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 씨디들이랑 플레이리스트들을 돌려보며 좋았던 음반들을 무작위로 꼽아보니 해외음반들이 대략 50개정도였다. 해외편을 한번에 다 쓸 순 없고.... 나눠쓰자니 귀찮고.... 귀차니즘을 무릅쓰고 일단 비교적 전공(?)인 흑인음악들부터 정리를 해보련다. 그런데 워낙 올해 흑인음반들은 굵직굵직한 음반들이 많이 나와서 역시 조금 뻔한 리스트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니 특별한 플레이리스트는 기대하지 마십시오.


 일단 올해는 엄청난 신인들이 너무 많았다. 이미 다수의 매체에서 올해의 앨범급이라고 매겨진 앨범들 중에 신인들의 작품이 참 많았다. 특히 힙합에서 한명, 알앤비에서 한명의 뮤지션은 경이적인 데뷔앨범 리스트에 추가 되어야 한다고 여겨질 정도로 좋은 앨범을 뽑아냈다. 특히 알앤비에서 'Hipster R&B'라고 불려진 새로운 하위장르의 뮤지션들의 활약은 네오소울이라는 신선한 장르로 많은 뮤지션이 탄생되었던 90년대 후반을 연상케했다. 


 자, 그럼.. 아놔...이.. 뭐부터 정리하지. 맘만 급함 ㅋㅋㅋㅋ 새주류를 이끌었던 힙스터 알앤비부터 정리해보자. 아래 음반들은 올 한해 트랜드를 이끌었던 앨범들. 그리고 지난편에 이어서 더욱 추천하는 앨범은 노란줄...




1. Frank Ocean - Channel Orange

 올해의 신인 뿐 아니라 근래에 이런 신인이 있었나(게다가 흑인, 남성, 알앤비 쪽에 한정시키면 더더욱) 싶고, 뿐만아니라 근 10년간 최고의 앨범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긴 네오소울이후로 고만고만한 복고만 재생산 되던 시점에서 트랜드 리더 역할을 했으며 완성도와 센스도 발군이었으니까.. 좀 오바라고 생각은 되지만 마냥 어처구니없는 호들갑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고전 소울을 베이스로 삼으면서 일렉트로닉, 특히 덥과 앰비언트, 프로그래시브한 음악까지 섭렵한 음악 식성, 게다가 가사도 매우 매력적이다. 이런 독보적인 음악관은 내가 프린스를 좋아하던 그 마음을 떠오르게 한다. 자세한건 리뷰참조.





2. The Weeknd - Trilogy

 힙스터 알앤비에 대한 설명이 좀 부족했는데, 이 앨범을 들어보면 대충 감이 오리라 생각된다. 알앤비에 록, 덥, 앰비언트, 싸이키델릭, 트립합등 이것저것 정말 잘 섞었다. 덥, 앰비언트, 다운템포, 트립합 다 좋아하는 장르라 정말 깜짝 놀랄정도로 쩔었던 싱글들이 다수 포함되어있다. 앨범의 가장 큰 단점은 망할 너무 길어..... 이 앨범이 (모두 창작물로 구성된) 세장의 믹스테입을 합쳐서 정규 앨범으로 낸 거라서.. 앨범으로서의 완성도는 아쉬운감도 든다. 아무리 좋아하는 장르라도 세장의 앨범은 부담스러운 길이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내가 프린스의 Emancipation를 잘 안 꺼내들어....(하지만 소장가치로 따진다면 꼭 한장 가지고 있어야 함.)




3. Miguel - Kaleidoscope Dream

  극찬이 너무 많았던 앨범이라 왠 또 호들갑이야 싶어서 대충 넘겼던 앨범이었는데.. 호들갑들이 끝나갈때 쯤 부터 호들갑을 떨기 시작하는 날 발견할 수 있었다. 흐어..... 다양한 음악을 섞어 만든 하이브리드한 음악은 흡사 안개낀 몽환적 판타지 세계를 체험하게 해주는 듯 하다. 일단 둔탁하지 않은 808비트를 이용한게 한 몫한 것 같고, 전반적으로 자극적인 사운드가 없으며 그렇기에 아득한듯 또렷하게 들리는 미겔의 목소리가 더욱 인상적이다. 위의 두작품과 다른 점이라면 보컬이나 멜로디 라인이 훨씬 더 또렷하다. 그래서 더 문득문득 생각나고 오래도록 기억이 났는지 모르겠다. 꿈결에서 들었던 소리나 이야기가 어느날 갑자기 문득 떠올라 계속 되뇌게 되는 그런 경험해본 적 있나?? 이 앨범이 그 경험과 매우 비슷하다고 느꼈다. 




4. Jessie Ware - Devotion

 제시 웨어 진짜 엄청 섹시하다. 섹시한 남성 뮤지션들의 목소리는 좋아하는 목소리가 진짜 많았는데 섹시한 목소리를 가진 여성뮤지션들중에 맘에 쏙드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개인의 취향이지만 제시웨어의 목소리는 참 내 취향으로 섹시하다. 도도하고 도회적인 느낌의 음악과 잘 어울린다. 주문 외우는 것 같아. 최면 거는 주문. 사실 뭐 위에서 이야기한 힙스터 알앤비와는 완벽하게 궤를 같이 하는 앨범은 아니긴 한데(위의 뮤지션과 다른게 영국 출신이어서 그런건지..), 소울과 팝과 일렉트로닉, 어덜트 컨템프러리가 잘 조화된 앨범이다. 프랭크 오션이 아니었다면 개인적으로는 제시 웨어가 올해의 신인이었을 것이다. 사람 자꾸 홀려......

 


 사실 위 네장은 올 한해 어떤 연말결산에서도 언급될만한 앨범이라...어쨌든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이 앨범들 매우 내 취향이다. 사실 그동안 일렉트로닉과의 교합은 계속해서 진행되었지만 내 취향의 일렉트로닉과의 교합은 아니었으니까.. 일단 장르를 파괴하고 본인의 색을 낼 수 있다는 그 자체가 난 너무 좋다. 훗날 흑인음악사(?)에서 2012년이 어떤식으로 기록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위에 언급한 네명의 뮤지션중에 세명이 첫 정규 앨범을 발표한 신인들이다. 이 셋 뿐이었으면 이 글의 시작을 신인들의 활약이 대단했다는 말로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새 트랜드에 대한 얘기로 시작했겠지. 아래의 네명의 뮤지션은 올해의 신인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절대 뺄수 없는, 빼서는 안되는 뮤지션들이다. 




1. Elle Varner - Perfectly Imperfect

 사실 올 한해 힙스터 알앤비가 흥하지 않았다면 꽤 주목받았을 만한, 그래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앨범이다. 팝/알앤비에 아주 충실한 앨범이다. 들으면서 가까이는 재즈민 설리번, 멀리는 앨리샤 키스의 데뷔까지 떠올랐던 뮤지션이다. 아, 마침 앨리샤키스와 같은 J레코드 소속이다. 개인적으로는 송라이터보다 싱어로서의 모습이 더 인상적인 앨범이었다. 곡들도 괜찮게 잘 빠졌는데 처음 떠올랐던 뮤지션들과의 차별성은 크게 느끼지 못했다. 다만 노래는 그녀의 욕심이 (때로는 과하게) 느껴질 정도로 세심하게 신경썼다고 느꼈다. 게다가 거의 대부분의 곡들의 작곡에 참여한만큼 롱런의 가능성이 느껴지는, 간만에 만난 속 시원해지는 신인이다.

 



2. Michael Kiwanuka - Home Again

 앨범커버부터 올드한 LP판의 냄새가 나지 않는가.. 킁킁.. 나의 덕심을 자극하는 앨범커버. 게다가 내용물도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킨다. 커티스 메이필드, 밴 모리슨 그리고 오티스 레딩이 떠오르는 올드 소울을 포크를 기반으로 재현하였다. 그리고 BBC에서 올 초에 발표한 올해의 신인 목록에서 프랭크 오션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뮤지션이기도 했다.(프랭크오션은 2위) 그럼 1위 차지한 그 값을 한 데뷔였을까. 목소리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조금 심심한 감이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호불호는 꽤 극명하게 갈릴만한 앨범이다. 물론 그건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 어느때 들으면 정말 좋은데 어떨 땐 그냥 스킵해버리는 앨범이기도 하다.(주로 조용한 한밤중에 듣기 좋았다.) 하지만 이 데뷔앨범에서 장인의 촉이 온다. 라파엘 사딬을 볼 때 느끼는 그 느낌. 언젠가 한방 빵 터뜨릴지도 몰라.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이런거 내 줄 줄 알았어!!하고 좀 뿌듯해 하게 ㅋㅋ




3. Josh Osho - L.I.F.E

 마이클 키와누카와 마찬가지로 영국의 싱어송라이터이고 역시 이 앨범이 데뷔앨범이다. 나이는 엄청 어린데(92년생) 목소리는 엄청 나이 들어보인다(존 레전드도 생각나고, 여러가지 의미로 보면 씰도 생각나고..). 목소리만 들으면 4-50대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듯 하다. 음악스타일은 소울을 기반으로 포크와 록을 잘 섞은 음악이다. 인상적인 점은 어린 나이임에도 삶의 굴곡이 매우 많았고(왠지 목소리에서 느껴지지 않아? 푹 삭은 목소리 ㅋㅋ), 그 점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의외로 음악은 상당히 팝스런 멜로디(때로는 그냥 모던록 듣는 기분도 든다.)를 품은데다가 어쿠스틱 기타와 스트링을 활용한 탓에 상당히 부담없고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단점이라면 음반이 전체적으로 밋밋하다는 점..




4. Jeff Bernat - Gentleman's Aproach

 멜로우톤 음악이라고 하지. 누자베스 류의 말랑말랑한 재즈 힙합. 사무라이 참프루의 OST를 처음들었던 대학교 1학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지만 생각보다 그 열정은 금방 사그라 들었었다. 그리고 이런 류의 멜로우톤의 음악도 금방 질리는 음악이 되었다. 그래도 이 사람 음악 처음 듣고 좋아서 꽤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런 음악이 확 꽂히는 그런게 있다니까.. 게다가 목소리가 튀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다. 또렷하긴 하지만 너무 강하지도 너무 가늘지도 않은 말랑말랑 부드러운 목소리. 하지만 역시 다른 음악에 비해서 빨리 질리긴 했다...






 흑인 음악편 이라고 해놓고 장르가 좀 편협한게 있긴 하다. 힙합을 이야기 하고 싶긴 한데 힙합은 열심히 안 챙겨들은지 오래되었다. 그래서 엄청 선별적으로 좋다는 앨범만 골라 듣는다. 그리고 아래 세 장의 앨범이 좋다는건 아무도 부정못할 듯. 




1. Killer Mike - R.A.P. Music

 Killer Mike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그의 솔로 커리어가 아니라 아웃캐스트의 'Stankonia'다. 나의 힙합은 계속 과거에만 머물러 있어... 이 앨범은 그래도 진짜 좋았다. 랩도 음악도 꽉꽉 들어차있다고 느꼈다. 노래를 들을 때 쭉쭉 뽑아내는 고음에 다들 짜릿함, 카타르시스 뭐 이런걸 느끼잖아. 랩은 폭격을 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단순히 목소리가 강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격렬한 가사를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으면서도 랩이 지켜야 할 것은 지키는, 그리고 이 모든것이 음악에 반하지 않고 음악위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그렇다. 그리고 이 앨범이 그렇다.




2. Nas - Life Is Good

 뮤지션으로서가 아니라 MC로서 본다면 Nas는 예나 지금이나 나의 Favorite중의 한명이다. 라임도, 플로우도, 목소리도 대단하지만 가감없는 그의 가사가 그를 최고의 MC로 꼽게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 앨범은 '나 씨X, 나스야!'라고 외치는 듯한 앨범이다. 나한텐 사심 약간 섞어서 올 한해 최고의 힙합 앨범. 




3. Kendrik Lamar - good kid, m.A.A.d city

 프랭크 오션과 함께 올해의 신인이자 올해의 앨범을 다투는 켄드릭 라마. 둘다 이미 믹스테잎으로 존재감과 음악성 모두 인정받았지만 사실 더 주목 받았던 것은 켄드릭 라마 쪽이었다. 힙합에서 랩은 그를 평가하는 제 1의 지표니까. 켄드릭 라마의 랩은 일단 주제나 말하는 방식이 의식있고 지적이다. 게다가 참신하고. 위의 나스 앨범과 더불어서 오랜만에 가사를 차분하게 되짚어 가면서 들었던 앨범이다.





 아래 뮤지션은 어디 끼워넣을 카테고리가 없어서..;; 그치만 정말 빼 놓을 수 없는 좋은 음반이다.




1. Gary Clark Jr. - Blak And Blu

 카테고리로 따진다면 록이 맞긴 한데.. 여기서 이야기 해야한다. 이유는 내 맘임 ㅋㅋㅋㅋ 꽤 소울풀한 블루스 록 기타리스트 개리 클락 쥬니어의 메이저 데뷔앨범이다. 신인으로 치기에는 그동안의 활동이 너무 많았더라ㅋㅋㅋ 들어본적은 없지만서도.. 원래 록음악을 잘 듣는 사람들이 기타솔로의 짜릿함을 즐기잖아.. 난 사실 그런 기타솔로가 좋다는 생각은 거의 못하는데 찐득한 블루스 음악에서의 기타솔로는 좀 다르다. 으허허허 찌릿찌릿 함ㅋㅋ 흑인의 진한 감성이 묻어나서 더욱 좋은 앨범이다. 듣는 순간 뿅갔음. 개인적으로 손에 꼽고 싶은 올해의 앨범중 하나.




2. Trey Songz - Chapter Ⅴ

 트레이 송즈 원래 별로 안 좋아한다. 트랜디한 어반(Urban) 알앤비는 어릴 때 워낙 그 쪽 위주로 흑인 음악을 들었기 때문에 좋아했었는데, 어느 순간 그게 그거 같아서 확 질려버렸다. 트레이 송즈도 매번 앨범이 나올때마다 들어보긴 했지만 '응 뭐 괜찮네.'이러고 금세 질려버리곤 했었는데, 이번 앨범은 그래도 꽤 오랫동안 생각난 앨범이다. 확실히 그의 커리어 하이.. 게다가 이런 류의 트랜디한 알앤비 중에서 본다면 최근 몇년간 나온 앨범중에서 가장 좋은 앨범이었다.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더 좋은 앨범을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대단한 앨범이다. 자매품으로는 Tank의 This Is How I Feel.(탱크횽 미안 ㅋㅋㅋ 횽 음반도 좋은데 트레이송즈 음반이 더 좋았음)




3. Robert Glasper - Black Radio

 이 앨범도 올해 절대로 놓쳐서는 안될 앨범이다. 그런데... 이 이름만 보면 자꾸 맥스웰이 떠올라....... 왜냐하면 맥스웰의 내한공연 건반세션으로 오기로 되어있었거든. 앨범은 알앤비 소울 쪽 유명하다 싶은 뮤지션들이 다수 참여했고, 노래들은 힙합과 재즈를 합치고 소울을 곁들였다. 원래 로버트 글래스퍼는 블루노트 소속의 재즈 뮤지션인데, 원래 알앤비, 힙합 쪽 뮤지션들과의 협업이 많았다. 재즈 뮤지션이지만 연주보다 프로듀싱에 더 힘쓴 듯 한(하지만 절대 재즈 연주자로서의 정체성도 놓치지 않았다.) 앨범이라 흑인 음악 팬이라면 꼭 들어봐야할, 그리고 놓치지 말아야 할 앨범이다. 아, 이 앨범의 Remix음반도 나왔는데 그 앨범 역시 들어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4. Melanie Fiona - The MF Life

 특별하게 돋보이는 점도 없고, 딱히 단점도 없고.. 그렇다고 완성도 쩌는 명반도 아니고.. 딱히 쓸 말이 없는 이런 음반은 리뷰하기 힘들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그냥 '웰-메이드' 음반. 어반 알앤비와 복고 소울을 적당히 잘 배합했고, 무엇보다 노래를 참 잘한다. 흑인 소울 싱어 답게 충분히 소울풀하고 터질 때 터진다. 듣기 좋은 음반.. 사실 이런 그냥 '잘 만든'음반이 딱히 내 스타일은 아니어서, 돌아봤을 때 '음반 참 잘 만들었었는데' 싶긴 한데 딱히 기억나는 점은 없다. 이런 앨범이 1년만 지나도 머릿속에서 깨끗하게 지워지는 앨범이야.. 그래서 써 놔야돼 ㅋㅋㅋ





 지금 며칠에 나눠서 이거 쓰고 있는데.. 세상에.... 쓰면서도 내가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잉여 잉여 캐잉여 ㄷㄷ 이렇게 거창하게 하려던게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아직 한편 더 써야돼.......



귀차니즘으로 흐지부지 되어가는 2012결산 - 1. 국내편 보러가기

귀차니즘으로 흐지부지 되어가는 2012결산 - 3. 해외음악편 보러가기





 난 캐롤 싫어. 이 노래 좋아.


미네아폴리스에서 여자가 찰리에게 보내는 편지가 가사인 이 노래는 남자의 입장도, 여자의 입장도 왠지 가슴찡하게 와닿는 밑바닥 이야기다. 탐 웨이츠의 목소리라서 더 찡할지도. 요즘 쓰고 있는거 끝나면 오랜만에 탐웨이츠의 앨범들이나 돌려들어야겠다.


아래는 가사. 






스튜디오 버젼.



라이브 버젼.

 어자피 내가 누구한테 상이든 명예든 줄 입장은 아니고, 이런 결산은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에서 쓰는 글이다. 그냥 올해 이런이런 음악들이 나왔고 난 이런 음악들을 즐겨들었구나 하는 정도를 정리해보는 글. 정리를 해놓지 않으면 은근히 몇년 뒤에 까맣게 잊고 지내던 음반들도 있더라구. 올해 생각나는 음반들을 쭉 생각해보다 보니 좋은 음반들은 상당히 많았지만 주로 해외음반이 대다수였다. 해외 음반들은 도저히 리스트를 추려볼 엄두가 나지 않아서 일단 만만한 국내편부터.....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장르에서 좋은 음악들이 많이 나왔다. 작년에는 대박작보다는 양질의 좋은 음반들이 엄청 많이 나왔는데 올해도 상황은 비슷하긴 하다만.. 작년보단 좀 아쉬운 감도 있다. 작년이 워낙 풍성했어. 어쨌든 장르별로 다양하게 꽤 좋은 음반들이 많이나왔다. 아래의 결산은 아주아주 개인적으로 좋게들었던 음반들을 뽑았기 때문에 완전 편파적인데다가 내 취향이 많이 반영되었다. 하드한 록 음반 아예 안들어.....


 보통이런 결산을 하면 올해의 음반, 올해의 싱글, 올해의 가수 뭐 이런거 하던데 난 다 귀찮아서 음반만 열개 꼽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간단한 감상평까지 덧붙여서. 참고로 EP등은 제외하고 정규 앨범 중에서만 열개를 뽑았다.....려고 했으나 도저히 더 이상은 추리기 싫어서 12개 뽑음 ㅋㅋㅋㅋㅋㅋ 망 ㅋㅋㅋㅋㅋㅋ 내 맘이야... 순서는 무작위. 뽑는것도 힘든데 순위까지 매기는 귀찮은 짓은 못해. 아래에서 색칠한 앨범은 뭐... 색칠한 이유가 있겠지.....




정차식 - 격동하는 현재사

 난 어덜트 뮤직이 좋다. 보통 어덜트 뮤직하면 끈적끈적 섹시한 음악을 떠올리기 쉬운데, 물론 당연히 그런것도 좋지만 단순히 '성행위'에 대한 은유나 묘사가 있는 음악보다 '어른의 정서'가 가사나 사운드에 질펀하게 포함되어 있는 음악들이 좋다는 말이다. 정차식의 두번째 앨범은(물론 첫번째 앨범도 그랬지만) 이 어른의 정서가 잘 묻어나있다. 게다가 참 '한국적'이다. 목소리도, 가사도, 7-80년대를 생각나게 하는 편곡이나 멜로디도, 참 '어른스러운'(게다가 사내다운!!) 앨범이다. 툭툭 읊조리는 보컬이 정말 좋다. 한 밤중 골목길을 터덜터덜 오르는 술취한 사내의 목소리다.




잠비나이 - 차연

 이 블로그를 통해, 그리고 내 페북을 통해 입이 마르고 닳도록 칭찬했었던 그들, 잠비나이. 국악기로 낼 수 있는 다양한 사운드의 실험같은 앨범이다. 장르로 따지면 포스트록에 가장 가까운데, 포스트록의 문법을 어느정도 따르면서도 거문고나 아쟁과 같은 독특한 악기를 사용했다는 점이 특이하다. 국악기를 사용은 했지만 지나치게 한국스럽지도, 또 그저 포스트록에 악기만 차용한 수준도 아닌, 적정선을 유지했다는게 이 앨범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자세한 건 리뷰 참조.




무키무키만만수 - 무키무키만만수

 왠지 칭찬들이 자자한 음반은 듣기가 좀 꺼려지는 더러운 성격의 소유자라서 이 음반도 꽤 늦게 들었다. 무심하고 시크하지만 패기를 가진 덕후느낌(!)의 음반이다. 분명 무키와 만수는 또라이 덕후일 것이다. 왠지 그런느낌이 강하게 들어.. 너무 잘 하려 하지도 않고 생각나는대로 두드리고 무심하게 악기를 얹은 뒤, 머리보다 입에서 먼저 나오는 듯한 가사가 인상적인 앨범인데, 그래도 달파란의 프로듀싱 덕인지 모양새는 또 갖췄다. 이런 음반이 처음은 아니다 보니 기념비적으로 독특한 음반은 아니지만, 2012년에 이런 음반도 있었다, 정도는 알아야 할 것 같다.




SAZA최우준 - SAZA's Blues

 이 앨범 그야말로 진짜 '진국'이다. 진짜배기 한국형 블루스. 보통은 다른나라의 장르에 한국형이라는 말이 붙으면 본질이 왜곡되거나 퇴색되기 마련인데, 이 앨범은 블루스의 액기스를 한국식으로 잘 재현했다. 그들의 정서를 현대 우리네 삶의 애환으로 치환하고 청승맞지 않은, 유쾌하고 쿨한 정서로 풀어냈다. 타이틀도 그렇고 앨범 곳곳에 재치, 위트가 넘쳐나는 앨범이다. 더 잘됐어야 하는 앨범인데....


아침 - Overcome

 EP의 신선함이 정규앨범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조금 어색했던 1집에 비해 훨씬 더 색이 뚜렷하고 완성된 앨범이 나왔다. 전작만큼 다이내믹하면서도 전작과는 다르게 잘 정제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분명한 진화의 모습. 자세한건 사심과 잡담만 가득한 리뷰를 참조.


3호선 버터플라이 - Dreamtalk

 워낙 인디씬에 관심을 가진지 얼마되지 않은지라 3호선 버터플라이의 지난 앨범들은 들어보지 못했다. 8년만에 발매된 이 음반은 그들의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래서 더욱 빛나는, 관록의 앨범이라고들 말하더라. 그리고 난 몽롱한 음악과 마력의 보컬에 푹 빠졌다. 가끔 헤드폰으로 듣고 싶어지는 음악이 있는데 이 음악이 그런 음악이다. 조용히, 또 깊숙히 몰입하고 싶어지는 앨범.




프라이머리 -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

 프라이머리 스쿨부터 해서 꾸준히 좋은 앨범들을 내 왔지만 두장짜리 씨디로 이토록 멋진 완성도를 가진 앨범이라니!!! 도드라진 구석은 없는 앨범이다. 자칫 평범하고 무난하기 쉬운데, '도드라짐'을 판단하는 기준선 자체가 높은 앨범들이 있다. 다시 말해 대박곡은 별로 없지만 뺄 곡도 별로 없고 전체적으로 퀄리티가 높아서 아쉬운 곡도 평작은 되는 앨범. 이 앨범이 그렇다. 저마다의 색을 가진 노래들이라 그 긴 앨범을 다 들어도 지루하다는 느낌을 못받았다. 장하다!!!!!!




뜨거운감자 - Who Doesn't Like Sweet Things

 '고백'으로 뜨거운감자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실망할 앨범이고, 지금까지 '뜨거운 감자의 음악'을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수긍할 앨범이다. 게다가 올 3월에 나온 김C의 솔로 미니앨범은 어땠던가. 그 앨범에서 받은 충격에 비하면 이 앨범의 변화는 무난한 수준이다. 그리고 사심 가득하게 김C의 가사가 너무 좋다. 앨범명부터 좋다. 얼마전에 무도에 나온 그를 보는데, 그 병약한 캐릭터에 빵빵터졌었다. 확실한건, 음악하는 김C는 너무너무 건강하다는거다. 무대에서는 두말할 나위없고. 




쿠마파크 - Kumapark

 첫 앨범이 나오기 전부터 지인에게서 자주 들었던, 내가 좋아할만한 음악을 한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정규 앨범이 없어서 들어볼 기회는 없고 라이브를 볼 기회는 번번히 틀어져서 매우 아쉬웠던 그룹, 쿠마파크.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재즈힙합은 아니고, 재즈, 힙합, 턴테이블리즘이 혼재되어있으며 소울풀하면서 펑키하다. 뭐래.. 사실 장르경계가 불분명한 앨범이다. 즉흥성은 재즈인데, 랩과 노래도 있고, 턴테이블이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 뭐,  재즈힙합이라고 다 멜로우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좀 산만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이들의 실험엔 엄지손가락.




림지훈 -  Organ, Orgasm

 흐어.... 정차식의 앨범에 비하면 이 앨범은 조금 더 레알 어덜트뮤직. 정차식의 음반이 좀 더 마초이즘에 가깝다면 이건 남자의 순정, 아득함, 쓸쓸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남성적 관능미가 자리잡고 있다. 손가락으로 몸을 연주하듯 한 앨범이다.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폭풍이 휘감겨 오듯이.




10cm  - 2.0

 지난 앨범 "1.0"은 솔직히 별 볼일 없었는데, 이 앨범 괜찮다. 음악적으로 다양해졌는데 두루뭉실하던 전작에 비해 색이 뚜렷해졌고 탄탄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몇곡에서 보여준 탱고와 뽕끼는 정말 인상적. 다만 생각보다 덜 질펀하고 생각보다 덜 섹시해.. 왠지 뭔가 더 터뜨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있다면 한번쯤 숨기지 말았으면 좋겠다. 간보지 말고 '본격'으로 나가보자고 ㅋㅋ




나얼 - Principle Of My Soul

 나얼, 혹은 브아솔의 노래들이 나올때마다 은근히 까긴 까지만.. 그래도 이런 흑인음악을 제법 근사하게 구현한 음악은 일단 좋다. 처음엔 나얼식 고음남발과 발라드가 조금 아쉬웠는데, 대중을 생각한 곡들이라 하니 일단 수긍은 간다. 'Soul'이 아니라 'My Soul'을 들려주고 싶었던 거지. 그렇지만 난 그의 흑인음악들이 좋다. 필리소울을 중심으로 한 복고 소울 음반 하나 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글로는 괜찮은 곡들이 많지만 앨범으로는 역시 조금 아쉽다.




+ 앨범하나 더.





진보 KRNB

 이건 정규앨범은 아니니까. 하지만 참 잘 만든 앨범이다. 일단 '다시 만들기'에 대한 고뇌가 충분히 느껴지는데다가 한국에서 없었던 음악적 시도도 충분히 시행되었다는 점이 참 좋았다. 아, 이름처럼 이토록 진보적인 음반이라니.ㅋㅋㅋ 습작처럼 만들어진 이 앨범에서 진보의 크나큰 가능성을 보았다. 어서 2집 내줘!!!! 극찬이 들어간 앨범리뷰는 이곳에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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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차니즘으로 흐지부지 되어가는 2012결산 - 3. 해외음악편 보러가기



26년 (2012)

8.2
감독
조근현
출연
진구, 한혜진, 임슬옹, 배수빈, 이경영
정보
드라마 | 한국 | 135 분 | 2012-11-29
글쓴이 평점  






1. 웹툰은 호흡이 길어서 구구절절한 사연과 인연을 공감할 시간이 충분했었다. 근데 영화는 똥망. 짧은시간에 사연들 소개하다가 사연도, 중심부 줄거리도, 캐릭터도 전부 지지부진해졌다.  대선전에 내보내려고 이리 급히 만든건가 하는 생각도 슬쩍 드는데, 그랬던 거라면 진짜 너무 아쉽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가 열 받아서 울컥울컥. 극이지만 실화가 모티브가 됐다는게 역시 크긴 하다. 뭐랄까.. 원래는 영화속에서 진행되어야 할 배경, 플롯, 그들 동기에 대한 당위성들이 이미 현실속에서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그 자체로 몰입되었다고 해야할까. 한가지 분명하게 원작 웹툰보다 나았던 점이라면 조금이나마 속을 달랠 수 있었던 통쾌함.(물론 아주 조금이나마였다. 분은 전혀 풀리지 않아.) 그 장면만 생각하면 아직도 내가 진구 대신 그 뻔뻔한 면상을 패버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3. 망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돋보이는 진구의 존재감. 제대로 물 만났다.


4. 영화 감독이 누군지 봤더니 예전에 장화홍련이나 형사, 음란서생 등의 미술감독 했던 분이던데, 감독으로는 이번이 데뷔작이더라. 초반은 참 좋았는데 확실히 극을 끌고가는 건 아쉬웠다. 미술감독 했던 작품들은 색감이나 시각적으로 ㅎㄷㄷ 한 작품들만 있던데..


5. 임슬옹은 연기는 둘째치고 너무 못생겼어...... 보다가 너무 못생겨서 깜짝깜짝 놀랐닼ㅋㅋㅋㅋㅋㅋㅋ 연기 발성도 안 좋아서 웅얼웅얼. 이건 소심한 영화 속 캐릭터의 문제가 아닌 듯.


6. 솔직히 이런 소재면 영화가 어느 정도만 받쳐줘도 무작정 추천할텐데, 이건 좀..... 영화로서는 확실히 별로. 


7. 엔딩크레딧의 수많은 후원자들 보면서 또 한번 울컥. 원랜 5점 주고 싶은데, 영화화된게 뿌듯해서 1점, 후원자들 보면서 1점. 합쳐서 7점.





도가니, 광해, 26년까지. 장광 아저씨 요즘 존재감 쩌네.


강풀과 주연배우들.


나는 배우다.


혜진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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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스웰의 듀엣이라니!! 발표되기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앨리샤키스의 새 앨범 수록곡이다. 아직 앨범 발표전인데 유출된건지 이미 돌고 있더라... 들으면 들을수록 슬프다..... 맥스웰을 봤어야 하는데..ㅜㅜㅜㅜㅜ 


 일단 노래는 좋다. 끈적하고 뜨겁다. 가사도 곡도, 마지막에 개리 클락 쥬니어의 기타솔로까지도. 노래는 진짜 잘 빠졌는데 들을수록 요즘 맥스웰의 목소리는...... 왜 이렇게 거칠어졌지.. 지난 앨범보다 더 거칠어진 것 같다. 90년대 목소리로 이 노래를 불렀다면 더 좋았을꺼라는 생각을 하면서.... 커피새끼야 내년에는 와줘........ 꼭.....









일렉기타대신 어쿠스틱 기타를 사용한다거나, 베이스를 생략한다거나, 거기에 키보드까지 생략한다거나..
아무튼 이런저런 독특한 시도 속에서 독특한 시너지를 많이 봐왔지만 이상한 조합으로는 이들이 최고 ㅋㅋㅋ 베이스 세명이 모여서 앨범 냄. 기타셋도 아니고...ㄷㄷ아마 2008년에 앨범내고 1년쯤 투어돌다 그만둔듯 ㅋㅋ 원래 베이스가 깔아주는 역할이라 베이스만으로는 진짜 심심한데.. 이 분들 앨범도 처음엔 심심한 감이 있는데, 워낙 이쪽방면 거장들이 모인지라 엄청 신선함 ㅋㅋ

Stanley Clarke,
Marcus Miller
Victor Wooten 
합쳐서 S.M.V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거의 jtl급 작명센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시작은 LSG. Gerald Levert, Kieth Sweat, Johnny Gil이 모여서 만든 그룹 ㅋㅋㅋ 이 그룹이 제일 먼저 나왔음 ㅋㅋㅋㅋㅋ 아래는 라이브 영상.






Embrya

아티스트
Maxwell
타이틀곡
Gestation- Mythos
발매
1998.06.30
앨범듣기


 한 주 한 주 목욕재계하는 마음으로 맥스웰의 모든 앨범을 리뷰하고 모든 준비를 마친후에 그를 영접하려고 했으나....... It ain't over, til it's over.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듯, 내한공연은 무대에 서기전까지 확정된게 아니라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뭐 이런식으로 내한공연 깨진게 한 두개냐 만은(삼일 전 인가는 닥터드레 공연도 취소됐었지.. 슬로터하우스, 스눕독 등 어쩌고 난리 치더니..) 개인적으로는 예매했던 공연이 깨진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고 그 대상이 무려 맥스웰이라는데서 엄청난 멘붕을 겪고 있다. 메이시 그레이의 공연도 위험하다..... 그리고 커피횽님은 다시 커피새끼가 되었다....... 나쁜 커피새끼...


 그리하여 맥스웰의 앨범을 모두 리뷰하겠다는 다짐은 접어두고 계속 프린스 리뷰나 쓰려고 생각했는데, 내년에 일정을 새로 잡고 다시 와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남은 세개의 리뷰를 다 쓰려고 하는데 그래도 안오겠지??!! 아니 이게 진짜 어떻게 잡힌 내한일정인데ㅜㅜㅜ 맥스웰이 앨범만 과작이냐...  공연도 잘 안해..... 아 자꾸 이게 마지막 기회였을꺼 같아서 안타깝다. 요즘 날이 갈수록 목도 안좋아지던데....



인트로와 아웃트로가 이 앨범 커버처럼 잠수하는 소리가 나온다. 왠지 수영장이 아니라 심해로 침잠한 후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듯 하는 느낌이 있다.



 아무튼 시작해보자. 이 앨범은 맥스웰의 정규앨범 네 장중에 찾는 사람들이 가장 적은 앨범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망한 앨범, 혹은 관심없는 앨범이라 표현하고 있고 소수의 사람들이 너들이 이해하지 못할뿐 최고의 명반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어느쪽 말이든 딴지 걸 생각은 없는데.. 가끔은 단지 '어렵기 때문에' 좋은 음반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게 좀 안타까울뿐... '난 이해못하는데, 그래서 명반인거 같아.' 이게 무슨 개소린가... 아, 그리고 이 음반 상업적으로 망한 음반은 아니다. 100만장 팔리고 빌보드 앨범차트 3위 했는데, 이 정도면 망한 앨범은 아니지. 뭐래, 딴지 걸 생각 없다면서 딴지 걸고 있다. ㅇㅇ 내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망한 앨범아니고, 그냥 '어려운' 앨범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명반도 아니다. 그런데 그냥 평작이라고 말하기도 좀 껄쩍지근하다.. 굳이 앨범에 점수를 매겨서 포지션을 정하자면 평작에 가깝겠지만 내용물이 평범한 작품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때문에...


 전에 이 앨범에 수록된 'Luxury : Cococure'에 대한 글을 썼을때도 언급했지만 이 앨범을 두고 흔히들 '대중성이 결여된 과욕, 뮤지션으로써의 뚜렷한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한 실험이 지나쳤다'라고 하는데, 상황을 우리나라로 한정하면 이는 더더욱 공감가는 말이다. 대체적으로 우리 나라의 대중음악은 멜로디 없이 성공하기 힘들다. 들으면서 이야기를 한다거나, 가볍게 춤을 춘다거나 하는 것보다 일단 노래는 따라부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노래가 잘 되려면 쉽고 명확한 멜로디 라인이 필요한데 이 앨범은 전혀 없으니까. 개인적으로도 이 앨범, 많이 안들었다. 아니, 많이 못들었다. 앨범 전체에서 딱 꽂히는 곡이 없다. 기다려지는 부분도 없고, 전체적으로도 고만고만해서 끝까지 다 플레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2주전부터 틈나는대로 플레이해서 들었는데, 이 2주동안 들은게 그동안 들었던 양보다 많을지도 모른다.ㅋㅋㅋㅋㅋ 여러가지 의미로 소포모어 징크스를 피해간 앨범은 아니다. 하지만 역시 '이 앨범은. 망하지. 않았습니다. 매력적인. 편입니다.'





 앨범의 감상포인트를 90%를 거세한 멜로디에서 찾으면 도통 정을 붙일 수 없다. 앨범을 이정도 돌려 들으면 앨범을 생각했을 때, 딱 떠오르는 후렴구나 멜로디가 있어야 하는데, 없ㅋ음ㅋ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불편하다. 심지어 전작보다 보컬의 화려함은 더 없어졌다. Mtv Unplugged 앨범에서 여유롭게 비행하듯 유영하는 보컬은 온데간데 없이 그저 목소리만 음악속에 스며들어 있을 뿐이다. 오히려 곳곳에서 목소리를 겹겹이 쌓아서 브라스같은 효과를 내었다. 전작보다 더 악기스러워졌다. 예를 들어 'I'm You : You Are Me and We Are You' 같은 노래. 그리고 가사도 더욱 자기 세계에 몰입해있다. 몇몇 곡을 해석해보다 의미 없겠다 싶어서 관둠 ㅋㅋㅋㅋ 이 사람.. 허세끼가 있다... 제목들만 봐도 그렇잖아...... 그럼 이 앨범의 좋은 점은 뭐냐.. 멜로디를 죽이는 대신 그루브감은 살렸다. 글쎄, 살렸다기 보다는 멜로디를 죽이면서 더 부각되었다고 해야하나. 여전히 세련되고 도시적인 느낌(이 무슨 느낌인지는 이 전 리뷰를 참조)를 품고 있고 여전히 Groovy하다. 맥스웰의 이런면들을 좋아한 청자라면 이 앨범도 역시 맘에 들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도저히 끝까지 들을 수 없는 앨범이 될 것이고.. 게다가 평범한 음악보다 도전의식과 정복욕을 자극하는 음악들을 선호한다면 더 맘에 들지도 모르겠다.





 일단 도전해볼 만한 추천곡들을 골라보자면 일단 'Know These Things : Shoudn't You'. 제목들이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이 허세끼...... 그나마 멜로디가 부각된 곡이고 전작의 'Whenever Wherever Whatever'(이하 WWW)처럼 악기소리들을 죽이고 맥스웰의 목소리를 부각시킨 곡이다. 하지만 WWW처럼 달콤하진 않음.. 'Matrimony : Maybe You'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사실 가장 그루비하고 훵키한 느낌은 베이스라인에서 나오는데, 이 곡의 베이스라인 참 Funky하다. 잘게 쪼갠 셔플 비트도 그렇고 가볍게 춤추기에 좋은 노래. Funky한 곡 한 곡 더 붙여보자면 'Eachhoureachsecondeachminuteeachday : Of My Life'정도.. 조금 느릿하지만 흐느적흐느적 춤추기엔 꽤 괜찮다. 'Everwanting : To Want You To Want'와 앞서이야기한  'I'm You : You Are Me and We Are You'도 앨범의 판매량을 100만장을 만들어준 장본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들어보면 그래도 꽤 들어줄만 하리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I'm You : You Are Me and We Are You'라는 제목 참 맘에 든다. 동양사상이 녹아있는 것 같아서..





 몇곡 개인적으로 좋았던 곡을 첨부해보자면 타이틀이었던 'Luxury : Cococure'(리뷰보기)도 좋았고 'Submerge : Till We Become The Sun'는 가장 좋아하는 곡. 특히 'Submerge : Till We Become The Sun'는 어떨때는 상당히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내면서 우주를 유영하는 느낌이 나기도 하고, 어떨때 들으면 내면 깊숙이 침잠하는 느낌도 난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의 이미지를 가장 크게 결정한 곡이 이 곡이다.. 요 다음곡 'Gravity : Pushing To Pull'까지 엮어서.. 그래서 왠지 이 앨범은 안 신나는 앨범......


 아.... 제목들이 진짜 뭐 같아서 쓰다 빡쳤네..... 특히 'Eachhour..' 이거... 띄워쓰기 안할래......몇몇 곡 도전해 볼만한 곡들을 추천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엄청 좋진 않네'라고 생각할 것 같다. 아니, 별로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더 크다. 뭐, 이 앨범의 매력은 그 정도..가 아니라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는것이다(?). 앨범 전체에서 풍겨오는 인상으로 듣는 기분이라니까. 직선으로 귀에 꽂히는게 아니라 어디선가 스멀스멀 냄새가 올라오듯 귀로 은근슬쩍 스며들어가는 느낌. 몇몇 곡만 떼어 내면 방구석 헤드폰보다 거실 스피커가 잘 어울릴 훌륭한 BGM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 몇몇 곡들 때문에 선뜻 그렇게 하라고 추천하기도 좀 그래.. 문득문득 플레이하고 싶을만한 킬링트랙이 없다는게 함정이지만, 그래도 앨범 전체 다 들으면 독특한 만족감을 얻게 될때가 있다. 엄청 좋지도, 그렇다고 기분나쁜건 아닌데, 왠지 두근두근거린달까.. 미스테리한 영화 한편 봤을때 기분과 유사한 여운을 남길때가 종종있다. 전 글에서 도입부에 썰을 너무 많이 풀어놔서 이 글은 좀 짧아질 줄 알았더니 더 길어졌네; 망함....... 정리해서 Point를 전달했으면 좋겠는데 난 글쟁이가 아니니까............ 돈 받고 쓰는것도 아니고..



1집 'Maxwell's Urban Hang Suite' 리뷰 보러가기





 






 목요일 수능, 어제 임용고사. 이런저런 생각들이 많이 스쳐가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건 지원한 대학교 세개가 일찌감치 다 떨어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 고3내내 죽기보다 싫었던 재수를 하게 되던 날이다. 글쎄, 죽기보다 싫었던 재수였지만, 수능점수가 내 고3시절을 고스란히 보상해주지 못한다는 아쉬움 탓인지, 아니면 지원한 대학교가 두번 죽는것 보다 싫었던지.. 아무튼 수능이후로 두 달동안 웃어도 웃는게 아니고, 늘 축 쳐져있었는데.. 그 날 이후로 웃었고, 어깨가 펴졌다. 난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얼굴이 좀 폈다며 안도의 웃음을 지으시던 어머니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시험은 실패했지만 그렇다고 실패자인건 아닌데.. 모든 고3인 마찬가지겠지만 그 땐 그게 전부였다. 지금처럼 수시 비중이 크길 했나 뭘했나..ㅎㅎ


 잘 생각해보면 누가 보기에도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내 꿈에 그 학력은 성에 안찼었나보다. 으휴 병신 찌질이.. 병신 찌질이라도 내면이 멋진 사람과 더불어 외면이 멋진 사람도 포기하고 싶진 않았어... 사실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 모든게 성에 안찬다. 난 아직도 허세를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 낼 모레가 서른인데.




+ 동현킴 까지마라. 3라운드 내내 그렇게 상대방을 허접파이터로 만드는 그 능력은 아무나 하나. 분명 동현킴은 웰터급 상위권 강자중에 한명이라고 생각한다. 파울로 티아고의 그 치열한(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움직임을 못본건가....


++ 아이유 까지마라.. 으른이다... 여동생은 으른 안되냐.... 누굴 진짜 초딩 늦둥이로 알아..... 까이면 로엔이 까여야지. 그리고 소원대로 뒷통수 한번 쳤고 거품도 좀 빠질테니, 이제 음악에 매진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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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엔 그냥 아이돌 뽑는 자리로만 생각해서 안찾아 봤었는데, 어느새부턴가 매번 챙겨보기 시작했다. K-Pop star.아, 물론 본선 전까지만 ㅋㅋㅋㅋㅋ 이상하게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은 본선만 가면 재미없어서... 안 보게 돼 ㅋㅋ 일주일에 한번씩 노출되니까 질리기도 하고. 그래봐야 아마추어잖아?ㅎㅎ 


 아무튼 이하이는 전에 이 블로그에서 한 번 언급했던거 같은데, 수많은 오디션 출신 가수들 중에서도 국내에서 흔히 찾아보기 힘든 감성을 가지고 있었다. 글쎄, 감성이라고 하면 좀 그렇고, 보통은 흑인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속에서 흑인 음악들을 어릴때부터 자주 접해야 나올 수 있는 특유의 리듬감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게 더 정확하겠다. 목소리도 확실히 특이하고. 뭐, 감성을 놓고 보더라도 확실히 그 나이를 고려해봤을 때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재능이다. 좋은 재목이야 재목. 

 스타일을 슬쩍 바꿔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일단 첫 싱글은 '정공법'이었다. 하긴 레트로 소울(Retro Soul)이 아닌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들고 나왔다면 사람들이 또 엄청 뭐라 했겠지. 재능있는 애 데려다가 뭐하는 짓이냐고.ㅎㅎ 노래 자체만 놓고 본다면 나쁘지 않다. 둔탁하지만 경쾌한 비트에 레트로 사운드를 잘 버무렸다. 오디션에서 장점으로 잘 나타난 '이하이의 목소리'를 잘 살릴 수 있을만한 곡이다. 특히 중간에 음악을 줄이면서 이하이의 목소리를 부각한 부분, '와.. 얘 진짜...??!!'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타고났네 타고났어.ㅎㅎ 확실히 중저음은 더 바랄것도 없겠다 싶다. 사실 이제는 모타운 시절의 복고 소울을 들고 나온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특이할 것도 없는 시대라, 너무 뻔하게 예상 가능해서 개인적으로는 조금 심심한(?) 감이 있었는데 국내 사정은 조금 달랐던 듯도 하다. 어쨌든 국내에서 우리 말로 레트로 소울을 꽤 그럴듯 하게, 그것도 이렇게 어린 아이가 부른다는 것 자체가 그 나름대로 이슈가 되는 것 같다. 레트로 소울을 잘 안 접해본 사람은 그 자체로 독특해서 좋아할테고.


 그런데 사실, 이런 이하이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는 상황을 '국내'로 한정했을때 해당되는 이야기다. 눈을 해외로 돌려보면 비슷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들이 여럿있으며 더구나 그들과 가창력을 놓고 비교한다? 이건 아직 갓 데뷔한, 그것도 아직 고등학생에 불과한 아이에게는 가혹한 일이다. 훌륭하지만, 비교하자면 아직 많이 아쉽다. 음악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아쉽다. 자꾸 꼬맹이한테 가혹한 잣대를 들이 미는 것 같아서 좀 찔리긴 하지만, 더피를 대표로 하는 여러 뮤지션들과 자꾸 비교되는 걸 어떡하나.. 그리고 아직 이하이는 '뮤지션'이 아니라 소속사가 주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니까... 게다가 뭐.. Joss Stone 생각한다면 막 그냥 '어린애한테 지금 무슨 비교질이야!!' 하기도 좀 애매한 상황...


 이러나 저러나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오디션 과정에서의 잦은 노출로 인한 대중의 피로감과, 익숙한 곡들을 불러서 나왔던 플러스 효과가 없어지면서 생각보다 크게 부각받지 못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이미 그들과는 다른 첫걸음을 걸었다고 할 수 있다. 소속사의 힘인가?! 국내에서 찾기 쉽지 않은 목소리와 리듬감, 어린나이, 그리고 YG라는 소속사가 그녀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품게 만들어주고 있긴 한데.. YG 소속의 다른 가수들처럼 그녀만의 확실한 캐릭터와 아이덴티티를 확립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할 일이다. 사실 아쉽다 아쉽다 얘기하지만, 그 어떤 오디션 출신 가수보다 기대하고 있긴 하다...... 잘 자라줘..... 노래도 만들고... 진짜 가수가 되자 하이야......ㅜㅜ



 + 뮤직비디오는 조금 아쉬운 감이 있었는데, 데뷔 무대 이건 뭐...ㅋㅋㅋㅋ 오디션 본선에서의 어딘가 어색하고 아마추어 같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오디션 과정이 약이 됐을까.













 세상엔 참 좋은 음악이 많다. 그 중에서도 재즈음악은 대충 적당히 골라 들어도 실망한적이 별로 없다. 그 이유는 재즈 음악을 잘 몰라서ㅋㅋㅋㅋㅋㅋㅋ 자꾸 많이 듣고 많이 알면, 자꾸 음악듣는데 이성이 끼어드는 것 같다. 재즈는 정말 많고, 넓다. 같은 곡, 같은 뮤지션이어도 같은 음악이 아니니까.. 특히나 초기 빅밴드 시절으 재즈부터 최근까지, 프리재즈 같은 전위적인 음악을 제외하면 다 좋다... 전위적인건 좀 머리아픈데, 가끔은 그것도 좋다. Duke Pearson도 잘 아는 뮤지션도 아니고 들어본 앨범이라고는 세장 정돈데, 처음 들었을 때부터 임팩트가 퐉!!!! 어렵지 않고 상당히 모던하다. 오늘 소개할 곡은 내가 들어본 그의 음반중에서 좋았던 곡 두 곡.



Duke Pearson - The Fakir



Duke Pearson - After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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