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2

나에게 영향을 준 책 10권

페북에서 어떤 친구가 올렸길래, 나도 심심해서 떠올려봤다. 아무생각 없이 떠오르는대로 10권을 골라봄. 1. 코스모스 - 칼 세이건2. 카오스 - 제임스 글리크3. 강의 - 신영복4. 백석전집 - 백석5. 괴델, 에셔, 바흐 - 더글러스 호프스태터6. 기형도 전집 - 기형도7. E=MC2 - 데이비드 보더니스8. 퇴마록 - 이우혁9. Analysis - Arthur Mattuck10. 슬램덩크 - 이노우에 다케히코 뭐 일단 생각나는대로 적어본건 이 정도. 지금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적다가 문득, '영향을 준 책'이라는 말이 생각나서 급 옛날 생각들을 해봄. 어찌보면 정반대이면서도 완벽하게 공존하는 코스모스와 카오스는 지금도 종종 꺼내읽는 성경같은 책이다. 내가 가진 과학관 뿐만 아니라 우주관, 세계관이 ..

책 이야기 2014.09.15

기형도 <안개>

안 개 기형도 1아침저녁으로 샛강에 자욱이 안개가 낀다. 2이 읍에 처음 와본 사람은 누구나거대한 안개의 강을 거쳐야 한다.앞서간 일행들이 천천히 지워질 때까지쓸쓸한 가축들처럼 그들은그 긴 방죽 위에 서 있어야 한다.문득 저 홀로 안개의 빈 구멍 속에갇혀 있음을 느끼고 경악할 때까지. 어떤 날은 두꺼운 공중의 종잇장 위에노랗고 딱딱한 태양이 걸릴 때까지안개의 군단은 샛강에서 한 발자국도 이동하지 않는다.출근길에 늦은 여공들은 깔깔거리며 지나가고긴 어둠에서 풀려나는 검고 무뚝뚝한 나무들 사이로아이들은 느릿느릿 새어나오는 것이다. 안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처음 얼마 동안보행의 경계심을 늦추는 법이 없지만, 곧 남들처럼안개 속을 이리저리 뚫고 다닌다. 습관이란참으로 편리한 것이다. 쉽게 안개와 식구가 되..

책 이야기 2013.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