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ché

아티스트
글렌체크
타이틀곡
Leather
발매
2012.09.28
앨범듣기






 발매된지 3개월이나 지난 앨범을(게다가 연말결산에는 포함도 안시켰으면서..) 이제와 리뷰 한다는게 새삼 웃기긴한데, 리뷰라기 보다는 잡담에 가까운 글이라고 생각해주면 훨씬 편하겠다. 신스팝/록 계열의 음악에 관심을 가진지는 이제 겨우 만 4년쯤 되었을까 싶은데.. 워낙 재작년부터 국내에도 이 쪽 계열 음악들이 흥하고 좋은 반응들을 얻어서 왠지 흐뭇했던 기억이 있다. 글렌체크라는 그룹도 60's cardin으로 알게되었는데 국내 밴드인지 다시 한번 찾아봤을 정도로 우리나라 밴드의 음악같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칵스의 일렉트로 개러지나 이디오테잎의 강렬한 일렉트로 록과는 또 구별되는 독보적인(적어도 국내에서는) 아이덴티티를 가져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기대감에 대한 결과는 GMF에서 슬쩍 엿보았고 정규 1집 앨범을 통해서 확실하게 정립했다. 다만 국내 대중과 평단의 일방적인 호의와 지지는 조금 의아했다. 분명 아직 국내에서는 미개척 분야인 음악이라는 점에서 플러스 점수를 받아야 하는 건 알겠지만.... 이디오테잎은 분명 국제적 경쟁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데 이 팀은 잘 모르겠다.


 아무튼 3개월 전에 이들의 EP인 'Cliche'가 발매되었다. 여러 음악들의 클리셰를 글렌 체크만의 색으로 변형하고 뒤틀어서 어쩌고저쩌고 자세한 설명은 어느 음악싸이트에서도 찾을 수 있는 말이니 생략하고. 앨범을 처음 플레이하면서 받았던 느낌은 음.... 헐 얘네?? 욕심만큼 똘똘하고 기특한 녀석들ㅋㅋㅋㅋ 내가 형이니 이런 표현은 이해해주시길.... 일단 1집이 기존에 EP에서 보여주던 음악과 궤를 크게 달리 하지 않는다면 이 앨범의 변화는 누구나 확연히 알아볼 수 있을정도로 뚜렷했다. 몽환적이고 멜로디컬하면서도 신나는 신스록 음악에서 강하고 명료한 신디사이저를 펑키하게 들이대서 댄스본능을 강하게 유발하는 음악들로 바뀌었다. 컷-앤-페이스트 방식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도 그렇고, 추출한 샘플들을 장난스럽게 변형한 것도 그렇고, 디스코나 펑크음악이 떠오르게 편곡한 것도 그렇고, 이건 뭐 완전히 Ed Banger레코드(저스티스, 세바스티앙, 어피등등이 소속된)에서 나온 음반 같다.


 물론, 앨범은 Ed Banger 레코드st라는 점, 그리고 급격한 변화인데도 그냥 욕심만 많은 어린 친구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 이외에 이 앨범에 엄지손가락은 못 세우겠다. 신나고 여전히 좋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딱 거기까지... 


 앨범이 엄청 좋은것도 아니었는데 이 리뷰를 굳이 쓰기 시작한 이유는 이 친구들이 만든 The Basement Resistance(이하 TBR)는 때문이다. 프로듀싱부터 비쥬얼 디렉팅, 퍼포먼스, 스타일링까지 함께하는 젊은 창작집단(?)인데 음반 기획부터 공연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모든 활동을 기획하는 집단이다. 우리나라가 음반시장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긴 하지만 공연시장은 꽤 많이 활성화 되었다.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그들의 음악과 성향을 잘 알고 음반기획부터 함께한 사람들과 만드는 공연은 좋은 공연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예술혼이 넘쳐나는 젊은 영혼들이 아니던가. 실제로 작년에 있었던 단독공연이나 GGK등에서도 꽤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연말 카운트 다운 행사를 무려 올림픽홀에서 단독으로 진행하였다. 인디밴드가, 페스티벌도 아니고 단독으로, 그것도 올림픽홀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이 말이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이 공연에서 TBR과 함께 그들의 음악을 비쥬얼아트와 퍼포먼스를 곁들인 공연을 보여주었고 반응도 상당히 좋았던 모양이다. 멋지다. 그리고 쪼금 부럽다. 짜식들. 지하에서 지지고 볶고 하면서 좋은 음반, 또 좋은 공연 계속 보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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