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아. 블로그를 켰다! 글을 쓴다! 세상에!!

 

2. 세상이 멈춘 것 같다. 며칠전에는 3개월만에 밖에서 술을 마셔보았다. 그나마도 이태원발 감염자들 덕분에 찝찝한 마음이 들었지만, 3개월동안 참고 참은 약속을 깨기 너무 아까워서 다녀왔다. 직장에 친한 사람들과의 술자리는 더 오래된 것 같다. 풀 회포가 많은데, 풀지 못하고 있다. 학교엔 아이들이 없다. 시간이 가지 않는다. 가지 않아. 가지 않는데, 왜 벌써 올해는 5월인가. 그나마 시간이 흐른다는 생각이 드는건 운동갈 때마다 한장씩 쓰고 있는 마스크가 눈에 띄게 줄었을 때.. 나의 평일은 학교-집-운동-집..... 올바르다. 

2-1. 클라이밍은 계속 하고 있다. 6개월이 넘었다. 이거 인생운동이다. 산 안가고 실내에서만 뼈 삭기 전까지 해야지.

 

3.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몇 주째 수업을 찍어 올리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서 작업을 하는거니까 일단 장비부터 챙겨야지.... 그래서 아이패드를 샀다. 에어3. 그리고 애플 펜슬도. 아마 블로그를 열심히 했다면 여기에 자랑에 자랑에 자랑을 했겠지.. 돈이 체고다...... 아무튼 새로운 장비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수업을 하면서 느꼈다. 아, 그동안 꽤 정체되어 있었구나. 나는 그래도 하나씩 늘려가고는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대가 달려가는 속도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KTX를 타고 복도를 걷는데 나는 기차 내부만 보고 있던거지. 이런 생각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갔을 때도 유지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런 기회가 아니었다면 혁신의 ㅎ은 커녕 그냥 구시대 유물.. 어쨌거나 반성과 고민의 계기는 되었다는 말.

 

4. 나는 원래 윤종신의 오르막길(feat. 정인)을 좋아했다. 가사도 좋고. 참고로 윤종신이 부른 버젼은 너무 노티나서 싫다. 왠만하면 윤종신의 보컬이 그렇게 싫지 않은데... 충주 갔다가 현대 공익광고를 보았다. 대구 의료진이 가족과 함께 부른 오르막길. 이제 이런거 보고 울컥하는걸 보니 몸에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줄어들었나보다. 그냥 요즘 가끔 그래.... 그렇게 청년은 중......아니다. 아니야! 아니라고!!!

 

5. 주말에 서울에 올라오다가 재수할 때 구웠던(이 표현을 알면 늙은이..) CD를 들었다. 어셔의 슬로우잼이 나왔는데, 애드립 라인이 다른데서 분명히 들었던 라인이야.. 맨날 듣던 노랜데 왜 뜬금없이 생각났을까.. 아무튼 고민고민하다 휘성의 사랑은(feat. 이지영)에서 들은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생각해보니 휘성 3집도 재수할 때... 그 땐 왜 못느꼈지. 뭐 아무튼. 그렇게 그 노래를 떠올리고, 그를 떠올렸다. 새로나온 그의 노래들을 예전의 그 마음처럼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잘 살았으면 좋겠어. 형. 

 

6. 창 밖을 멍하니 보는 시간이 늘었다. 이어폰을 끼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창 밖에 나뭇가지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을 본다. 그런 시간을 자각하고, 또 의식하고 갖는게 몇 년만인지도 모르겠다. 문득 글이 쓰고 싶어졌다. 그냥 아무말이나. 또, 아무 음악이나. 안선생님.. 블로그가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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