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하다. 가격이 좀 있는제품은 뜯었을 때 고급진 맛이 있어야지 ㅎㅎ 특히 케이스가 너무 예쁘다. 사실 이 제품은 나온지 좀 됐는데, 에어팟 프로와 새로나온 소니의 코드리스 이어폰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이걸로 결정하게 되었다. 생일선물로 받음 ㅎㅎ 에어팟은 디자인이 너무 구려서 못쓰겠고(아무리 짧아져도 콩나물은 영 취향과 안맞..) 소니의 신제품은 ANC기능을 제외하면 소리 자체가 나랑 잘 안맞을 것 같아서 버렸다. 젠하이져는 뭐.. 이미 헤드폰, 이어폰 등 써본 제품만 세개라 기본적인 믿음이 있었지만, 나온지 꽤 오래된 제품임에도 가격이 지랄맞게 안떨어져서 제외하고 있었다. 근데 신제품 발표하면서 요거 가격이 10만원 정도 떨어지더라. 그래서 냉큼 구입...이 아니라 구입해달라고 했지 ㅋㅋㅋ 장단점이 너무 뚜렷하지만 일단 잘 쓰고 있다.

 

 뭔가 착용감은 전에 쓰던 자브라에 비해 다소 미흡. 블루투쓰도 좀 불안정(이건 AS받아야 하나 싶다.), ANC는 좀 애매(10여년 전에 쓰던 소니 이어폰 수준은 될까..), 통화품질은 정말.. 워..... 장점은 음질 하나 ㅋㅋㅋ 근데 그거 하나 때문에 참고 써야겠다 싶더라. 공간감과 분리도가 차원이 다른 느낌. 뭐 전에 쓰던게 워낙 별로이기도 했지만, 뭐 이 정도면 막귀인 내 수준에서는 정말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아무튼 새 이어폰을 사면서 느낀 점은, 코드리스 이어폰은 단순히 '음질'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대부분 유럽에서 출시한 이어폰들이 음질에 비해 통화품질을 비롯해 편의성이 대단히 부족한데, 가만히 앉아서 음악감상용으로만 쓰는게 아니라 음악도 듣고, 다니면서 통화도 하고, 뭐 이런 용도로 쓰이다보니 나머지 부분을 간과할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에어팟이 참 좋은 선택이긴 한데.. 기본적으로 플랫한 음색을 좋아하기도 하고.. 디자인만 저 모양이 아니었다면.....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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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침잠이 없어진 것은 아직 지난주 출근의 기운이 남아있기 때문인지, 나이가 들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여느때와 다름없이 깼다. 출근하는 날이라면 어떻게든 조금 더 자려고 발버둥을 쳤을텐데, 오늘은 눈꺼풀이 이리도 가벼울 수 없다. 그거시 방학 첫 날... 날이 좋아서 뒷 산이라도 트래킹해야겠다 싶어 대충 썬크림만 덕지덕지 바르고 나갔다.

 대충 한 시간정도 돌았는데,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고 파란 하늘이라 산을 오르는 발걸음이 너무 가벼웠다. 날아다님. 특히나 산을 내려오며 봤던 출근길의 많은 사람들을 보니 뭔가 짠하기도 하고, 그 뭐랄까.. 우월감(?) 같은게 생겨서 행복했다ㅋㅋ 원래 쉬는 날엔 출근 시간에 카페가서 출근하는 사람들 구경해야 하는 거라며? 뭐 어쨌든 기분 좋게 시작하는 방학 첫 날이었다. 싸이코패쓰처럼 출근 하는 사람 구경을 해서 그런건 아니고 ㅋㅋㅋ 너무 날씨 좋은날에 가볍게 땀을 흘리고 에어컨 바람 쐬면서 커피마셔서 그래. 카페인 먹고 취한 듯. 

 

2. 아침 운동을 하고나니 하루하루 기록줄이는 맛으로 런닝하던 때가 생각났다. 2km정도 뛰고나면 호흡도 트이고 뭐랄까.. 머리에 피가 쏠리는 느낌?? 뭐 그런 비슷한 느낌이 난다. 도파민이 분비되는 느낌 ㅋㅋ 뭐 진짜 그 때 도파민이 나오는지는 모름 ㅋㅋ 근데 요즘은 즐겁기 시작하는 그 즈음부터 무릎이 아프기 시작한다는거... 뛸 수가 없다.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를 이렇게 강제로 할 수 없게 되다니.. 좀 서글프다. 

 

3. 하고 싶은 음악 얘기들이 좀 있었는데, 매번 시기를 놓쳤다. 빅마마의 신곡이 나오자마자 반가워서 썰을 좀 풀고 싶었는데 신곡도 나름 잘 빠졌고 이미 주목도 많이 받는 것 같아서 좀 애매해졌다. 뭐 아무튼 1집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나한테는 당시 노래들이 꽤 충격적이었다. 흑인음악의 감성이 너무 짙어서 ㅋㅋ 물론 앨범의 구성이 좀 산만해서 앨범 자체의 퀄리티가 높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좋아하는 노래들이 꽤 많았다. 특히 이지영님 목소리는 예전에도 지금도 늘 좋다. 멋있다. 그리고 다시 주목 받는 모습을 보니 왠지 뿌듯하고 그래. 

 

4. 오늘 백신 맞는다. 워낙 감기 같은거 모르고 지냈는데, 그래서 그런지 좀 걱정스럽긴 하다. 하루만에 괜찮아져야 내일 클라이밍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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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좀 듣는 노래다.

 

 

음악 블로그니까 음악 투척...은 당연한건데 왜 이렇게 어색하지. 너무 오랜만. 재즈민 설리번의 새 앨범 이후로 딱히 끌리는 앨범이 없었는데, Mereba의 새 EP는 잘 듣고 있다. 특히 이 노래는 과하지 않게 섞인 아프리카향이 에스닉한 느낌도 주고, 꽤 중독적이다. 

 

 

 이 노래도 맘에 들고. Mereba는 미레바인지 메레바인지 대체 뭐라고 읽어야 돼..싶었는데 메레바라고 발음하더라.

 

메레바를 처음 알게 된 건 요 노래다.

Mereba- Sandstorm(feat. JID)

 

뒤져보면 꽤 좋은 노래가 많다. 카테고리 이름을 일년에 싱글하나로 바꿔야 하나 싶다.

 

1. 제자들이 교생이 되어 학교를 다시 찾았다. 나이 먹었다는 것만 또 실감했지. 지난 월요일에 그 제자 중의 한 명이 '어젯밤에 학교 가는게 너무 설레서 잠이 안왔어요.'라는 이야기를 했다. 세상에. 나는 출근하기 싫어서 일요일 밤마다 잠이 안오는데... 오늘도 안 올건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나도 언젠가는 설렜던 순간이 있었던 것 같다. 그 희미한 감정위에 일상이 쌓이고 쌓이면서 잊혀졌을 뿐. 아무튼 교생들이 나오던 그 2주간, 좋으면서도 만감이 교차했던 것 같다. 이것저것 신경이 쓰이기도 했지만 지나고나니 참 아쉽더라. 

1-1. 오래된 편지들을, 오래된 쪽지들을 꺼내 읽어봤다. 적어도 다음주까지는 열심히 지낼 수 있는 동력이 될 것 같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주일을 살자.

 

2. 열심히 살기로는 우리 엄마가 참 열심히 사시는데.. 쌍둥이 조카를 봐주느라 평일은 누나네 집에 가서 시달리면서 매주 토요일에는 성음악 학원을 다닌다고 한시간을 달려서 6시간을 수업을 들으셨다. 그러기를 3년, 오늘 졸업미사 및 졸업연주회를 하셨다. 그레고리오 성가를 지휘하시는 모습을 보니 뭔가 찡하고 멋있다고 느꼈다. 

2-1. 우리 엄마는 30여년을 교직에 있으시다 몇 년전 퇴임을 하셨다. 그리고 3년간 다니시던 성음악 학원도 졸업을 하셨다. 끝마친다는 기분은.. 어떨까. 재수와 함께한 고등학교 졸업도, 임고에 떨어진 대학교 졸업도, 갑작스럽게 정리했던 학원 운영도, 뭔가 제대로 끝마친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

 

3. 가끔 공연장에서 만나던 사촌동생이 결혼을 했다. 내가 고등학생 때, 사촌동생이 중학생 시절 우리집에 놀러왔었고, 그 때 나스의 일매릭을 틀어줬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우습지만ㅋㅋㅋㅋ 그래도 나스는 못참짘ㅋ 게다가 일매릭인데?ㅋㅋ 나름 음악인생의 터닝포인트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예전에 술 진탕먹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축의금을 받느라 식장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신랑 입장음악으로 맥스웰의 The Urban Theme을 트는 걸보고 돈세다가 빵터졌다 ㅋㅋㅋ 축가는 대학교 동아리 사람들이 I'll Make Love To You를 부르지 않나(아니 아마추어인데 또 왜 이렇게 잘 부르는거야..) 아무튼 내가 봤던 결혼식 중에 가장 소울풀한 결혼식이었다. 소울충만하게 잘 살거라. 

 

20년을 들었는데 여전히 가슴떨리는 음악은 몇 안되는데.. 이게 그렇다. 앨범을 풀로 재생하는 내내 이렇게 좋기만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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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화를 샀다. 새거.

 

두둥.

 

 이전 클라이밍화는 매드락 레드라인 스트랩.

요거..

 

 1년 넘게 이걸로 버텼는데, 이제 자주 빨아서 그런지 바닥도 미끄럽고 그래서 실력이 안 늘어! 뭐 아무튼 그래서 안 느는거. 아무튼 그래. ㅋㅋㅋ 그리고 맨발로 1년을 신었더니 신발에 냄새가 배겼어...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이 신발은 세컨으로 두고 새 신발을 사기로 했다. 약간 새 신발을 사면 올락말락한 클테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ㅎㅎ

 

라 스포르티바 솔루션. 영롱하다 영롱해.

 

 종로 산악에 가서 스카르파도 몇개 신어보고 라 스포르티바도 몇 개 신어 봤는데, 요거 신는 순간 앞뒤 사방에서 꽉 잡아 주는 느낌 때문에 다른걸 고민 안하게 됐다. 너무 단단해서 아프거나 불편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적응하면 좋다고 하니 어떻게든 발을 적응시켜 보려고..

 

예쁘다. 열심히 해야지.

 

 비숍에서 개시. 새로 루트셋팅하고 처음 한거라서 비교는 안되지만 전보다 발이 안정된 것 같다... 그래야만 해... 돈 값하려면 ㅋㅋㅋㅋ 아닌게 아니라 확실히 안정감이 생기긴 했다. 무엇보다 집에서 신었을 때는 발이 엄청 아팠는데, 가서 신어보니 생각보다 신을만 했다. 피 안통하는 느낌은 좀 있었지만 ㅋㅋㅋㅋ

 아씨... 오랜만에 삘 받아서 열심히 블로그 글을 쓰다가.. 다 썼는데 날려먹음.ㅋㅋㅋㅋ 짜증나네?

 

 아무튼 이 글은 댄싱사이더 컴퍼니에 방문하여 사이더를 사고 작성한 글임. 얼마전에 댄싱사이더 컴퍼니라는 회사가 충주에서 자리를 잡았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어버이 날을 맞아 친정집이 있는 충주에 가다가 들러보았다. 일단 댄싱사이더 컴퍼니는 사이더를 만드는 곳인데, 사이더는 사과를 발효해서 만든 과실주를 뜻한다. 우리나라야 '사이다'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원래 사이더는 사과 발효주다. 사과 특유의 산미와 단맛, 그리고 탄산이 어우러진 술이다.

 

 충주사과 유명한건 다들 알지 않음? 사과사십쇼! 

 충주 지역의 특산품인 사과를 사용해서 만들고 있다니 지역사회와 공생도 되고 좋지 아니한가. 

 

 

 미리 전화를 하고 방문하긴 했는데.. 도착해서 보니 여기가 맞나 싶었다. 탭룸도 운영했었다고 하길래(지금은 사정상 쉬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방문하면 가게 같은 느낌도 있겠지 싶었는데 여긴 그냥 공장 ㅋㅋㅋ 족히 7-8미터는 되어 보이는 비닐문(사진에 보이는 저 구조물 전체가 비닐문이다.)을 열어 젖혀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2층 사무실에 들러서 술 사러 왔다고 말했는데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서 당황.. 안에 있던 사람들도 담당자가 없는지 당황 ㅋㅋㅋ

 

 

 뭐 어쨌거나 안내받고 내려가니 이런 창고 겸 브루잉하는 곳으로 안내를 받았다. 저기 꺼내놓은 사이더들 다 샀음. 인터넷 최저가보다 약간 할인을 더 해준다고 합니다. 충주시민여러분 여기입니다! 중앙탑 근처에요! 어쨌거나 안내해주시는 분이 인터넷 담당이라고 하시던데 엄청 전문가는 아닌 느낌.. 다만 너무 밝고 명랑하게 안내해주시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기분은 좋았다. '요새 로제'랑 '와쥬 블루'는 술담화를 통해 한 번 씩 마셔보았는데, 와쥬 블루는 마신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서 제외하고 나머지를 구매했다.

 

영롱하지 아니한가.

 

 요새 로제는 사과에 오미자를 블렌딩해서 만든 사이더인데, 적당히 달면서도 산미가 많아서 식전주로도 괜찮고, 식사랑 같이 가볍게 마시기에도 좋았다. 특히 오미자 특유의 그 오묘한 맛이 섞여서 더 매력있었던 것 같다. 어버이날에 활랍스터를 친정으로 주문해서 만들고 대접했는데, 그 때 이 사이더를 꺼내서 함께 마셨다. 영롱한 색 덕분에 분위기도 좋고 랍스터랑 잘 어울렸음. 사실 나는 랍스터 찌고 까고 이러느라고 한 잔 밖에 못마심 ㅋㅋ

 

4병 한 패키지.

 

 요건 작은 병 4종. 가장 왼쪽 루드베리는 사과랑 딸기 블렌딩이다. 딸기 블렌딩이라니 너무 내 타입 아니겠다 싶었는데, 딸기향이 섞인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여기서 나온 사이더 중에 가장 달긴 했는데, 기본적으로 사이더들이 산미가 강해서 아주 많이 달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파란색병인 댄싱 파파랑 빨간 병인 스윗 마마는 비슷하지만 스윗 마마는 좀 단 편이었고, 댄싱 파파는 드라이했다. 그리고 댄싱 파파 너무 취저.... 다 그린 치(?)는 아오리 사과로 만든 사이더고 가장 드라이하다고 하더라. 아오리 사과 답게 맛이 좀 더 날카로운 느낌이 있을 것 같은데 아직 냉장고에 있음..

 

오크라는 이름에 걸맞는 색.

 

  미국에서 오크통에서 숙성된 향을 내는 첨가물(?)을 만들어서 위스키를 제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랜시간을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코오오급 위스키하고 구분이 잘 안될 정도로 맛있다더라. 그리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서 싸고. 이 오크 랜드도 그런 성분을 추가한게 아닌가 싶다. 설명을 들었을 때 오크통에서 숙성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어서 그냥 그렇게 추측했음. 

 

 

 양갈비를 인터넷에서 주문해서 굽고 이 사이더를 꺼내 마셔보았다. 역시나 사이더의 산미는 있었지만 오크통의 향이 꽤 강하게 낫고 무엇보다 바디감이 꽤 있었다. 다른 사이더는 가볍게 마시기 좋았는데, 이건 바디감도 그렇고 도수도 9도나 되어서 확실히 차별점이 있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양갈비랑도 제법 잘 어울렸음. 그리고 양갈비 너무 맛있어.... 흐엉어언어ㅓ어엉

 

 

 간만에 양갈비를 먹고 싶어서 찾아보니 눈에 띄는 이름이 있어 주문함. 쉽-새끼... 이름 때문에 고르긴 했지만 냄새도 안나고 부드러워서 좋았다. 

 

 오랜만에 블로그 다운 글을 써보네.. 일 하기 싫은가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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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이를 먹으면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개소리야, 싶었지만. 실제 그것을 느끼고 있다. 물리적 시간이 빠르게 가는게 아니라, 감각 자체가 둔해진다는 느낌이 든다. 작은 일 하나하나가 큰 이벤트일 우리 쌍둥이 조카들의 시간과, 매일이 비슷하고 시큰둥한 내가 느끼는 시간이 같을리 없다. 같을리 없지. 어쨌든 나이를 먹는 것, 시간이 흐르는 것에 이렇게 둔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2. 평론가 이동진님이 나오는 유퀴즈를 봤다. 이동진 님의 인생 모토가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전체로 보면 되는대로' 였던가 아무튼 뭐 비스무레 했던것 같다. 요즘 내가 일하면서 강하게 느끼고..아니 정확하게는 그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아무튼 뭐 그래. 공감했단 말. 

 

3. 이동진님의 방대한 지식과 정돈된 언어 선택을 보며 내가 아주 잠시나마 평론가라는 직업군에 대해 고민을 했다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그 때도 나는 스스로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또 치기 어린 행동이었구나 싶음. 내가 처음으로 '다 컸다'라고 느꼈을 때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는데.. 그 땐 정말 알 것 다 안다고 생각했었다. 성장이 참 더디구나. 그렇게 맨날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안다고 생각하지 말자'를 외치고 다니면서 뭐가 맨날 다 컸고, 뭐가 맨날 다 아는거야 ㅋㅋㅋ

 

4. 무도 '나vs나' 편을 보았다. 2012년의 나와 2013년의 나가 대결하는 편이었는데, YB라인이 대충 내 나이랑 비슷한 것 같았다. 사실 멤버들 전체적으로 순발력이나 이런게 굉장히 많이 떨어진 것으로 보였는데, 이를 악물고 하면 이길 수 있는 종목들은 어떻게든 이겨내더라. 작년의 나를 이기려고 진지하게 참여하는 모습이, 또 이를 악무는 모습이 시간의 흐름을 부정하기 위한 몸부림처럼 느껴져서 조금 처연하기도 했다. 나도 같은 상황이었다면 기를 쓰고 이기려고 노력했겠지.... 그래도 늘어가는 흰머리는 못 감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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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이나 두고보면서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영화 Amy를 봤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나오는 Stronger Than Me를 듣자마자 가슴이 싱숭생숭하고 울컥하더니.. 결국 절반을 채 보지 못하고 껐다. BGM처럼 흘러가는 음악 하나하나만 들어도 마음이 아픈데, 그 결말까지 과연 다 볼 수 있을까 싶고.. 

 

  뮤지션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고 불러야 더 감정 전달도 잘 되고 몰입이 잘 된다는건 알겠는데.. 뱃 속 깊은 곳에서 끄집어 낸 그 감정을 노래 부를 때마다 마주하는 그 심정은 어떨까.. 그렇게 부르면서 멘탈은 괜찮을까,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같이 둔한 사람은 절대 상상할 수 없겠지..

 

 예전에 몇 번이고 돌려봤던 라이브 영상 하나를 올려본다. 공연이나 라이브에 대한 미련은 이제 많이 없어졌는데, 이 곳에 있었던 관객들은 조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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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이 많아졌다. 뭔가 책임져야 할 것도 많아졌다. 늘 그렇듯, 'ㅅㅂ 뭐 있겠어.' 이렇게 시작했는데, 막상 시작할 때가 되니 긴장도 되고 잘해야 하는 부담감도 조금은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다시 배째라 모드. 뭐, 누가 시키래? 머리털 쥐어 뜯고 흰머리가 늘어가는 것은 아닌가 걱정됐는데, 당분간 그럴일은 없을 듯 하다. 다행히도.

 

2. 다만, 나는 내성적인 사람인데 요즘 내가 가진 에너지보다 많은 에너지를 외향적으로 쓰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은 있다. 평소 같으면 입다물고 음악들으면서 내 할 일에 집중할 시간에 귀를 열고 사람들 말을 듣고 있다. 그냥 웃고 말 상황인데 한마디를 얹기도 하고, 해본적 없던 과한 칭찬을 하기도 한다. 말하면서도 가끔 스스로가 어색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혹시 지금 이 동력이 미래에 써야 할 것을 끌어오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공급원이 사라지는 날 모든게 귀찮고 하기 싫어지는 때가 오지는 않을까. 뭐, 그런 막연한 불안감. 

 

3. 아무튼 어제인가, 음악 들으면서 일하려고 이어폰 꽂았다가 두 곡도 채 못듣는 동안 이어폰을 세 번이나 빼버려서 음악듣는 것을 포기했던 적이 있다. 나는, 음악듣기를 좋아하고, 음악을 찾는 것이 취미인 사람이 맞는가. 정말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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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별 생각 없이 1년을 지내는 동안 국악이 힙한 음악이 되어버렸다. 아, 이미 너무 많은 유행을 타고 난 뒤니까 힙하다고 하기엔 좀 철 지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감각적인 음악에 훅 꽂히는 훅, 그리고 중독성 넘치는 안무와 의상까지 이날치의 음악은 힙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치가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악단광칠, 그리고 아주 예전부터 그런 음악을 해왔던 이자람도 슬쩍 주목을 받는 것 같더라.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이날치의 장영규님의 또다른 프로젝트 씽씽까지.. 아니, 잠비나이나 숨까지 이야기를 해야하나. 아니야 그건 힙하다고 하긴 좀 그렇고.

 

2. 예전에 국악과 관련된 글을 슬쩍 썼을 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사실 이런 식으로 낯설게 함으로써 새롭게 창조하는 것은 우리 국악에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전통의 복원'에만 초점을 맞추기에는 우리 국악은 너무 낡았다. 재미도 없고, 관심도 없어. 브라질의 MPB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도 현재와 과거가 끊임없이 대화하며 새로운 것들을 창조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 시도는 사실 전부터 계속 되어 왔는데, 이제야 터진 느낌이다. 그래서 놀랍진 않았지만, 너무나 반가웠다. 

 

3. 한 편 최근에 나는 비비의 음악과 영상을 꽤 많이 찾아봤다. 정규앨범도 하나 없어서 너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그냥 노래할 때, 또 만들 때의 애티튜드가 너무 좋다. 다만 이 친구의 멘탈이 너무 걱정스러운데.. 정권이형이랑 미래누나가 잘 케어하지 않을까.. 사실 음악적으로는 필굿에 있는게 좀 아쉽긴한데, 멘탈 관리 측면에서는 여기 있는게 너무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오래, 좋은 음악,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4.  넉살, 던말릭, 스월비, 비프리, 쿤디판다, 딥플로우, 뱃사공, 에이트레인, 서사무엘, 담예, 까데호. 올해 잘 들었던 국내 흑인음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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