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적인 제목으로 조회수 좀 높여보려는 얄팍한 술수...지만 어자피 이 곳은 잘 검색도 되지 않는 티스토리 블로그... 제목의 저 말은 "찰지구나"와 더불어 수 많은 패러디를 양산한, 게이물의 상징과도 같은 말이 되어버렸다. 일단, 지금부터 올릴 포스팅은 일단 게이물이 아님을 짚고 넘어가자.

 

이게 원본.

 사실 나온지는 벌써 한 달이 넘었는데, 뒤늦게 김범수의 신곡 뮤직비디오를 보았다. 인터넷에 떠돌던 사진만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었는데.... 대표적인 비쥬얼가수이긴 하지만, 아...... 비쥬얼도, 특히 비율이 좀 안타깝더라.



 사실 뮤비에서 보면 저 정도 느낌은 아니다.(응? 저 정도가 대체 뭐길래...) 명품 보이스긴 하지만, 확실히 뮤직비디오는 좀 무리수가 아니었나 싶다. 무튼 보면서, 상의 탈의를 하고, 저렇게 상반신 위주로 촬영한 뮤직비디오 몇 편이 생각났다. 그래서 포스팅하려고 ㅎㅎ 뮤지션들의 등짝 구경.


 

김범수 - 눈물나는 내 사랑

 이 뮤비를 보고 많은 실제로 많은 이들이 눈물나지 않았을까....안타까움에....



D'angelo - Untitled

 시작은 이게 아니었을까.. 벌써 이 블로그에도 몇 번 언급을 한 것 같다. 카메라 위치를 절묘하게 잡아서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는데, 사실 남자 입장에선 그 아슬아슬한 부분이 좀 징그럽긴 하다. 2분 50초 쯤, 샤우팅을 하기 직전에 아래쪽을 쳐다보면서 점점 음흉한 표정을 지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구강 성교를 떠오르게 하는 것이 목표였던 것 같지만, 혼자서 아래보고서 실실쪼개는게 그냥 좀 또라이 같고 그래 ㅋㅋㅋㅋㅋㅋ 이 뮤비야 말로 '충격', '경악'과 잘 어울리는 뮤비 아닐까.. 파격, 그리고 자신감이 보이는 뮤비였다. 노래 분위기하고 잘 어울리기도 했고.



태양 - 눈, 코, 입

 그리고 디안젤로의 뮤비를 가장 비슷하게 오마쥬 한 뮤비가 태양의 뮤비가 아닐까 싶다. 물론, 하의를 입고 있고, 점점 줌 아웃되어서 나중에는 태양이 아주 작게 나오긴 하지만.. 앞부분은 보자마자 디의 뮤비가 생각났다. 왠지 몸도 그저 슬림하지만은 않은게 디안젤로의 몸과도 닮은 것 같고..ㅎㅎ 김범수 뮤비에 비하면, 아주 올바르게 만든 뮤직비디오의 예.




하지만 뭐랄까.. 역시 남자들의 몸만 나오는 것을 보는건 찝찝해...




Timothy Bloom - 'Til The End of Time

 칙칙하게 남자만 나왔었는데, 이 뮤비는 듀엣이다. 입이 곧 닿을 정도로 가까이서 서로와 사랑을 속삭이는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사실 앞 뮤비들은 그냥 왠지 좀 께름칙해서;; 티모시 블룸은 니요나 크리스 브라운에게 곡을 주면서 음악활동을 데뷔 했고, 이 노래는 데뷔 EP에 수록된 노래다. 올해 정규 1집이 발매되었다고 한다.



Sky Ferreira - Red Lips

 여자버젼은 없나??하고 생각하다가 갑자기 생각난게 스카이 페레이라. 사실 주인공이 거미와 립스틱 같다는 느낌도 있긴 하지만.... 둘이 묘하게 성적인 의미도 가지면서 굉장히 섬짓한 느낌도 자아낸다. 소녀가 원치 않게 Bitch가 되어 내재되어있던 악과 분노가 막 표출되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보고 꽤 충격적이었던 뮤비였다.



Sky Ferreira - Everything Is Embarrassing

 그리고 스카이 페레이라에 빠지게 된 뮤직비디오는 바로 이거였지. 노출은 없지만 상반신 위주로 촬영되었는데, 노래도 정말 좋았고, 멍한듯 퇴폐적인 얼굴에 푹 빠졌다. 푹패인 눈, 두꺼운 입술, 다크 써클, 떡진 머리까지 ㅋㅋ 매력있다.



Miley Cyrus - Wrecking Ball

 벗는 걸로 따지면 마일리 사이러스지 ㅋㅋㅋㅋ 이건 대놓고 전라... 워낙 이쪽으로 이슈메이커라서 ㅋㅋ 댓글보니 Miley Shitrus랰ㅋㅋㅋㅋㅋㅋ 얼굴도, 분위기도, 노래도 별로다. 좋다 싫다가 아니라 아예 무관심이다.





 어쨌거나 몸도 자기 노래를 드러내는 하나의 수단으로 판단했기에 찍은 것이고, 일단 자신감이 있어야 벗기도 하는거 아니겠어? 그러니 운동하자..... 범수횽을 안타까워할 것이 아니라 거울보고 니 몸을 안타까워해......ㅜㅜㅜ 올 봄만해도 운동 진짜 열심히 했는데.




그래도 안되는건 안되더라.







 가을만큼 복잡미묘한 계절도 없다. 선선하고 청명한 날씨는 보고만 있어도 온몸에 엔돌핀이 솟구친다. 그런데 그게 오래가지 않을 것을 알기에(특히 요즘은 더더욱) 늘 아쉽고 심란하다. 이제 곧 하늘에선 똥떵어리들이 떨어지겠지....... 그 어느때보다 센치해지는 계절인만큼 가을이 가기전에 마음껏 센치해지려고 가을과 잘 어울리는 노래들을 생각나는대로 올려본다. 의식의 흐름대로 ㅋㅋㅋ 벌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했어....ㅜㅜ


 


Damien Rice - The Box

데미안 라이스의 새 앨범에 수록된 노래다. 2집은 좀 과한거 같다고 느꼈는데, 이 앨범은 2집보다 훨씬 좋다. 가을엔 이보다 좋은 목소리도 없지..




Damien Rice - Elephant

 하지만 역시 감정과잉이라도 필요할 땐 충분히 과할 필요는 있다.



Glen Hansard - Bird of Sorrow

 감정과잉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아저씨가 글렌 한사드. 영화 <Once>의 주인공.. 감정과잉의 정석. 쌀아저씨랑 공연도 같이하고 그랬지. 내한 하실 때 됐는데.




Lisa Hannigan - Little Bird

 리사 해니건은 쌀아저씨의 동료이자 한때 연인사이이기도 했다. 쌀아저씨 앨범에서 피아노와 서브 보컬을 담당. 1, 2집에 들리는 여자 코러스는 다 리사 해니건의 목소리다. 이건 솔로 2집 수록곡.



Marketa Irglova - For Old Time's Sake

 그렇다면 <Once>의 여주인 마르케타 이글로바의 노래도 하나. 쌀아저씨 구여친만 언급하면 좀 그러니까 글렌 핸서드 구여친도. 어쩌다보니 다 아이리쉬 뮤지션인데, 그 쪽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우울함을 장착하고 태어나나보다.



The Script - The Man Who Can't Be Moved

아이리쉬 뮤지션 이야기할 때 빠지면 섭섭한 더 스크립트.


Club 8 - In The Morning

 스크립트의 노래 제목을 보니 갑자기 이 노래가 수록된 클럽에잇의 앨범 <The Boy Who Couldn't Stop Dreaming>이 생각났다.


Zero 7 - Simple Things

 클럽에잇을 들었으면 제로세븐을 들어야지. 이유는 이름이 비슷해서...



2Cellos - Viva la Vida

 원곡은 콜드플레이. 두 대의 첼로로 커버한 노래다. 영어+숫자면 다 비슷하게 느끼나보다...



Sting - Fields of Gold

 투첼로스의 노래중에 이 노래 커버곡도 있으나, 원곡이 갑자기 땡겼다.



Sting - My One and Only Love

 이 노래는 정말 수많은 버젼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특별히 아끼는 버젼. 스팅 특유의 발음이 좋아...ㅜㅜ



Yves Montand - Les Feuilles Mortes

 가을에 재즈하면 일단 이 노래(Autumn Leaves)는 기본이지.. 냇킹콜, 프랭크 시나트라, 에디뜨 피아프 등 많은 버젼이 있지만, 난 이 노래만큼은 이브 몽땅이 좋더라. 이 라이브는 특히 더 좋아함.


Chet Baker - I Fall in Love Too Easily

 가을에 재즈 말하면서 쳇베이커 빼기 있냐..



Rachael Yamagata - Duet

 레이첼 야마가타는 원래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 노래는 진짜 아릿하다.


조원선 - 아무도 아무것도

 너무 외국노래만 올려서 갑자기 우리나라 노래로 선회했다. 이 노래 나오고 밤마다 듣고 잤는데.. 가슴 움켜쥐고서..ㅜㅜ



나얼 -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이 노래도 들으면 그렇게 가슴이 아리다.



김민기 - 가을편지

 이런 깊은 목소리는 최백호 아저씨 이후로 처음이었다. 듣자마자 뻑간 노래...



에코브릿지 - 부산에 가면(with 최백호)

 그런 의미에서 최백호 횽님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윤종신 - 몰린(with 이규호)

 윤종신의 노래를 한 곡 넣고 싶었는데, 여러곡들이 생각나서 하나 고르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두 개 올리기로 했다.


윤종신 - 배웅(with 김광민)

 7집 수록곡을 피아노로 새로 편곡한 버젼.



얼마나 올렸지 하고 보니 벌써 20곡이네. 이렇게 가다간 몇 곡을 올릴지 모르겠다. 노래가 많아질 수록 왠지 퀄리티는 떨어지는 거 같고....


ㅇㅇ 이제 그만 끝.




마지막편이다! 계획을 세우고 이렇게 빠른 시간에 마무리 지어본게 너무 오랜만이라 스스로에게 기특해하고 있는 중. 잘했다 ㅋㅋㅋㅋ 오늘은 제목에 쓰인 그대로 해외음악편이다. 2편에서 썼던 흑인 음악은 제외하고 나머지 장르들 중에서 좋았다고 생각하는 음악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올해 좋게 들었던 음악들의 리스트를 쓰고 장르별로 대충 나누어 보니 확실히 입맛에 맞는 음악들 위주로 들었더라. 작년엔 그래도 장르 안가리고 좋다는건 죄다 찾아 들었는데.. 올해는 신보에 목매지도 않았고, 취향에 안맞는 음악들을 억지로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덕분에 록음악은 딱 두장 ㅋㅋㅋㅋ 흑인 음악들은 리스트를 뽑아놓고 많아서 좀 추렸어야 했는데, 록이나 일렉트로닉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 아무튼 시작. 


더 좋았던 앨범은 노란줄 표시.


장르별로 구분하는거니까 일렉트로닉부터 시작.


1. Daft Punk - [Random Access Memories]



 누구나 다 예상할 수 있는 첫번째 리스트가 아닐까. 오랜만에 정규앨범을 발매하였고, 대펑은 그 사이에 국내에서도 '국민 일렉 뮤지션' 정도가 되어 있었다. 앨범이 나오고 대펑이 우리나라에서 이정도 씩이나 됐었나?하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 ㅎㅎ 사살 과거에 한창 잘 나가던 프렌치 일렉트로닉과는 조금 다르게 실제 연주를 통해 밴드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여전히 이들이 가지고 있던 디스코나 훵크를 일렉트로닉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던 장점도 유지하고 있다. 아니, 덕분에 오히려 훵크, 디스코 본연의 맛을 더 살린듯 느껴지기도 하고.. 과거처럼 일렉트로닉의 짜릿한 맛을 살리진 않았지만, 특유의 훵키함과 그루브함을 유지하면서 말랑말랑해진 것이 오히려 대중적으로는 더 잘 먹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이끌었지만 이제는 흔해빠진 프렌치 일렉트로닉의 레퍼런스에서 한 발 더 나갔다는 점에서 이들의 영민함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나일 로저스.....ㅜㅜ 으아.. 그 훵키한 연주를 대펑의 음반에서 보게 될 줄이야!! + 그가 참여한 Get Lucky는 올해의 싱글 ㅜㅜ


추천곡 : Get Lucky, Give Life Back To Music, Giorgio By Moroder



2. James Blake - [Overgrown]



 아 이 음반.. 전에 리뷰 쓰다가 만거 아직도 있을텐데..;; 진짜 이 음반 엄청 들었다. 이전의 앨범보다 제임스 블레이크가 보컬에 더 욕심을 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일렉트로닉으로 분류해 놓고 글을 쓰고는 있지만 이미 덥스텝과는 많이 멀어졌다. 그냥 좀 난해한 팝....  그리고 손 대면 깨져버릴 것 같은 가녀린 보컬과 흐릿하고 어두우며 조금 어지러운 잔상을 남기는 사운드 스케이프가 엄청난 시너지 효과는 내고 있다. 결과는 졸 쓸쓸하고, 졸 우울함 ㅋㅋㅋㅋㅋㅋ 전작을 그리워 하는 사람도 많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난 전작보다 더 좋았다. 덥스텝도 아니고, 그렇다고 PBR&B 스타일도 아니고, 그 중간쯤에 제임스 블레이크 만의 영역을 한자리 만들어 버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그리고 1월에 있을 내한공연에 갈 예정 ㅋㅋㅋㅋㅋ 30대의 시작을 졸 우울한 음악듣고 우울하게 시작할꺼야.... 아, 개인적으로 Retrograde도 올해의 싱글 ㅋㅋ


추천곡 : Retrograde, Life Round Here, Overgrown



3. Burial - [Truant/Rough Sleeper EP]



 작년에는 EP [Kindred]로 이 리스트에 올렸었는데, 작년 12월에 새 EP가 나왔다. 그리고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듣고 느낀건 아, 이번 EP는 좀 베리얼스럽다??? 사실 [Kindred]는 좀 화려하고 다이나믹한 편이었는데, 이 앨범은 그의 치명적인 정규 앨범 [Untrue]와 분위기가 유사하다고 느꼈다. 앨범은 제목에 있는 Truant가 A-side, Rough Sleeper가 B-Side인, 합쳐서 25분 가량되는 12인치 싱글로 발매되었다. 노래는 두개인데, 둘 다 중간중간에 약간의 텀을 주면서 분위기를 전환한다. 대충 6-7개의 트랙을 두 트랙으로 뭉뚱그려 놓은 느낌? 그런데 음악이 좀 기승전결이 있다보니 한 트랙으로 명명해놓은 이유는 알겠더라. 스타일의 회기는 엄청 반가웠고, 한동안 자기 전에 꼭 한번씩 플레이 하고 잠들었던 앨범. 그리고 1년만인 이번 12월에 세 곡, 28분짜리 새 EP발매!


추천곡 : 은 앨범 안에 노래가 두개밖에 없다는게 함정.



4. Mount Kimbie - [Cold Spring Fault Less Youth]



 어쩌다보니 일렉트로닉 쪽에 덥스텝 계열 음악이 세개째네.. 사실 올해는 클럽튠의 일렉트로닉을 잘 안들었다. 올해 엄청 핫했던 Disclosure도 난 별로... 어쨌거나 이 앨범은 제임스 블레이크, 베리얼 등과 항상 함께 언급되곤 했던 영국의 포스트 덥스텝 듀오 Mount Kimbie의 두번째 정규 앨범이다.(사실 제임스 블레이크는 이제 덥스텝이라고 말하기 조금 애매한 포지션이 되긴 했지만..) 어쨌거나 이 앨범도 앞부분 음악들을 듣고 나서 보컬도 늘어나고, King Krule이 참여한 곡은 힙합 혹은 재즈의 냄새도 나서 스타일이 많이 바뀐건가 싶었는데, 앨범 전체로 두고 보니 꼭 그렇지는 않더라. 다만 손대고 있는 음악의 스펙트럼은 확실히 넓어졌다는 느낌. 장르적으로도 그렇고, 시대적으로도 그렇다. 과거, 혹은 현재형의 음악에 미래적 사운드로 덧댄 느낌? 노래마다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앨범 전체를 듣는 맛이 좀 있었던 앨범.


추천곡 : Made To Stray, You Took Your Time, So Many Times So Many Ways.



5. Club 8 - [Above The City]



 드림팝 계열의 스웨디쉬 팝 듀오 Club 8의 8번째 앨범이다. 워낙 예전부터 한 앨범도 빠짐없이 좋은 앨범을 발매해왔고, 이번 앨범도 가장 좋아하던 앨범인 6집 [The Boy Who Coudn't Stop Dreaming]만큼이나 좋게들었다. 미니멀하고 부유하는 듯한 사운드도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Club 8의 또 하나의 매력은 못 부르는 듯, 정직하고 순수한 것이 매력인 보컬이다. 앨범은 밝고 경쾌한 사운드부터 신스팝, 디스코, 몽환적인 드림팝까지 고루 포진되어있고, 보컬은 더 이상 잘 어울릴 수 없을 정도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추천곡 : I'm Not Gonna Grow Old, Stop Taking My Tie, A Small Piece Of Heaven 




그 다음은 좋게들었던 록 앨범 두 장. 들은게 많지 않으니 쓸 것도 별로 없음.




6. Foals - [Holy Fire]



 록도 강한 것 보다는 좀 댄서블한 것을 선호하는 편이라, 그 쪽 뮤지션들의 앨범은 나오면 꼬박꼬박 찾아듣는 편이다. 그리고 올해 내가 좋아하는 피닉스와 프란츠 퍼디난드의 앨범이 나온다길래 엄청 기대했다가, 생각보다 별로라서 좀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 앨범만큼은 기대 이상이었다. 폴스의 앨범은 앞서 이야기한 두 밴드와 비교하면 단순하게 '댄서블'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는 좀 아쉽다. 발랄한 리듬을 가지고 있어도 더 묵직하고 안개낀 듯한 흐릿함도 함께 가지고 있었다. 시작은 의외로 묵직해서 좀 놀랐는데 이내 곧 Foals의 신나는 회색빛(?) 리듬이 넘실거리더라. 앨범 커버도, 제목도, 노래도 좀 Holy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서 매력적이었고. 아쉬운 점이라면 앨범으로는 참 괜찮았는데, 싱글로는 글쎄...ㅎㅎ


추천곡 : Inhaler, My Number, Out Of The Woods



7. Vampire Weekend - [Modern Vampires Of The City]



 이건 진짜 짱짱!! 노래 스타일은 완전히 그냥 인디 록 스타일인데, 사운드는 예쁘고(?) 멜로디는 명료하게 귀에 꽂히고, 에너지와 재치는 넘친다. 전작에서 자주 보이던 아프리칸 리듬도 유지하고 있지만, 오르간 소리를 비롯해 약간 바로크 스타일(?)을 낸 변화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재기 넘치는 젊음의 에너지는 단지 사운드에만 머물러있지 않는다. 그들의 가사 또한 정말 좋은데, 진지하지만 유쾌하고, 때로는 시적이며, 현실을 뒤틀지만 한편으로는 또 따뜻하다. 듣자마자 파바박 꽂히는 싱글들도 많았고, 가사를 찾아보고 더 반한 싱글도 많았다. 이게 세번째 앨범이고, 세 앨범 다 맘에 들었지만 이 앨범이 베스트인듯. 그리고 올해의 앨범급 ㅋㅋ


추천곡 : Step, Ya Hey, Dianne Young




다음은 팝. 근데 그냥 팝 말고도 어느 한가지 장르에 넣기 애매한 음반들은 다 여기다 쑤셔넣음 ㅋㅋㅋㅋㅋㅋ



8. Justin Timberlake - [The 20/20 Experience]



 좋은 노래가 지나치게 많아서 두장으로 발매했다는 [The 20/20 Experience]. 개인적으로 이 리스트에는 Part 1 정도만 넣고 싶다. Part 1은 확실히 좋았다. 적당히 팝 적인 감각도 유지하면서 음악적으로 도약하고 싶어하는 저스틴 팀버레잌의 의지를 엿 볼 수 있었다. 가끔은 좀 과하다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쨌거나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Part 2는 글쎄... 전작을 듣다가 살짝 지쳐서 그런가.. 그냥 듣기가 좀 지쳤다. 아무튼 그래서 이 리스트엔 Part 1만. 자세한건 이전에 쓴 리뷰참조.


추천곡 : Suit & Tie, Pusha Love Girl, Tunnel Vision



9. Rhye - [Rhye]


 처음 어디선가 이들의 노래 'Open'을 듣고 세상에 이럴수가!!! 이러면서 사방에다 추천하고 다녔다. 악기 사용을 자제하고, 따뜻하지만 살짝 몽환적인 분위기, 그 위로 비단결처럼 얹혀있는 밀로쉬의 보컬은 누가 들어도 한 귀에(?) 반할 음악이었다. 그리고 한참을 찾다가 이 묘한 목소리의 주인공이 남자란걸 알게 되고 멘붕 ㅜㅜ 자세한건 전에 쓴 리뷰 참조.


추천곡 : Open, The Fall, Woman



10. Quadron - [Avalanche]



 Rhye가 로빈 한니발 프로듀싱 - 마크 밀로쉬의 보컬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앨범이었다면, 쿼드론은 로빈 한니발이 프로듀싱하고 Coco O라는 여성 뮤지션이 노래한 프로젝트 앨범이다. Rhye가 몽환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더 치중했다면, 쿼드론은 더 대중적이고 팝적인 소울 성향의 음악을 내세운다. 에이미 와인하우스 - 아델 같은 뮤지션하고 비교하기는 하는데, 레트로 소울..이라고 하기는 좀 그런게 일렉트로닉 성향도 공존하는지라.. 그래서 잠깐 흑인 음악편에서 거론하려다가 Rhye랑 같이 묶기로 결정 ㅋㅋ 아무튼 이게 두번째 앨범이라는데, 그루브 넘실 거리고 코코 오의 목소리도 매력적이다. 특히 앨범 앞쪽 노래들 정말 좋다. 국내에는 생각보다 잘 안 알려진 것 같은데, 이들의 첫 앨범 [Quadron]과 더불어 꼭 한 번 들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뭔가 입소문만 타면 엄청 유명해질 것 같은데..


추천곡 : LTF, Favorite Star, Hey Love



11. Laura Marling - [Once I Was An Eagle]

 


 앨범이 나왔을 당시보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한 가을부터 더 많이 들었던 앨범이다. 왜냐하면 음악이 따뜻하니까.. 첼로, 오르간, 그리고 그녀의 기타, 과하지 않게 조곤거리는 그녀의 목소리까지.. 따뜻하고 또 따뜻한 포크음악이다. 사실 포크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편은 아닌데, 조니 미첼과 닮아 있어서 자꾸 끌리는 것 같다. 화려하지 않고 좀 고전적인 맛이 있는 포크 음악. 날이 추워지는 요즘 들어도 참 좋을 것 같은 음악이다.


추천곡 : Once, I Was An Eagle, Where Can I Go?



12. Jamie Cullum - [Momentum]



 사실 인지도로 보면 바우터 하멜보다는 제이미 컬럼이 더 유명해야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 바우터하멜이 더 유명하다. 아마도 외모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제이미 컬럼이 좀 속상해할 것 같고, 아마도 바우터 하멜이 목소리도 더 우리나라 여성들의 취향에 더 맞는 것 같다. 음악도 더 말랑말랑한 느낌이고. 아무튼 팝-재즈 특성상 BGM으로 쓰면 노동력이 상승하기 때문에 올해 BGM으로 참 많이 들었던 음악이다. 이거 쓰려고 어제 누워서 음악만 들어봤는데, 좋다. 뭐 하면서 듣던, 음악만 듣던, 그냥 좋아. 원래 팝재즈가 그런 장르 아님?ㅋㅋ


추천곡 : When I Get Famous, Love For Sale, Anyway



13. Sky Ferreira - [Night Time, My Time]



 'Everything Is Embarrassing'은 꽤 성공적인 싱글이었다. 귀에 쏙 박히는 훅, 홀리듯 부르는 몽환적 목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이뻐.... 처음 그 뮤비 보고 몇번을 돌려봤는지 ㅋㅋㅋㅋ 그리고 이렇게 파격적인 앨범 커버를 들고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하였다. 아.. 저 안아주고 싶은 앨범 커버.... 아쉽게도 'Everything Is Embarrassing' 같이 스르륵 귀로 흘러들어와 고막에 딱 붙어 안 떨어지는 싱글은 없었지만, 그래도 매력적인 앨범이었다. 의도적으로 약간 촌티나는 댄스팝 스타일로 나왔는데, 사운드에 거부감이 없다면 가볍게 몸을 움직이며 듣기에 괜찮은 앨범이다. 다크한 목소리는 여전히 매력적이고. 왠지 Charlie XCX랑 비교될 것 같아.. 난 스카이 페레이아 쪽에 손을 들어주겠어. 왜냐면 더 이쁘니까.


 추천곡 : You're Not The One, I Blame My Self, Boys



14. AlunaGeorge - [Body Music]



 앨범 제목부터가 [Body Music]이잖아. 왠지 촉이 왔어. 그룹이름도 여자 보컬 이름 알루나 + 프로듀서 이름 조지 = 합쳐서 알루나조지 으잌ㅋㅋㅋㅋ 첫곡을 듣는데 '역시!' 소리가 나오더라. 뭐랄까.. 보컬의 목소리는 90년대 여자 R&B 그룹(TLC 같은..)에서 메인 아니고 서브 보컬 정도 맡고 있을 것 같은 목소리다. 예쁘고 조심스럽게 노래한다. 음악도 그 시절의 R&B + 일렉트로닉. 흑인음악 베이스의 음악들은 일단 다 좋아. 그런 의미로(?) 이 앨범의 마지막곡은 몬텔 조단의 This Is How We Do It 커버. 엄청 좋은 커버는 아니지만 앨범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곡이 아닐까..ㅎㅎ


 추천곡 : Outlines, You Know You Like It, This Is How We Do It



15. Birdy - [Fire Within]



 리메이크 곡들로 이루어진 첫 앨범은 생각해보니 나 앨범도 샀었다. 갑자기 뜬금 없이 뭔 소리냐 하면, 첫 앨범을 그만큼 좋게 들었는데, 본인의 자작곡으로 채워진 이 앨범의 감흥은 그정도까지는 아니어서.. 1집이 명곡 버프가 좀 있었나?! 우리나라 아이유 밀어주듯이, 좋은 프로듀서, 뮤지션들이 잔뜩 붙어서 밀어주는건 알겠는데, 글쎄.... 재능은 알겠고, 노래도 나쁘지 않은데 좀 과한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이유 이번 앨범도 너무 과해서 좀 별로였는데.. 어쨌거나 1집은 신선했고, 2집은 좀 더 풍성하고 완성도도 높아졌다. 투덜대면서도 많이 들었음 ㅋㅋㅋ 그리고 여전히 기대감을 갖게 하는 어린 친구.


 추천곡 : Wings, Light Me Up, Home



16. The Haxan Cloak - [Excavation]



 사실 이 앨범은 크게 추천하는 앨범은 아니고(...), 그냥 내가 좋아서 올린건데..(그래서 마지막에 살짝 끼워넣음;;) 호러 느낌 물씬 풍기는 익스페리멘탈 음악이다. 일렉트로닉이 기반이긴 한데, 분위기 쩔.....ㅜ 뭘 하면서 BGM으로는 절대 못들어줄 앨범이고, 음악에만 집중해야 하는 감상용 음악인데, 듣고나면 정신적인 피로도가 몰려옴ㅋㅋㅋㅋ 깜놀 없고, 비명소리 이런거 없는데 그냥 무서워... 그냥 상상력을 자극하는 음악이고, 듣기 조금 불편한 음악도 즐기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세요. 반드시 이어폰을 끼고,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서ㅋㅋ 불도 끄면 더 좋고 ㅋㅋ


추천곡 : The Mirror Reflecting, Excavation, The Drop

 







 끝!!!!!!!! 끝나니까 신난다!!!!! 허리도 아프다!!!!! 다 쓰고나서 리스트 보다가 갑자기 든 생각인데.. 대충 갯수 맞추다 보니 흑인음악편에 그레고리 포터, 지풍화 횽님들 뺀게 좀 아쉽긴 하다. 여기 몇개 빼고 거기 더 쓸껄.. 하지만 귀찮아서 안함 ㅋㅋㅋㅋㅋ

 이번엔 별로 전공도 아니면서 전공인척 하는 흑인음악편이다. 올해 흑인 음악, 풍성했다. 흑덕으로서 엄청 뿌듯했던 순간이 몇 번 있었으니까.. 아쉬운건, 올해도 들은 흑인 음악들이 메인스트림에 한정되어 있었다는 것 정도? 어쨌거나, 바로 시작.


 딱히 좋은 음반부터 순서대로 나열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앞쪽의 몇개 음반은 확실히 올해의 음반이라고 생각되는 음반들을 나열했다. 더 좋았던 음반은 역시나 노랭이표시 했는데 표시한게 너무 많다는게 함정.....


1. Kanye West - [Yeezus]


 올 한해 나올 모든 연말결산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1위로 찜한 리스트도 꽤 많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칸예수의 [Yeezus]. 첫 느낌이 전작이었던 [MBDTF]보다 더 강렬했다. 첫 곡 'On Sight'에서 강렬한 신디사이저 소리에 그저 압도당했고, 두번째 곡이었던 'Black Skinhead'에선 만감이 교차했다. 이 아자씨 또 한번 사고 내는구나 싶었다 ㅋㅋ 사운드 샘플을 80년대 유행했던 시카고 하우스에서 많이 따왔다고 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뿅뿅거리는 사운드가 많았다. 사실 이 음반을 들으면서 난 첫트랙부터 완전히 압도되고 매료되어서 최고라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어렵다고 거부감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서 좀 당황스러웠다. 그렇다. 내 귀는 어설픈 평론가 꼰대st.가 되어있던 것이다. 망했다........ 노래들이 다 좋았지만, 'Black Skinhead'의 독특한 리듬과,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펑크(Punk)정신 같은 것들에 아직도 들을 때마다 압도되곤 한다. 1집, 2집, 5집, 6집 모두 별 다섯개 꽝꽝 찍어주고 싶다. 이미 레전드다.


추천곡 : Black Skinhead, Blood On The Leaves, New Slaves 아 몰라 그냥 앨범째로 들어. 몇곡 되지도 않아..



2. Janelle Monae - [The Electric Lady]



 팬이라면서 아직도 이름 스펠링도 헷갈리고 앉았다. 자넬 모네는 진짜야.. 여타 다른 여성 흑인 음악 뮤지션과 뭔가 달라... 진짜 자기 색이 확실한 진짜 아티스트...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로린힐과 에리카바두가 그 위치였다면 지금은 온전히 자넬모네가 이끌어 가고 있다고 해도 과장된 말은 아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애착으로는 그 둘 이상. 이 정도면 자넬모네에 대한 내 애착은 충분히 전달 됐을 것으로 생각하고..... 이 앨범은 어느순간 늘어나 7부작이 되어버린 그녀의 컨셉 앨범의 4부와 5부에 해당하는 앨범이다. 세상에서 소외받는 소수자와 약자를 향해 있는 앨범의 가사와 지향점은 확실하다. 그런데 음악은 안 확실해.. Funk, Disco부터 레트로 소울, 힙합, 재즈, 일렉트로닉까지 아 몰라, 그냥 자넬 모네표 음악ㅋㅋㅋㅋㅋ 여자 프린스야 여자 프린스. 엄청 떠야 되는데 왜 이것밖에 못뜨는건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너무 독특해서 그런가... 자넬모네의 이 7부작(앨범으로는 아마 네 장이 되겠지.)은 분명 레전드가 될꺼야. 앨범도 사고 박스셋으로 또 나오면 또 사야지. 칸예수와 더불어 동시대를 살아가는 아티스트라는 점에 감사하고 있는 뮤지션.


추천곡 : Q.U.E.E.N, Givin Em What They Love, Dance Apocalyptic, Primetime 아니 설마 컨셉앨범을 싱글로 들을껀 아니겠지?? 



3. Bilal - [A Love Surreal]



 최근의 트랜드와 관계없이 빌랄은 독보적인 음악관을 가지고 있다. 빈티지하고 과거 소울의 정신은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각각의 노래에서 느껴지는 보컬 스킬도 좋고, 앨범의 프로듀싱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 앨범도 어마어마하게 좋다. 자세한건 리뷰 참조.


추천곡 : West Side Girl, Back To Love, Astray



4. Thundercat - [Apocalypse]



 아니 내가 맨날 그렇게 좋다고 이야기 하고 다니는데 아직도 주변에서 썬더캣 좋다는 사람 한명을 못보겠네.. 썬더캣의 첫 앨범 [The Golden Age Of Apocalypse]는 허비 행콕이나 자코 패스토리우스 같은 뮤지션들이 떠오르는 퓨전 재즈의 성향이 강했는데(물론 퓨전 재즈만으로 앨범의 장르를 정의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이 앨범은 장르적으로 좀 더 다채로워진 느낌이다. 앨범의 프로듀싱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Flying Lotus와 함께했는데 역시 명불허전. 지난 앨범보다 보컬의 비중을 늘리면서 연주자보다는 그냥 뮤지션으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다. 그리고 그 팔세토 창법이 약간 앨범의 싸이키델릭한 면과 잘 어울린다. 앨범은 여전히 Funky하고, Groovy하고, 때로는 포근하고 몽환적이다. 사실 이 앨범의 다양하고 풍성한 음악들은 몇줄로 표현하기 조금 애매하다. 그래서 이 앨범 제대로 리뷰하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는 재즈 성향이 조금 더 짙었던 지난 앨범보다 더 좋게 들었다. 음.. 그러고보니 이 앨범의 장르는 뭐라 해야하나.. 일렉트로 퓨전 훵키 재즈?? 아님 그냥 얼터너티브 알앤비?? 


추천곡 : Heartbreaks + Setbacks, Oh Sheit It's X, Tron Song



5. Robert Glasper - [Black Radio 2]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열거한 뮤지션들은 모두 낼때마다 좋은 앨범만 발매하네. 로버트 글래스퍼 익스페리먼트의 첫번째 앨범이 그래미 상도 타고 엄청 호평을 받았는데(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같은 이름을 달고 나온 이 앨범도 큰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결과물을 까 놓고 보니.. 뭐랄까.. 기대만큼 좋긴한데.. 생각보다 엄청 좋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좀 말랑말랑 해진듯한 느낌도 그렇고.. 확실한건 대중의 구미에는 더 맞는 앨범이 된 것 같다. 일단은 재즈를 기반으로 하지만, 곡에 따라 블루스, 올드소울, 네오소울, 힙합, 가스펠 그리고 덥스텝이나 브레이크비트 같은 일렉트로닉의 요소까지 다양하게 녹여내고 있다. 전작만큼의 임팩트는 없지만, 그래도 모두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앨범임에는 틀림없다.


추천곡 : Let It Ride, I Stand Alone, Yet To Find



6. Raheem Devaughn - [A Place Called Love Land]



 첫 앨범도 나쁘지 않았지만 2집 3집에서 포텐을 제대로 뽷!! 터트린 라힘 드반. 1집이 아니라 2, 3집을 거치면서 포텐을 터뜨리는 뮤지션이 얼마나 될까 ㅎㅎ 그리고 이번 4집을 들으면서 어느새 라힘 드반도 라샨 페터슨처럼 굉장히 신뢰감을 주는 뮤지션이 되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꾸준히 앨범을 발매하면서 그 퀄리티도 유지한다는게 쉬운일은 아니니까.. 이 앨범은 인터루드들을 기점으로 자연스러운 앨범의 흐름을 만들어낸 것이 인상적이었다. 일단 멜로디들이 참 보들보들 예쁘다. 최근 씬의 음악들이 너무 평범하거나, 너무 독특해서 실망스러웠다면, 라힘 드반은 평범한 듯한 멜로디를 부르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선을 잘 지켰다. 앞쪽 미디움템포의 노래들, 그리고 팔세토를 잘 살린 네오소울, 후반부의 슬로우잼까지.. 확실히 노련하다.


추천곡 : Love Connection, Ridiculous, Cry Baby



7. Mayer Hawthorne - [Where Does This Door Go]



 최근의 블루아이드 소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가장 먼저 로빈 띸을 이야기하곤 했는데, 이제 뭐 워낙 유명인사가 되어버려서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어졌고, 앞으로는 메요 호손 먼저 이야기 해야겠다. 메요 호손의 이 앨범은 70년대의 음악들(커티스 메이필드 같은..)을 떠오르게 한다. 풍성한 악기 구성도 그렇고, 창법도 그렇고.. 그러면서도 동시에 넵튠스도 떠오르더라.. 아니나 다를까 퍼렐도 참여함 ㅋㅋㅋ 퍼렐 곡은 뭐가 이렇게 티가 나는거야 ㅋㅋㅋㅋ 솔직히 메요 호손의 지난 앨범들은 별 생각 없이 들었고 큰 임팩트도 없었는데, 이 앨범은 꽤 맘에 들었다. 


추천곡 : Back Seat Lover, Wine Glass Woman, Reach Out Richard



8. Jose James - [No Beginning No End]



 요 앨범 나올때 호들갑 좀 떨어줬더니 그래도 주변에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제법 되는 것 같아 기분 좋다. 나한테는 뭔가 디안젤로의 대용품 같은 느낌이 좀 있긴 하지만.. 이러나 저러나 음반 자체는 상당히 괜찮다. 자세한건 리뷰 참조.


추천곡 : Do You Feel, It's All Over Your Body, Make It Right



9. Ciara - [Ciara]



 내 친구(?) Ciara가 자기 이름을 걸고 자신의 커리어 하이격인 앨범을 발매했다. 사실 싱글 'Body Party'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사랑할만한 앨범이다. 노래 진짜 어마어마하게 섹시해.. 나한테는 올해의 싱글 중 하나 ㅋㅋ 그 동안 별 관심 안 가졌던게 미안할 정도로 좋은 싱글 이었다. 싱글 듣고 기대하다가 앨범에서 망한 경우를 많이 봐서, 앨범이 나오기까지 긴가민가 했는데, 앨범 자체도 무난하게 잘 빠진거 같다. 무난한 앨범 + 몇개의 킬링 트랙으로 좋은 음반이라고 생각함. 앞으로 앨범 꼬박꼬박 구매할께, 오해해서 미안 친구야 ㅋㅋㅋㅋ


추천곡 : Body Party, Sophomore, Overdose



10. Jaheim - [Appreciation Day]



 이 앨범이 나올 때 쯤에, 위에서 언급한 자넬모네의 신보와 The Weeknd 그리고 John Legend의 신보까지 나왔는데, 물론 자넬 모네의 앨범은 끼고 살았고, 그 다음으로 많이 들은 음반이 이 앨범이었다. 위켄은 좀 실망했고, 레전드 횽 앨범은 좋긴 했는데, 몇 번들으니까 안땡기더라. 그에 비해 Jaheim의 앨범은 왠지 모르게 자꾸 손이가... 사실 그동안의 커리어를 보면 그렇게 잘난 앨범은 없었는데, 못난 앨범도 한 장도 없다. 근데 이상하게 앨범 구매욕구는 없어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상하게 커리어는 쌓여가는데 존재감은 사라져가...... 아무튼, 그래서 이 앨범이 어떤 앨범이냐.. 그냥 늘 그렇듯, 그 정도인 Jaheim의 앨범임 ㅋㅋㅋㅋㅋ 


추천곡 : P**** Apprenciation Day, BabyX3, Age Ain't Factor



11. Buddy Guy - [Rhythm & Blues]



 77세를 맞이 하신 버디가이 옹이 발표한 무려 27번째 음반이다. 뚱가띵가 노장의 돋보이는 관록과 젊은 뮤지션들과의 멋진 콜라보가 인상적인 블루스 앨범이다. 내가 좋아하는 베쓰 하트의 목소리와 게리클락 쥬니어의 목소리+기타소리도 들을 수 있다. 이게 정녕 77세의 어르신이 낸 앨범이 맞단 말인가... 어떻게하면 이 나이에 이런 음악이 나오지?? 게다가 씨디 2장 21곡으로 구성되어있다. 노래의 양도 그렇지만, 노래 자체도 굉장히 정력적이다. 나이가 들어도 블루스 정신은 변하지 않는 듯. 진짜 '리빙' 레전드다 ㅋㅋ 오래사세요 할아버지!


추천곡 : Meet Me In Chicago, Blues Don't Care, Best In Town



12. Danny Brown - [Old]



 개인적으로 칸예의 앨범을 제외하고 가장 좋았던 힙합 앨범을 꼽으라면 난 단연코 이 앨범을 꼽을것이야. 뒤에서 나오지만 드레이크, 에미넴, 에이샙 시리즈 애들, 오드퓨쳐 애들 앨범보다 이 앨범이 훨씬 좋았어. Side A(Old)부분의 챕터는 샘플링을 활용한 기존 힙합의 작법 그대로 가져가긴 했지만, 올드하기는 커녕 얼터너티브의 느낌이 더 강하다. 그리고 Side B(Dope Song)으로 넘어가면서 덥스텝을 비롯한 EDM 스타일로 넘어가는데 이것 또 굉장히 매력적이다. 디퓨디바딮 디퓨디바디퓨딮~ 해석하면 찍먹찍먹찍먹 뭐이런거 ㅋㅋㅋ 듣자마자 훅 빠져서 완전 중독적이었다.


추천곡 : Dip, The Return, Wonderbread



13. Drake - [Nothing Was the Same]



 드레이크 좋아하는 사람이 많더라. 주변에서도 그렇고, 매체들 연말 결산에서도 빠지지 않고 보이고.. 근데 별로 내 스타일은 아니라는게 함정..... 그래도 확실히 지금까지 나온 앨범중에서 가장 좋게 들었다. 글쎄.. 2집을 최고의 앨범으로 뽑는 경우도 많이 봤는데, 나의 경우에는 원래는 귀에 잘 안감기던 음악이 3집정도 되니까 좀 감기는건가??하는 생각도 들고.. 크게 변하진 않았지만 3집이 더 완성형인 것 같다는게 내 생각.... 어쨌거나 멜랑꼴리한 분위기도 그렇고, 랩도 노래도 하는 멀티플레이어에, 앰비언트 같은 일렉트로닉을 섞은 피비알앤비st.도 그렇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는데다가, 확실한 자기 색을 가지고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추천곡 : Tuscan Leather, Wu-Tang Forever, Hold On We're Going Home



14. Eminem - [The Marshall Mathers LP2]


 [MMLP2]라니.... 이 앨범 제목이 가지는 포스는 소싯적 힙합 쫌 들었다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크게 느껴질 것이다. [MMLP]는 나의 그 차가운 암흑시절 나의 암흑을 암흑으로 달래주던 그 음반이 아니던가!!!! 당연히 이 앨범은 올 한해 가장 큰 기대를 받은 앨범이었을 것이다.(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그런데 막상 까보니... 아.. 이건 뭐랄까... 나스의 [Stillmatic]를 보는 기분이랄까... 그래ㅋㅋ 솔직히 스틸매틱은 좀 심한 비유다ㅋㅋㅋㅋ 왜냐하면 그래도 이 앨범은 좋거든. [MMLP]와 연결되는 부분은 전작에 열광했던 사람은 누구나 희열을 느낄 것이고, 명불허전 에미넴의 랩은 여기서도 강한 포스를 내뿜고 있다. 기대치만큼의 프로듀싱이 뒷받침 되지 않아 아쉬울 뿐, 분명 좋은 음반이다. 무엇보다 멋있는건, 십여년을 지켜봐온 이 사람의 현재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가끔 인상 찌푸리며 듣긴 하지만, 여전히 멋있다는건 절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추천곡 : Bad Guy, Rap God, Love Game



15. Charles Bradley - [Victim Of Love]



 이 시대의 제임스 브라운, 이 시대의 오티스 레딩!!은 좀 오바 ㅋㅋㅋㅋ 그 분들은 안계시잖아... 그리고 찰스 브래들리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뮤지션이고.. 음악도 완전히 그 시절의 음악을 재현하고 있는데다가 허스키한 목소리도 들으면 그냥 쏘울이다. 더 놀라운건 이 아자씨 데뷔가 2011년 ㅋㅋㅋㅋㅋ 얼마전에 SWSX에서 한 공연 영상을 봤는데, 그냥 촬영장비 들고 60년대로 돌아가서 찍어 온거 같은 기분이었다. 앨범보다 훨씬 탁한 목소리가 아쉽긴 했지만, 뭐, 그게 라이브의 맛이지. 60년대 소울 음악을 좋아하신다면, 내가 몰랐던 2011년의 1집 앨범까지 같이 묶어서 추천!


 추천곡 : Strictly Reserved For You, Let Love Stand A Chance, Hurricane




 아 사실 오늘 다 쓸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내리고 있는 더치커피 다 내려질 때까지만 쓰고 잘 생각이었는데... 오늘 더치커피 홍수나고 내 맘대로 참 안된다. 완전 삐졌음........ 지금까지 더치를 10병이상은 내렸던거 같은데, 그동안 내린것중에 가장 신경쓰이네........ 벌써 13시간째 내리는중 ㅋㅋㅋㅋ 다 내릴려면 최소한 한시간 이상 더 있어야 될꺼 같은데.. 허리도 엄청 아프고 내일은 또 엄청 힘들겠다;;


 근데 뭐 마무리 하다말고 커피얘기야ㅋㅋㅋㅋㅋ 원래는 주말쯤에 이거 다 쓰고 다음주에 천천히 나머지 해외음악편 마무리 할랬는데.. 3편은 그냥 쓰고 싶을 때 써야지. 어쨌거나 그래도 흑덕이라고 쓰면서 즐겁긴 했다. 좋은 음반 다시 돌려들으면서 흥분도 하고 ㅋㅋㅋㅋ 

 연말이다. 20대가 끝나가는 이 맘때가 우울포텐 터지는 때라고들 말을 하긴 하는데, 난 뭐 그냥 그렇다. 사는게 고달픈데, 고달픔을 이야기 하는 블루스 뮤지션들이 활개를 쳐서 그런가 ㅋㅋㅋㅋㅋ 어쨌거나, 연말이다. 작년에 시작한 블로그, 그래도 작년엔 그럭저럭 아니, 올해 초까지만해도 그럭저럭 활동 열심히 하고 그랬는데, 어느순간부터 거의 손을 놓아버렸다. 그 사이에 올해의 앨범 급이라고 여겨지는 수많은 음반들이 스쳐 지나갔고, 연말이 된 지금에서야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그러니 뭐, 어쩔 수 없지. 쓰고 싶었던 음반들 마지막에 몰아서 쓰는 수밖에 ㅎㅎㅎ 


 사실 내가 연말 결산을 매년 쓰기로 마음 먹은 이유가 기억하기 위해서인데, 당장 작년에 뽑아놓은 리스트를 보더라도 '아, 작년에 이런 음반도 있었지!'하는 음악이 꽤 많았다. 진짜 인상깊었거나, 내가 리뷰를 작성했거나, 이후에 새 앨범이 발매되지 않는 이상 생각보다 쉽게 잊혀지는 거야.. 그러고 싶지 않았어....


 뭐, 그러한 이유로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세개의 카테고리로 연말 결산을 작성할 듯 하다. 일단 가장 먼저, 국내편. 작년에도 그랬듯, 노랭이 포인트는 특히 더 좋았던 음반.


 - 생각해보면 국내편, 해외편을 나눠서 작성하는 것도 좀 웃기긴하다. 아니 그냥 힙합이면 힙합이고 블루스면 블루스지, 국내 블루스 따로, 해외 블루스는 뭐 따로인가?? ㅇㅇ 근데 나한텐 따로임...... 글쎄.. 영어를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나에게 우리 말로 된 노래를 들을 때와 영어로 된 노래를 들을 때 감상하는 포인트가 확실히 다르다. 영어는 해석해 봐야 전체적인 뉘앙스만 느낄 뿐이지, 그 섬세한 감정선이나 감성은 느낄 수 없다. 영어가 허접하니까!! 그래서 국내편을 따로 나눈거유...


먼저 국내 Jazz 뮤지션부터.


1. 나윤선 [Lento]


 이 앨범도 올해의 음반이다!! 3연작이 모두다 올해의 음반급이다!!! 사실 3연작중에 보자면 7집 [Same Girl]이 가장 좋긴 하다. 애착은 6집 [Voyage]가 가장 많고 ㅎㅎ 아쉽다면 지난 두 앨범과 도드라지게 다른 점을 발견하진 못했다는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좋다. 이 앨범의 리뷰는 이전에 쓴 링크 참조.


추천곡 :Hurt, Momento Magico, 초우



2. 허소영 - [That's All]


 재즈씬에서 좋은 여자보컬은 꾸준히 나오는 것 같다. 허소영씨도 마찬가지다. 정말로 예쁜 음색을 지녔고, 과하거나 억지스럽지 않다. 풋풋하지만 원숙하다(?). 뭔 소리야 또... 목소리는 풋풋하지만 보컬 스킬은 원숙하다는 이야기다. 사실 스탠다드 재즈 앨범이 들었을 때 나쁘기도 힘들지만, 좋기도 힘들다. 무난하니까. 그래도 허소영씨 같은 목소리라면 두고두고 가끔씩 듣고 싶어질 것 같다. 아직 쌀쌀함이 가시지 않았던 초봄에 마음이라도 따뜻하게 만들어줬던 앨범. 요즘도 가끔 듣는다. 날이 추워져서 ㅎㅎ


추천곡 : Under A Blanket Of Blue, That's All, Two For A Road



3.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 - [New Beginning]


들으면서 장인들이 '정말 잘 만든' 음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짜임새있게 잘 짜여져 있으면서도 굉장히 다이나믹하다. 눈 감고 누워서 입벌리고 들은 음반. 9트랙치고 아주 짧은 편은 아닌데, 꿈틀거리는 역동성 때문인지 시간가는 줄 모르고 들었다. 때로는 익살스럽고, 때로는 서정적이고, 신나게 펑키하다가 묵직하게 마무리한다. 재즈를 연주하는 데다가, 익숙한 넘버들을 연주하는 것도 아닌데, 어렵지 않고 귀에 쏙쏙 박히는 점도 참 좋았던 것 같다. 훨씬 더 폭넓게 사랑받을 수 있을 법한 음반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보컬이 들어가야 좀 사랑받는 편이라........ 마지막곡 시작은 9분짜리 대곡인데, 들으면서 굉장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추천곡 : 시작, 사랑의 Serenade, 심야명량서곡


4. 윤석철 트리오 - [Love Is A Song]


아.... 이걸 뭐라해야 하나.. 분명히 밝고 사랑스러운 음악들로 가득찬 재즈음악인데.. 재즈는 재즈인데... 재즈인데 그 뭔가가 있다. 그 미묘한 무언가.. 힙합에 재즈를 도입한게 아니라 재즈로 힙합을 끌어 안은 느낌?? 분명 재는는 재즈인데, 힙합 비트, 반복되는 루프, 훵키함과 그루브함, 뭐 이런 것들을 품고 있다. Three Points Of View같은 노래 들으면 완전히 누자베스 음악 생각나고 DJ Soulscape의 Love Is A Song도 리메이크했다. 음주권장경음악은 Funk느낌도 나고 ㅋㅋ 그래 이건 재즈힙합이 아니라 힙합재즈여.... 마치 음악계의 징거더블다운 같은 느낌 ㅋㅋㅋㅋㅋ 빵과 패티를 뒤집었어....  윤석철씨 내가 알기로는 엄청 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진짜 통통 튀는 것 같다. 아이디어도 그렇고, 연주하는 스타일도 그렇고.. 


추천곡 : Love Is A Song, Three Points Of View, 음주권장경음악.




 그리고 올 한해는 남자 블루스 뮤지션들이 상당히 활개(?)를 쳤던 한 해였다. 가감없이 솔직한 블루스의 특성 때문인지, 그 졸라 찌질한 노래들에 많은 위로를 받았다. 아래는 블루스 뮤지션들 +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솔로 남자 뮤지션들의 음반.



1. 씨 없는 수박 김대중 - [씨 없는 수박]


 적당히 뽕끼 섞인, 블루스의 정서를 제대로 가지고 있는 진짜 블루스. 도입부 하모니카부터 좋았는데, 첫 가사 '아니 내가, 씨 없는 수박이라니!!!!' 에서 빵터졌다. 첫 곡을 들으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단순히 '내가 고자라니!!'  뭐 이런 걸 얘기하는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시대가 바라는 어떤 '남성의 역할'을 할 수 없는 데서 오는 상실감이나 정체성의 상실을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실소와 연민, 이것들이 앨범을 감상하는 포인트다. 아무생각 없이 내 뱉고 있는 것 같지만 제법 날카롭고, 배설의 쾌감이 있다. 실소와 연민을 반복하다보면 위로가 된다. 공감이 되니까. 나도 그 처럼 스스로를 내려놔야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고개 뻣뻣하게 들어봐야 본인만 피곤하니까.. 나는 평양냉면 대신 야채곱창 먹고 싶다.


추천곡 : 씨 없는 수박, 300/30, 햇볕정책



2. 김간지X하헌진 - [김간지X하헌진]


 김대중의 경우는 확실히 더 해학적이고 익살꾸러기의 느낌이 좀 나는데, 하헌진의 목소리와 가사는, 더 차분하고 관조적이다.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의 2인조로 이루어진 음악은 밴드음악이라기엔 비어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그 때문에 허전하기 보다는 자조섞인 가사와 더욱 더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오히려 음악만 놓고 본다면 김대중이나 뒤에 이야기할 김태춘의 음악보다 훨씬 더 내스타일이다. 끈적하고 그루비한 진짜 블루스 음악.) 특히 이들의 가사는 뭔가 다 짤라낸 느낌이거든. 다 짤라냈는데, 그냥 다 알겠음 ㅋㅋㅋㅋ 적정선까지 말하고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만든다. 신동엽 섹드립처럼ㅋㅋㅋ 런닝타임도 짧고, 재치있고 공감도 파바박 되는 것이 하상욱씨 시 보는 것 같다. 덕분에 하헌지씨의 지난 음반들도 다 찾아듣게 되었다.


추천곡 : 카드빚 블루스, 몸뚱이 블루스, 그대 아닌 사람과



3. 김태춘 - [가축병원블루스]


 위 음반들보다 먼저 나온 블루스 음반이다. 처음 들었을 땐 그 신선함에 재밌게 들었는데, 오랫동안 듣진 않았던 것 같다. 앞서 이야기한 음악들보다 더 직접적으로 '분노'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어떤 의도였는지 이해는 하고, 그렇기에 꽤 강렬한 첫인상을 받았는데, 또 그것때문에 오래듣진 못한 듯 하다. 어쨌거나, 장르, 가사, 그리고 김태춘의 약간 신경과민st.의 목소리까지 참 잘 어울리는 음반이다. 사실, 이 음반보다 이효리씨에게 곡을 준 프로듀서로서 알거나, 혹은 정태춘 박은옥의 정태춘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많긴 하지만.. 좋은 음반이니 한 번쯤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주의 : 직설적인 욕설이나 낯뜨거운 단어들이 언급되는 것이 싫은 사람들은 강한 거부감이 들 수도 있습니다.....


추천곡 : 가축병원블루스, 개들의 세상, 니 얼굴은 예쁜 편이야



4. 김목인 - [한 다발의 시선]


 처음 김목인이라는 이름을 봤던 때가 문득 생각났다. 다음에 있는 뮤직Bar섹션에서 우연히 봤는데, 내가 성당다니던 때에 나의 대부님과 이름이 똑같았기 때문에 호기심 가득한 상태로 클릭했었다. 그리고 사진 보고 깜놀 ㅋㅋㅋㅋ 이럴수가!! 대부님이 음악을 하셨었어??!! 그리고 한동안 1집 음반을 여기저기 홍보하고 다녔었는데 ㅋㅋㅋ 대부님은 날 기억하지 못하시겠지만..ㅎㅎ 이건 지인이라서 하는 얘기는 아니고, 2집은 1집보다 더 좋다. 집시앤피쉬 오케스트라로 활동하시기 때문에 집시스윙의 느낌도 조금 나는데, 전반적으로는 편안한 포크 음악이다. 뻔하고 흔하디 흔한 포크인데, 김목인씨의 음악은 결코 평범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사심아니야.. 의외의 지점들이 있다니까.. 무엇보다 노래마다 사색할 수 있는 거리들을 한 다발씩 안겨준다. 지극히 평범한 상황과 공간인데도 독특한 시선이 있다.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시는게 분명해... 목소리가 신뢰감을 줘서 그런가...ㅎㅎ 만나뵙고 싶다.


추천곡 : 흑백사진, 그게 다 외로워서래, 대답 없는 사회



5. 윤영배 - [위험한 세계]


 스산하게 속삭이듯 노래하는 윤영배씨의 목소리는 사람을 확 집중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사실 음악 스타일은 내가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상하게 집중하게 되더라. 속삭이듯 말하는 사람한테 귀를 더 기울이고 주의가 더 가게 되는 것처럼.. 들으면서 김춘수씨의 '꽃을 위한 서시'가 생각나더라.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들을 음악은 절대 아니고, 조용한 밤에 집중해서 들으면 괜찮은 음반이다. 머리 아플 때 말고, 차분하게 사색할 여유가 있을 때.. 낮고 차분하게 읊조리는 그 속에는 현실을 향한 서늘한 분노 같은 것이 느껴진다.


추천곡 : 위험한 세계, 자본주의, 구속




 그리고 흑인음악들. R&B와 힙합음악. 사실 힙합은 별로 이야기 할 게 없다.... 딱히 좋다고 느껴지는 음반도 없었을 뿐더러, 아래 꼽은 리스트들도 보면 힙합음악은 내가 이 음반을 좋아하는건지 1세대 힙합에 대한 추억때문에 좋아하는건지 잘 모르겠으니까...


1. 진보 - [Fantasy]


 이 앨범도 개인적으로는 올해의 앨범급! 혹자는 이게 무슨 알앤비냐며 변했다고 구리다고 뭐라하지만.. 이거 알앤비 맞아요..... 정확히는 일렉트로 퓨처-훵키-소울(은 내가 붙인 장르...)ㅋㅋㅋㅋ 자세한 이야기는 리뷰 참조.


추천곡 : Fantasy, Cops Come Knock, Reboot The Universe



2. Zion.T - [Red Light]


 국내 알앤비 씬의 그 어떤 뮤지션을 들이대도 자이언티만큼의 리듬감을 가진 뮤지션은 없다고 생각한다. 자이언티의 강점은 단순히 유니크한 목소리가 아니라 그 리듬감이다. 자세한건 역시 리뷰참조. 그래도 이 앨범들 나올때 까진 블로그질 열심히 했구나..


추천곡 : Babay, 도도해, 지구온난화



3. 소울사이어티 - [Diamonds]


 나는 이들이 진짜 보석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안유명하다... 트랜드와 결합하지 않은(혹은 홍대 감성과 결합하지 않은) 흑인음악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척박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은 80년대, 90년대 흑인 음악의 감성을 소환하고 있는데, 트랜드와는 전혀 타협하지 않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6-70년대 흑인 음악들부터 사랑해온 나같은 흑덕들이야 우리말로 된 이런 감성의 앨범을 두 손 번쩍 들고 반기겠지만.. 현실은 서글프기만 하다. 국내에서는 확실히 보기 드문, 고급스러운 밴드 사운드의 향연이다. 촌스러운 듯한 90년대 알앤비 사운드부터 네오소울, 디바형 여자보컬을 내세운 노래까지, 다채롭다. 게다가 노래 잘하는 남주희씨나 소울맨, 그리고 세션에 커먼그라운드 등이 참여하면서 풍성하고 완성도 있는 앨범이 되었다. 


추천곡 : Jamin', 늘, 해와비



4. 피타입 - [Rap]


 피타입이 좋았던건지, 이 음반이 좋았던건지 잘 모르겠다. 왜냐하면 망작을 내놓지 않는 이상, 난 피타입의 음반을 매년 이 리스트의 넣을 것 같으니까... 1집이 국내 힙합씬에 내밀었던 강한 충격도 없고, 2집에서 보여준 음악적 실험도 없다. 랩도 이전것들에 비해서 크게 발전했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1집부터 그는 거의 완성형이었으니까.... 뭐래... 어쨌거나 비트와 함께 노는듯한, 딱딱 떨어지는 그의 랩은 확실히 찰진 맛이 있다. 랩만 들어도 희열감이 있어. 가사가 주는 메세지도 그렇고 ㅎㅎ


추천곡 : 꿈의 해석,  Love, Life, Rap,  Highway Trucker



5. 불한당 - [절충 3 : 불한당들의 진입과 전투]


 가리온, 넋업샨, 션이슬로우, 피타입, 라임어택, 엠씨 성천, 에이제이 등, 이름만 들어도 추억 한가득이다. 두개의 앨범으로 나눠서 발매가 되었는데, 사실 앨범 자체로만 봤을 때는 추억 이상의 것들을 느끼기는 좀 힘들었다. 몇몇 곡들은 분명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특히 타이틀격이었던 불한당가는 입벌리고 들었다. 국악과의 교배, 두 번의 자연스러운 반전, 그리고 신경써서 박아넣은 멋진 랩까지.. 다만 몇몇 곡에서 들리는 랩은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형편업는 랩을 들려주기도 했다. 다시말해서 곡들의 편차가 너무 커.. 그래도 앨범이 지향하는 방향은 여전히 응원하는 바이다.


추천곡 : 불한당가, 불한당's Oblige, 진입과 전투





이제 남은건 잘 만들어진 Pop음반. 허소영씨 이후의 리스트를 쭉 보니 온통 남자들뿐이네.. 목소리만 두고 보면 남자보단 여자 목소리가 더 좋아.... 


1. 김예림 - [Goodbye 20]


올 한해를 마무리하는 음악 키워드 중에 '윤종신'은 절대로 빠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신치림부터 시작해서 김예림, 박지윤, 그리고 얼마전 새로 영입한 장재인까지.. 그 색을 분명히 하면서 인디 씬과 대중들 사이에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윤종신의 작품 중에서도 슈스케때부터 눈여겨 봐왔던 김예림의 음반은 내가 참 많이 들었던 음반이다. 이유는 그냥 목소리... 스무살 밖에 안됐는데.. 목소리 완전 매력터진다. 아직 음악적인 스탠스를 완전히 잡지는 못하고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그래도 목소리가 깡패 ㅜㅜㅜ


추천곡 : All Right, Rain, 잘 알지도 못하면서




2. 프롬 - [Arrival]


 호평 받은 평단의 글을 읽었는데, 얼굴마저 예쁘다. 홍대 여신 같은 말은 접어두고, 그냥 잘 만들어진 팝 음반이다. 그 동안의 여자 싱어송라이터들의 음반과는 다르게, 이 음반은 단지 어쿠스틱에만 의존해 아기자기함만을 내세우지 않고, 악기 배치나 구성을 훨씬더 풍성하게 가져가고 있다. 앨범의 커버를 보고 음악을 처음 플레이했을게 갖게 되는 기대감(?)을 짓밟고, 의외성을 보여서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그 뭐랄까.. 이쁘고 도도한 여자가 털털한 성격 가지고 있으면 매력 막 터지고 확 끌리잖아?? 비유가 좀 이상하긴 하지만 음악적으로 보면 독보적으로 특별한 음악관을 보여준 것도 아닌데, 이 정도의 의외성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왜? 예쁘니까...... 게다가 전곡을 작사, 작곡, 앨범의 프로듀싱까지 도맡아 하고 있고, 이게 무려 첫앨범이다. 기대가 되는 첫 시작이다.


추천곡 : 마음셔틀금지, 도착, 불꽃놀이




3. 한희정 - [날마다 타인]


 한희정씨는 그냥 좋다. 잠비나이 1집 내고 첫 공연 때 게스트로 오셔서 나와 불과 1m쯤 떨어진 곳에서 공연을 관람 하셨던 기억도 그렇고(예쁘기도 하지만 음.. 독특한 매력이 있다. 보기보다 똘끼 있을꺼 같아.) 얼마전에는 이 앨범의 싸인씨디가 당첨되었다. 뭔가 있어... 그리고 내 페친임..... 자꾸 구차하게 연결짓지맠ㅋㅋㅋㅋㅋㅋ 한희정씨의 정규음반은 중간중간 내는 EP들과 달리 음악 스타일을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어서 좋다. 악기도 더 풍성하게 사용하고, 그녀의 도전의식 같은 것들이 엿보인다. 재밌게 들은 앨범이고, 그녀가 다른 홍대여신들과 다른 점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음반이라고 생각한다. 


추천곡 : 흙, 나는 너를 본다, 더 이상 슬픔을 노래하지 않으리.




4. Glen Check - [Youth!]


 갑자기 뜬금없이 글렌체크!ㅋㅋㅋㅋㅋ 어디 끼워넣을 곳이 없어서... 항상 약간 좀 아쉽다는 듯이 말하는 밴드이지만, 그래도 늘 기대하는 밴드이기도 하다. 그리고 벌써부터 다음 앨범은 어떻게 낼 것인지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자세한건 리뷰 참조.


추천곡 : Pacific, Young Generation, I've Got This Feeling






으아, 이제 글 하나 끝냈다. 돌아보니 올해 들은 록음악이 별로 없구나 싶었다. 근데 뽑아 놓은게 왜 이렇게 많지...;; 사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올해 국내 음반들이 최근 몇년과 비교해 볼 때 뛰어난 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래서 어중간한 음반들이 많이 끼어있는 듯.. 록 쪽에서 좋은 음반들이 몇몇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뭐, 이건 다 내 취향으로 뽑은 거니까.. 앞으로 두 편 남았음. 다음은 흑인음악편, 그 다음은 해외편. 리스트는 다 뽑아 놨는데.. 역시 하나 쓰고 나니까 좀 질린다. 이번 주말 안으로 한 편 더 써야지.

 자, 이제 마지막 편이다. 그리고 앞의 두편보다 고른 앨범도 많고 글도 훨씬 길어질듯 하다. 개인적으로 나머지 장르라고 일컫긴 했지만, 팝, 일렉트로닉, 록, 기타등등을 모두 써야 하다보니까... 앞의 두 편을 쓰는 동안 또 생각나는 좋은 앨범들이 몇몇 더 있어서 리스트만 더 길어졌다.(덕분에 빼버린 앨범도 몇 개 있고...)


 뽑아 놓은 면면을 들여다보니 올해 선호했던 음악 성향이 대충 드러나더라. 팝적이고 편한 앨범, 혹은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앨범도 분명 있지만, 빼곡히 채워 넣은 음반보다 해체하고 나열한 음반을, 겉으로 드러낸 음반보다 속으로 깊숙히 들어간 음반을 선호한 경향이 있다. 이게 딱히 좋은건 아닌거 같긴한데, 들었을 때 편한 음반도 물론 좋지만 듣고나서 인상 찌푸리면서 고민하고 생각하게 하는 음반들의 비중이 자꾸 늘어간다. 처음 들었을 때 꽂히는 음반보다 듣고 곱씹었을 때 뭔가를 느낄 수 있은 음반이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뭐 어느 쪽이든 정답이 있겠냐만은, 꼰대같은 평론가 스타일은 안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Fiona Apple - The Idler Wheel is Wiser than the Driver of the Screw, and Whipping Cords will Serve You More than Ropes will ever Do

  제목보고 멘붕.. 그냥 난 The Idler..로 머릿속에 남아있다. 제목이 한줄아 넘을 줄이야...ㄷㄷ 괴팍한 남성은 탐웨이츠, 괴팍한 여성은 피오나 애플. 적어도 내 머릿속에는 그렇게 입력되어있다. 괴팍이라는 단어보다 더 잘 설명할 자신이 없다.. 그리고 이 앨범은 더함. 지나친 과작의 뮤지션이라 이번 앨범도 7년만에 나온거고(나야 좋아한지 몇년 안됐으니 7년을 기다린건 아니었지만) 이게 겨우 네번째 앨범에다 겨우 10트랙뿐이라고 불만을 내비치는 사람도 있었지만 "Werewolf"같은 노래 하나면 난 수긍할 수 있다.... 그녀의 올타임 베스트 행진은 현재진행형.



Leonard Cohen - Old Idea

 흐어... 코헨옹...... 어찌 그런 나이에 이런 음반을.. 아니지. 이런 연륜이기에 이런 음반이 가능했던 걸 꺼야. 그가 써낸 가사에는 사랑과 욕망, 믿음, 신념, 배신에 대해 (그간의 가사가 그래왔듯이) 깊고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다. 더 대단한건 그게 또 잘 정제되어서 품위있게 표현되었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의 목소리는 방금 싼 똥을 보고 '이 똥이 사실은 된장이야'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만큼 신뢰감이 깊은 목소리가 아니던가. 그의 경험과 오래된 생각과 통찰, 그것들에 대한 담담한 읊조림에서 많은걸 얻어갈 수 있었다. 이런 분들이 진짜 어르'신'이다.



Bat For Lashes - The Haunted Man

 올해 보았던 앨범 커버중에 가장 인상적인 앨범 커버였다.(남자 팔 뒤쪽이 궁금하다거나 남자가 부러워서라거나 그런건 아니...라고는 못하겠다.) 처음엔 자극적이었지만 앨범을 찬찬히 뜯어보면 뜯어 볼수록 이 앨범 커버가 결의에 차 보였고, 한편으로는 많이 쓸쓸해보였다. 음악은 지난 앨범들과 마찬가지로 신스팝과 드림팝을 바탕으로 포크, 바로크 팝을 아우른 음악이지만 결연함과 외로움이 더 짙어진 듯 보였다. 전반적으로 좀 더 다크해. 뭐랄까, 그녀 속에서 치열한 어떤 것들이 대립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앨범 커버를 보면서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실 어줍잖은 위로는 전혀 필요 없을 것 같다. 당당하게 두 발로 선 그녀를 멀리서 응원하고 싶다. 뭐래냐......



The xx - Coexist

 The xx를 팝으로 놓기도 애매하고 일렉트로닉으로 놓기도 애매하고.. 덥스텝이 바탕이 되고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팝이나 록 성향이 더 짙다고 여겨서 이쪽으로... 사실 The xx는 나름 꽤 센세이셔날했던 지난 앨범 덕으로 우리나라에도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나도 그 팬중 하나.... 근데 의외로 앨범이 조용히 발매됐다. 나도 앨범이 나오고 한달쯤이나 지난 뒤에 지인의 싸이에서 우연히 신보 소식을 들었으니까.. 근데 그런 사람이 나뿐이 아니네?ㅋㅋㅋㅋ 앨범은 여전히 잘 만들어졌다. 다만 '여전히'기 때문에 신선함은 조금 반감 될 수도 있겠지만, 팬들이라면 누구나 반갑게 맞이할만한 앨범이다. 좀 짧다는거 빼고.



 

Norah Jones - Little Broken Hearts

 1집에 지나친(?) 성공과 2집의 급진적 변화 이후의 앨범들이 그냥 그런 앨범들의 연속이었는데, 5집에서 드디어 진짜 이 누나의 역량이 발휘되는구나 싶었다. 몇몇 싱글 빼고는 별볼일 없었는데, 이 앨범은 싱글도 좋고 앨범으로도 좋았다. 댄저 마우스와 함께 프로듀싱을 한건 신의 한수 였을지도.. 팝적인 감각과 적당히 몽환적인 노래들이 그녀의 나긋나긋한 목소리와 너무 잘 맞아 떨어졌다고 느꼈다. 과거보다, 지금보다 앞으로의 앨범들이 더 기대된다. 그리고 역시 내한공연을 가지 않은건 많이 아쉽다.






일렉트로닉


Grimes - Visions

 올 초에 끄적였던 블로그 글을 보면 올해는 트랜드나 신보에 연연하지 말고 듣고 싶은거 들어야지!!라고 했는데.. 돌아보면 작년보다 더 열심히 들었다. 이 앨범은 심지어 국내 발매도 안된 음반이다. 자꾸 내 아에 끓어 오르는 허세 욕구가 자꾸 앞서 나가고 싶어해.... Grimes는 케이팝 빠순이에(음악적으로는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목소리는 엄청 귀여운척(본인은 언어장애를 재현했다라고 한다더라)해서 좀 까이긴 하는데, 음악만큼은 로파이와 드림팝을 섞은 전형적인 요즘 힙스터들의 음악이다. 차갑지만 가볍고 마치 이 세상사람이 아닌 것 같다. 그런면에서는 약간 뷔욕이나 엔야도 떠오른다. 초반 Genesis와 Oblivion을 듣고 완전 매료당했다 ㅋㅋㅋ 그리고 한 동안 뜸했던 슈칼슈에서 3월에 이 친구 내한 일정을 잡았다. 88년생 귀요미 보러 가야겠어!!!



Purity Ring - Shrines

 올해 첫 정규 앨범이 나온 따끈따끈한 신인 듀오다. 위에서 이야기한 그라임즈와 어떻게 보면 비슷한 점이 있는데, 실제로 두 팀은 같은 소속사다. 그것도 드림팝 계열로 유명한.. 이 친구들도 신디사이저를 잘 활용한 신스팝/드림팝을 하는데, 드림팝답게 몽환적인 공간감을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얹힌 또렷하고 상큼한 매력이 돋보이는 Megan의 보컬이 상당히 조화롭다. 그라임즈의 목소리는 조금 인위적인 느낌이 있는데(물론 그 때문에 더 또라이 같긴 하다.) 메간의 목소리는 더 자연스러운 매력이 있다. 사운드 스케잎 훌륭하고 가사도 평범치 않아서 좋다. 



Crystal Castle - (Ⅲ)

 올해 일렉트로닉 쪽에서 음반들이 많이 안나왔던 것도 아닌데, 이름있는 많은 뮤지션들이 지들 이름값을 못했다. 이 크리스탈 캐슬 빼고. 그러고 보니 연달아 여자 보컬이다. 앞의 둘에 비하면 앨리스의 보컬은 카랑카랑하고 더 전투적이지. 노이즈와 스산한 기운을 품은 음악에 멀리서 절규하듯 소리치는 앨리스의 목소리를 듣다보면 흑백으로 만들어진 페이크 다큐 영화 보는 생각/중세가 배경인 공포영화를 보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꽤 댄서블한데도 불구하고 말이지. 다크한게 매력적인 음반에는 틀림없으나 사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앨범이 더 좋다.



Andy Stott - Luxury Problems

 첫 트랙 Numb을 들었을 때 완전히 압도되었던 첫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어떤 앨범의 오프닝보다 강렬했고 소름돋았다. 좋아서 소름돋고 이런게 아니고 진짜 쫄려서 소름돋았다고 ㅋㅋㅋㅋㅋ 그리고 6분 30초동안 완전 쫄려서 넋을 잃었다. 주술거는거 같아.. 끝까지 반복이고 끝까지 음산한데, 끝까지 집중력이 유지된다. 아직도 들으면 두근두근..... 앤디 스톳은 괴물같은 리뷰들을 쏟아내던 KEFKRIT에서 작년 연말결산 2위로 매겼길래 알게된 덥스텝 뮤지션이다. 그리고 올해나온 이 앨범도 개인적으로는 그 앨범만큼 좋았다. 국내 발매는 안되었고, 들어보고 싶은 사람은 저한테 슬쩍 말씀해주세요.



 

Breakbot - Be Your Side

 본적은 없지만 내한도 꽤 많이 왔었고, 국내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Ed Banger소속 뮤지션이라 이미 첫 앨범이 나오기 전부터 유명했다. 그쪽 뮤지션들이 그렇듯 신나고 경쾌하다. 다만 브릿밧은 조금 올드스쿨풍의 음악이 주를 이루고 무엇보다 엄청 밝고 달달하다. 이거 쓰는 동안 막 엄청 진지하고 다크하고 몽롱하고 무거운 음악들만 계속 듣다가 이거 들으니까 갑자기 신나네 ㅋㅋㅋㅋㅋ 위의 팝부터 일렉트로닉까지 밝은게 하나도 없었구나. 아무튼 이 앨범 가을에 나왔는데, 아주아주 화창한날 빨빨거리고 돌아다닐때 자주 들었다. 








Jack White - Blunderbuss

 그의 커리어가 진행될 수록 나 자꾸 빠돌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번 앨범도 엄청 좋았던 것은 아니었고, 그룹에서 솔로가 되었지만 그 동안 프로젝트 밴드들에서 보여주던 음악하고 크게 다른 음악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근데 첫 곡부터 완전 맘에 들었다.. 잭화이트가 좋아서 좋은게 아니라 진짜 앨범이 좋았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귀찮아서 그런거 아님.



  

Chairlift - Something

 록인지 일렉트로 팝인지 알게 뭐야... 요즘은 장르별로 뒤섞여서 정체성이 모호한 앨범들이 많다. 장르 구분하는거 짜증나... 아무튼 밴드음악이긴 한데 진짜 잘 만들어진 일렉트로 팝이다. 복고적이면서도 미래적이고 우아하다. 보컬인 폴라첵의 목소리나 창법이 엄청 뭐랄까.. 좀 8-90년대 국산 애니메이션에 나올법한 그런 창법이다. 칭찬인가?? 나도 모른다. 좀 뭐랄까 보컬이 꾸밈없이 스트레이트하다고 느꼈고 그게 음악하고 꽤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 



Passion Pit - Gossamer

 말랑말랑 귀여운 일렉트로 팝-록 앨범. 이 설레는 음악은 귀찮아서 안 쓰는게 아니라 리뷰 참조 하시라고...



fun. - Some Nights

 내가 알기론 fun.은 올해 엄청 핫했는데. 맞나?ㅋㅋ 빌보드 싱글차트에서도 We are young으로 엄청 오래 1위하고. 아무튼 얘네 음악 들으면 좀 퀸의 Light Ver.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런다. (비할바는 아니지만)목소리도 약간 비슷하고 같이 화음넣어 떼창하는 부분은 특히 더 생각난다. 뭔가 진취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음악도 그렇고.. 왠지 공연장가서 보면 엄청 재밌을꺼 같은 밴드다. 내년 여름을 한 번 기대해봐야지. 



The Vaccines - Come Of Age

 록이 워낙에 관심 장르가 아니다 보니까 그 쪽에서 장르구분이 어떻게 되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가끔 기타록(이 맞는 장르인지는 모르겠지만)은 듣고 싶을 때가 있다. 작년의 Yuck도 그랬고.... 아무튼 백신스의 음악은 꽤 고전적이다. 옛날 음악들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상하게 엄청 젊다. 올드한데 노티는 안나. 공연장에서 봤으면 더 신났을 것 같은데.. 사실 이 밴드는 슈퍼소닉 땜에 알게 된 밴드라 ㅋㅋㅋㅋ 슈퍼소닉때 엄청 재밌었다고 하더라........ 그래.. 그랬니...







+ 하나더.




Burial - Kindred EP

 EP라서 따로 떼 내었다. 내가 주변에서 덥스텝 얘기 나올때마다 들어보라고 추천은 하고 다니는데 반응은 별로다 ㅋㅋㅋㅋㅋ 아마 스크릴렉스나 나이프 파티 같은 강렬하고 신나는 덥스텝, 혹은 제임스 블레이크처럼 정적이고 감성적인 덥스텝을 상상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난 베리얼이 진짜 최고다.... Untrue 앨범 정말 끝내줬는데. 이 EP도 역시 국내 발매가 안되서 다른데서 얻어서(?) 들었는데, 약간 앤디 스톳 특유의 분위기하고 비슷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곡수가 짧아지고 각 곡의 런닝타임이 길어졌는데, 덕분에 노래 안에서 풀어헤쳐버리고 싶은 것들을 모두 다 풀어버린 느낌. 이렇게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그 긴 런닝타임을 끝까지 채울 수 있다니... 대단한 앨범이다. 개인적으로는 앤디 스톳의 앨범보다 더 좋았다.







 드디어 다 씀..... 왜 시작을 그렇게 해서... 마지막에 록 쪽 쓰면서는 귀찮아서 음악도 다시 안들어보고 썼다 ㅋㅋㅋㅋ 급 떨어진 퀄리티.... 아무튼 내 기준에서는 엄청 좋은 앨범들임에는 틀림없다. 헐, 쓰고나서 다시보니 장르별로 다섯개씩이네 ㅋㅋㅋㅋㅋ 의도한 바는 아니다. 전혀. 그리고 내년부터는 그냥 리스트만 써야지.....ㅜㅜㅜㅜ 이게 뭐하는 짓이여........



귀차니즘으로 흐지부지 되어가는 2012 결산 - 1. 국내편 보러가기

귀차니즘으로 흐지부지 되어가는 2012 결산 - 2. 흑인음악편 보러가기


 올해 산 씨디들이랑 플레이리스트들을 돌려보며 좋았던 음반들을 무작위로 꼽아보니 해외음반들이 대략 50개정도였다. 해외편을 한번에 다 쓸 순 없고.... 나눠쓰자니 귀찮고.... 귀차니즘을 무릅쓰고 일단 비교적 전공(?)인 흑인음악들부터 정리를 해보련다. 그런데 워낙 올해 흑인음반들은 굵직굵직한 음반들이 많이 나와서 역시 조금 뻔한 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니 특별한 플레이리스트는 기대하지 마십시오.


 일단 올해는 엄청난 신인들이 너무 많았다. 이미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앨범급이라고 매겨진 앨범들 중에 신인들의 작품이 참 많았다. 특히 힙합에서 한명, 알앤비에서 한명의 뮤지션은 경이적인 데뷔앨범 리스트에 추가 되어야 한다고 여겨질 정도로 좋은 앨범을 뽑아냈다. 특히 알앤비에서 'Hipster R&B'라고 불려진 새로운 하위장르의 뮤지션들의 활약은 네오소울이라는 신선한 장르로 많은 뮤지션이 탄생되었던 90년대 후반을 연상케했다. 


 자, 그럼.. 아놔...이.. 뭐부터 정리하지. 맘만 급함 ㅋㅋㅋㅋ 새주류를 이끌었던 힙스터 알앤비부터 정리해보자. 아래 음반들은 올 한해 트랜드를 이끌었던 앨범들. 그리고 지난편에 이어서 더욱 추천하는 앨범은 노란줄...




1. Frank Ocean - Channel Orange

 올해의 신인 뿐 아니라 근래에 이런 신인이 있었나(게다가 흑인, 남성, 알앤비 쪽에 한정시키면 더더욱) 싶고, 뿐만아니라 근 10년간 최고의 앨범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긴 네오소울이후로 고만고만한 복고만 재생산 되던 시점에서 트랜드 리더 역할을 했으며 완성도와 센스도 발군이었으니까.. 좀 오바라고 생각은 되지만 마냥 어처구니없는 호들갑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고전 소울을 베이스로 삼으면서 일렉트로닉, 특히 덥과 앰비언트, 프로그래시브한 음악까지 섭렵한 음악 식성, 게다가 가사도 매우 매력적이다. 이런 독보적인 음악관은 내가 프린스를 좋아하던 그 마음을 떠오르게 한다. 자세한건 리뷰참조.





2. The Weeknd - Trilogy

 힙스터 알앤비에 대한 설명이 좀 부족했는데, 이 앨범을 들어보면 대충 감이 오리라 생각된다. 알앤비에 록, 덥, 앰비언트, 싸이키델릭, 트립합등 이것저것 정말 잘 섞었다. 덥, 앰비언트, 다운템포, 트립합 다 좋아하는 장르라 정말 깜짝 놀랄정도로 쩔었던 싱글들이 다수 포함되어있다. 앨범의 가장 큰 단점은 망할 너무 길어..... 이 앨범이 (모두 창작물로 구성된) 세장의 믹스테입을 합쳐서 정규 앨범으로 낸 거라서.. 앨범으로서의 완성도는 아쉬운감도 든다. 아무리 좋아하는 장르라도 세장의 앨범은 부담스러운 길이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내가 프린스의 Emancipation를 잘 안 꺼내들어....(하지만 소장가치로 따진다면 꼭 한장 가지고 있어야 함.)




3. Miguel - Kaleidoscope Dream

  극찬이 너무 많았던 앨범이라 왠 또 호들갑이야 싶어서 대충 넘겼던 앨범이었는데.. 호들갑들이 끝나갈때 쯤 부터 호들갑을 떨기 시작하는 날 발견할 수 있었다. 흐어..... 다양한 음악을 섞어 만든 하이브리드한 음악은 흡사 안개낀 몽환적 판타지 세계를 체험하게 해주는 듯 하다. 일단 둔탁하지 않은 808비트를 이용한게 한 몫한 것 같고, 전반적으로 자극적인 사운드가 없으며 그렇기에 아득한듯 또렷하게 들리는 미겔의 목소리가 더욱 인상적이다. 위의 두작품과 다른 점이라면 보컬이나 멜로디 라인이 훨씬 더 또렷하다. 그래서 더 문득문득 생각나고 오래도록 기억이 났는지 모르겠다. 꿈결에서 들었던 소리나 이야기가 어느날 갑자기 문득 떠올라 계속 되뇌게 되는 그런 경험해본 적 있나?? 이 앨범이 그 경험과 매우 비슷하다고 느꼈다. 




4. Jessie Ware - Devotion

 제시 웨어 진짜 엄청 섹시하다. 섹시한 남성 뮤지션들의 목소리는 좋아하는 목소리가 진짜 많았는데 섹시한 목소리를 가진 여성뮤지션들중에 맘에 쏙드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개인의 취향이지만 제시웨어의 목소리는 참 내 취향으로 섹시하다. 도도하고 도회적인 느낌의 음악과 잘 어울린다. 주문 외우는 것 같아. 최면 거는 주문. 사실 뭐 위에서 이야기한 힙스터 알앤비와는 완벽하게 궤를 같이 하는 앨범은 아니긴 한데(위의 뮤지션과 다른게 영국 출신이어서 그런건지..), 소울과 팝과 일렉트로닉, 어덜트 컨템프러리가 잘 조화된 앨범이다. 프랭크 오션이 아니었다면 개인적으로는 제시 웨어가 올해의 신인이었을 것이다. 사람 자꾸 홀려......

 


 사실 위 네장은 올 한해 어떤 연말결산에서도 언급될만한 앨범이라...어쨌든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이 앨범들 매우 내 취향이다. 사실 그동안 일렉트로닉과의 교합은 계속해서 진행되었지만 내 취향의 일렉트로닉과의 교합은 아니었으니까.. 일단 장르를 파괴하고 본인의 색을 낼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난 너무 좋다. 훗날 흑인음악사(?)에서 2012년이 어떤식으로 기록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위에 언급한 네명의 뮤지션중에 세명이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한 신인들이다. 이 셋 뿐이었으면 이 글의 시작을 신인들의 활약이 대단했다는 말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새 트랜드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겠지. 아래의 네명의 뮤지션은 올해의 신인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절대 뺄수 없는, 빼서는 안되는 뮤지션들이다. 




1. Elle Varner - Perfectly Imperfect

 사실 올 한해 힙스터 알앤비가 흥하지 않았다면 꽤 주목받았을 만한, 그래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앨범이다. 팝/알앤비에 아주 충실한 앨범이다. 들으면서 가까이는 재즈민 설리번, 멀리는 앨리샤 키스의 데뷔까지 떠올랐던 뮤지션이다. 아, 마침 앨리샤키스와 같은 J레코드 소속이다. 개인적으로는 송라이터보다 싱어로서의 모습이 더 인상적인 앨범이었다. 곡들도 괜찮게 잘 빠졌는데 처음 떠올랐던 뮤지션들과의 차별성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다만 노래는 그녀의 욕심이 (때로는 과하게) 느껴질 정도로 세심하게 신경썼다고 느꼈다. 게다가 거의 대부분의 곡들의 작곡에 참여한만큼 롱런의 가능성이 느껴지는, 간만에 만난 속 시원해지는 신인이다.

 



2. Michael Kiwanuka - Home Again

 앨범커버부터 올드한 LP판의 냄새가 나지 않는가.. 킁킁.. 나의 덕심을 자극하는 앨범커버. 게다가 내용물도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킨다. 커티스 메이필드, 밴 모리슨 그리고 오티스 레딩이 떠오르는 올드 소울을 포크를 기반으로 재현하였다. 그리고 BBC에서 올 초에 발표한 올해의 신인 목록에서 프랭크 오션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뮤지션이기도 했다.(프랭크오션은 2위) 그럼 1위 차지한 그 값을 한 데뷔였을까. 목소리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조금 심심한 감이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호불호는 꽤 극명하게 갈릴만한 앨범이다. 물론 그건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 어느때 들으면 정말 좋은데 어떨 땐 그냥 스킵해버리는 앨범이기도 하다.(주로 조용한 한밤중에 듣기 좋았다.) 하지만 이 데뷔앨범에서 장인의 촉이 온다. 라파엘 사딬을 볼 때 느끼는 그 느낌. 언젠가 한방 빵 터뜨릴지도 몰라.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이런거 내 줄 줄 알았어!!하고 좀 뿌듯해 하게 ㅋㅋ




3. Josh Osho - L.I.F.E

 마이클 키와누카와 마찬가지로 영국의 싱어송라이터이고 역시 이 앨범이 데뷔앨범이다. 나이는 엄청 어린데(92년생) 목소리는 엄청 나이 들어보인다(존 레전드도 생각나고, 여러가지 의미로 보면 씰도 생각나고..). 목소리만 들으면 4-50대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듯 하다. 음악스타일은 소울을 기반으로 포크와 록을 잘 섞은 음악이다. 인상적인 점은 어린 나이임에도 삶의 굴곡이 매우 많았고(왠지 목소리에서 느껴지지 않아? 푹 삭은 목소리 ㅋㅋ), 그 점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의외로 음악은 상당히 팝스런 멜로디(때로는 그냥 모던록 듣는 기분도 든다.)를 품은데다가 어쿠스틱 기타와 스트링을 활용한 탓에 상당히 부담없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음반이 전체적으로 밋밋하다는 점..




4. Jeff Bernat - Gentleman's Aproach

 멜로우톤 음악이라고 하지. 누자베스 류의 말랑말랑한 재즈 힙합. 사무라이 참프루의 OST를 처음들었던 대학교 1학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지만 생각보다 그 열정은 금방 사그라 들었었다. 그리고 이런 류의 멜로우톤의 음악도 금방 질리는 음악이 되었다. 그래도 이 사람 음악 처음 듣고 좋아서 꽤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런 음악이 확 꽂히는 그런게 있다니까.. 게다가 목소리가 튀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또렷하긴 하지만 너무 강하지도 너무 가늘지도 않은 말랑말랑 부드러운 목소리. 하지만 역시 다른 음악에 비해서 빨리 질리긴 했다...






 흑인 음악편 이라고 해놓고 장르가 좀 편협한게 있긴 하다. 힙합을 이야기 하고 싶긴 한데 힙합은 열심히 안 챙겨들은지 오래되었다. 그래서 엄청 선별적으로 좋다는 앨범만 골라 듣는다. 그리고 아래 세 장의 앨범이 좋다는건 아무도 부정못할 듯. 




1. Killer Mike - R.A.P. Music

 Killer Mike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그의 솔로 커리어가 아니라 아웃캐스트의 'Stankonia'다. 나의 힙합은 계속 과거에만 머물러 있어... 이 앨범은 그래도 진짜 좋았다. 랩도 음악도 꽉꽉 들어차있다고 느꼈다. 노래를 들을 때 쭉쭉 뽑아내는 고음에 다들 짜릿함, 카타르시스 뭐 이런걸 느끼잖아. 랩은 폭격을 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단순히 목소리가 강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격렬한 가사를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으면서도 랩이 지켜야 할 것은 지키는, 그리고 이 모든것이 음악에 반하지 않고 음악위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그렇다. 그리고 이 앨범이 그렇다.




2. Nas - Life Is Good

 뮤지션으로서가 아니라 MC로서 본다면 Nas는 예나 지금이나 나의 Favorite중의 한명이다. 라임도, 플로우도, 목소리도 대단하지만 가감없는 그의 가사가 그를 최고의 MC로 꼽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앨범은 '나 씨X, 나스야!'라고 외치는 듯한 앨범이다. 나한텐 사심 약간 섞어서 올 한해 최고의 힙합 앨범. 




3. Kendrik Lamar - good kid, m.A.A.d city

 프랭크 오션과 함께 올해의 신인이자 올해의 앨범을 다투는 켄드릭 라마. 둘다 이미 믹스테잎으로 존재감과 음악성 모두 인정받았지만 사실 더 주목 받았던 것은 켄드릭 라마 쪽이었다. 힙합에서 랩은 그를 평가하는 제 1의 지표니까. 켄드릭 라마의 랩은 일단 주제나 말하는 방식이 의식있고 지적이다. 게다가 참신하고. 위의 나스 앨범과 더불어서 오랜만에 가사를 차분하게 되짚어 가면서 들었던 앨범이다.





 아래 뮤지션은 어디 끼워넣을 카테고리가 없어서..;; 그치만 정말 빼 놓을 수 없는 좋은 음반이다.




1. Gary Clark Jr. - Blak And Blu

 카테고리로 따진다면 록이 맞긴 한데.. 여기서 이야기 해야한다. 이유는 내 맘임 ㅋㅋㅋㅋ 꽤 소울풀한 블루스 록 기타리스트 개리 클락 쥬니어의 메이저 데뷔앨범이다. 신인으로 치기에는 그동안의 활동이 너무 많았더라ㅋㅋㅋ 들어본적은 없지만서도.. 원래 록음악을 잘 듣는 사람들이 기타솔로의 짜릿함을 즐기잖아.. 난 사실 그런 기타솔로가 좋다는 생각은 거의 못하는데 찐득한 블루스 음악에서의 기타솔로는 좀 다르다. 으허허허 찌릿찌릿 함ㅋㅋ 흑인의 진한 감성이 묻어나서 더욱 좋은 앨범이다. 듣는 순간 뿅갔음. 개인적으로 손에 꼽고 싶은 올해의 앨범중 하나.




2. Trey Songz - Chapter Ⅴ

 트레이 송즈 원래 별로 안 좋아한다. 트랜디한 어반(Urban) 알앤비는 어릴 때 워낙 그 쪽 위주로 흑인 음악을 들었기 때문에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 그게 그거 같아서 확 질려버렸다. 트레이 송즈도 매번 앨범이 나올때마다 들어보긴 했지만 '응 뭐 괜찮네.'이러고 금세 질려버리곤 했었는데, 이번 앨범은 그래도 꽤 오랫동안 생각난 앨범이다. 확실히 그의 커리어 하이.. 게다가 이런 류의 트랜디한 알앤비 중에서 본다면 최근 몇년간 나온 앨범중에서 가장 좋은 앨범이었다.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더 좋은 앨범을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대단한 앨범이다. 자매품으로는 Tank의 This Is How I Feel.(탱크횽 미안 ㅋㅋㅋ 횽 음반도 좋은데 트레이송즈 음반이 더 좋았음)




3. Robert Glasper - Black Radio

 이 앨범도 올해 절대로 놓쳐서는 안될 앨범이다. 그런데... 이 이름만 보면 자꾸 맥스웰이 떠올라....... 왜냐하면 맥스웰의 내한공연 건반세션으로 오기로 되어있었거든. 앨범은 알앤비 소울 쪽 유명하다 싶은 뮤지션들이 다수 참여했고, 노래들은 힙합과 재즈를 합치고 소울을 곁들였다. 원래 로버트 글래스퍼는 블루노트 소속의 재즈 뮤지션인데, 원래 알앤비, 힙합 쪽 뮤지션들과의 협업이 많았다. 재즈 뮤지션이지만 연주보다 프로듀싱에 더 힘쓴 듯 한(하지만 절대 재즈 연주자로서의 정체성도 놓치지 않았다.) 앨범이라 흑인 음악 팬이라면 꼭 들어봐야할, 그리고 놓치지 말아야 할 앨범이다. 아, 이 앨범의 Remix음반도 나왔는데 그 앨범 역시 들어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4. Melanie Fiona - The MF Life

 특별하게 돋보이는 점도 없고, 딱히 단점도 없고.. 그렇다고 완성도 쩌는 명반도 아니고.. 딱히 쓸 말이 없는 이런 음반은 리뷰하기 힘들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냥 '웰-메이드' 음반. 어반 알앤비와 복고 소울을 적당히 잘 배합했고, 무엇보다 노래를 참 잘한다. 흑인 소울 싱어 답게 충분히 소울풀하고 터질 때 터진다. 듣기 좋은 음반.. 사실 이런 그냥 '잘 만든'음반이 딱히 내 스타일은 아니어서, 돌아봤을 때 '음반 참 잘 만들었었는데' 싶긴 한데 딱히 기억나는 점은 없다. 이런 앨범이 1년만 지나도 머릿속에서 깨끗하게 지워지는 앨범이야.. 그래서 써 놔야돼 ㅋㅋㅋ





 지금 며칠에 나눠서 이거 쓰고 있는데.. 세상에.... 쓰면서도 내가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잉여 잉여 캐잉여 ㄷㄷ 이렇게 거창하게 하려던게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직 한편 더 써야돼.......



귀차니즘으로 흐지부지 되어가는 2012결산 - 1. 국내편 보러가기

귀차니즘으로 흐지부지 되어가는 2012결산 - 3. 해외음악편 보러가기

 어자피 내가 누구한테 상이든 명예든 줄 입장은 아니고, 이런 결산은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쓰는 글이다. 그냥 올해 이런이런 음악들이 나왔고 난 이런 음악들을 즐겨들었구나 하는 정도를 정리해보는 글. 정리를 해놓지 않으면 은근히 몇년 뒤에 까맣게 잊고 지내던 음반들도 있더라구. 올해 생각나는 음반들을 쭉 생각해보다 보니 좋은 음반들은 상당히 많았지만 주로 해외음반이 대다수였다. 해외 음반들은 도저히 리스트를 추려볼 엄두가 나지 않아서 일단 만만한 국내편부터.....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장르에서 좋은 음악들이 많이 나왔다. 작년에는 대박작보다는 양질의 좋은 음반들이 엄청 많이 나왔는데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긴 하다만.. 작년보단 좀 아쉬운 감도 있다. 작년이 워낙 풍성했어. 어쨌든 장르별로 다양하게 꽤 좋은 음반들이 많이나왔다. 아래의 결산은 아주아주 개인적으로 좋게들었던 음반들을 뽑았기 때문에 완전 편파적인데다가 내 취향이 많이 반영되었다. 하드한 록 음반 아예 안들어.....


 보통이런 결산을 하면 올해의 음반, 올해의 싱글, 올해의 가수 뭐 이런거 하던데 난 다 귀찮아서 음반만 열개 꼽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간단한 감상평까지 덧붙여서. 참고로 EP등은 제외하고 정규 앨범 중에서만 열개를 뽑았다.....려고 했으나 도저히 더 이상은 추리기 싫어서 12개 뽑음 ㅋㅋㅋㅋㅋㅋ 망 ㅋㅋㅋㅋㅋㅋ 내 맘이야... 순서는 무작위. 뽑는것도 힘든데 순위까지 매기는 귀찮은 짓은 못해. 아래에서 색칠한 앨범은 뭐... 색칠한 이유가 있겠지.....




정차식 - 격동하는 현재사

 난 어덜트 뮤직이 좋다. 보통 어덜트 뮤직하면 끈적끈적 섹시한 음악을 떠올리기 쉬운데, 물론 당연히 그런것도 좋지만 단순히 '성행위'에 대한 은유나 묘사가 있는 음악보다 '어른의 정서'가 가사나 사운드에 질펀하게 포함되어 있는 음악들이 좋다는 말이다. 정차식의 두번째 앨범은(물론 첫번째 앨범도 그랬지만) 이 어른의 정서가 잘 묻어나있다. 게다가 참 '한국적'이다. 목소리도, 가사도, 7-80년대를 생각나게 하는 편곡이나 멜로디도, 참 '어른스러운'(게다가 사내다운!!) 앨범이다. 툭툭 읊조리는 보컬이 정말 좋다. 한 밤중 골목길을 터덜터덜 오르는 술취한 사내의 목소리다.




잠비나이 - 차연

 이 블로그를 통해, 그리고 내 페북을 통해 입이 마르고 닳도록 칭찬했었던 그들, 잠비나이. 국악기로 낼 수 있는 다양한 사운드의 실험같은 앨범이다. 장르로 따지면 포스트록에 가장 가까운데, 포스트록의 문법을 어느정도 따르면서도 거문고나 아쟁과 같은 독특한 악기를 사용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국악기를 사용은 했지만 지나치게 한국스럽지도, 또 그저 포스트록에 악기만 차용한 수준도 아닌, 적정선을 유지했다는게 이 앨범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자세한 건 리뷰 참조.




무키무키만만수 - 무키무키만만수

 왠지 칭찬들이 자자한 음반은 듣기가 좀 꺼려지는 더러운 성격의 소유자라서 이 음반도 꽤 늦게 들었다. 무심하고 시크하지만 패기를 가진 덕후느낌(!)의 음반이다. 분명 무키와 만수는 또라이 덕후일 것이다. 왠지 그런느낌이 강하게 들어.. 너무 잘 하려 하지도 않고 생각나는대로 두드리고 무심하게 악기를 얹은 뒤, 머리보다 입에서 먼저 나오는 듯한 가사가 인상적인 앨범인데, 그래도 달파란의 프로듀싱 덕인지 모양새는 또 갖췄다. 이런 음반이 처음은 아니다 보니 기념비적으로 독특한 음반은 아니지만, 2012년에 이런 음반도 있었다,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다.




SAZA최우준 - SAZA's Blues

 이 앨범 그야말로 진짜 '진국'이다. 진짜배기 한국형 블루스. 보통은 다른나라의 장르에 한국형이라는 말이 붙으면 본질이 왜곡되거나 퇴색되기 마련인데, 이 앨범은 블루스의 액기스를 한국식으로 잘 재현했다. 그들의 정서를 현대 우리네 삶의 애환으로 치환하고 청승맞지 않은, 유쾌하고 쿨한 정서로 풀어냈다. 타이틀도 그렇고 앨범 곳곳에 재치, 위트가 넘쳐나는 앨범이다. 더 잘됐어야 하는 앨범인데....


아침 - Overcome

 EP의 신선함이 정규앨범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조금 어색했던 1집에 비해 훨씬 더 색이 뚜렷하고 완성된 앨범이 나왔다. 전작만큼 다이내믹하면서도 전작과는 다르게 잘 정제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분명한 진화의 모습. 자세한건 사심과 잡담만 가득한 리뷰를 참조.


3호선 버터플라이 - Dreamtalk

 워낙 인디씬에 관심을 가진지 얼마되지 않은지라 3호선 버터플라이의 지난 앨범들은 들어보지 못했다. 8년만에 발매된 이 음반은 그들의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래서 더욱 빛나는, 관록의 앨범이라고들 말하더라. 그리고 난 몽롱한 음악과 마력의 보컬에 푹 빠졌다. 가끔 헤드폰으로 듣고 싶어지는 음악이 있는데 이 음악이 그런 음악이다. 조용히, 또 깊숙히 몰입하고 싶어지는 앨범.




프라이머리 -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

 프라이머리 스쿨부터 해서 꾸준히 좋은 앨범들을 내 왔지만 두장짜리 씨디로 이토록 멋진 완성도를 가진 앨범이라니!!! 도드라진 구석은 없는 앨범이다. 자칫 평범하고 무난하기 쉬운데, '도드라짐'을 판단하는 기준선 자체가 높은 앨범들이 있다. 다시 말해 대박곡은 별로 없지만 뺄 곡도 별로 없고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높아서 아쉬운 곡도 평작은 되는 앨범. 이 앨범이 그렇다. 저마다의 색을 가진 노래들이라 그 긴 앨범을 다 들어도 지루하다는 느낌을 못받았다. 장하다!!!!!!




뜨거운감자 - Who Doesn't Like Sweet Things

 '고백'으로 뜨거운감자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실망할 앨범이고, 지금까지 '뜨거운 감자의 음악'을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수긍할 앨범이다. 게다가 올 3월에 나온 김C의 솔로 미니앨범은 어땠던가. 그 앨범에서 받은 충격에 비하면 이 앨범의 변화는 무난한 수준이다. 그리고 사심 가득하게 김C의 가사가 너무 좋다. 앨범명부터 좋다. 얼마전에 무도에 나온 그를 보는데, 그 병약한 캐릭터에 빵빵터졌었다. 확실한건, 음악하는 김C는 너무너무 건강하다는거다. 무대에서는 두말할 나위없고. 




쿠마파크 - Kumapark

 첫 앨범이 나오기 전부터 지인에게서 자주 들었던, 내가 좋아할만한 음악을 한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정규 앨범이 없어서 들어볼 기회는 없고 라이브를 볼 기회는 번번히 틀어져서 매우 아쉬웠던 그룹, 쿠마파크.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재즈힙합은 아니고, 재즈, 힙합, 턴테이블리즘이 혼재되어있으며 소울풀하면서 펑키하다. 뭐래.. 사실 장르경계가 불분명한 앨범이다. 즉흥성은 재즈인데, 랩과 노래도 있고, 턴테이블이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 뭐,  재즈힙합이라고 다 멜로우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좀 산만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들의 실험엔 엄지손가락.




림지훈 -  Organ, Orgasm

 흐어.... 정차식의 앨범에 비하면 이 앨범은 조금 더 레알 어덜트뮤직. 정차식의 음반이 좀 더 마초이즘에 가깝다면 이건 남자의 순정, 아득함, 쓸쓸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남성적 관능미가 자리잡고 있다. 손가락으로 몸을 연주하듯 한 앨범이다.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폭풍이 휘감겨 오듯이.




10cm  - 2.0

 지난 앨범 "1.0"은 솔직히 별 볼일 없었는데, 이 앨범 괜찮다. 음악적으로 다양해졌는데 두루뭉실하던 전작에 비해 색이 뚜렷해졌고 탄탄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몇곡에서 보여준 탱고와 뽕끼는 정말 인상적. 다만 생각보다 덜 질펀하고 생각보다 덜 섹시해.. 왠지 뭔가 더 터뜨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있다면 한번쯤 숨기지 말았으면 좋겠다. 간보지 말고 '본격'으로 나가보자고 ㅋㅋ




나얼 - Principle Of My Soul

 나얼, 혹은 브아솔의 노래들이 나올때마다 은근히 까긴 까지만.. 그래도 이런 흑인음악을 제법 근사하게 구현한 음악은 일단 좋다. 처음엔 나얼식 고음남발과 발라드가 조금 아쉬웠는데, 대중을 생각한 곡들이라 하니 일단 수긍은 간다. 'Soul'이 아니라 'My Soul'을 들려주고 싶었던 거지. 그렇지만 난 그의 흑인음악들이 좋다. 필리소울을 중심으로 한 복고 소울 음반 하나 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글로는 괜찮은 곡들이 많지만 앨범으로는 역시 조금 아쉽다.




+ 앨범하나 더.





진보 KRNB

 이건 정규앨범은 아니니까. 하지만 참 잘 만든 앨범이다. 일단 '다시 만들기'에 대한 고뇌가 충분히 느껴지는데다가 한국에서 없었던 음악적 시도도 충분히 시행되었다는 점이 참 좋았다. 아, 이름처럼 이토록 진보적인 음반이라니.ㅋㅋㅋ 습작처럼 만들어진 이 앨범에서 진보의 크나큰 가능성을 보았다. 어서 2집 내줘!!!! 극찬이 들어간 앨범리뷰는 이곳에서 확인.



귀차니즘으로 흐지부지 되어가는 2012결산 - 2. 흑인음악편 보러가기

귀차니즘으로 흐지부지 되어가는 2012결산 - 3. 해외음악편 보러가기

 얼마전에 Frank Ocean의 새 앨범 리뷰를 쓰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곡들중에 하나로 Bad Religion을 꼽았었는데, 'Taxi Driver'로 시작하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번개같이 머릿속을 파바박 스쳐간 노래가 여럿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택시'라는 한정된 공간, 혹은 택시가 가진 특유의 정서를 노래하는 곡들이 제법 많았다. 요거 써보면 재밌겠다 싶어서 써보려고 ㅎㅎ 왠만하면 라이브버젼이나 뮤비를 올렸으니 원음은 알아서들 찾아들어보시길.





1. Frank Ocean - Bad Religion

 아무래도 시작하는 곡은, 이런 주제를 떠올리게 한 이 곡으로 시작하는게 좋을 것 같다. 정신병에 걸려버린 것 같다며, 택시기사에게 잠시만 자신의 주치의가 되어달라 말하는 화자는, 이루어지지도 않은 너무나도 힘든 그 사랑은 나쁜 종교와도 같다고 말한다. 억지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고, 나쁜걸 알지만 믿을 수 밖에 없으며, 스티로폼 컵 속의 청산가리를 먹으면 죽는 다는 것을 알지만 거부할 수 없는.. 택시는 가끔 신세한탄의 장이 되곤 한다. 내 일을 남에게 떠드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나는 보통 택시기사의 말을 받아주는 편이 대부분이지만.ㅎㅎ 노랫 속 화자는 기도가 필요하다는 택시기사의 말이 전혀 도움되지 않았지만, 한바탕 울고나서 기분은 조금 나아지지 않았을까.




2. 이별택시 - 김연우

 윤종신이 작사한 김연우의 이별택시. 윤종신은 '찌질함'의 대명사 맞다. 곡은 절절하게 슬플때가 많긴 하지만 가사를 곱씹고 현실에 대입해보면 진짜 찌질남 ㅋㅋ 내가 당하는 여자의 친구였다면 걔 왜그러냐며 질색을 했을 것 같은 ㅋㅋㅋㅋ 가사 속 그말대로 청승좀 떨지맠ㅋㅋㅋㅋㅋㅋㅋㅋ라지만 역시 한편으로는 감정이입되서 택시 아저씨의 눈치도 안보고 엉엉 우는 그 사람에 슬퍼진다....라지만 갑자기 왠지 엉엉 우는 화자가 입에 들어가지도 않는 주먹을 쑤셔놓고 울고 있을 것 같은 코믹한 장면이 떠올라 살짝 피식하게도 됨ㅋㅋㅋㅋ 복잡 미묘하지만 역시 참 좋은 노래다. 가사를 쓴 윤종신도, 이걸 부른 김연우도 참 가상한 선택들을 하셨다.






3. Prince - Lady Cab Driver

 뭐.. 날 아는 사람들은 이미 예상했겠짘ㅋㅋㅋㅋㅋ 프린스의 대박작품 1999에 수록된 Lady Cab Driver. 요즘엔 여성 택시 기사분들도 많이 늘긴 했는데, 여전히 이 곡에 나오는 것처럼 대박 섹시한 여성 택시 기사는 없ㅋ다ㅋ. 요즘 세상에 젊고 이쁜 처자가 택시를 몰았다간 일단 'ㅇㅇ 택시녀'로 일단 검색어 순위에 오를 것이고, 그 다음은 술 취한 잠재적 범죄자들의 타겟이 되겠지. 참, 험한 세상이다. 뭐, 하여간 상상은 자유니까. 섹시를 넘어버린 변태 프린스의 변태 송.




4. Lenny Kravitz - Mr. Cab Driver

 프린스 곡도 나왔으니 이 곡도 나와야지, 레니 크라비츠의 1집 수록곡 Mr. Cab Driver. 프린스에 대한 오마쥬곡 정도로 보면 되겠다. 물론 섹시한 남자 기사가 나와서 레니 크라비츠랑 뭐 @(#$&@(&%하는 그런 곡은 아니고(요즘 커밍아웃이 대세긴 하지만 ㅋㅋㅋ) 외모로 사람 판단해서 차별대우 하지마 씹쌔끼야!!!하는 곡임 ㅋㅋㅋ 둥둥거리는 베이스가 인상적인 곡. 얼마전 내한때도 불렀었지. Fuck You, I'm a Survivor. 



언제적 라이브냐.




5. R. Kelly - Taxi Cab

 알 켈리의 2010년 발매 된 Love Letter 수록곡이다. 알켈리 니가 섹스송의 대가 라는건 알겠는데 공공장소에서 그런짓 하지마 응?? 하다하다 택시에서 Make Love하면 택시 기사는 뭐가 됨. 택시기사는 보이지도 않나..가 아니라 택시기사도 같이 즐ㄱ.....읭??? 아무튼 그렇다. 여전히 섹스한 가수의 여전히 섹스한 송이다.





6. Tori Amos - Taxi Ride

 사실 가사는 신경써서 들어본 적 없는 곡이고, 굳이 택시 라이딩 안하고 그냥 걸어도, 자전거 라이딩을 해도, 자차를 타고 라이딩을 해도 살랑살랑 부는 바람과 잘 어울리는 곡이다. 봄에도 괜찮지만 약간 더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여름이 가장 잘 어울릴 듯. 그게 바닷바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굿. 토리 에이모스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모든 앨범을 들어본 것은 아니지만, 들어본 앨범중에 꽤 괜찮은 편이었던, 6집 Scarlet's Walk에 수록된 곡이다.




7. Vampire Weekend - Taxi Cab

 콜롬비아대학 출신의 인디 록밴드 Vampire Weekend의 2집 Contra 수록곡. 아.. 다시 들어봐도 이들의 1집, 2집은 진짜 좋다. 보통 솜씨가 아님ㅋㅋ 다양한 악기, 다양한 스타일을 정말 심플하게 주조해내는데 결코 비어보이지 않는다. 이 곡도 가사만큼이나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음악이다. 어쿠스틱하게 편성된 악기들이라서 더 맘에 들기도 하고.. 내 말에 맞장구 쳐주는 사람이 제일 좋다. 참 바람직한 택시기사다.




8. Joni Mitchell - Big Yellow Taxi

 아기자기 하면서도 신나는 노래. 나름 조니미첼의 노래중에서도 유명한 편이다. 조니 미첼이 도시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하와이에 쉬러 갔다가 그 곳의 자연환경에 감탄해서 만든 곡이라고 한다. 아름답고 깨끗한 바다와 푸른 야자수 잎을 보면서 감탄하다가, 아스팔트 주차장 위의 콘크리트 차를 보고 안타깝고 너무 슬펐다고.. 그렇다. 자연을 왜 자꾸 갉아먹어..... '공존'이 얼마나 중요한데, 사람들은 너무 많이 잊고 산다. 마지막에 그녀는 Big Yellow Taxi가 사랑하는 사람을 태우고 떠나버렸다고 이야기 한다. 있을 때 잘하자. 사랑도. 자연도.


라이브로!


9. 잔돈은 됐어요 - 다이나믹 듀오(Feat. 개리, 범키)

 역시 신세한탄의 장..ㅎㅎ bar도 비슷한 역할을 하긴 하지만, 확실히 이 곳이 좀 더 서민적이다. 소주한잔 마시고 돌아가는 짧은 시간. 짧은 위로. 내 또래의 이야기여서 더욱 마음에 와 닿는 곡이다. '잔돈은 됐어요, 아저씨.'





10. Bernard Herrmann - Theme From Taxi Driver

 마틴 스콜세지 감독 최대의 역작(이라고 생각하는) 택시 드라이버의 OST. 9곡 하고 더 이상 생각나는 곡이 없길래 마무리 짓는 글 쓰다가 급생각남 ㅋㅋ 아, 진짜 이 영화 대박인데.. 진짜 남자의 영화 ㅋㅋ 로망도 있지만, 지극히 현실적이기도 하고, 마초같지만 찌질하기도 하고. 영화 내내 반복되는 이 테마곡은 영화가 끝나고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강한 듯, 가녀린 듯한 섹소폰 소리가 너무 인상적이다.






 열 곡! 더 생각나는 곡도 없고 딱 맞췄네. 미션 썩세스!


 부쩍 추워졌다 싶었는데 어느새 한겨울이다. 날도 춥고 몸도 춥고 마음도 추운데, 음악까지 추울수는 없지. 크리스마스때까지야 매년 쏟아지는 캐롤들과 함께하면 된다지만 그마저도 지나고 나면 선뜻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지 망설여지곤 하는데, 그런 분들을 위해서 제안해보고자 한다. 겨울에 곧 잘 찾아듣곤 하는 음악들. 특히 요즈음에 생각나서 찾아들은 음악들이다.

첫번째로 Finn Silver - [Crossing The Rubicon]
 팝재즈를 부르는 여성 싱어의 첫번째 앨범이다. 따뜻한 목소리를 가진 여성싱어의 팝재즈 음반만큼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음악도 없다고 생각한다. 추운겨울 밖에서 신나게 놀고 들어와 엄마품속에 폭 안기는 그런 느낌. Finn Silver의 목소리는 그다지 특별할 것은 없다. 여느 팝재즈 싱어들처럼 맑고, 아늑하고, 편안하다. 처음 들었을때부터 언제나 들어왔다는 듯이 친근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음악이다. 뮤지션으로서는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중들에게는 때로는 이것이 상당히 좋은 무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이런 마음 시린 겨울이라면.

Finn Silver - Roadtrip
한 소절 듣자마자 빠져들것이다. 따뜻하고 매력적인 목소리에 멜로디마저도 따뜻하다.


비슷한 뮤지션으로는 대표주자 노라 존스(Norah Jones)와 잉거 마리(Inger Marie), 멜로디 가르돗(Melody Gardot), 국내에서는 윈터플레이(Winterplay) 정도가 있겠다. 특히 노래제목들 만큼이나 달콤하고 쌉쌀한 쵸콜릿 같은 음악을 들려주는 윈터플레이는 국내 팝재즈계의 보석과 같은 존재다.

Melody Gardot - Gone
멜로디 가르돗은 내가 유난히 좋아하는 뮤지션중에 하나.

Winterplay - Moon Over Bourbon Street
사실 눈 내리는 어느날이 가장 먼저 생각나서 첨부하고 싶었지만.. 유투브 링크가 소리가 좀 튀길래; 이 노래는 오늘의 주제하고는 살짝 거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투셰모나모 앨범에서 좋아하던 노래. 윈터플레이는 트럼펫 이주한, 기타 최우준, 베이스 소은규, 보컬 혜원씨로 구성된 실력파다.



두 번째로는 Leonard Cohen - [Songs Of Leonard Cohen]
레나드 코헨이야 이미 I'm Your Man으로 유명하다. 나도 아주 어렸을적부터 이 노래는 알고 있었는데, 모 CF광고 음악으로 쓰였기 때문이었다. 내가 어릴때만해도 CM송 모음집이라고 해서 CF에서 쓰였던 음악만을 모아서 테이프에 담겨져 나오곤 했었다. 이 아저씨의 목소리에는 나이 지긋한 중년의 따뜻함이있다.(정확히 말하면 중년과 노년의 그 어드메쯤) 사심없이 누구에게나 아빠 미소를 지어줄 것 같은 인자함. 중년의 중후함과 신사같은 매너. 내 지르지 않고 중저음으로 나긋나긋 부르는 목소리에는 그런 멋드러진 중년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장황하게 묘사했지만 오늘 링크할 노래는 레나드 코헨의 데뷔앨범에 수록된 노래다. 69년작이니까.. 35정도에 나온 앨범. 중년이라고 할 수 없는 나이에 나온 노래긴 하다. 그래서 준비한, 비교적 최근의 라이브 영상!

Leonard Cohen - Suzanne
원곡의 레나드 코헨은 나긋나긋하지만 목소리는 너무 젊다. 그 목소리도 좋지만, 난 중년의 레나드 코헨의 목소리를 더 좋아하니까. 그리고 그때보다는 지금이 더 좋고. 할배가 된 레나드 코헨의 수잔느를 들어보자. 바바리 코트속에 폭 안겨서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참았던 눈물이 왈칵 나올만큼의 위로. 이 할아버지 우리나이로 80이 다 되어 가는데 올해 2월에 신보가 나온다!! 멋지다. 정말 멋지다.



세번째는 앙리 살바도르(Henri Salvador) - [Chambre Avec Vue]
 사실 프랑스의 나이 많은 샹송 뮤지션이라는 것 이외에 아는 것은 없다. 근데 씨디도 몇장 가지고 있다. 이 아저씨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불러주는 샹송은 그냥 왠지 음악만 듣고 있게 되고, 음악에만 관심을 갖게 해준다. 부드러운 프랑스어 발음이 참 잘어울리는 목소리, 눈 내리는 하얀 풍경과 참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아래의 앨범커버 같은 포즈로 눈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고 있으면 참 좋다. 근데 이 아저씨 다른 노래나 뮤비 보면 여장도 하고 별 코믹한 뮤비 엄청 많다. 처음에 보고 이거 무슨 동명이인 아닐까 싶기도 했다.

Henri Salvador - Jardin D'hiver
쟈르뎅 디베어 정도로 읽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뜻은 겨울의 정원이다. 아무튼 코믹했던 몇몇 젊은 시절 영상을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곡이다. 아름다운 노래다.



네번째는 India Arie - [Testimony: Vol. 1, Life & Relationship],  Raul Midon - [State Of Mind]
 흑인, 소울, 어쿠스틱 이라는 키워드로 두 뮤지션을 묶었다. 라울 미동은 앨범도, 라이브 영상도 엄청 많이 들어봤던 좋아하는 뮤지션인데, 인디아 아리는 사실 아주 많이 좋아하는 뮤지션은 아니다. 그런데 겨울만 되면 마구마구 듣고 싶어질 때가 있다. 겨울은 아무래도 추우니까 전자음보다는 어쿠스틱한 음악들을 더 찾게 되나보다. 물론 많은 소울음악이 전자음보다는 어쿠스틱한 연주들을 선호하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돋보이는 뮤지션은 어쿠스틱 기타 한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인디아 아리와 라울 미동이다.

India Arie - Beautiful Flower
남아프리카에 있는 오프라 윈프리의 여성 리더쉽 아카데미를 돕기 위해 만든 노래라는데, 가사 정말 좋다. 목소리도 좋고.

Raul Midon - Sittin' In The Middle
라울 미동은 화려한 핑거링과 입으로 부르는 트럼펫 모사와 따뜻한 목소리를 가진 맹인 뮤지션이다. 따뜻한 노래도 많고 신나고 화려한 노래도 많은데, 마지막인만큼 조금 밝고 신나는 노래로 선곡해봤다. 맹인이라는 배경과 화려한 기타주법때문인지 보고 있으면 늘 흐뭇해진다. 기회가 된다면 State Of Mind라는 노래의 영상도 찾아보자. 오늘의 주제와는 조금 달라 생략했지만 그 노래는 정말 신들린 것 같다.



다섯번째, Bon Iver - Bon Iver
 사실 이 사람의 앨범은 나오자마자 듣긴했는데, '아 좋네.'하고 끝내버렸다. 호불호가 좀 갈릴 스타일이라고 생각했고, 개인적으로는 '호'였긴 했지만 몇번 듣고는 다시 듣지 않았었다. 근데 각종 매체에서 평가가 엄청 좋은것이다! 그래서 소개한다. 나한텐 그냥 '좋다'였지만 누군가에겐 '엄청 좋다!'가 될 수도 있으니까. 아, 본 이베어정도로 읽으면 된다. Iver가 프랑스어로 겨울을 뜻하고 Bon은 좋은, 합쳐서 좋은 겨울, 혹은 겨울 잘 보내라는 인사로도 쓰인다(고 한다). 근데 그렇게 따지면 본도 봉으로 읽어야 하긴 하지만.. 봉이나 본이나. 하여간 이름 답게 겨울에 잘 어울리는 좋은 음악들이 앨범에 실려있다.

Bon Iver - Holocene



여섯번째, Eels - [Tomorrow Morning]
 이 앨범도 참 좋다. 레너드 코헨이나 탐 웨이츠도 허스키 보이스지만 일스의 보이스는 쇳소리가 난다. 담담하게 부르는데 노래를 듣고나면 묵직한 감동이 느껴진다. 멜랑꼴릭하지만 따뜻한 일렉트릭 사운드와 가슴을 긁어대는 것 같은 목소리, 그리고 담담하게 부르는 창법이 겨울과 제법 잘 어울린다. 이 앨범을 처음 들은 건 재작년 가을이었는데, 가을보다 겨울에 훨씬 더 많이 찾아듣게 된 앨범이다.

Eels - Spectacular Girl
정말 스펙태큘러한 여자가 나오는 뮤직비디오.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왠지 개인적으로는 잘 어울리는 뮤직비디오 같아 보이진 않는다. 그게 매력이겠지만.



마지막으로 Amos Lee - [Amos Lee]
작년에 나왔던 Mission Bell도 괜찮은 앨범이었지만.. 그래도 이 앨범의 Keep It Loose, Keep It Tight을 들었던 날의 기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런의미에서 라이브로 띄워드립니다.

Amos Lee - Keep It Loose, Keep It Tight, Live At Abbey Road





원래 서너개 정도만 해서 올리려던게.. 점점 많아지고...  사실 겨울음악이라는 것도 결국은 취향나름이다.
그리고 여기 나온 음악들은 지극히 개인적으로 겨울에 생각나는 음악일 뿐이고. 누구나 계절별로 떠오르는 음악들이 있을 것이다. 오늘의 이 선곡들이 이 글을 보는 이들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되었음 하는 바람이다.

아주아주 추운 겨울, 이런 음악들과 함께라면 따뜻하게 보낼 수 있기는 개뿔. 오늘 얼어죽을뻔. ㄷㄷ
그래도, 우리 마음까지 추워지는건 안되지 않습니까.. 모두 마음만은 따뜻한 겨울 보낼 수 있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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