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추억보정효과. 나는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의 대중음악을 굉장히 싫어했었다. 힙부심으로 가득찬 나는 당시 대중음악 씬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스티비 원더 외 3인의 That's what friends are for 라이브 같은 걸 처보고 있던 나한테는 수많은 립싱크 무대들이 같잖았고 한심해서 혀만 끌끌 차곤 했다. 꼰대마냥.
근데, 90년대 아이돌 1세대들의 음악이 좋았었다고 이제와 말하는건 좀 위선 아닌가? 대차게 까이던 10대만을 위한 음악들에다가 라이브는 더럽게 못했는데.. 그래도 새로운 음악이 스물스물 꽃피던 시절이고, 확실히 지금보다 음악적 다양성이 있었던 것은 사실. 하지만 지금의 대중음악을 하는 친구들의 실력이 훨씬 좋고, 좋은 작곡가들이 좋은 음악을 뽑아내는 것도 사실. 한 4-5년 전 아이돌 음악들 꽤 좋지 않았나. 아마 십년뒤엔 마찬가지로 투애니원과 원더걸스, 소녀시대가 막 뜨기 시작한 그때를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역시 추억보정효과 때문에. 그리고 걸스데이나 에이핑크, Exid 같은 친구들은 어찌 기억될지 궁금하다. 파파야나 슈가처럼 기억되려나. 노래들은 진짜 꽝인데, 위아래 안무는 진짜 짜응....

2. 핑클은 대상을 탄적이 있는데 S.E.S가 대상을 탄 적이 없다는 걸 알고 좀 충격받았다. 실력도 더 좋고, 더 예뻤다. 언뜻 지나가듯 무도에 나온 노래들이 생각나 찾아들어봤는데, ses노래들은 진짜 신경써서 만든 티가 확 나더라.
그리고 동네 목욕탕에서 옷갈아입으면서 처음 봤던 암 유어 걸의 뮤비는 잊을 수가 없다. 유진 졸 이뻐ㅠㅜㅜㅜ

3.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우리 성당 중고등부 회장이었고, 신부님과 수녀님들로부터 신학교 진학에 대한 권유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신앙이 깊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간 무진장 열심히 다닌건 사실이었다. 종교에 대한 생각은 대학에 들어가면서 좀 바뀌었다. 모자라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안감을 항상 가지고 있고, 그 불완전한 부분을 절대자라는 존재로 채워넣는 건 너무 쉽게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었던 거지. 그건 좀 도피 아니야?라면서.
지금은 또 바뀜. 모자라니까, 절대자라고 해도 절대로 채워질 수 없는 부분이 있으니까 종교의 의미가 있는건 아닐까.. 중요한건 100%를 만들 수 있느냐라는 목표가 아니라 과정인 것 같다. 물론, 목표로 생각하는 신앙인이 많다는 점이 여전히 거부감들게 만들긴 하지만..

4. ​


버스타고 가다가 색감이 이뻐서. 창에 맺힌 물방울(이라기엔 흙탕물이었겠지) 자국때문에 핀이 나갔는데, 그게 더 매력있더라. 한 10분쯤 전에 찍었다면 더 예뻤을 것 같은데.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5.01.12  (2) 2015.01.12
2014. 12. 31  (2) 2014.12.31
서울러  (8) 2014.12.24
2014. 12. 19  (2) 2014.12.19
2014.12.15  (0) 2014.12.1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