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Ktx를 탔다. 노을지는 모습이 참 예쁘다. 중간에 내리고 싶을 정도로. 흘러가는 풍경을 즐기기에는 이 열차가 너무 빠르다. 빨리 내려가고 싶은데,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문득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또 또 또 또다시 연말인가보다. 아니, 자우림의 신보를 듣고 있기 때문인가. 우림이 언니의 보컬이 뭔가 끈적해졌다. 섹시 그런거 아니고 뭔가 질척인다. 늘어진 테잎 같은 감정선이 생긴 것 같고 보컬에 세월이 들어간 것 같기도 하다. 좋아하는 식의 변화는 아니다. 음? 듣다보니 아닌것 같기도 하고… 질척이는건 우림이 언니의 보컬인가 내 마음인가…

2. 파란 하늘만 보면 뽕맞은 것 마냥 없던 힘도 생기고 엔돌핀, 아드레날린 뭐 아무튼 교감신경 자극하는 것들은 죄다 분비되는 그런 느낌이었던 때가 있었다. 기분 좋은 일은 더 좋고, 안 좋은것도 좋아지고. 얼마전에 뽕쟁이가 뽕을 끊지 못하는 이유라는 짤을 본 적이 있다. 목표달성이나 연애, 취미활동 등에서 오는 행복감이 뽕을 통해 뻥튀기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맛을 본 뒤로는 행복의 그릇 자체가 커져서 평소의 행복감으로는 그 그릇을 채울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약에 대한 내성으로 인해 더 많은 양의 뽕을 필요로 하게 되고… 나의 하늘뽕은 이제 슬슬 수명이 다 한 것 같다. 하긴 그게 고딩 때 부터였으니 ㅋㅋ 커피뽕도 다해가는 것 같아. 인정하기 싫어서 거부하고 있지만 음악뽕도 비슷하다…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 그러고보니 싸이월드 잘 있나. 싸이월드 구경하고 싶다.

3. 자우림의 1집을 플레이시켰다. 엄청 여유있는 척도 하고 가끔 과하게 목에 힘도 주고 ㅋㅋ 있어 보이는 척, 힘쎈 척 하지만 숨길 수 없는 풋풋함이 너무 좋다. 김윤아님은 운이 좋아 지금까지 자우림이라는 이름으로 음악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운이 좋은건 자우림이 아니라 자우림 1집을 좋아했던 누나를 둔 나였을 것 같은데… 뭐 아무튼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게까지 잘된건 운이 따른 것도 있었겠지만 뭐 모르겠고 경위가 어떻게 되었든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음악을 해주셔서. 20집은 넘겨줘요. 할매가 되어도 좋아해드릴게요.

4. 자우림을 1집나오던 시절부터 좋아했던 우리 누나는 요즘 핑크퐁만 듣고 살고 있다. 누나네 집에 며칠 있다 오면 내 정서도 약간 바뀌는 것 같다. 동요를 자꾸 흥얼거리고.. 리듬감 박자감도 뭔가 그냥 4/4박자 정박이 되는 것 같은 느낌. 예전에 누나네 갔다가 돌아오는 차 안에서 90년대 알앤비를 선곡해서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음악이 그렇게 좋고 소중할 수 없더라고. 그래 음악은 레이백이 있어야지. 맨날 감흥없이 듣다가 너무 좋아서 고등학생때가 생각났다. 행복했지.

5. 어제 클라이밍을 갔다가 운동 끝마칠쯤 코치랑 다른 사람 한 분이 중량 턱걸이를 하길래 나도 한 번 해볼까 싶어서 같이 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할만해서 어쩌다보니 1rm 확인까지 하게 되었는데.. 끝나고 나서 코치님이 지금 바로 중량없이 턱걸이를 해봐야 된다고 하더라. 매달려보니 신세계 ㅋㅋㅋ 무슨 갑자기 달에 온 줄 ㅋㅋㅋ중량 턱걸이를 처음 해봤을때만 느낄 수 있다고.. 그렇게 어제 턱걸이뽕을 맞았다. 그리고 나는 오늘 어깨가 아프다 ㅎㅎㅎ 그러니까 누가 20대랑 같이 운동하래….

6. 달 얘기하니까 얼마전에 월식을 본게 생각난다. 그렇게 월식을 정확하게 오랜시간을 본 적이 처음이라 재밌고 신기했다. 그리고 아이폰카메라, 그것도 se인 아이폰을 들고 있던 스스로를 자책하며 다시 카메라를 들어야겠다 다짐했는데, 그 뒤로 한 번도 카메라를 들어본 적은 없다. 사진은 진짜 꽤 재밌었는데, 카메라는 무겁다. 무겁지 않으면 비싸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엔 이제 내 몸은 나이를 먹었고, 비싼걸 사기에는 돈이 없다. 그 옛날엔 카메라를 어찌 그렇게 매일 들고 다녔는지.

7.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매일같이 한탄하며 살고 있긴하지만 통계적으로 봤을때 나는 아직 살 날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남았는데, 문득 앞으로의 삶에서는 어떤 뽕을 찾고 또 맞아야 삶이 버텨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뭘해도 즐거웠던 20대때 여러 뽕을 너무 많이 맞았던 것은 아닌가 싶다. 잘버티며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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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꽁 2021.12.03 19:24

    오랜만이에요ㅎㅎ 김꽁입니다...
    김꽁이라고 스스로 소개하니 어색하네요... 저는 언제부턴지 7080년대 노래들만 줄창 듣고 있는데. 올해는 실크소닉 덕에 정말 행복한 한해 보냈습니다. 12월은 항상 시작하기도 무섭게 연말부터 걱정하게 되는 달인것 같아요. 남은 12월 마무리 잘 하시고 또 오겠습니다(죽지않아)

    ps.
    1. 싸이는 17일에 오픈한다는데 도토리로 모아놓은 노래들. 과연 들어볼 수 있을까 궁금해지네요.

    2. 지난 봄, 여름은 switch - love over and over again 노래에 빠져 살았고 여름 이후로는 실크소닉에 몰빵했네요ㅋㅋ

    • Musiq. 2021.12.03 19:36 신고

      와.. 이게 얼마만인가요 ㅋㅋㅋ 맞아요 실크소닉 좋았어요. 듣자마자 익숙하고 편안하고 좋았던 음반이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죽지않고 오신다니 뭔가 기분이 좋네요(?) 잘 버티시고 또 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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