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41

라이프 오브 파이

​ 시각적 아름다움과 재난영화의 아슬아슬함을 동화적인 이야기로 풀어낸 한시간반동안 취한듯 홀린듯 영화를 봤다. 그리고 왜 나는 이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지 않았는가 하는 아쉬움이 뼈에 사무쳤다. 미안하다 내 눈아. 미안하다 내 귀야. 호강 기회를 놓쳤구나.. 우주 재난영화만 아이맥스로 볼게 아닌데.. 마지막 30분이 지나고, 마침내 영화가 끝나는 그 순간 모든것이 기화되어 내 머릿속을 가득채우고 있는 것 같았다. 맛있는 독주를 마셨을 때 기분이 떠 올랐다. 가슴속부터 올라와 식도를 훑고 코 끝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알콜섞인 향내같은.. 뭐 그런 장황한 개소리를 늘어놓고 싶어지는 영화였다. 어렴풋하고 잡히지 않는 많은 생각, 아니 그냥 느낌들이 둥둥 떠다닌다. 이야기, 동화, 색감, 현실과 이념, 철학까지. ..

영화 이야기 2017.01.16

2016년에 본 영화들

이번 겨울은 정말 정신없고 바빴는데, 그래도 그 바쁜 시간을 쪼개서 영화를 꽤 많이 봤다. 인상깊었던 영화들만 좀 정리해 봄. 위플래쉬(2014) - 다미엔 차젤레. 플레쳐의 교육방식은 절대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J.K.시몬즈의 열연은 정말 소름끼쳤다. 음악영화임에도 끝나고 영화에 대해 남은 이미지가 튀는 피와 살점이었으니.. 플레쳐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방식도 스릴러의 매력적인 악역과 비슷했고, 전반적으로 다크한 분위기와 음향들은 누가봐도 스릴러였다. 영화의 이야기가 주는 찝찝함을 잠시 잊을 정도로 영화를 보는 그 시간만큼은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주었다. 굉장한 영화. 생각해보니 이거 작년에 본거네... 미드나잇 인 파리(2011) - 우디앨런. 화려한 출연진. 배우도 그렇지만,..

영화 이야기 2016.02.19

네이버 인디극장

http://movie.naver.com/movie/indifilm/festival.nhn?round=7#none 위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인디단편영화를 몇 편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12월 14일까지만 제공되는 영화들이라 며칠남지는 않았네요. 다섯편 있는데 다 괜찮더라구요. , 은 그 중에서도 더 좋았음. 길어봐야 20분밖에 안되는 단편영화들이니 관심 있으시면 더 늦기 전에 찾아들 보시길. 개인적으로 이런 기획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영화들은 영화제가 아니면 통 볼 수가 없어서 늘 아쉬웠는데..

영화 이야기 2014.12.10

헝거게임 : 모킹제이(2014)

헝거게임 : 모킹제이 (2014) The Hunger Games: Mockingjay - Part 1 6.2감독프랜시스 로렌스출연제니퍼 로렌스, 조쉬 허처슨, 리암 헴스워스,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줄리안 무어정보액션, 어드벤처 | 미국 | 123 분 | 2014-11-20 글쓴이 평점 나는 그냥 헝거게임이 재밌더라. 별로라는 사람들도 꽤 많았는데, 나는 첫편부터 좋았다.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제니퍼 로렌스도 좋아하게 되었고 ㅋㅋ 왜일까를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만약에 배틀로얄과 같은 자극적인 소재에만 집중했다면 이렇게 좋아하진 않았을 것 같다. 판타지 안에 시대상을 적절히 담아내고 그것을 주인공의 성장담과 엮어서 잘 표현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가 좀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편에서는 ..

영화 이야기 2014.11.25

인터스텔라(2014)

인터스텔라 (2014) Interstellar 8감독크리스토퍼 놀란출연매튜 매커너히,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제시카 차스테인, 케이시 애플렉정보SF | 미국 | 169 분 | 2014-11-06 글쓴이 평점 지난 주말에 상암 IMAX에서 감상했다. 크리스토퍼 놀란+우주라니! 대부분의 놀란 감독 작품을 좋아하기도 했고, 우주덕후로써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조합이다. 그리고 아래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대물리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다면 영상과 이야기가 훨씬 흥미로웠을 것이다. 상대성이론, 휘어진 공간과 다르게 흐르는 시간, 웜홀, 블랙홀, 4차원 시공간 이상의 차원. 영화에서는 물리학의 최전선에 있는, 존재한다는 확신도, 눈으로 확인도 못하는 이론들을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구현해냈다. ..

영화 이야기 2014.11.25

나를 찾아줘(2014)

나를 찾아줘 (2014) Gone Girl 7.5감독데이빗 핀처출연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닐 패트릭 해리스, 미시 파일, 킴 디킨스정보스릴러 | 미국 | 149 분 | 2014-10-23 글쓴이 평점 이것은 핀처의 영화다. , , 을 만든 핀처의 영화다. 약간의 스포일러 포함. 한동안 스릴러가 아닌 다른 장르의 영화들을 주로 만들어왔고, 가장 최근의 스릴러 작품인 밀레니엄은 뭐랄까.. 원작 소설에 감독의 스타일이 먹혀버린 느낌이랄까.. 잘 만들어진 영화임에는 틀림없지만 마치 브랜드 같은 그의 이름과 썩 잘 어울리는 영화는 아니라고 느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장면 하나하나가 타이트하고 치밀하게 짜여진, 그의 장인정신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다. 주제를 드러내는 여러가지 장치들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영화 이야기 2014.10.28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2007)

왓챠의 수혜로 보게 된 두 번째 영화 ㅋㅋ 첫 번째는 예전부터 보고 싶었던 였는데, 재밌긴 했지만 생각보단 그저 그랬다. 그리고 이건 내 스타일... 어떤 결정을 내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결정을 하지만, 일은 항상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에서 터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최악의 상황은 사실 '최악'은 아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최악이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시작한 또다른 일은 예상치 못한 또다른 상황을 낳기 마련이고.. 다 끊어버리고 새로 시작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뭐, 어느정도는 경험담이다. 사건을 먼저 보여주고 이유를 사람별로, 사건별로 잘라서 보여주는데, 구성이 타이트해서 꽤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진짜 ..

영화 이야기 2014.10.16

명량(2014)

토요일에 명량을 봤다. 이순신이라는 역대 최고의 영웅, 그리고 볼만한 해전씬, 백성이 나라보다 우선이라는 메시지가 영화를 흥행으로 이끌고 있는 듯.. 근데 영화는 생각보다 너무 별로였다.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진구 등 좋은 배우들 다 써놓고 캐릭터는 산으로.. 이야기도 힘 없이 어슬렁어슬렁 해전씬까지 끌고 간 느낌. 김원해씨를 제외한다면 명확하게 그려진 캐릭터도 없고, 이순신장군이 가진 딜레마와 고민도 흐릿하고 애매모호하게 어물쩡 넘어간 것 같다. 어떻게든 해전씬까지만 가자! 가면 끝장이야. 이렇게 느껴졌음. 오로지 해전씬만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무방하다. 주인공이 명량대첩임. 해전씬은 몇몇 부분을 제외한다면 확실히 좋았다. 화려하고, 볼거리도 많고.. 특히 포들을 아래로 모아 백병전을 승리로 이끄..

영화 이야기 2014.08.04

포항 (전주 국제영화제(JIFF) 상영작)

포항 Pohang Harbor 0감독모현신출연-정보 | 한국 | 93 분 | - 연휴를 대체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다. 연휴의 끝은 항상 허무해. 그래서 내가 연휴를 별로 안좋아한다. 그냥 수요일쯤 하루 쉬는 편이 훨씬 휴일같아. 아이들 시험기간이 끝나갈 때쯤 삼촌에게서 연락이 왔고, 5월 3일 토요일에 예정에 없는 전주방문이 이루어졌다. 그것도 아침 8시부터 과외를 하고 나서... 차도 어마어마하게 막히더라. 잠을 네시간도 채 못잔 상태에서 세시간가량 운전을 하고 나서 영화가 시작하기 직전에야 영화관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보다가 졸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게 보고 나올 수 있었다. 보는 내내 좀 답답하긴 했지만. 무슨 영화가 올림픽대로 같아... 꽉꽉 막혀서 졸 답답 ㅋㅋㅋ..

영화 이야기 2014.05.07

인사이드 르윈<Inside Llewyn Davis> (2014)

처음에 이 영화 소식을 페북에서 듣고 떠올랐던 영화는 이었는데, 음악영화, 그리고 포크라는 공통분모도 있었고, 왠지 잔잔할 것 같은 분위기도 그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가만 있어보자... 읭? 코엔형제 영화야?!?!?! 언제는 코엔형제 팬이라더니 신작이 나온줄도 몰랐어?ㅋㅋㅋ 예전 프로필에 코엔형제 이름을 들먹거린건 역시 나의 주체못할 허세끼 때문이었어... 어쨌거나 이 영화가 코엔형제의 신작이라는 사실을 영화가 영화관에서 내릴때 즈음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고, 뒤늦게 부랴부랴 찾아서 보게 되었다. 사실은 보자마자 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게을러서 ㅋㅋㅋㅋ 아무튼, 역시는 역시 역시였다. 이 영화는 단순하게 음악영화라 할 수 없다. 왜냐? 코엔형제 영화니까. 말 나온김에 오늘도 한번 허세끼가 되어보자. ..

영화 이야기 201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