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별 생각 없이 1년을 지내는 동안 국악이 힙한 음악이 되어버렸다. 아, 이미 너무 많은 유행을 타고 난 뒤니까 힙하다고 하기엔 좀 철 지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감각적인 음악에 훅 꽂히는 훅, 그리고 중독성 넘치는 안무와 의상까지 이날치의 음악은 힙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치가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악단광칠, 그리고 아주 예전부터 그런 음악을 해왔던 이자람도 슬쩍 주목을 받는 것 같더라.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이날치의 장영규님의 또다른 프로젝트 씽씽까지.. 아니, 잠비나이나 숨까지 이야기를 해야하나. 아니야 그건 힙하다고 하긴 좀 그렇고.

 

2. 예전에 국악과 관련된 글을 슬쩍 썼을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사실 이런 식으로 낯설게 함으로써 새롭게 창조하는 것은 우리 국악에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전통의 복원'에만 초점을 맞추기에는 우리 국악은 너무 낡았다.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어. 브라질의 MPB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현재와 과거가 끊임없이 대화하며 새로운 것들을 창조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시도는 사실 전부터 계속 되어 왔는데, 이제야 터진 느낌이다. 그래서 놀랍진 않았지만, 너무나 반가웠다. 

 

3. 한 편 최근에 나는 비비의 음악과 영상을 꽤 많이 찾아봤다. 정규앨범도 하나 없어서 너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그냥 노래할 때, 또 만들 때의 애티튜드가 너무 좋다. 다만 이 친구의 멘탈이 너무 걱정스러운데.. 정권이형이랑 미래누나가 잘 케어하지 않을까.. 사실 음악적으로는 필굿에 있는게 좀 아쉽긴한데, 멘탈 관리 측면에서는 여기 있는게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오래, 좋은 음악,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4.  넉살, 던말릭, 스월비, 비프리, 쿤디판다, 딥플로우, 뱃사공, 에이트레인, 서사무엘, 담예, 까데호. 올해 잘 들었던 국내 흑인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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