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쓰는 글이 이런 비보라니.. 처음 주앙 질베르투나 안토니오 까를로스 조빔의 음악을 들을 때는 이름만 들어도 좀 있어보이니까.. 뭐 그런 허영심 반, 보사노바에 대한 호기심 반.. 고상해 보이잖아. 뭔가.. 까에타노 벨로주가 내한했을 때 어떻게든 갔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문득 든다.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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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 주말을 제사 준비로 분주하게 보냈더니 유난히 힘들었던 한 주였다. 일도 많은데, 졸업한 제자들이 많이 찾아왔다. 반가운 연락도 참 많이 왔고, 반가운 얼굴도 많이 봤다. 내 취향의 선물, 그들 취향의 선물, 이것저것 많이 받았다. 너무나도 고맙게도. 어찌보면 이 일을 하며 가장 보람되는 시간이 이 시간일텐데. 나는 왜 부끄러운가. 갑작스러운 현자타임 ㅋㅋㅋ 요즘은 늘 무거운 마음으로 퇴근하는 것 같다. 

 

2. 요즘은 주로 수학과 관련된 책을 많이 읽는다. 찾아보는 것도 많이 찾아보고.. 나름대로 재미는 있다. 읽다보면 써먹고 싶은 것, 만들어 보고 싶은 수업, 뭐 그런것들이 생긴다. 그냥 올해는 수학을 좀 고민해보는 한 해로 정했다. 재밌는데 뭐가 문제냐.. 세상엔 더 재밌는게 많은데 그런것들을 즐길시간이 줄어드는게 문제.... 그리고 나는 블로그에 수학과 관련된 글은 남기고 싶지 않아.... 

 

3. 얼마 전에 봤던 '단편소설집'이라는 연극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뻔한 플롯인데도 인상적인 텍스트들 덕분에 감정선을 차곡차곡 잘 쌓아갔던 것 같다. 뭐, 원래 입터는 작품들을 내가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지만 ㅋㅋㅋ 논쟁, 질투, 열정, 애정, 존경,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 젊음, 시간 등 이런저런 대화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었는데, 세시간의 런닝타임이 한시간으로 느껴질 정도로 밀도있는 작품이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물론 좋았고.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4. 티스토리 엄청 바뀌었네.. 익숙한게 편하다고 생각하다니. 나이 먹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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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고도가 20m 밖에 안되는.. 노른자 터져버린 계란 후라이처럼 생긴 작은 섬. 그 작은 섬의 절반 이상이 청보리밭이었다. 서울은 아직도 봄이 덜 온 것 같은데.. 조금 이르게 만났던 2019년의 봄. 느리게 흘렀던 그 곳에서의 시간이 조금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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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0일 즈음 제주도에서 일주일 가량을 보내고 왔다. 그냥 편하게 쉬고오자는 생각으로 간거였는데, 날씨가 지나치게 좋았다. 낮기온은 10도를 훌쩍 넘어가고 푸릇푸릇한 기운과 유채꽃이 피어나는 모습은 영락없는 봄이었다. 바람마저 잠잠하던 어느 날은 코트를 입고 있는 스스로가 머쓱타드.... 카메라를 매일 들고 다녔던 것은 아니었는데, 그래서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쉬운 날이 좀 있었다. 실금이 자글자글 생겨 카메라 노릇을 못하는 내 핸드폰이 참 원망스러웠다. 특히 이시돌 목장에 다시 다녀온 그 날. 뭐 아무튼. 좋았던 기억의 기록.




이중섭 거리엔 예쁜 공방이 많았다.

이중섭 미술관 옥상에서. 미세먼지에서 벗어난 것 하나로도 너무 좋았는데,가자마자 이런 좋은 날씨를 만났다.

제주도의 돌담.

너무 따뜻한 날씨에 꽃이 몽울져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사색하는 이중섭 아저씨 도촬.

매력적인 사람, 그리고 안타까웠던 사람.

생가에서.

1월의 제주가 원래 이렇게 푸르렀던가.

해질녘, 일몰 찍으러 숙소 근처 올레길을 따라 걸었다.

조금 걷다보니 여기가 스팟이다 싶었다. 근데 생각보다 해가 너무 늦게지더라. 망. 너무 오래기다림.

기다리다 모델 비율 찍사도 괜히 찍어보고.

낙조는 무보정이 제맛.

고만고만한 사진들 중에서 몇 개를 골라봤다. 해가 완전히 들어갈 때까지 거의 한시간을 기다린 것 같다.

그리고 다음날엔 새벽같이 새별오름으로 ㄱ. 새벽 사진은 흔들려야 제맛.

늦은 줄 알고 미친듯이 10분만에 올라갔는데, 새별오름은 대체 왜 이렇게 가파른거야.. 올라가다 숨멎을뻔.

도착했습니다. 안그래도 일출시간보다 빨리 도착했는데, 한라산 뒤로 떠오르는 해를 봐야하다보니 오름 정상에서 30분을 넘게 덜덜 떨었음. 운동하는 복장으로 가겠다고 옷도 가볍게 입었는데 망함. 새별오름에 새별 후드티 입고 감 ㅋㅋㅋㅋㅋㅋㅋ

해 뜨기 직전. 왼쪽에 불룩한 봉우리가 백록담.

해가 보이자마자 찍은 첫 사진.

이건 있어보이게 흑백.

황금빛으로 변하던 새별오름

내려와서 찍은 새별오름. 구름이 아니라 산 그림자다.

빛의 벙커.

요즘 핫하던데, 그림의 감상을 위해 가는 곳이 아니라 체험을 하러 가는 곳 이었다.

뭐, 대충 이런 느낌. 바닥부터 사방의 벽에 영상을 쏘아서, 공간 자체가 작품이 되는 곳이었다. 클림트 + 누군가였는데 한 사람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같이 간 누나와 엄마는 다른 자리에서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는데, 나는 그정도는 아니었다. 한 번 체험으로 충분하다 느꼈음.

건축 지망생들 덕분에 알게 된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 본태박물관에 갔다.

전시물이 있는 어떤 공간에 들어가기 위해 보통의 박물관이 '문'을 사용한다면 이 곳은 문을 열기전 길고긴 '통로'를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쉽게 보여주지 않는 공간, 그래서 더 의미있게 느껴지도록 구성했다고 느꼈다.

호박

뭐 이런 전시물이 있었음. 전시내용은 아주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었다.

건축물의 선이 예뻤다. 겨울이라 물이 말라서 좀 볼품없었다는건 아쉬웠지만.

날씨가 지나치게 좋아보이는데,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불던 날이었다. 몸이 뒤로 밀릴정도.

방주교회.

물 위를 지나야 예배당으로 갈 수 있다. 그래서 예배당 자체가 더 홀리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물위에 있다면 그런대로, 바람이 잔잔해서 하늘이 비추는 날은 또 그런대로.

개신교 신자는 아니지만 한 번 쯤 들어가보고 싶었던 건물.



사진은 이걸로 끝. 귀찮아서 더이상 들고다니지 않았다. 올리고보니 좀 아쉽기도 하고.. 아무튼 1월에 예상치 못 한 따뜻하고 예쁜 제주를 만나 행운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다음주에 또 감 ㅋㅋㅋㅋㅋㅋㅋ 개학하기 전에, 잠시라도 쉬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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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This_Is_America.jpg


 그래미 2관왕 기념. 정말 기괴하고 충격적이면서도 훌륭한 작품. 쓸데없는 상징과 은유를 많이 쓴, 그래서 다소 과해보이는 난해한 작품들이야 많지만.. 이 뮤직비디오는 그런 상징을 넣으면서도 중심이 되는 이미지를 명확하게 가져간 것 같다. 화제가 되고 처음 봤을 때의 충격이 가시지 않는다. 뮤비 속 첫 총격부터, 광기어린 표정들과 혼란스러운 상황들.. 잘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 한 편 보다도 훨씬 강렬하다. 특히 17초간의 정적은 정말.. 게다가 이게 차일디쉬 감비노의 노래라는 것에서 더 충격 ㅋㅋㅋ 내가 아는 이 횽은 이런 음악하던 횽이 아닌데... 그냥 감각적이고 힙터지는 노래들이 많았는데, 갑자기 컨셔스 래퍼가 됐어 ㅋㅋ 뮤비는 5억뷰에 다가서고 있다. 물론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거기도, 여기도.



4년만에 다시 쓰는 시리즈. 없어지는 것보다 쌓이는게 더 많으면 어쩌라는거냐. 지나고나서 느끼는거지만 이 시리즈는 누구에게 보여준다기 보다는 개인적인 지적 허영심에 올리는거.. 그래서 너무 좋다.


관련 이미지


YarBrough and Peoples - Don't Stop the Music(1981년 2월 4주~3월 4주, 5주간)

나는 처음들어봤는데, 알고보니 80년대 R&B 앨범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적이 있고, 싱글 차트에서는 두 번이나 1위를 차지했던, 나름 있기 있는 듀오다. 이 노래 무려 8분에 가까운 Funk 뮤직. 이 노래는 Funk긴 한데, 부기 리듬을 얹었다. 그래서 그런지 사실 별로 내 스타일이 아니다. 5주나 1위를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만큼 ㅋㅋㅋ 




smokey robinson being with you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Smokey Robinson - Being With You(1981년 4월 1주 ~ 1981년 5월 1주, 5주간)

혹시나해서 찾아봤더니 이 시리즈에서 스모키 로빈슨의 첫 노래. 근데 왜 난 처음 듣는 것 같지...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이 노래가 마지막 1위곡이다. 그래도 핫 백에도 2위에 오르는 등, 이 노래 자체는 굉장히 잘 나간 것 같다. 나는 지나치게 말랑한 노래라 별로인데.. 충분히 사랑스러울 수 있는 노래라고 느껴지긴한다. 왜 자꾸 별로인 노래들만 나오는겨.. 스모키 로빈슨 솔로 곡들 중에서도 좋은 노래 많은데..




a taste of honey sukiyaki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A Taste Of Honey - Sukiyaki(1981년 5월 2주. 1주간)

아.. 얘넨 또 누군데 기모노를 입고 있고, 노래 제목은 스키야키인거야..... 근데 왜 좋아 이거 ㅋㅋㅋㅋㅋ 스키야키 생각이 안나잖아. 알고보니 60년대 원작이 있는 일본 노래를 이 그룹의 보컬이 9살때 라디오로 듣고 매우 감동을 받아서, 커버버젼을 만들었다고 한다. 동양적인 원곡 느낌을 고스란히 살리면서도 이렇게 자연스럽게 알앤비 노래가 되다니, 진짜 좋다. 마지막 사요나라 빼고 ㅋㅋㅋㅋ 



이건 Kyu Sakamoto의 원곡.


아울러 이 노래는 78년에 나온 이 그룹의 데뷔곡 Boogie Oogie Oogie라는 노래인데, 핫 100에서도 1위를 했던 디스코 노래다. 이 노래 진짜 쩐다. 디스코 짱.


관련 이미지

Ray Parker jr and Raydio - A Woman Needs Love(1981년 5월 3주~5월 4주, 2주간)

아는 노래라고는 고스트바스터즈 밖에 없던 레이 파커 주니어와 그의 밴드 레이디오의 노래다. 이 노래 달달하잖아. 좋다. 이 노래가 별로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으면 늙은이 맞는거지?? 망함. 






 4곡만 올렸는데, 아는 뮤지션은 있어도 아는 노래는 없다. 81년 후반부터는 팝음악사에 길이 남을 굵직한 노래들이 많이 나오는데.. 오늘은 좀 허전하네. 그래도 소득은 있었다. 그리고 이 시리즈는 언제 다시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음. 변덕 생기면 돌아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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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검색도 안되는 소울라이즈드 글을 긁어와본다. 없어지기 전에 남겨두려고. 무려 8년전 글. 







 지금 들어보면 음악은 다소 과한감이 있고, 리뷰는 읽어보면 다소 과한감이 있다. 뭐, 다소 과한 소울음악이 이 뮤지션의 정체성이긴 하지만 ㅋㅋ 확실히 요즘 음악은 아니다. 그래도 좋아. 당시 한참 유행하던 레트로 소울 음악들하고도 또 다른 느낌이고.

 꼭 기억하라던 워렌 딘 플란데즈는 작년즈음 앨범을 내고 활동을 다시 시작하였다. 꼭 기억하라고 호들갑 떤 것 치고 너무 늦게 나온게 아닌가 싶다.




 이건 작년에 나온 앨범의 타이틀 곡, Born For Greatness. 여전한 보컬과 여전한 음악이다. 그래서 더 반갑고 좋았던 음악.




여기부터 8년전 글.


촉이 온다.

 앨범 커버를 보는 것은 그 뮤지션의 앨범을 즐기는 데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특히나 앨범 전체를 플레이 하고 나서 다시 앨범 커버를 봤을 때, 뮤지션의 의도를 깨닫는 즐거움은 정말 경험해본 사람만 안다. 반전영화의 치밀한 단서 하나 발견한 기분?ㅎㅎ 며칠전에 싸이 뮤직의 신보들을 살펴보던 중에 눈에 확 들어오는 커버를 발견했다. 인상깊었던 이유는 아마도 특이한 헤어스타일이 Maxwell의 Embrya를 떠오르게 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 앨범은 맥스웰의 가장 실험성이 짙은 앨범이었는데, 낯선 긴장감이 날 매혹시킨 앨범이었다. 게다가 앨범 제목도 Vintage Love라니.. 최근 몇년간 복고 바람이, 그것도 7-80년대 느낌을 제대로 구현해 내는 복고 앨범이 발매가 되고 호평을 받았는데, 이 앨범 제목은 그 열풍을 고스란히 이어가는 듯한 노골적인 제목이었다. Warren Dean Flandez. 처음들어보는 생소한 이름이었고, 검색해봐도 나오는게 별로 없는 신인 뮤지션의 데뷔 앨범이었다.

 

별 것 없는 커버인데, 괜히 들어봐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운명이었나..ㅎㅎㅎ


 알 수 있던 것은 싸이 뮤직에 소개된 정도. 마빈게이의 백업싱어이자 키보디스트였던 Checo Tohomaso가 이끌던 성가대에서 독보적인 모습을 보이자, 그의 권유로 데뷔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어릴 때 부터 Donny Hathaway나 Curtis Mayfield, Al Green 같은 소울 뮤지션을 동경하며 자라왔다는 것. 하여간 들어봐야 할 명분은 충분했다. 그리고, 촉이 온다.






고전 소울에 현대적 세련미를 더한 데뷔 앨범, Vintage Love.

 앨범은 인트로격인 Introduction로 시작한다. 사실 가끔가다 듣게 되는 "Let me introduce myself~"라는 가사만 들으면 아직도 너무 오글거린다. 특히나 한글로 번역해서 생각한다면 더더욱.... 여하간 오글거림도 잠시, 거침없는 팔세토 창법과 "Give you something, you can feel"을 외치며 시작된 첫번째 곡 Baby, Baby, Baby (I'm Checkin' In)은 그야 말로 그가 전해주는 것을 온 몸으로 느낄만한 트랙이다. 시종일관 노래를 감싸는 브라스와, Baby, Baby, Baby를 외치는 중독성 강한 후크, 1분45초부터 서서히 감정을 고조시키다가 중간에 한번 쉬어가는 완급조절, 온 몸으로 들썩 거릴 수 밖에 없는 그루브함, 전자음 없이 실연주로 진행되는 고전적 사실감, 그리고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여유있고 유연한 보컬. 신난다. 모두가 낯설어하는 뮤지션의 첫 공연에서, 낯선 모습을 극복하고 모두를 격렬한 흥분속에 빠뜨리는 멋진 공연을 보는 것 같은 짜릿함. 이들의 첫번째 노래는 그런 곡이라고 생각한다. 네번째 트랙인 Love You (Like You Do)도 마찬가지다. 고전 소울의 그루브함과 현대적 세련미의 교차점에 있는 이 노래 들은 그가 어릴적부터 Curtis Mayfield를 동경해 왔다는 것을 충분히 수긍하게 하는 트랙들이다. 신나는 로큰롤 리듬 위에서 거침없이 즐기는 그의 맛깔나는 보컬은 그를 주목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준다.

 

 앨범과 동명의 곡 Vintage Love에서는 워렌의 달달한 보컬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진성과 가성을 오가는, 허스키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그의 목소리는 과하지 않고 느끼하지 않다. 가스펠 느낌 물씬 풍기는 Mayfield Park Free, He Ain't Heavy같은 노래에서도 그의 목소리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데, 특히나 코러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코러스들을 여유있게 이끌어가는 그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가 성가대에서 활동했던 이력이나 Donny Hathaway를 좋아했다던 그의 과거를 수긍하게 만들어준다. Donny Hathaway만큼이라고 하면 조금 과할지도 모르겠지만 워렌도 코러스를 이용해 사운드를 풍부하게 하는 능력은 꽤나 괜찮다. 신인이라는 꼬리표를 떼더라도 말이다.

 

 

 앨범에서 주목해야할 몇곡이 더 있다. 일단은 Ginuwine의 2001년작 <The Life>에 수록되었던 Superhuman를 커버한 곡 Superhuman이다. 신인의 데뷔앨범에, 그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적당한 커버곡치고는 완성도가 꽤나 높다. 후반부까지 곡을 힘있게 끌고가는 능력만큼은 원곡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피아노 한 대로 잔잔한 발라드 트랙처럼 시작되는 You Were My Life도 주목할 만 하다. 피아노에 조금씩 추가되는 현악기와 드럼, 그리고 그의 목소리로 계속해서 절절하게 외치는 You were my Life. 그리고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드라마틱한 구성. 떠날 것을 알지만, 당신은 나의 모든 것이었다고 외치는 그의 가슴아픈 외침이 더 강렬하게 와 닿는 곡이다. 4분 10여초의 짧지도, 길지도 않은 런닝타임에서 변화되는 다양한 분위기에 따라, 워렌의 보컬도 음악과 어울리는 다이나믹함을 보여주고 있다. 캐나다의 여성 싱어 Divine Brown과 함께한 Ungrateful도 전형적인듯 슬쩍 비껴가는 모습이 인상적인 놓쳐서는 안 될 트랙이다.
 
 한가지 조금 아쉬운 점은 한 곡, 한 곡, 정성들여 만들었다는 것은 알겠으나, 아직 이 뮤지션에 대한 색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아니, 색이라기보다는 개개인의 뮤지션에서 나타나는 특유의 아우라가 조금 약하다. '좋은데?'하고 듣지만 훅 빨려들어갈 만한 치명적인 매력이나 정체성이 아쉽다. 게다가 앨범의 마지막은 More Than You Can Chew인데, 몽롱한 사운드에 잘게 쪼갠 비트가 앨범의 다른 노래와 약간은 괴리감을 준다. 사실 앨범의 다른곡들과는 다르게 일렉트로 사운드에 동양적인 느낌까지 집어 넣은 이 트랜디한 노래의 저의를 잘 모르겠다. 급격한 반전을 예고하는 다음 앨범의 예고편격인 트랙인지, 본인이 하고 싶었던 또 다른 실험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뭐, 그렇다고 해도 이 뮤지션의 앨범을 듣고 즐기는데에 큰 무리는 없다고 생각되지만..

 

이미지 출처 : Warren Dean Flandez Official Site. http://www.warrendeanflandez.com/

 

기억하세요, Warren Dean Flandez.

 남자 소울싱어의 맥이 뚝 끊긴 것같은 이 상황에 참 반가운 뮤지션이다. 물론, Maxwell, Raphael Saadiq, Musiq 등의 뮤지션이 최근까지도 앨범을 발매하며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아니, 아직도 끝을 모를정도로 진화하는 뮤지션임을)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새로운 얼굴은 아니었다. 뮤지션들의 1집이 뮤지션 커리어의 정점이되는 경우를 꽤나 많이 봐왔다. 정말 꽤 괜찮은 뮤지션의 데뷔작이지만, Classic이라 불리는 수많은 1집 앨범중에 이 앨범을 끼워 넣을 자격이 있을까? 라고 묻는다면 "글쎄?"정도로 밖에는 답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앞으로 기대해도 될만한 뮤지션인가? 라는 질문에는 무조건 YESSSSS!!!!를 외칠 수 있을 것 같다. 이름은 좀 길지만, 기억하세요, 꼭. Warren Dean Flande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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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오는 날 밤에 운전할 때 문득 생각나는 노래들이 있다. 우울할 땐 레이첼 야마가타, 기분 좋을 땐 이 노래. 아, 빌리 조엘의 피아노 맨까지. 그냥 나는 그래 ㅋㅋ 아마도 처음 이 노래를 이 영상으로 접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Can I just have one more moondance with you, my love Can I just make some more romance with you, my love 


 섹시한 노래임에는 틀림없다.





2018년 좋게들은 해외 앨범. 순서는 무작위. 생각나는 대로. 근데 1위는 자넬모네 맞음 ㅋㅋ 2위도. 


1. Janelle Monae - [Dirty Computer]

2. Kali Uchis - [Isolation]

3. Joji - [Ballad1]

4. The Internet - [Hive Mind]

5. Blood Orange - [Negro Swan]

6. Jorja smith - [Lost & Found]

7. Kamasi Washington - [Heaven And Earth]

8. H.E.R - [I Used To Love Her]

9. Nao - [Saturn]

10. Lykke Li - [So Sad So Sexy]

11. Grouper - [Grid Of Points]

12. Anderson paak - [Oxnard]

13. Phony Ppl - [Mozaik]

14. Mitski - [Be The Cowboy]

15. The Weeknd - [My Dear Melancholy]

16. Pusha T - [Daytona]

17. Jose James - [Lean On Me]

18. Stimulator Jones - [Exotic Worlds and Masterful Treasures]



이건 국내앨범. 역시 순서는 무작위. 코멘트도 내 맘대로.

 

1. 수민 - [Your Home] 올해 최고 수작이라고 봐도 될 듯.

2. 소마 - [봄] 그래도 제일 많이 들은건 이 앨범.

3. 호림 - [Metrocity] 새롭진 않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만큼 네오소울을 멋지고 완성도있게 구현할 사람 없음. 나는 이 앨범이 왜 호불호가 갈리는지도 이해가지 않는다.

4. 히피는 집시였다 - [언어]

5. 뱃사공 - [탕아] 한대음 힙합 앨범 상은 뱃사공이 받았으면 좋겠다.

6. XXX - [Language] 독창성에 대한 병적인 집착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도 집요하게 파서 이정도 감흥을 내는게 쉬운일은 아니지.

7. Jclef - [flaw, flaw] 올해의 신인.

8. 서사무엘 - [UNITY]

9. 혁오 - [24]

10. 김사월 - [로맨스]

11. 장기하와 얼굴들 - [mono] 장얼안녕.

12. 장필순 - [소길花] 

13. 세이수미 - [Where We Were Together] Old Town은 우리나라 밴드의 음악 같지 않다. 너무 잘 만들었어.

14. 자우림 - [자우림] 역시 우림이 언니.

15. 유하 - [젊은이] 올해의 포크 앨범.

16. 마더바이브 - [마더바이브]




아. 올해의 영상.

마미손 - [소년점프] 우리나라 최고의 알터 에고가 핑크색 가면을 쓴 변태덕후 같은 놈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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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네 뮤비 이거 뭐야 ㅋㅋㅋㅋㅋㅋㅋ 아줌마 표정 너무 신나고 몸짓 너무 Funky네 완전 Funky ㅋㅋㅋㅋ 그 와중에 음악도 좋아 ㅋㅋㅋ



크루앙빈(?)은 휴스턴의 3인조 밴드란다. Funky한 음악도 하고 싸이키델릭한 음악도 하는 인스트루멘탈 밴드인데, 전반적인 음악 분위기는 이 노래처럼 그냥 Chill한 느낌. BGM으로 쓰기 좋은 음악이 많다. 독특한 뮤비들도 많은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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