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brya

아티스트
Maxwell
타이틀곡
Gestation- Mythos
발매
1998.06.30
앨범듣기


 한 주 한 주 목욕재계하는 마음으로 맥스웰의 모든 앨범을 리뷰하고 모든 준비를 마친후에 그를 영접하려고 했으나....... It ain't over, til it's over.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듯, 내한공연은 무대에 서기전까지 확정된게 아니라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뭐 이런식으로 내한공연 깨진게 한 두개냐 만은(삼일 전 인가는 닥터드레 공연도 취소됐었지.. 슬로터하우스, 스눕독 등 어쩌고 난리 치더니..) 개인적으로는 예매했던 공연이 깨진 경우가 이번이 처음이고 그 대상이 무려 맥스웰이라는데서 엄청난 멘붕을 겪고 있다. 메이시 그레이의 공연도 위험하다..... 그리고 커피횽님은 다시 커피새끼가 되었다....... 나쁜 커피새끼...


 그리하여 맥스웰의 앨범을 모두 리뷰하겠다는 다짐은 접어두고 계속 프린스 리뷰나 쓰려고 생각했는데, 내년에 일정을 새로 잡고 다시 와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남은 세개의 리뷰를 다 쓰려고 하는데 그래도 안오겠지??!! 아니 이게 진짜 어떻게 잡힌 내한일정인데ㅜㅜㅜ 맥스웰이 앨범만 과작이냐...  공연도 잘 안해..... 아 자꾸 이게 마지막 기회였을꺼 같아서 안타깝다. 요즘 날이 갈수록 목도 안좋아지던데....



인트로와 아웃트로가 이 앨범 커버처럼 잠수하는 소리가 나온다. 왠지 수영장이 아니라 심해로 침잠한 후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듯 하는 느낌이 있다.



 아무튼 시작해보자. 이 앨범은 맥스웰의 정규앨범 네 장중에 찾는 사람들이 가장 적은 앨범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망한 앨범, 혹은 관심없는 앨범이라 표현하고 있고 소수의 사람들이 너들이 이해하지 못할뿐 최고의 명반이다라고 이야기 한다. 어느쪽 말이든 딴지 걸 생각은 없는데.. 가끔은 단지 '어렵기 때문에' 좋은 음반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게 좀 안타까울뿐... '난 이해못하는데, 그래서 명반인거 같아.' 이게 무슨 개소린가... 아, 그리고 이 음반 상업적으로 망한 음반은 아니다. 100만장 팔리고 빌보드 앨범차트 3위 했는데, 이 정도면 망한 앨범은 아니지. 뭐래, 딴지 걸 생각 없다면서 딴지 걸고 있다. ㅇㅇ 내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망한 앨범아니고, 그냥 '어려운' 앨범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명반도 아니다. 그런데 그냥 평작이라고 말하기도 좀 껄쩍지근하다.. 굳이 앨범에 점수를 매겨서 포지션을 정하자면 평작에 가깝겠지만 내용물이 평범한 작품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때문에...


 전에 이 앨범에 수록된 'Luxury : Cococure'에 대한 글을 썼을때도 언급했지만 이 앨범을 두고 흔히들 '대중성이 결여된 과욕, 뮤지션으로써의 뚜렷한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한 실험이 지나쳤다'라고 하는데, 상황을 우리나라로 한정하면 이는 더더욱 공감가는 말이다. 대체적으로 우리 나라의 대중음악은 멜로디 없이 성공하기 힘들다. 들으면서 이야기를 한다거나, 가볍게 춤을 춘다거나 하는 것보다 일단 노래는 따라부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노래가 잘 되려면 쉽고 명확한 멜로디 라인이 필요한데 이 앨범은 전혀 없으니까. 개인적으로도 이 앨범, 많이 안들었다. 아니, 많이 못들었다. 앨범 전체에서 딱 꽂히는 곡이 없다. 기다려지는 부분도 없고, 전체적으로도 고만고만해서 끝까지 다 플레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2주전부터 틈나는대로 플레이해서 들었는데, 이 2주동안 들은게 그동안 들었던 양보다 많을지도 모른다.ㅋㅋㅋㅋㅋ 여러가지 의미로 소포모어 징크스를 피해간 앨범은 아니다. 하지만 역시 '이 앨범은. 망하지. 않았습니다. 매력적인. 편입니다.'





 앨범의 감상포인트를 90%를 거세한 멜로디에서 찾으면 도통 정을 붙일 수 없다. 앨범을 이정도 돌려 들으면 앨범을 생각했을 때, 딱 떠오르는 후렴구나 멜로디가 있어야 하는데, 없ㅋ음ㅋ 그래서 어렵고, 그래서 불편하다. 심지어 전작보다 보컬의 화려함은 더 없어졌다. Mtv Unplugged 앨범에서 여유롭게 비행하듯 유영하는 보컬은 온데간데 없이 그저 목소리만 음악속에 스며들어 있을 뿐이다. 오히려 곳곳에서 목소리를 겹겹이 쌓아서 브라스같은 효과를 내었다. 전작보다 더 악기스러워졌다. 예를 들어 'I'm You : You Are Me and We Are You' 같은 노래. 그리고 가사도 더욱 자기 세계에 몰입해있다. 몇몇 곡을 해석해보다 의미 없겠다 싶어서 관둠 ㅋㅋㅋㅋ 이 사람.. 허세끼가 있다... 제목들만 봐도 그렇잖아...... 그럼 이 앨범의 좋은 점은 뭐냐.. 멜로디를 죽이는 대신 그루브감은 살렸다. 글쎄, 살렸다기 보다는 멜로디를 죽이면서 더 부각되었다고 해야하나. 여전히 세련되고 도시적인 느낌(이 무슨 느낌인지는 이 전 리뷰를 참조)를 품고 있고 여전히 Groovy하다. 맥스웰의 이런면들을 좋아한 청자라면 이 앨범도 역시 맘에 들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도저히 끝까지 들을 수 없는 앨범이 될 것이고.. 게다가 평범한 음악보다 도전의식과 정복욕을 자극하는 음악들을 선호한다면 더 맘에 들지도 모르겠다.





 일단 도전해볼 만한 추천곡들을 골라보자면 일단 'Know These Things : Shoudn't You'. 제목들이 왜 이 모양인지 모르겠다. 이 허세끼...... 그나마 멜로디가 부각된 곡이고 전작의 'Whenever Wherever Whatever'(이하 WWW)처럼 악기소리들을 죽이고 맥스웰의 목소리를 부각시킨 곡이다. 하지만 WWW처럼 달콤하진 않음.. 'Matrimony : Maybe You'도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사실 가장 그루비하고 훵키한 느낌은 베이스라인에서 나오는데, 이 곡의 베이스라인 참 Funky하다. 잘게 쪼갠 셔플 비트도 그렇고 가볍게 춤추기에 좋은 노래. Funky한 곡 한 곡 더 붙여보자면 'Eachhoureachsecondeachminuteeachday : Of My Life'정도.. 조금 느릿하지만 흐느적흐느적 춤추기엔 꽤 괜찮다. 'Everwanting : To Want You To Want'와 앞서이야기한  'I'm You : You Are Me and We Are You'도 앨범의 판매량을 100만장을 만들어준 장본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들어보면 그래도 꽤 들어줄만 하리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I'm You : You Are Me and We Are You'라는 제목 참 맘에 든다. 동양사상이 녹아있는 것 같아서..





 몇곡 개인적으로 좋았던 곡을 첨부해보자면 타이틀이었던 'Luxury : Cococure'(리뷰보기)도 좋았고 'Submerge : Till We Become The Sun'는 가장 좋아하는 곡. 특히 'Submerge : Till We Become The Sun'는 어떨때는 상당히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내면서 우주를 유영하는 느낌이 나기도 하고, 어떨때 들으면 내면 깊숙이 침잠하는 느낌도 난다. 사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의 이미지를 가장 크게 결정한 곡이 이 곡이다.. 요 다음곡 'Gravity : Pushing To Pull'까지 엮어서.. 그래서 왠지 이 앨범은 안 신나는 앨범......


 아.... 제목들이 진짜 뭐 같아서 쓰다 빡쳤네..... 특히 'Eachhour..' 이거... 띄워쓰기 안할래......몇몇 곡 도전해 볼만한 곡들을 추천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엄청 좋진 않네'라고 생각할 것 같다. 아니, 별로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더 크다. 뭐, 이 앨범의 매력은 그 정도..가 아니라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는것이다(?). 앨범 전체에서 풍겨오는 인상으로 듣는 기분이라니까. 직선으로 귀에 꽂히는게 아니라 어디선가 스멀스멀 냄새가 올라오듯 귀로 은근슬쩍 스며들어가는 느낌. 몇몇 곡만 떼어 내면 방구석 헤드폰보다 거실 스피커가 잘 어울릴 훌륭한 BGM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 몇몇 곡들 때문에 선뜻 그렇게 하라고 추천하기도 좀 그래.. 문득문득 플레이하고 싶을만한 킬링트랙이 없다는게 함정이지만, 그래도 앨범 전체 다 들으면 독특한 만족감을 얻게 될때가 있다. 엄청 좋지도, 그렇다고 기분나쁜건 아닌데, 왠지 두근두근거린달까.. 미스테리한 영화 한편 봤을때 기분과 유사한 여운을 남길때가 종종있다. 전 글에서 도입부에 썰을 너무 많이 풀어놔서 이 글은 좀 짧아질 줄 알았더니 더 길어졌네; 망함....... 정리해서 Point를 전달했으면 좋겠는데 난 글쟁이가 아니니까............ 돈 받고 쓰는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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