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몇 년전에 노트북에 이상이 생겨 서비스 센터에 다녀왔다. 노트북을 맡기고 기다리는데, 순간 비밀번호 해제를 하지 않았다는게 생각났다. 그리고 바로 기사님이 오셨다. 순간 나는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는데, 당시 비밀번호는 나의 최애 뮤지션의 이름이었다. 그 이름도 찬란한, 심지어 본명인, 나의 Prince느님. 하지만 차마 내 입으로 "제 비밀번호는 프린스입니다."라고 말을 할 수가 없어, 알파벳 하나씩 또박또박 "P.R.I.N.C.E요"라고 말했다. 기사님은 알파벳을 되뇌이시고는 굳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나의 눈에 자신의 눈을 맞추시고는 "아, 프린스요?"라고 말씀하셨다. 수줍게 "예"라고 대답한 나를 두고 돌아서신 기사님의 뒷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기사님은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며 그런 이야기를 했겠지. 오늘 오전에 자기 비밀번호를 왕자라고 저장하는 미친놈이 다녀갔다고. 그 날 밤은 잠이 오지 않았다.

 

2. 지난 달부터 클라이밍 상급반에 올라갔다. 클라이밍 강습반은 한 사람이 매달려 있으면 대기하는 다른 사람들이 뒤에서 응원도 해주고, 조언도 해주고, 완등후 내려오면 하이파이브도 쳐준다. 아주 훈훈한 분위기다. 상급반 둘째날, 볼더링 문제 하나를 요령없이, 힘으로 완등하고 내려왔다. 왠지 머쓱한 느낌이 들었는데, 내 자리 뒤에 앉아 있던 사람이 손을 내밀고 있었다. 나는 "아, 너무 힘으로 올라간 것 같아요"라고 말하면서 수줍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당황하는 듯한 그의 반응을 보며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보니 그 사람은 손목이 아파 손을 뒤로 꺾으며 스트레칭을 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스트레칭하는 손에다 굳이 하이파이브를 한거고. 이 코로나 시국에. 굳이. 그리고 나는 그 날 강습 내내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 날 밤도 잠이 오지 않았다.

 

3. 늘 첫인상은 신경이 쓰인다. 지금은 예전에 비하면 꽤나 초연해졌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신경은 쓰인다. 한 번 보고 다시 안 볼 것 같은 사람에게 풍기는 인상도 신경이 쓰이는데, 계속 부딪혀야 하는 사람이라면 오죽할까. 문득 학기초에 학교 분위기가 생각났다. 조용하기 짝이 없는 남자반이야 어색한 학기초만 지나면 난장판이 되지만, 여자반의 분위기는 정말 숨이 턱턱 막힌다. 같이 밥 먹으러 갈 사람이 필요하니까. 수학여행에 손잡고 다닐 짝이 필요하니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꾹꾹 눌러담았다가 결국 2학기에 폭발하는 일도 다반사다. 

 

4. 나는 사람보는 눈이 형편없다. 첫인상이 좋지 않았던 사람중에 좋았던 사람들이 많았다. 아니, 사실 대부분 알고보면 다 좋은 사람들이다. 사실 나는 싫어하는 사람이 별로없... 선우정아 노래 중에 한 구절을 듣고 되게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악마조차 울고 갈 만한 욕심이 아니라면, 사람들은 웬만하면 다 거기서 거기야." 때론 꼰대에 때론 욕심과 이기심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알고보면 괜찮은 사람이더라고. 

 

5. 관상은 과학. 요즘 내가 제일 혐오하는 말이다. 관상 잘 본다는 사람들도 혐오하고. 내가 사람보는 눈이 형편없어 그럴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겨우 몇 번 들어맞은 경험으로 자신의 관상보는 능력을 일반화 시킨, 확률적 오류에 불과하다고 본다. 외모로 판단하는건 너무 폭력적인 것 아니야? 그런 댓글도 많이 보이는데,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어 너무 피곤하다. 오늘도 울컥. 근데 너는 그 피곤한 사람과 다른 사람이냐. ㄴㄴ 아님. 잘 생각해보면 나도 사실 그것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사소한 행동부터, 외모, 피부색, 성별, 인종, 나이 뭐 이런건 둘째치고 지나치게 확고한 주관, 다짜고짜 하는 반말, 할 말 없으니 뱉어보는 개인사 질문, 글 쓸 때 잘 못 쓴 표준어, 내가 해봐서 아는데, 뒤끝 없다는 말로 포장한 감정 배출, 뭐 이런 것들. 나도 사람을 만나면 3초에 한 번씩 사람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 같다. 오늘도 반성.

 

6. 문득, "그 사람 알고 보니 괜찮은 사람이던데?"라는 말도 때로는 굉장히 폭력적인 말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말을 하지 말아야겠어. 닥치고 듣기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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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딜 틀어도 트로트다. 나는 뽕끼 별론데. 게다가 요즈음의 트로트는 굉장히 자극적이고 소모적인 음악만 생산되고 있다. 뽕끼도 싫은데 온통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따위의 음악만 유행하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 없다. 물론 신나고 귀에 쏙 박히는 음악도 충분히 매력있다. 그래도 낭만이 없어. 낭만이. 삶과 사랑과 인생을 노래하던 옛 시절의 성인가요의 맛은 보이지 않는다. 뭐, 사실 다른 장르는 안그러냐만은.. 나는 트로트가 황금기를 맞이한(적어도 인기면에서는) 이 시점이야 말로 기회라고 본다. 뭘 불러도 잘 들어줄 수 있는 열린 마음의 청중이 많은 이 때가. 트로트 안에서도 음악적 다양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2. 연예계 최고 세 명을 모아놓고 여름음악을 싹쓰리 하겠다고 만든 음악이 좀 아쉽다. 물론 차트는 싹쓸이하고 있지만.. 한 명은 가수가 아니고, 두 명은 댄스음악이랑 너무 안 어울린다. 심지어는 음악은 뉴트로도 아니고, 그렇다고 90년대 댄스음악의 감성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쉽다. 음원으로는 한 번 플레이하니까 다시 안땡겨서. 근데 저 누나랑 형들은 왜 나이를 안먹는겨...... 

 

3. 사흘을 3일인지 4일인지 모르는 것을 지적하면 꼰대소리를 듣기도 한다며? 그렇담 나는 이미 틀림. 꼰대할래. 

 3-1. 안그래도 요새 학교에서 상담끝나고 돌아설 때마다 자괴감에 빠진다. 왜 내가 그렇게 말이 많아진거야. 망했어. 

 

4. 비 좀 그만 와..... 햇빛 좀 보자...... 이적의 rain, 선우정아의 비온다 김예림 rain, SWV rain 좀 그만 듣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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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아. 블로그를 켰다! 글을 쓴다! 세상에!!

 

2. 세상이 멈춘 것 같다. 며칠전에는 3개월만에 밖에서 술을 마셔보았다. 그나마도 이태원발 감염자들 덕분에 찝찝한 마음이 들었지만, 3개월동안 참고 참은 약속을 깨기 너무 아까워서 다녀왔다. 직장에 친한 사람들과의 술자리는 더 오래된 것 같다. 풀 회포가 많은데, 풀지 못하고 있다. 학교엔 아이들이 없다. 시간이 가지 않는다. 가지 않아. 가지 않는데, 왜 벌써 올해는 5월인가. 그나마 시간이 흐른다는 생각이 드는건 운동갈 때마다 한장씩 쓰고 있는 마스크가 눈에 띄게 줄었을 때.. 나의 평일은 학교-집-운동-집..... 올바르다. 

2-1. 클라이밍은 계속 하고 있다. 6개월이 넘었다. 이거 인생운동이다. 산 안가고 실내에서만 뼈 삭기 전까지 해야지.

 

3.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몇 주째 수업을 찍어 올리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작업을 하는거니까 일단 장비부터 챙겨야지.... 그래서 아이패드를 샀다. 에어3. 그리고 애플 펜슬도. 아마 블로그를 열심히 했다면 여기에 자랑에 자랑에 자랑을 했겠지.. 돈이 체고다...... 아무튼 새로운 장비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수업을 하면서 느꼈다. 아, 그동안 꽤 정체되어 있었구나. 나는 그래도 하나씩 늘려가고는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대가 달려가는 속도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KTX를 타고 복도를 걷는데 나는 기차 내부만 보고 있던거지. 이런 생각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갔을 때도 유지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런 기회가 아니었다면 혁신의 ㅎ은 커녕 그냥 구시대 유물.. 어쨌거나 반성과 고민의 계기는 되었다는 말.

 

4. 나는 원래 윤종신의 오르막길(feat. 정인)을 좋아했다. 가사도 좋고. 참고로 윤종신이 부른 버젼은 너무 노티나서 싫다. 왠만하면 윤종신의 보컬이 그렇게 싫지 않은데... 충주 갔다가 현대 공익광고를 보았다. 대구 의료진이 가족과 함께 부른 오르막길. 이제 이런거 보고 울컥하는걸 보니 몸에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줄어들었나보다. 그냥 요즘 가끔 그래.... 그렇게 청년은 중......아니다. 아니야! 아니라고!!!

 

5. 주말에 서울에 올라오다가 재수할 때 구웠던(이 표현을 알면 늙은이..) CD를 들었다. 어셔의 슬로우잼이 나왔는데, 애드립 라인이 다른데서 분명히 들었던 라인이야.. 맨날 듣던 노랜데 왜 뜬금없이 생각났을까.. 아무튼 고민고민하다 휘성의 사랑은(feat. 이지영)에서 들은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생각해보니 휘성 3집도 재수할 때... 그 땐 왜 못느꼈지. 뭐 아무튼. 그렇게 그 노래를 떠올리고, 그를 떠올렸다. 새로나온 그의 노래들을 예전의 그 마음처럼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잘 살았으면 좋겠어. 형. 

 

6. 창 밖을 멍하니 보는 시간이 늘었다. 이어폰을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창 밖에 나뭇가지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을 본다. 그런 시간을 자각하고, 또 의식하고 갖는게 몇 년만인지도 모르겠다. 문득 글이 쓰고 싶어졌다. 그냥 아무말이나. 또, 아무 음악이나. 안선생님.. 블로그가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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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더키디의 해가 오고야 말았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나, 자유롭게 오가는 해저터널은 없지만, 그래도 손안에 pc 정도는 만들어 냈으니 이 정도면 과학상상그리기가 절반은 들어맞았다고 할 수 있지. 과학상상그리기 아직도 있을까. 아이들은 아직도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그리고 있을까. 

 

2. 나름대로 여기저기 다니고 이것저것 일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본업에서 멀어지니 좋긴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주 긍정적인 발전. 사실 글을 쓰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요즘 나온 앨범들 때문이다. 한 철 지난 느낌은 있지만, 요 몇달새에 아주 반갑고도 괜찮은 국내 앨범들이 꽤 나왔다. 아울러 요즘 유행(?)하는 2010년대 결산을 해보고 싶다. 요 몇년은 음악을 띄엄띄엄 들었다는 느낌도 있지만 그래도 2010년대는 진짜 음악을 많이 들었기 때문에.. 물론 생각만하고 안 쓸 걸..... 내가 늘 그래...

 

3. 뭔가 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 11월부터 클라이밍을 시작했는데, 요즘 푹 빠져있다. 3월 되면 또 못하게 될 것 같지만, 그 때까진 일단 열심히 할 계획. 어쨌거나 시큰둥했던 일상이 좀 바뀐 느낌이다. 무언가가 진짜 재미있다고 느낀게 얼마만인지.. 

 

4. 아, 3개월 전쯤엔 조카들이 태어났다. 쌍둥이. 얼마전에 2박3일 육아체험을 해봤는데, 어휴... 아버지, 어머니들 존경합니다. 특히 쌍둥이 부모님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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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집때만해도 그저 나름대로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좋은 뮤지션으로만 생각했는데, 날이 갈수록 놀라운 행보를 보여준다. 지난 앨범에서 재즈적인 어프로치 뿐만 아니라 모던록에 심지어 덥 스타일의 음악도 보여주더니 이번 앨범에서는 작정하고 네오소울 스타일의 음악을 보여주었다. 음.. 재즈적인 어프로치, 덥 스타일, 네오소울 스타일..이라는 애매한 용어를 쓰는 이유는 딱 한 장르로 규정하기 좀 애매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서사무엘의 보컬 스타일. 물론 그렇기 때문에 잡탕, 혼종 속에서도 앨범이 정체성이 생기는 것.

 어쨌든 결론은 이번 앨범 좋다. Misfit's Anthem을 듣자마자 베이스 라인과 겹겹히 쌓아올린 보컬 코러스에서 디안젤로의 냄새가 났다. 심지어 위 노래의 제목은 playaplayplaya ㅋㅋㅋ 물론 뭐, 노래는 디안젤로의 노래하고는 관계가 없지만.. 어쨌든 앨범 전체에서 초기부터 요즈음의 디안젤로를 연상케하는 지점이 있었다. 중간에는 맥스웰이나 라샨 패터슨이 떠오르기도 했고. 프린스도. 결정적으로 2집에 비해서 앨범 단위의 완성도가 더 좋아진 것 같다. 세련되고, 잘 다듬어진 것 같다. 싱글보단 앨범 단위로 플레이하길 권함.

 선공개곡 Jungle Riot에서는 Funk를 나름대로 재해석해서 진짜 신선하고 좋았는데.. 앨범에 왜 안실렸지 싶었다가 앨범 다 듣고나니 납득.  아무튼 좋다. 노래도 좋고, 뮤비도 좋아. 서사무엘을 보고 있으면 진짜 아티스트 같은 느낌이다. 왠지 좀 꼰대 같지만 이제는 프린스 같다는 말을 안쓰려고 했는데, 성향은 확실히 닮은 구석이 있어.. 장르 구분이 없고, 아이덴티티가 있다는 것. 앨범 프로듀싱 뿐 아니라 악기들도 대부분 직접 연주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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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10km 러닝은 이제 이걸로 끝. 10km는 몇번 뛰지도 않았지만 ㅋㅋ 그동안 페이스조절을 못해서 힘이 좀 남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도 기록은 나왔다. 계속 페이스가 오르고 있어서 좀 아쉽기도 하지만 어쨌든 1차목표 달성했으니 올해는 끝. 추워졌으니 당분간은 가볍게 뛰면서 무릎이랑 고관절 보호 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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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진보의 2집을 가장 좋아하는데.. 최근에는 진보의 오리지날리티가 많이 죽어서 아쉬웠다. 조금 길어진 KRNB 프로젝트는 가끔 신선하고 좋았지만, 각각의 노래에 대한 접근을 달리하다보니 진보의 아이덴티티가 다소 줄어들었다. 근데 이 노래는 플레이하자마자 갈증해소 ㅋㅋㅋㅋㅋ 사운드, 그루브, 가사, 뭐 뺄 것 없이 이거지... 게다가 호림이랑 같이라니 ㅋㅋㅋ 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네오소울 바이브가 가장 잘 살아있는, 진보 이후로 가장 애정하게된 남자 RNB뮤지션인데 ㅋㅋ 이거 일회성 아니죠????? 아니라고 말해... KRNB 이제 그만하고 이런거 해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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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난 푸른게 좋은데. 벌써 세상이 꽤 많이 붉게, 누렇게 변했다. 생각해보면 최근의 가을과 겨울은 좀 쓸쓸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올해는 돈을 들여서 무언가를 해보려고 한다. 돈을 들이면 뭐 열심히 하겠지. 돈이 역시 체고.....

 

2. 자이언티의 새 앨범이 나온다고 하는데 크게 기대가 되지 않는다. 사실 자이언티가 1집을 낼 때만해도 국내 R&B뮤지션이 풀렝쓰 앨범을 내준다는 것만으로도, 그것도 그 정도의 퀄리티의 앨범을 만들어 준다는 것만으로 너무 고맙고 반갑고 좋았는데.. 요즘은 그냥 그래. 여전히 가사는 까끌까끌 예상치 못한 지점들이 있지만, 웰메이드에 머무르려고 하는 그의 최근 음악 성향 때문인 것 같다. 특히 국내 R&B뮤지션들 중에 사운드의 만족감이 높았던 앨범들이 생각보다 꽤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R&B를 한다는 것이 이제 더이상 특별할 것이 없어져버리기도 했고.. 격세지감이다. 만약 블로그를 열심히 할 때 이렇게 많은 뮤지션들이 좋은 음악을 만들었다면 진짜 신났을 텐데.. 그 땐 겨우 소개하기도 바빴는데..

 

3. 티스토리 엑소더스.... 여긴 망했다. 정말 훌륭하신 블로거들이 너무 많이 빠져나갔다. 최근에 블로그 활동이 많이 뜸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검색 유입이 뚝 떨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충 1/3에서 1/4정도로. 티스토리는 원래도 마이너한 블로그였지만 요즘은 좀 심하다. 뭐, 나야 이제는 진짜 일기장이니까 적게 들어와도 상관없지만, 만약 내가 블로그를 한참 열심히 했을 때라면 네이버로 옮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내 간절한 바람은.. 유입이 없어도 되고, UI도 그대로 유지되어도 상관없으니 제발 싸이월드처럼 서버를 폐쇄하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 싸이월드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들이 쌓여있는 곳이라서..

 

4. 스트레스 생기니까 술을 먹고 싶어짐. 술먹으면 살찜. 살찌면 스트레스 받음. 스트레스 받으면 술을 먹고 싶어짐. 술먹으면 살찜. 살찌면... 

 이 뫼비우스적 굴레를 벗어나질 못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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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에 매긴 모든 평점이 4.0 이상인 감독이 몇명 있을 것 같은데.. 확실한건 쿠엔틴 타란티노는 그렇다. 딱히 영화적 장치도 없는 무쓸모 대화가 그렇게 재밌을 수 없고, 클라이막스에서 터지는 B급스러운 난장이 좋다. 이제 은퇴를 몇 작품 안남겨두고 있는데... 남자는 원래 한 입으로 세말쯤 가능함. 3점짜리 영화가 나올때까진 영화를 계속 만들어줬음 좋겠다. 아무튼 아래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영화 순위.

 

1. 저수지의 개들 - 영화적 재미는 바스터즈가, 영화적 감각은 킬빌이 훨씬 좋았는데.. 뭔가 날 것의 느낌이 나서 좋다. 이렇게 별 것 없는 얘기로 이렇듯 흥미진진하게 끌어가다니!

2.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 크리스토퍼 왈츠의 숨막히는 연기(관성적 표현이 아니라 진짜 숨멎..)와 B급스러운 극장 난사씬을 비롯해 매장면 스릴과 서스펜스, 유머와 카타르시스가 넘치는 특급 오락. 

3. 킬빌 vol.1 - 이 영화를 제대로 다시 봤을 때, 모든 장면이 이 영화의 시그니처 같은 느낌이었다. 장면과 배경과 OST 그리고 씹덕기질... 

4. 펄프픽션 - 저수지의 개들의 완성형. 

5. 장고 : 분노의 추적자 - D는 묵음이야.

6.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 나는 이 영화 진짜 좋았는데..는 코엔형제 영화도 좋아하기 때문일까.

7. 헤이트풀8 - 살짝 뻔해진감도 있었지만 아직도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면 웃음과 아픔이..

8. 데쓰 프루프 - 다른 어떤 영화보다도 B급냄새 물씬 풍기는 영화. 통쾌한 The End의 순간.

9. 킬빌 vol2. - 한 편짜리 영화였다지만 한 편짜리였다면 나는 다소 아쉬웠을 것 같아.

10. 재키 브라운 - 사무엘 잭슨의 어머니 발언은 이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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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테이지에서 진행하는 디깅클럽서울은 나올 때마다 챙겨듣는다. 쟁쟁한 뮤지션들이 많이 참여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옛날 노래 디깅하는 느낌도 나서 ㅋㅋ 누가들어도 윤상스러운 이 노래는 요즘사람들(?)에겐 원곡보다 이승기 버젼이 더 유명하긴 하지만, 이승기 버젼보단 원곡이 낫고, 원곡보단 이 곡이 나은 것 같다. 디깅클럽서울에서 나온 노래중에 가장 잘 만들어졌고, 가장 내 취향의 노래인 것 같다. 지바노프도 갈수록 성장하는 것 같아. 정규앨범 내줘 그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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