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야기 44

Ghostface Killah - Supreme Clientele

이 앨범은 어디서 샀더라.. 왠지 신품을 산게 아니라 중학교 때 다른 힙덕한테 구입했던 중고였던거 같은데.. 어쨌거나 나는 이 앨범을 꽤 많이 좋아했다. 우탱클랜의 수많은 솔로앨범들이 있지만 나한텐 늘 항상 이게 첫번째였다. 뭐 가끔은 두번째였을 때도 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확실히 첫번째였던 때가 많았던것 같다. 앨범 자체도 좋았지만 아마도 정규 앨범을 CD로 모으기 시작하던 초창기에 샀던 앨범이라 더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유난히 더 많이 돌려들었고 그래서 더 애착이 있었다.  특히 인트로 - Nutmeg - One - Saterday Nite으로 이어지는 초반부트랙들은 그렇게 수없이 플레이 하면서도 들을 때마다 괜한 벅참이 있었다. Mighty Healthy, We Made It 같은 노래도 좋았고, ..

앨범 이야기 2024.10.02

Ravyn Lenae - HYPNOS

최근에 오랜만에 듣자마자 끝까지 집중해서 쭉 정주행했던 앨범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라빈 르네의 였다. 예전에 라빈 르네의 노래를 지나가듯 한 번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신보가 나왔단 말에 기대감 1도 없이 앨범을 플레이 했다가 일이고 뭐고 다 접고 오랜만에 집중해서 앨범을 끝까지 들었다. 이유는 첫 두 트랙 때문에. 오프닝 트랙 'Cameo'는 찐득한 신디 베이스가 강조된 인트로격 짧은 노래였고, 다음 곡이었던 'Venom'은 아니 이건 너무 내 스타일 ㅋㅋㅋ 펑키하면서 사이키델릭한게 말 그대로 펑카델릭이나 아웃캐스트가 스쳤다. 거기에 올라간 보컬이 세련됐는데 또 클래식해.. Fka twigs와 알리야기 동시에 떠오르는 목소리. 게다가 섹도시발의 느낌도 가득하다. 특히 후반부 'Light Me Up'의..

앨범 이야기 2022.08.17

서사무엘 - The Misfit

1집때만해도 그저 나름대로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좋은 뮤지션으로만 생각했는데, 날이 갈수록 놀라운 행보를 보여준다. 지난 앨범에서 재즈적인 어프로치 뿐만 아니라 모던록에 심지어 덥 스타일의 음악도 보여주더니 이번 앨범에서는 작정하고 네오소울 스타일의 음악을 보여주었다. 음.. 재즈적인 어프로치, 덥 스타일, 네오소울 스타일..이라는 애매한 용어를 쓰는 이유는 딱 한 장르로 규정하기 좀 애매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서사무엘의 보컬 스타일. 물론 그렇기 때문에 잡탕, 혼종 속에서도 앨범이 정체성이 생기는 것. 어쨌든 결론은 이번 앨범 좋다. Misfit's Anthem을 듣자마자 베이스 라인과 겹겹히 쌓아올린 보컬 코러스에서 디안젤로의 냄새가 났다. 심지어 위 노래의 제목은 playaplayplaya ㅋㅋㅋ 물..

앨범 이야기 2019.11.06

Warren Dean Flandez - Vintage Love.

이제 검색도 안되는 소울라이즈드 글을 긁어와본다. 없어지기 전에 남겨두려고. 무려 8년전 글. 지금 들어보면 음악은 다소 과한감이 있고, 리뷰는 읽어보면 다소 과한감이 있다. 뭐, 다소 과한 소울음악이 이 뮤지션의 정체성이긴 하지만 ㅋㅋ 확실히 요즘 음악은 아니다. 그래도 좋아. 당시 한참 유행하던 레트로 소울 음악들하고도 또 다른 느낌이고. 꼭 기억하라던 워렌 딘 플란데즈는 작년즈음 앨범을 내고 활동을 다시 시작하였다. 꼭 기억하라고 호들갑 떤 것 치고 너무 늦게 나온게 아닌가 싶다. 이건 작년에 나온 앨범의 타이틀 곡, Born For Greatness. 여전한 보컬과 여전한 음악이다. 그래서 더 반갑고 좋았던 음악. 여기부터 8년전 글. 촉이 온다. 앨범 커버를 보는 것은 그 뮤지션의 앨범을 즐기는..

앨범 이야기 2019.02.08

Syd the Kyd - FIN

어... 이거 좋은데.. 벌써 나온지 한달도 넘은 앨범이다. Syd가 누구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The Internet 보컬이었구나. 이미 내한까지 했던 디 인터넷이 좋은거야 말하면 입 아프고..(그런 의미에서 서소페에서 한 번?!) 뭐 아무튼 새 앨범 나왔다고 챙겨들을 시간도 없었던 2월이었으니 그렇다치고 뒤늦게라도 제대로 들어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음악도 그렇고 사운드도 그렇고 디 인터넷보다는 더 팝적이다. 트랩 비트를 기본으로 하기도 했고, 유행하는 스타일을 그래도 많이 가져갔다. 어떻게 보면 요새 흔해빠진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다시 사골처럼 우려먹는 꼴이 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좋다. 일단 구성이 좋고 잘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런 사운드에 90년대 느낌을 잘 버무렸다. 두 번째 곡인 "..

앨범 이야기 2017.03.19

Zion.T - oo

자이언티의 새 앨범이 나왔다. 4년만이라니.. 너무 오랜만인거 아니야?라고 나는 생각했지만.. 그 사이에 자이언티는 대중에게 꾸준히 노출되었고, 싱글 발매도 꾸준히 해왔다. 물론 그마저도 2016년엔 없었다. 싱글보단 앨범을 더 좋아하는 나는 그냥 오랫동안 새 앨범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게다가 새로 나오는 싱글들이 100% 내 취향이라기엔 조금 부족했었거든... 그래서 새 앨범이 나왔을 때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다. 예전에 썼던 1집 리뷰를 보다보니까 진보의 새 앨범이랑 같이 썼더라. 진보냐 자이언티냐 라고 물으면 난 무조건 진보편인데 ㅋㅋㅋㅋㅋ 노래는 자이언티가 훨씬 색도 있고 잘하지만, 음악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색깔은 진보가 훨씬 더 뚜렷하고 선명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던 음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

앨범 이야기 2017.03.02

George Winston - December

내가 뉴에이지 음반에 대해 블로그에 포스팅 할 날이 올 줄이야... 음.. 사실 음반리뷰라기 보다는 추억팔이 정도. 어느새 12월이다. 12월의 음악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의 1982년작 가 떠올랐다. 뉴에이지 음악은 사실 누가 들어도 좋고, 누가 들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음악이다. 태생적으로 명상이나 휴식을 위해 나타난 음악이다.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기뻐도 아름답고, 슬퍼도 아름답다. 아름다움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음악적, 학술적 기준이 아니라 일상적 기준에서 말하는 '아름다움'을 가장 극대화 시키려고 노력하는 장르가 뉴에이지 아닐까. 하지만 그냥 아름답기만 하기 때문에 내 취향은 아님 ㅋㅋㅋㅋ 생각없이 듣게 되잖아. 너무 심심해. 가장 잘..

앨범 이야기 2015.12.04

Dam Funk - STFU

모던 훵크 뮤지션중에 가장 아끼는 뮤지션이 바로 이 Dam Funk인데..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는게 함정... 진짜 좋은데 딱히 설명할 방법이 없다. 훵크 자체가 '좋음'을 설명하기 어려운 장르다 보니까... 그냥 Chill하기에는 좀 쎄고, 가만히 듣고 있자니 그루비하고 신나기는 한데 음악이 고만고만하게 흘러가다보니 지루하기도 하고... 그런 장르가 훵크다. 어쨌거나 사운드 클라우드를 통해 무료로 공개된 댐 펑크의 새 EP는 곧 나올 솔로 정규 앨범을 충분히 기대하게 만드는 앨범이다. 최근에 스눕이랑 함께 만든 도 충분히 좋긴했지만, 그의 1집만큼 충격적이진 않았다. 3년전인가, 처음 들었는데 진짜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 Zapp도 떠오르고, 프린스도 떠올랐고, 국내뮤지션으로는 진보도 떠오르는데, 확실..

앨범 이야기 2015.06.16

돌아오다. P-Type <Street Poetry>

힙합은 언제나 변두리였는데, 확실히 요즘은 이슈의 중심에 있는 것 같다. 에 이어 마저 흥행을하며 힙합음악이 확실히 사람들에게 좀 더 가까이에 왔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그리고 이 글은 피타입의 신보를 리뷰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굉장히 빙빙 돌다가 본문으로 들어갈 것 같은 느낌적 느낌..... 망글의 징조다. 를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이 엄청 많았는데, 이건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똥 같은 프로그램이라서 손대지 않기로...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스웩은 부리고 싶은데, 어떻게 부리는 지도 모르는데다가 가장 중요한 건 실력들이 다 똥이다. 그래봤자 여전히 아이돌 래퍼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민이나(뻐큐하나 하면 탈 아이돌인가.), 유망주에 불과한(스승이 심지어 허인창인) 육지담이나, 마인드만 좋고 발음..

앨범 이야기 2015.03.25

기쁘다 흑구주 오셨네. D'angelo and the Vanguard - Black Messiah

2000년에 낸 앨범을 2002년에 처음 들었고, 곧 발매 될 줄로 알았던 새 앨범은 그의 마약소식과 함께 잊혀졌다. 2012년즈음부터 공연장에서 노래를 하는 뚱뚱한 모습의 그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유투브 직촬의 조악한 음질 속에서도 여전히 섹시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서 새 앨범이 나온다는 얘기가 들렸고, 99%완성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이미 그의 앨범은 양치기 소년이 말하는 늑대와 같았다. 나올 때까지, 나온게 아니다. 근데 나옴 ㄷㄷ 디횽의 와 는 사실 내가 알앤비/소울 음악을 들은지 얼마되지 않아 듣게 된 음반이라서 그냥 '와 쩐다. 개 좋아.'였지, 이렇게까지 레어한 음반일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네오소울류의 음악을 샅샅이 살폈지만, 디횽의 음악과는 스타일이나 느낌이 좀..

앨범 이야기 2014.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