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검색도 안되는 소울라이즈드 글을 긁어와본다. 없어지기 전에 남겨두려고. 무려 8년전 글. 







 지금 들어보면 음악은 다소 과한감이 있고, 리뷰는 읽어보면 다소 과한감이 있다. 뭐, 다소 과한 소울음악이 이 뮤지션의 정체성이긴 하지만 ㅋㅋ 확실히 요즘 음악은 아니다. 그래도 좋아. 당시 한참 유행하던 레트로 소울 음악들하고도 또 다른 느낌이고.

 꼭 기억하라던 워렌 딘 플란데즈는 작년즈음 앨범을 내고 활동을 다시 시작하였다. 꼭 기억하라고 호들갑 떤 것 치고 너무 늦게 나온게 아닌가 싶다.




 이건 작년에 나온 앨범의 타이틀 곡, Born For Greatness. 여전한 보컬과 여전한 음악이다. 그래서 더 반갑고 좋았던 음악.




여기부터 8년전 글.


촉이 온다.

 앨범 커버를 보는 것은 그 뮤지션의 앨범을 즐기는 데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특히나 앨범 전체를 플레이 하고 나서 다시 앨범 커버를 봤을 때, 뮤지션의 의도를 깨닫는 즐거움은 정말 경험해본 사람만 안다. 반전영화의 치밀한 단서 하나 발견한 기분?ㅎㅎ 며칠전에 싸이 뮤직의 신보들을 살펴보던 중에 눈에 확 들어오는 커버를 발견했다. 인상깊었던 이유는 아마도 특이한 헤어스타일이 Maxwell의 Embrya를 떠오르게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 앨범은 맥스웰의 가장 실험성이 짙은 앨범이었는데, 낯선 긴장감이 날 매혹시킨 앨범이었다. 게다가 앨범 제목도 Vintage Love라니.. 최근 몇년간 복고 바람이, 그것도 7-80년대 느낌을 제대로 구현해 내는 복고 앨범이 발매가 되고 호평을 받았는데, 이 앨범 제목은 그 열풍을 고스란히 이어가는 듯한 노골적인 제목이었다. Warren Dean Flandez. 처음들어보는 생소한 이름이었고, 검색해봐도 나오는게 별로 없는 신인 뮤지션의 데뷔 앨범이었다.

 

별 것 없는 커버인데, 괜히 들어봐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운명이었나..ㅎㅎㅎ


 알 수 있던 것은 싸이 뮤직에 소개된 정도. 마빈게이의 백업싱어이자 키보디스트였던 Checo Tohomaso가 이끌던 성가대에서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자, 그의 권유로 데뷔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어릴 때 부터 Donny Hathaway나 Curtis Mayfield, Al Green 같은 소울 뮤지션을 동경하며 자라왔다는 것. 하여간 들어봐야 할 명분은 충분했다. 그리고, 촉이 온다.






고전 소울에 현대적 세련미를 더한 데뷔 앨범, Vintage Love.

 앨범은 인트로격인 Introduction로 시작한다. 사실 가끔가다 듣게 되는 "Let me introduce myself~"라는 가사만 들으면 아직도 너무 오글거린다. 특히나 한글로 번역해서 생각한다면 더더욱.... 여하간 오글거림도 잠시, 거침없는 팔세토 창법과 "Give you something, you can feel"을 외치며 시작된 첫번째 곡 Baby, Baby, Baby (I'm Checkin' In)은 그야 말로 그가 전해주는 것을 온 몸으로 느낄만한 트랙이다. 시종일관 노래를 감싸는 브라스와, Baby, Baby, Baby를 외치는 중독성 강한 후크, 1분45초부터 서서히 감정을 고조시키다가 중간에 한번 쉬어가는 완급조절, 온 몸으로 들썩 거릴 수 밖에 없는 그루브함, 전자음 없이 실연주로 진행되는 고전적 사실감, 그리고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여유있고 유연한 보컬. 신난다. 모두가 낯설어하는 뮤지션의 첫 공연에서, 낯선 모습을 극복하고 모두를 격렬한 흥분속에 빠뜨리는 멋진 공연을 보는 것 같은 짜릿함. 이들의 첫번째 노래는 그런 곡이라고 생각한다. 네번째 트랙인 Love You (Like You Do)도 마찬가지다. 고전 소울의 그루브함과 현대적 세련미의 교차점에 있는 이 노래 들은 그가 어릴적부터 Curtis Mayfield를 동경해 왔다는 것을 충분히 수긍하게 하는 트랙들이다. 신나는 로큰롤 리듬 위에서 거침없이 즐기는 그의 맛깔나는 보컬은 그를 주목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준다.

 

 앨범과 동명의 곡 Vintage Love에서는 워렌의 달달한 보컬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허스키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그의 목소리는 과하지 않고 느끼하지 않다. 가스펠 느낌 물씬 풍기는 Mayfield Park Free, He Ain't Heavy같은 노래에서도 그의 목소리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데, 특히나 코러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코러스들을 여유있게 이끌어가는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가 성가대에서 활동했던 이력이나 Donny Hathaway를 좋아했다던 그의 과거를 수긍하게 만들어준다. Donny Hathaway만큼이라고 하면 조금 과할지도 모르겠지만 워렌도 코러스를 이용해 사운드를 풍부하게 하는 능력은 꽤나 괜찮다. 신인이라는 꼬리표를 떼더라도 말이다.

 

 

 앨범에서 주목해야할 몇곡이 더 있다. 일단은 Ginuwine의 2001년작 <The Life>에 수록되었던 Superhuman를 커버한 곡 Superhuman이다. 신인의 데뷔앨범에, 그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적당한 커버곡치고는 완성도가 꽤나 높다. 후반부까지 곡을 힘있게 끌고가는 능력만큼은 원곡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피아노 한 대로 잔잔한 발라드 트랙처럼 시작되는 You Were My Life도 주목할 만 하다. 피아노에 조금씩 추가되는 현악기와 드럼, 그리고 그의 목소리로 계속해서 절절하게 외치는 You were my Life. 그리고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드라마틱한 구성. 떠날 것을 알지만, 당신은 나의 모든 것이었다고 외치는 그의 가슴아픈 외침이 더 강렬하게 와 닿는 곡이다. 4분 10여초의 짧지도, 길지도 않은 런닝타임에서 변화되는 다양한 분위기에 따라, 워렌의 보컬도 음악과 어울리는 다이나믹함을 보여주고 있다. 캐나다의 여성 싱어 Divine Brown과 함께한 Ungrateful도 전형적인듯 슬쩍 비껴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놓쳐서는 안 될 트랙이다.
 
 한가지 조금 아쉬운 점은 한 곡, 한 곡,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것은 알겠으나, 아직 이 뮤지션에 대한 색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니, 색이라기보다는 개개인의 뮤지션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아우라가 조금 약하다. '좋은데?'하고 듣지만 훅 빨려들어갈 만한 치명적인 매력이나 정체성이 아쉽다. 게다가 앨범의 마지막은 More Than You Can Chew인데, 몽롱한 사운드에 잘게 쪼갠 비트가 앨범의 다른 노래와 약간은 괴리감을 준다. 사실 앨범의 다른곡들과는 다르게 일렉트로 사운드에 동양적인 느낌까지 집어 넣은 이 트랜디한 노래의 저의를 잘 모르겠다. 급격한 반전을 예고하는 다음 앨범의 예고편격인 트랙인지, 본인이 하고 싶었던 또 다른 실험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뭐, 그렇다고 해도 이 뮤지션의 앨범을 듣고 즐기는데에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되지만..

 

이미지 출처 : Warren Dean Flandez Official Site. http://www.warrendeanflandez.com/

 

기억하세요, Warren Dean Flandez.

 남자 소울싱어의 맥이 뚝 끊긴 것같은 이 상황에 참 반가운 뮤지션이다. 물론, Maxwell, Raphael Saadiq, Musiq 등의 뮤지션이 최근까지도 앨범을 발매하며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아니, 아직도 끝을 모를정도로 진화하는 뮤지션임을)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새로운 얼굴은 아니었다. 뮤지션들의 1집이 뮤지션 커리어의 정점이되는 경우를 꽤나 많이 봐왔다. 정말 꽤 괜찮은 뮤지션의 데뷔작이지만, Classic이라 불리는 수많은 1집 앨범중에 이 앨범을 끼워 넣을 자격이 있을까? 라고 묻는다면 "글쎄?"정도로 밖에는 답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앞으로 기대해도 될만한 뮤지션인가? 라는 질문에는 무조건 YESSSSS!!!!를 외칠 수 있을 것 같다. 이름은 좀 길지만, 기억하세요, 꼭. Warren Dean Flandez.











'앨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Warren Dean Flandez - Vintage Love.  (0) 2019.02.08
Syd the Kyd - FIN  (2) 2017.03.19
Zion.T - oo  (0) 2017.03.02
George Winston - December  (2) 2015.12.04
Dam Funk - STFU  (2) 2015.06.16
돌아오다. P-Type <Street Poetry>  (4) 2015.03.25


 비오는 날 밤에 운전할 때 문득 생각나는 노래들이 있다. 우울할 땐 레이첼 야마가타, 기분 좋을 땐 이 노래. 아, 빌리 조엘의 피아노 맨까지. 그냥 나는 그래 ㅋㅋ 아마도 처음 이 노래를 이 영상으로 접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Can I just have one more moondance with you, my love Can I just make some more romance with you, my love 


 섹시한 노래임에는 틀림없다.





'하루에 싱글 하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Childish Gambino - This Is America  (0) 2019.02.14
Van Morrison - Moondance  (0) 2019.02.07
Khruangbin - Even Find the Third Room  (1) 2019.01.21
Otis Jr. & Dr.Dundiff - Need To Know  (0) 2019.01.21
Sophie - Faceshopping  (0) 2019.01.21
Nao - Orbit  (0) 2018.11.08

2018년 좋게들은 해외 앨범. 순서는 무작위. 생각나는 대로. 근데 1위는 자넬모네 맞음 ㅋㅋ 2위도. 


1. Janelle Monae - [Dirty Computer]

2. Kali Uchis - [Isolation]

3. Joji - [Ballad1]

4. The Internet - [Hive Mind]

5. Blood Orange - [Negro Swan]

6. Jorja smith - [Lost & Found]

7. Kamasi Washington - [Heaven And Earth]

8. H.E.R - [I Used To Love Her]

9. Nao - [Saturn]

10. Lykke Li - [So Sad So Sexy]

11. Grouper - [Grid Of Points]

12. Anderson paak - [Oxnard]

13. Phony Ppl - [Mozaik]

14. Mitski - [Be The Cowboy]

15. The Weeknd - [My Dear Melancholy]

16. Pusha T - [Daytona]

17. Jose James - [Lean On Me]

18. Stimulator Jones - [Exotic Worlds and Masterful Treasures]



이건 국내앨범. 역시 순서는 무작위. 코멘트도 내 맘대로.

 

1. 수민 - [Your Home] 올해 최고 수작이라고 봐도 될 듯.

2. 소마 - [봄] 그래도 제일 많이 들은건 이 앨범.

3. 호림 - [Metrocity] 새롭진 않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만큼 네오소울을 멋지고 완성도있게 구현할 사람 없음. 나는 이 앨범이 왜 호불호가 갈리는지도 이해가지 않는다.

4. 히피는 집시였다 - [언어]

5. 뱃사공 - [탕아] 한대음 힙합 앨범 상은 뱃사공이 받았으면 좋겠다.

6. XXX - [Language] 독창성에 대한 병적인 집착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집요하게 파서 이정도 감흥을 내는게 쉬운일은 아니지.

7. Jclef - [flaw, flaw] 올해의 신인.

8. 서사무엘 - [UNITY]

9. 혁오 - [24]

10. 김사월 - [로맨스]

11. 장기하와 얼굴들 - [mono] 장얼안녕.

12. 장필순 - [소길花] 

13. 세이수미 - [Where We Were Together] Old Town은 우리나라 밴드의 음악 같지 않다. 너무 잘 만들었어.

14. 자우림 - [자우림] 역시 우림이 언니.

15. 유하 - [젊은이] 올해의 포크 앨범.

16. 마더바이브 - [마더바이브]




아. 올해의 영상.

마미손 - [소년점프] 우리나라 최고의 알터 에고가 핑크색 가면을 쓴 변태덕후 같은 놈이라니....



'Playli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 좋았던 앨범.  (0) 2019.02.03
오늘 들은 BGM  (0) 2018.12.18
<커피와 담배>, 그리고 음악.  (0) 2018.06.14
2017.11.17. Playlist  (2) 2017.11.17
Craig David 플레이리스트.  (0) 2017.03.19
Kanye 앨범 순위  (0) 2017.01.06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