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뉴에이지 음반에 대해 블로그에 포스팅 할 날이 올 줄이야... 음.. 사실 음반리뷰라기 보다는 추억팔이 정도. 어느새 12월이다. 12월의 음악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의 1982년작 <December>가 떠올랐다. 뉴에이지 음악은 사실 누가 들어도 좋고, 누가 들어도 충분히 아름다운 음악이다. 태생적으로 명상이나 휴식을 위해 나타난 음악이다.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기뻐도 아름답고, 슬퍼도 아름답다. 아름다움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음악적, 학술적 기준이 아니라 일상적 기준에서 말하는 '아름다움'을 가장 극대화 시키려고 노력하는 장르가 뉴에이지 아닐까. 하지만 그냥 아름답기만 하기 때문에 내 취향은 아님 ㅋㅋㅋㅋ 생각없이 듣게 되잖아. 너무 심심해. 가장 잘 어울릴 법한 곳은 역시 백화점 화장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니까 ㅋㅋㅋㅋ 섭식만큼 중요한 배변..

 

 

 

 

 초딩때까지는 내가 뭘 주체적으로 들은 게 없고, 누나가 듣는걸 듣던가, 아니면 라디오에서 나오는 것을 들었다. 이 음반도 역시 초딩때, 누나방에서 들었던 앨범. 당시에 들었을 때는 그냥 클래식인 줄 알았다. "피아노 음악 = 클래식" 뭐.. 그 나이 땐 다 그런거지. 인터넷이 있나 뭐가 있나. 하여튼 고급진 클래식 음악임에도 귀에 쏙쏙 들어왔던 게 신기했고(클래식이 귀에 쏙쏙들어오다니 내 귀 쫌 고급인듯, 올. 이랬을지도.) 당시에 듣기에도 멜로디가 참 예쁘다고 생각했었다. 중학생이 되어서야 뉴에이지라는 음악장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죠지 윈스턴의 음악이 클래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헐. 대체 클래식하고 뉴에이지는 뭔 차이야?? 하지만 관심이 없어서 알아볼 생각은 안했다.. 그 때 내 관심은 오로지 힙합.

 

 어쨌거나 이 노래의 세번째 곡인 "Joy"가 바흐의 칸타타를 편곡한 노래이고, 캐논 변주곡도 있기 때문에 뭐 완전히 틀린말은 아니지만.. 사실 이 음반은 캐롤음반에 가깝다. 완전히 캐롤이라기엔, 좀 겨울 헌정음반 같은 느낌이 있고. 겨울의 쓸쓸함과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노래들이다. 사실 이 음반을 내기전에 <Autumn>과 <Winter into Spring>이라는 앨범을 냈고, 시리즈에 탄력을 좀 받아서 이 앨범 다음에 <Summer>도 발매했다. 이건 거의 비발디 사계. 물론 비발디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아,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였던 <The Peanuts>의 OST인 <Linus & Lucy>도 연주한 앨범도 있다. 모르는 새 이것저것 많이 내셨구나 이 아저씨.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첫 곡인 "Thanksgiving". 고등학교 땐가 중학교 땐가, 이거 치려고 다 까먹었던 피아노 다시 연습했던 때도 있었는데.. 아련하다. 그리고 이 노래 속 아련함이 내 추억들과 연결되어 좀 더 짠하게 마음에 와 닿는다. 그리고는 음.... 음... "Joy"도 괜찮고.. 음... 뭐..... 근데... 역시 다시 들어도 내 취향은 아니다. 간만에 들으려고 플레이 했는데, 역시나 끝까지 들을 수가 없다. 그냥 똥쌀 때 BGM이 아니라면 이걸 40분동안이나 듣기는 좀 힘들다. 나는 그래... 똥을 40분동안 쌀 것도 아니고... 이건 뭐 기승전똥이야; 뉴에이지 팬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개취니까 이해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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