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작년 오늘은 무슨 포스팅을 했나 궁금해서 찾아보니, 작년이 20대의 마지막해였구나. 뭔가 30대가 된 지 한참 지난 것만 같다. 왜 인간은 연속적으로 늙고있는 인생을 분절시켜서 연말만 되면 사람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물론 내 얘기는 아니다. 스무살에서 스물한살 됐을 때처럼, 서른살에서 서른 한살이 되는 기분은 뭘 딱히 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유예기간 같은 느낌이다. '초반'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뉘앙스 때문인 것 같다.

어제는 길을 못찾고 방황만 하면서도 무기력하기 짝이 없는 친구를 만났다. 그리고 어린시절 집에 하나씩 쯤 있었던 영어 학습 카세트테이프에 힙합씨디를 녹음해주던 중학교 친구의 부고를 접했다.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건 더이상 찢을 달력이 없을 때가 아니라 꽃이 피고 지는 때 인 것 같다. 그러고 보면 꽤 오랜시간이 흘렀다. 많은 사람이 생겼고, 또 그만큼의 사람이 떠나갔다.

다들 잘 살자. 내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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