬몃 가지고 있고, 모타운의 프로듀서 트리오인 레이몬트 도지어, 에디/브라이언 홀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Hooked”는 그의 고향이 어딘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노래다. 앨범의 베스트 트랙인 “The Walk”는 60년대의 그루브와 멜로디, 코러스들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빌보드 차트에서 비약적인 상승이 있었고, 다른 네오소울 뮤지션들과 조금 다른 그의 음악적 포지션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었다. 또한 이 앨범으로 그래미 어워드에서 “Best Boxed or Special Limited Edition Package”부분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하였다.


한 편, 메이어 호손은 그의 백밴드 “The County”와 함께 녹음도 하고 공연도 같이 한다. 더 카운티는 고정멤버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와 함께 공연하고 녹음하는 멤버들을 모두 일컫는다. 메이어 호손과 그의 밴드와의 호흡은 2012년에 KCRW에서 녹음한 라이브 EP <Morning>에서 확인할 수 있다.



<Mayer Hawthorne - The Walk (KCRW Live)>


 2013년에는 그의 세 번째 앨범인 <Where Does This Door Go>가 발매 되었다.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늘 혼자서 해오던 앨범의 프로듀싱을 양보했다는 점이다. 이 앨범에서는 그가 기존에 보여주었던 음악적 색은 유지하면서, 전보다 더 다양한 프로듀서들을 앨범작업에 참여시켜 음악적 폭은 더욱 확장시켰다. 특히 현재 가장 핫한 뮤지션 중의 한 명인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를 비롯하여 현재 R&B씬에서 굉장히 좋은 노래들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는 잭 스플래쉬(Jack Splash)와 워렌 ‘오크’ 펠더(Warren 'Oak' Felder) 등이 참여하여, 참여진 만으로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앨범이었다. 그리고 기대치에 걸맞는 앨범을 뽑아냈다. 70년대말 유행하던 록-재즈 퓨전 스타일의 음악에 퍼렐답게 팝 적인 멜로디와 기타리프를 얹은 “Wine Glass Woman"이나 레게 느낌을 살짝 담은 ”Allie Jones"만 들어봐도 앨범의 변화는 확실히 감지할 수 있다. 당시 한창 괴물신인으로 떠오르던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가 참여한 "Crime"이나 둔탁한 비트에 빈티지한 건반과 브라스로 맛을 낸 네오 소울곡 “The Only One"을 들어보면 호손의 여전한 힙합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Back Seat Lover" 같이 여전히 본인이 블루 아이드 소울의 적자임을 드러내는 노래도 있다. 확실히, <Where Does This Door Go>는 그가 레트로 소울에만 집착하지 않고 메이어 호손으로 발표하는 앨범이 더욱 확장된 음악들을 보여줄 수 있음을 알린 앨범이다.


<Mayer Hawthorne - Wine Glass Woman>

이듬해인 2014년에는 정말 뜬금없는 행보를 보여주었다. 14KT와 함께 제이디드 인코퍼레이티드(Jaded Incorporated)라는 신스팝(Synth-Pop), 포스트 펑크(Post Punk)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그룹을 만들고 데뷔 앨범인 <The Big Knock>을 발표했다. 인상적인 결과물이나 대중적인 성공을 얻은 것은 아니었으나, 존재 자체로도 인상적인 행보였다.




 그리고 그 해 11월에는 힙합 프로듀서인 제이크 원과 함께 펑크(Funk) 듀오인 턱시도(Tuxedo)를 결성, 핏불(Pitbull)의 동명의 노래를 샘플링한 “Do It"을 발표한다. 디스코와 펑크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감각적이고 세련된 사운드로 ”Get Lucky"를 이을만한 멋진 트랙이었다. 사실 제이크 원과 호손은 2006년부터 서로 믹스테입을 교환하며 70년대 펑크(Funk)와 디스코라는 음악적 공통분모를 발견했는데, 쉬크(Chic)나 샬라마(Shalamar), 잽(Zapp) 등은 당시 서로가 같이 듣고 즐기던 밴드였다. 대프트 펑크(Daft Punk)를 시작으로 70년대 펑크(Funk)와 디스코가 유행을 하는 시점이라, 이들이 본격적으로 앨범활동을 하기에는 이보다 좋은 때가 없었을 것이다. 결국 이들의 음악적 공통분모를 모토로 삼아 2015년에 데뷔 앨범 <Tuxedo>가 발매된다. ‘복고’라는 측면에서는 호손의 지난 앨범들과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울에 치중하고 곁가지로 디스코나 펑크의 요소를 넣었던 지난 앨범과 달리, 이 앨범은 일렉트릭 펑크나 디스코 아티스트의 앨범처럼 만들어졌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Lost Lover”와 마지막 곡인 “Number One”은 갭 밴드(Gap Band) 스타일의 펑키한 일렉트로 사운드가 넘실거리고 있으며, 그 시절 그루브를 그대로 소환하는 “The Right Time”에다, 콰이엇 스톰인 “Two Wrongs”로 한 템포 쉬어가기도 한다. 좋아서 시작한 두 아티스트의 결과물은 본인들과 팬들의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멋진 앨범으로 탄생하였다.





<Tuxedo - <Tuxedo> 풀버젼>


 메이어 호손이자 DJ 헤어컷, 그리고 제이디드 인코퍼레이티드와 턱시도의 멤버. 수많은 자아를 가지고 있지만, 여기저기에 발만 걸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모두 다 잘 하기 위해서 발버둥을 치는 것도 아니다. 어릴 때부터 늘 그래왔듯이, 메이어 호손은 그냥 즐거워서 이것저것 해 보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세 살짜리 호기심 넘치는 어린 아이처럼. 그리고 탄탄하게 기반이 잡혀있는 그의 음악적 토대와 앨범의 흐름을 조절하는 센스 덕분에, 내놓은 결과물마다 인상적이다. 그리고 그의 음악과 그가 사랑하는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서 내한을 한다. DJ Set이라 그의 매끄러운 팔세토 음색을 들을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호손과 턱시도의 음악세계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즐거운 자리가 될 것이다.





※ 이 글은 드립을 자제하고 Gigguide에 기고한 글입니다.  링크 : http://www.gigguide.kr/archives/10270





길어서 요약하자면,


1. 어릴때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음악가 집안의 엄친아

2. 힙합 프로듀서로 시작했는데, 샘플 클리어 비용을 아끼고자 모타운 스타일 음악을 만듦. 근데 퀄리티 쩔.

3. 스톤스로우 회장인 피넛 버터 울프가 듣고 오 쓋. 처음 들어보는 이 뿨킹 그레이트한 노래는 대체 뭐야! 

4. 계약.

5. '재미로' 메이어 호손이란 이름 만들고 네오소울 앨범 만듦. 역시 퀄리티 쩔.

6. 3집까지 소울 앨범 만들다가 다른게 하고 싶어서 제이디드 인코퍼레이티드라는 신스팝 그룹 만들고 앨범 발표.

7. 그 와중에 파티에서 디제잉은 꾸준하게 하고 다님.

8. Funk가 하고 싶어서 제이크 원이랑 턱시도 결성. 그리고 앨범 발표. 이 앨범도 쩔.

9. 다음주에 내한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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