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니치>로 좋은 인상을 받았던 극단 후암의 또 다른 작품 <칸사이 주먹>을 보고 왔다. 생각할 만한 것들을 던져주는 좋은 작품들을 올리는 것 같다. <자이니치>는 연극이 끝나고 정말 많이 먹먹했고, <칸사이 주먹> 역시 떠오르는 것들이 이것저것 있었다. 역사와 국가 같은 떠올릴 때마다 인상부터 찌뿌려지는 저 단어들과 국가 앞의 개인과 돈까지.. 개인적으로는 역사와 국가가 가지고 있는 본래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김질 해볼 수 있는 계기였다. 자꾸 이상한 쪽에서 저 단어들이 쓰이다보니까 이미 머릿속에 너무 왜곡 되어버린 것 같았어.


 하지만 연극은 좀 아쉽긴 했다. 거의 대부분이 일본어로 되어있었고, 약간의 중국어와 러시아어로 극이 진행되었고, 그래서 자막이 있었는데, 좀 많이 불편하고 산만하게 느껴졌다. 자막 위치가 위에 있어서 그런지 한 눈에 화면이 안들어와서.. 극이 산만하게 느껴진건 단지 자막 때문만은 아니었는데, 누가 들어도 어색하게 느껴진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발음들도 꽤 거슬렸고, 흐름자체가 방황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좋은 소재고, 연출의도도 충분히 알겠는데, 그게 매끄럽게 표현되지는 않았다고 느꼈다.

 

 좁고 비루하기 짝이없는 소극장이었다. 조명도 적었고, 등장하는 문도 하나밖에 없더라. 극에서는 배우들의 입장과 퇴장이 굉장히 많았는데, 무대 왼쪽에 선을 그어두고 배우들을 관객에게 그대로 노출하며 배우들이 직접 입과 악기들을 이용해 음향효과를 내게 했던 것은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고 느꼈다. 덕분에 입장과 퇴장도 꽤 자연스러웠고.. 자이니치 때도 연기가 아쉬운 배우가 몇명 있기는 했는데, 이 연극도 몇몇 배우는 조금 아쉽기도 했다. 어떤 배우는 중국어로 하다가 갑자기 한국말로 대사를 하니 갑자기 어색해지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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