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의 락/신스 밴드인데, 사람들이 많이들 좋아할 만한 음악을 하는데 생각보단 조금 잠잠하다. 상큼하고 발랄한 신스록/팝 앨범인데,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이쪽 분야의 좋은 뮤지션들이 많다보니까(Phoenix류의..) 조금 아류같은 느낌이 든다는 점? 그래서 오래도록 플레이 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든다. 처음 들어도 전혀 거부감이 없으며 즐겁게 감상할 수는 있지만 2% 부족해. 도드라지는 점이 없다는 점이.. 그 점을 보완한다면 앞으로 좀 더 롱런할 밴드가 될 것 같고, 아니라면, 뭐, 아니어도 그 자체로 나쁘진 않다. 대박은 안나겠지만.



우리나라에는 올해 5월에 발매되었다.











Channel Orange

아티스트
Frank Ocean
타이틀곡
Thinkin Bout You
발매
2012.07.13
앨범듣기


 작년에 발매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그의 믹스테잎 [Nostalgia, Ultra] 시절에는 그의 존재는 전혀 몰랐다. 다만 어느새부턴가 아직 정규앨범도 안나온 이 친구의 이름이 종종 눈에 띄는 것을 보고(사실 노래 못지 않게 바이섹슈얼 커밍아웃과 제이지, 칸예 등등과 연관해서 자주 눈에 띄었다.), 'Novacane'과 새 싱글을 비롯한 몇몇 노래들을 들어볼 무렵 그의 문제작 [Channel Orange]가 발매되었다. 앨범을 한바퀴 돌리고 나서, 수만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다. 첫째로 싱글을 들었을 때 이미 느꼈지만, 이 친구는 목소리 버프가 없다. 폭풍 가창력, 음슴. 속삭이는 듯한 달콤함, 음슴. 녹아내릴 듯한 섹시함, 음슴. 개인 취향일지는 모르겠으나 이 친구 목소리 버프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목소리가 가진 매력이 없다. 흑인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가진 그루브감이나 이런것은 둘째치고, 목소리 하나만 놓고 보면 건조하게까지 느껴진다.






 둘째로, 앨범을 들어본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다 듣고 나서 생각나는 Hook이 없다. 몇몇 곡에서 멜로디 라인이 보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도드라지게 드러나는 멜로디가 없다. 그러니 킬링 싱글이라 불릴만한 곡도 없다. '야 진짜 이노래 개짱이야!!!!'라고 추천할 곡이 없다고... 특히 우리나라 애들한텐 더더욱 ㅋㅋ 우리나라 애들 막귀라고 얘기하는 건 아니고.. 단번에 어필할만한 요소가 별로 없어서 그런다. 게다가 이 친구가 가진 장점은 언어적 한계때문에 우리나라 애들한테 덜 드러날 수 밖에 없기도 하고.


 이 친구 앨범을 듣고 가장 많이 떠올랐던 사람은 Maxwell이었다. 물론 맥스웰의 목소리는 심각할 정도로 대단하기도 하고, 세련되고 도시적인 음악은 멜로디 라인과 관계없이 사람을 끄는 면이 있어서 많이 다르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벗뜨, 트랜드와 관계없이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한다는 측면과, 자신이 음악과 앨범을 끌어가는데 강한 자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충분히 상관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게 한다. 이 앨범은 맥스웰의 첫 앨범 못지 않게 본인의 강한 정체성과 자의식이 반영된, 전혀 신인같지 않은 신인의 1집같지 않은 1집이다. 욕심을 크게 갖지 않고(어쩌면 욕심이 지나친 사람일 수도 있고..) 뚝심과 센스를 가진 사람만이 낼 수 있는 명반이다. 



 사실 앨범 평은 굳이 내가 안해도 여기저기 널려있다. 이미 피치포크 9.5점을 비롯해 유수한 평론 매체들에게 만장일치로 만점 혹은 그에 가까운 평점을 받았으니 내가 여기서 말해 뭐해. 다만 한가지 확실한건, 이 앨범 들어. 두 번 들어. 그리고 가사 꼭 봐. 두 번 봐라. 그러면 저 사람들이 왜 저렇게 만장일치로 좋은 의견을 내세웠는지 이해가 갈테니까. 이 정도면 거의 올해의 신인은 둘째치고 올해의 앨범 급이다. 근데, 역시 한가지 주의해야 될 점은 수 많은 사람들이 칭찬했다고 나도 억지로 엄지손가락을 세울 필요는 없다는 것.ㅎㅎ 솔직히 가사를 이해하지 않고 이 앨범을 들으면 그럭저럭 좋은 앨범, 혹은 '이 앨범이 왜?!'라며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앨범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Frank Ocean의 음악을 감상하는 주된 포인트는 직설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상적이라거나 현학적이지도 않은, 그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지점, 혹은 남들이 쉽게 생각하지 못한 지점을 담담하지만 통찰력있게 표현한 가사다. 영어실력이 썩 좋지는 못해서 가사를 보고 좀 찾아봐야 겨우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이해하고 나면 어라?! 이 어린노므시키가?!라는 소리가 절로 난다. 시적이면서도 아름답고, 때론 담담해서 잔인하게도 느껴지는 그의 스토리텔링이 이 앨범의 포인트라고 생각하니, 그제서 이 앨범은 컨셉, 음악, 멜로디, 그의 목소리까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베스트 곡을 몇곡 뽑아보면, 첫째로 Bad Religion. 마치 김연우의 이별택시가 생각나는 가사다. 물론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정도는 아니고, 조금 더 절제되고 시적으로 정제된 듯한 가사에 앨범에서 가장 애절한 곡이다.(자꾸 우리 것을 까는 것 같아서 덧붙이는데, 이별택시의 가사는 정말 괜찮다. 그 찌질함이 포인트니까.) 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혹은 사랑)이 없다는 것에서 오는 공허함과 허무함, 좌절감.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흔하다는 짝사랑 곡인데 이런 진중한 가사는 없어진지 오래라...(This unrequited love/To me it's nothing but a one-man cult/And cyanide in my Styrofoam cup. - "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나에겐 그저 사이비 종교와 같아. 스티로폼 컵 속에 담긴 청산가리와도 같아."  알아보니 어느 사이비 종교에서 누가 스티로폼 컵에 청산가리를 담아 마시게 해서 집단으로 사람들을 죽게 했다는 일이 있다더라. 그걸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타이틀 곡 Thinkin Bout You. 어디선가 디안젤로 뺨따구 날리는 가성이라고 하는 글을 봤지만 그건 아니고 아무튼 가성이 인상적이긴 하다. 들을수록 감기는 느낌의 곡인데, 자꾸 그의 바이섹슈얼 선언과 그의 첫사랑 남자가 떠올라서 좀 찝찝하기도 하다.ㅎㅎ







 한참 유행하던 덥스텝 느낌을 차용한 Crack Rock은 몽환적이면서도 디테일한 설정이 인상적인 곡이다. 코카인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만 한가지 방식으로만 풀어가지 않고, 사건의 당사자처럼 verse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다음 10분짜리 대곡 Pyramids. 하찮은 스트립클럽 같은 곳에서 일하는 창녀라도 내가 사랑하면 클레오파트라여, 안그려? 슬픈건 화자가 직업도 없는 루저야. 기둥서방이라 이거지. 그래서 다른 남자랑 같이 있는걸 봐도 별 말을 못해. 현실의 삶에 담담해진 클레오파트라와 그녀가 클레오파트라임을 알고 있는 하찮은 루저. 이 모든 것을 담담하게 표현하는 것을 보자니 짧은 소설 한편 보는 것 같다. 먼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가사 답게 음악도 대곡인데다가 구성도 버라이어티 하다. 신인이 이런 대담한 구성을 했다는게 대단하다는 거지.







 퍼렐 윌리암스가 프로듀싱에 참여해서 그런지 유난히 밝고 튀는 Sweet Life은 Hook이 가장 도드라진 노래고, 앨범은 안만들고 영화나 찍고 있는 Andre 3000의 반가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Pink Matter 역시 빼놓으면 섭섭하다.(둘이 왠지 엄청 잘 어울려!!!!!!는 조금 위험한 발언인가 ㄷㄷ) 물론 위에 이야기한 여섯곡을 제외하고도 앨범 속에는 다양한 캐릭터와 독특하지만 디테일하게 표현된 가사가 돋보이는 곡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결론은 이 앨범, 앞서 말했듯 '곡이 좋은 노래'를 좋아하는 청자들에겐 그저그런 앨범이다. 앨범을, 노래를 천천히 곱씹는 사람에게는 꽤 괜찮은 앨범이 될 것이고.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애매하다. 개인적으로도 가사냐 곡이냐를 본다면 가사보다는 곡이 먼저니까. 그렇지만 역시 모든 앨범도 그 앨범만의 감상포인트들이 있는 법. 요 앨범은 가사펴놓고 혹은, 번역된 가사를 보면서 구절을 곱씹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편이 조금 더 좋은 감상법이라는 것이다. BGM으로 쓰기에 적당한 곡들은 아니어서 얼마나 플레이 하고 싶어질지는 미지수. 그치만 가끔 아주 조용히 감상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도 모르겠다. 물론, 이런 것과는 별개로 이 앨범은 상당히 좋은 앨범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

The Dark Knight Rises 
8.2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만, 앤 해서웨이, 톰 하디
정보
액션, 범죄 | 미국, 영국 | 165 분 | 2012-07-19
글쓴이 평점  


 영화를 보는내내 찜찜했고, 보고 나와서는 허탈감을 감출 수 없었다. 분명 재밌게 잘 만들어진 영화다. 내 답답함과 허탈감은 어디서 나온 것이었을까. 영화를 보면서도, 보고 나와서도 한참을 생각해 본 결과 몇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아래는 스포가 포함되어 있으니 알아서 스킵해주십시오.





 1. 히스 레저

 이 시리즈 뿐만이 아니라 영화사를 통틀어서 연기력을 순위매길 수 있다면 다크나이트에서 조커역을 맡은 히스 레저는 분명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그만큼 다크나이트 속 그의 연기는 그야말로 '신들린' 연기였고, 수 많은 악역 캐릭터에 당당히 한 축을 차지하게 되었다. 히스레저는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활용하는 싸이코 캐릭터를 더욱 완벽한 모습으로 만들어냈는데, 모든것을 철저하게 짜여진 각본대로 연기하기만을 요구하는 놀란감독이 유일하게 조커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일은 히스 레저에게 일임하였다 했으니, 분명 조커를 보며 소름돋게 만들었던 몇몇 디테일은 캐릭터를 만든 놀란감독 못지 않게 히스 레저의 공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명배우들의 좋은 연기력을 볼 수는 있지만 히스 레저는 다크나이트에선 신의 한 수 였다. 솔직히 진짜 포스터 위의 8명 다 ㄷㄷ한 배우들인데. 물론, 그를 대신할 사람을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전작이 저랬는데 어떡해. 기대감이 있잖아.



이 장면은 최고였지.



2. 조커

 비슷하지만 1과 맥락이 조금 다르다. 조커는 히스레저의 신들린 연기력도 대단했지만 일단 캐릭터 자체가 다크 나이트의 설정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그로인해 배트맨이 상당한 고뇌를 하게 되었으니까. 싸이코에다가 사람 심리를 너무 잘 다루며 원하는 것은 오로지 재미, 그리고 자기 만족이며 게다가 상당한 지능캐다. 선과 악의 대립과 공존, 철학적 사유와 질문은 모두 그로 인해 시작되었다. 베인은? 조커에 비하면 매우 묵직하다. 뚜렷한 목표의식도 가지고 있고. 하지만 역시 매력이 없다. 조커는 소름돋을 정도의 미친놈이지만 만화속에 나오는 '그냥 힘쎄고 무식한 전형적인 악당'은 아니었는데, 베인은 그런 것이 없다.(개인적으로는 한니발 렉터와 더불어 악당 캐릭터로는 최고인듯) 베인도 무식하진 않지만 지능캐도 아니고, 도드라지는 베인만의 캐릭터가 거의 없다. 물론 조커와 같은 캐릭터를 비슷하게 찍어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전작이 잘 됐다고 전작 따라가다가는 망할것이 뻔한데다가, 오히려 묵직하고 강한 베인이기 때문에 약해진 배트맨과의 갈등구조가 더욱 돋보인면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그래도 아쉬운건 아쉬운거. 1도 2도 모두 전작탓임.



베인의 굴욕



3. 놀란감독

 너 왜 영화 이따위로 밖에 못만들어!! 이게 아니다. 잘 만든 영화임에는 틀림 없는데, 놀란감독에 대한 기대치에 비하면 조금 모자란 느낌이 들어서 그렇다. 메멘토부터 시작해서 그의 영화를 다 보았고, 그의 영화에 대한 팬임을 자처하는 바이지만, 그런 기대감과 신뢰감 때문에 이 영화가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솔직히 그의 필모그래피 안에서 본다면 이 영화는 범작이다. 물론, 범작이어도 이정도다.





 대략 세가지 정도고, 사실 반전이나 약간의 설정에서 불필요하거나 아쉬운 점들이 있긴 했는데(예를 들어 자꾸 등장하는 뜬금없는 키스신),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특히 반전은 조금 불필요하다고 느꼈다. 어떤 어중이떠중이가 이 영화가 마지막에 반전하나 있고 나머진 그저 그렇다고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정 반대지. 이 영화가 반전을 위한 영화도 아니고, 그 반전때문에 무슨 복선들이 촘촘하게 있던 것도 아니다. 반전은 영화에서 전혀 중요한 장치가 아니었고, 평범해진(?) 배트맨의 갈등과 고뇌, 역경, 빈부격차와 공산주의에 대한 고찰, 그리고 전작들에 이어지는 깨알같은 디테일이 더 포인트인데 맥락을 못짚은거지.(이 대목에서 록키 시리즈가 생각나기도 했음. 퇴물 복서의 도전이 자꾸 생각났어.) 아마 이 영화로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한 아해들의 멍청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결론은 9점대 영화는 아니지만 충분히 재밌고 좋은 영화라는 사실. 세편으로 이어진 트릴로지에서 가장 아쉬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부작을 그런대로 잘 마무리한 괜찮은 영화라는 사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 영화의 포인트이자 결론은 캣 우먼 '앤 해서웨이'라는 사실. 전편의 레이첼 역할을 맡은 매기 질렌할이 영화의 유일한 옥의 티 였다면(대체 하비 덴트랑 브루스 웨인이 왜 아줌마 같은 걜 두고 이렇게 다투는 거야!! 도저히 몰입 불가.), 이번의 캣 우먼은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캣우먼 나올때마다 감탄. 사실 아이언맨2와 어벤져스를 보고 블랙위도우에 반해서 꼭 스핀오프가 나오길 기다렸는데, 이거 보고 생각이 바뀌었음. 앤 해서웨이가 더 매력 터짐 ㅋㅋㅋㅋ 놀란감독이 스핀오프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 아, 더불어 더이상의 시리즈는 없다!라고 못박았지만 마지막에 너무 디테일하게 후속편이 암시된 덕에 살포시 기대를 해본다. 슈퍼맨 시리즈를 잭 스나이더와 시작했다던데 고거 끝나고 다시 한번 더...... 로빈은 이제 시작이잖아!!



그냥 끝나면 토끼형 불쌍해서 안됨.


내 이상형은 지금부터 쫄쫄이가 잘 어울리는 여자


아 놔 진짜 이러기 있음??





랩도 잘하는 그녀는 완벽하다. 릴 웨인st. ㅋㅋㅋㅋㅋㅋ 저 여유있게 가사를 표현하는 손동작들 ㅋㅋㅋ 수준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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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the World in a Day

아티스트
Prince
타이틀곡
Around The World In A Day
발매
1985.04.22
앨범듣기


 정말 오랜만에 프린스 리뷰를 쓰는 것 같다. 사실 처음에 이 앨범의 리뷰를 쓰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다. 몇몇의 좋은 싱글들이 있지만, 불꽃같은 이 시기의 프린스 앨범사이에서 파괴력도 없고, 특별한 컨셉도 없어 보이는 무난한 팝앨범이기 때문이다. 82년, 마이클잭슨은 [Thriller]를 대성공시키고 다음 앨범인 [Bad]를 낼때까지 5년이란 시간을 공들였는데, 84년에 [Purple Rain]을 터뜨린 프린스는 1년만에 이 앨범 [Around The World In A Day]를 발매했다. 그리고 평단에겐 혹평을 들었지. 이 때만해도 어쩌면 프린스는 '천재'라는 칭호를 받기에 조금 부족하다고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그냥 '괴짜'정도라면 모를까. 기복이 심해서 ㅎㅎ 그 때야 그렇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 앨범은 참 프린스 다운 행보를 보여줬다고 본다. 흥행에 연연하지 않고, 평단과 대중들의 기대감을 은근히 비틀어버리는 싘한 남자, 그것이 프린스의 매력이지.



이 싘한 남자



 프린스의 퍼플레인에 열광하던 사람들의 기대감과 다소 어긋난 앨범이지만, 그래도 이 앨범, 빌보드 앨범 챠트 1위에도 올랐다. Top 10 싱글도 두 곡이나 나왔고, 더블 플래티넘도 기록했다. 이 정도면 상업적으로는 그럭저럭 성공했다고 볼 수 있지. 퍼플레인의 후광이라고 말하기엔 과도한 앨범 성적이니, 이 앨범이 그냥 지나칠만한 그저 그렇기만한 앨범은 아니라는 물증정도 되려나. 다만 앞뒤로 좋은 앨범들이 꽉꽉 들어차있다는게 이 앨범의 최대 걸림돌 ㅋㅋㅋ 뒤에는 1999, 퍼플레인, 그리고 곧 뒤에는 퍼레이드에 싸인 오 더 타임 까지 있으니까. 그러고보면 정말 이 때의 프린스는 그냥 막 찍어도 좋은 앨범이 나왔던 것 같다. 전성기는 전성기라 이거지. 그러고보니 이 앨범이 85년에 나왔으니, 지금의 나와 같은 나이일 때 낸 앨범(...)에다가 내 태어난 해에 나온 앨범이니 앞으로 애착을 더 가져야겠다....... 쓰고보니 문득 스치는 박탈감. 미친색킼ㅋㅋㅋㅋㅋㅋ 그 멋진 앨범들이 그 어린나이에 나왔다니.



Around The World In A Day(1985)



 아무튼 요 앨범은, 요상한 신비주의와 사이비 종교같은 느낌의 앨범이다. 독특한 싸이키델릭함이 곳곳에 보인다. 그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노래가 Paisley Park와 Pop Life. Paisley Park의 경우 누군가에겐 프린스 노래치고 조금 심심한감이 들겠지만, 여자들이 웃으며 시소를 타는 모습으로 형상화 된 그의 유토피아(노래 속 페이즐리 파크)를 싸이키델릭한 음악과 함께 절묘하게 표현한 곡이다. 좋다. 아, 그리고 7인치 싱글로 나왔을때 요 노래의 B-Side곡이 디안젤로가 겨우겨우 리메이크한 She's Always In My Hair다. Pop Life도 앨범이 인정을 덜 받아서 그렇지 아주 가볍고 경쾌하게 잘 만들어진 Funk곡이다. 이 때 즈음에 나온 Funk곡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하다. 



아마도 지 생일에 부른 노래 영상 같은데, 이 버젼 괜찮다.ㅇㅇ 다리찢기 ㄷㄷ


 Condition Of The Heart는 아주 잘 만들어진 발라드곡이다. 특히 그 인트로가 이어지다가 스며들듯 등장하는 피아노의 멜로디, 그리고 여러가지 악기들과 효과음들이 섞이다 등장하는 프린스의 목소리! 그 부분때문에 자꾸 생각이나... 그 부분이 기다려져... 앨범에서 가장 히트한 Rasberry Beret은 앨범에서 프린스의 팝적인 감각을 가장 도드라지게 느낄 수 있는 노래다. 전작 When Doves Cry와 비교하게 되는데, 그 곡에 비교한다면 이 쪽이 스트링섹션을 이용해서 그런지 훨씬 부드럽고 밝고 경쾌하다.





 비교적 조용하거나 경쾌하고 팝적인 노래들이 전반부에 포함되어 있었다면, 후반부는 조금더 강하고 더 휘몰아치는 곡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Tamborine이나 America도 그렇지만 특히 마지막 두 곡 The Ladder와 Temtation은 왠지 전작을 연상케 하는 트랙들이다. 물론 전작에 비하면 조금 식상한듯한 멜로디에 아쉬움도 느껴지긴 하지만, 그건 역시 전작이 워낙 괜찮았기 때문에....


 저평가 받은 앨범이지만 마냥 저평가 받기만 할 앨범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시기는 전성기니까. 그냥 그 시절엔 망한 앨범도 이 정도... 프린스의 모든 앨범들을 놓고본다면 음.. 그래도 중간정도는 가지 않을까? 중간이상 갈지도. 그냥 임팩트가 좀 부족해서 더 약하게 느껴질 뿐인 것 같다. 완성도 높고 좋은 곡들이 강렬하지를 않아서...


Write Me Back (Deluxe Version)

아티스트
R. Kelly
타이틀곡
Lady Sunday
발매
2012.06.29
앨범듣기




음악에 미쳐있는 덕후들을 보면 그 시작이 가족, 친지인 경우가 많다. 랩을 듣기 시작하던 내 사촌동생에게 내가 내민 것은 나스의 일매릭이었고, 그는 나보다 더 지독한 힙덕이 되었다. 랩도 막하고 다니고. 그리고 내가 일매릭을 듣기 시작한건 물론 누나 때문이었고. 정확히는 우탱클랜으로 시작했지만 ㅎㅎ


 아무튼 중요한건 그게 아니라, 우리 아버지도 음악이 메인은 아니고 서브수준이긴 했지만 엄청난 음덕이셨고, 덕분에 자연스럽게 누나와 나도 음덕이 되었다. 그런데 의외로, 우리집에서 갖가지 음악 경연프로그램을 가장 잘 챙겨보시는 분은 우리 엄마다. 우리 엄마가 누구냐, 성가대에서 그 어렵고 희귀하다는 알토 파트를 맡고 계시고 누구보다도 대중적이지만 정확한 귀를 소유하고 계신 분이다!!! 나는 가수다 볼 때 상위권 3명을 신기하게도 매번 맞추심... 헐.. 난 매번 틀림 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래서 나는 가수다가 나올 때면 우리집 권력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어머니의 취향에 따라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데,(사실 나도 같이 즐기는 편...) 오랜만에 누나가 내려와서 나는 가수다를 대기하며 무한 걸스를 봐야하는 시간에 남자의 자격을 보게 되었다. 다 본건 아니고 엔딩부분만 봐서 잘은 모르지만, 아마도 대중교통을 이용한 하루 여행을 담은 편이었던거 같은데, 엔딩곡으로 낯익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곡은 바로 이 곡. 여름, 그리고 왁자지껄한 여행과 잘 어울리는 분위기다. 특히 후렴구가. 뭐, 가사는 둘째치고.


 

 알켈리의 신보를 들으면서 몇 주 전에 음악을 좋아하는 다른 분과 페북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요지가 뭐였냐면, '알켈리는 '양산형 가수'가 되어버렸다.' 였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싶었는데 공감해 주셔서 고마웠다. 음.. 뭐랄까.. 분명 알켈리의 음악은 좋다. 앨범 듣고 실망한 기억이 거의 없다. (딱 한번, [12play]를 듣고 반해서 듣게 되었던 [R.]에서 기대치에 비해 길고 지루해서 실망했던 적은 있었음.) 근데, 또 엄청 감동한 적도 없다. 12Play를 끝으로 말이지. 전작에서도 '복고'라는, (트렌드이긴 했지만) 색다른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듣다보면 '역시 좋긴 한데, 알켈리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복고, 가스펠, 미드템포, 섹스송등, 다양한 분위기로 변화를 꾀해도, 늘 그 만의 고유한 색으로 덧칠되기 마련이었다. 이거 엄청난 칭찬이고, 좋은건데!!! 근데 뭔가 2%가 부족해!!!!!!!! 양질의 노래를 꾸준하게 들을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고마운데, 잦은 노출로 인해 식상함도 들고.. '역시 좋네.'라는 말이 부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뮤지션이다. (그러다가 생각해보니 프린스도 분명 비슷비슷한 앨범들을 다수 발매하는 양산형가수긴 한데, 그는 퀄리티가 다르니까!!!라고 마무리 지음. 지독한 프린스 빠심을 가진 두명이었거든.)





 이번 앨범은 전작인 [Love Letter](리뷰 보러가기)와 전체적인 기조를 유사하게 가져가면서, 알켈리 특유의 말랑말랑 러브송들도 수록된, 알켈리표의 다양한 음악들을 고루 맛볼 수 있는 좋은 앨범이다. 위에서 말한 Love is도 그렇고, 신나는 여름분위기 물씬 풍기는 Party Jumpin'은 더운 여름도 거뜬하게 날 수.....는 없어.. 요즘 여름은 좀 그래...ㅜㅜㅜㅜ 아무튼 녹아내릴 것 같은 날씨에도 신나게 한 걸음 내딛을 수 잇는 힘을 주는 노래다. 많이는 아니고 딱 한 걸음 정도..... 요즘 여름은 그렇다니까..ㅜㅜ 개인적으로는 위의 두 곡 외에도 필리소울 느낌을 담은 Share My Love, 듣자마자 아이즐리 브라더스가 떠올라서 임팩트있게 느껴진 Green Light가 좋았다. 도회적 느낌의 두번째 싱글 Feelin' Single과 복고 로큰롤의 기운을 고스란히 담은 All Rounds On Me도 매우 신났고.







 그리고 전작에서도 느꼈지만, 이 사람 MJ 모창 왜이렇게 잘하지. You Are My World듣는데, 지난 번보다 더 유사해서 깜짝 놀랐다. 아쉬운 건, 이 곡으로 인해 알 켈리의 이 앨범이 더 좋았던 것이 아니라 MJ에 대한 아쉬움, 아련함만 더 커졌다는 것.ㅋㅋㅋ 결과적으로 나한텐 역효과였다. 물론 알켈리의 의도는 그게 역효과는 아니었겠지만. 그도 그가 떠난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 남아 있겠지. 그리고 그걸 아마도 노렸겠지?





 전작은 별 네개를 줬다면 이번은 3.5개..는 좀 박한가. 3.8개 정도. 전작도 근래의 앨범들 중에서 상당히 좋은 편이었고, 이번 앨범도 분명 그와 비슷한 수준이라 여겨진다. 개인적인 애착으로는 전작보다도 나을 정도다. 내 취향의 노래가 더 많아. 게다가 계절과 맞물려서 계절과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 많아서 이번 여름 가끔 플레이할 것 같다. 이미 그러고 있기도 하고. 근데 그 깎인 0.2는 앞에서도 얘기했듯, 변화가 없(어 보인다는)다는 데서 온 아쉬움이랄까. 더 안타까운 점은.. 그런 R. Kelly가 다음 앨범에서 딱히 새로운 시도를 할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는 점...(정확히는 시도해도 결국 '알켈리네' 라고 할 것 같다는 점...) 12Play는 정말 엄청난 앨범이었는데 말이지....




+ 쓰고나서 보니 잡담이 반에 나머지 반은 아쉽다 얘기 투성이 ㅋㅋㅋㅋㅋ 근데 분명 좋은 앨범임은 틀림 없다. 전작은 사고싶은 맘까진 안들었는데, 이건 사고싶기도 함.ㅋㅋㅋㅋ







잉여춤이다.

병신같지만 멋있다는게 이춤의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내가 처음 느꼈던 감상은 음..

뭐랄까..

뭔가 잘 추는 것 같긴한데 존나 병신같다..였던가

뭔가 병신같긴 한데 존나 잘 춘다 였던가.

둘의 뉘앙스가 오묘하게 달라서 생각해보면 둘 다 맞는 말 같기도 하고.

크록하 같은거 추는거 보면 마냥 오아.. 하고 보게 되는데, 이건 보다 보면 내 표정은 오만상. 근데 신기하긴 해. 이게  대체 뭐야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것은 지렁이가 꿈틀꿈틀 ㅋㅋㅋㅋㅋㅋ

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나 웃기긴 한다. 본인들도 웃긴다는 것은 인정할 듯. 

구루병 걸린 쇼핑몰 모델st 이자나. 갑자기 생각나네.





다리 못펴영? 무릎이 자꾸 안쪽으로 쏠려영?




마음의 소리 - 정열맨 - 이말년 - 패션왕으로 이어지는 병맛들이 자꾸 현실화 되는 것 같아서 좋긴 한데 오글거리기도 하다. 가끔 마치 "아라 왔어염 뿌잉뿌잉 >_<"을 실사로 듣는 것 같은 요상한 불쾌감이 생겨나... 꼴보긴 싫은데 그래도 그런 사람이 없으면 허전할 것 같기도 해. 가카도 퇴임하시면 허전할까...





1. 수업이 하나 휴강이라 뭐라도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막상 쓰려니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잡담. 잉여력이 쌓이고 쌓여서 사리나올 지경이었는데, 아무생각도 안나는 걸 보니 이건 무엇인가. 영화는 최근에 본 게 없고, 전에 맥주 포스팅 하려던 것은 이미 맛도 다 까먹음. 음악은 이것저것 틈나는 대로 듣고 있지만 딱히 써야겠다고 생각나는건 없음. 무슨 얘기 할까.




2. 에라, 음악 얘기나 쓰자. 자미로콰이 공연은 예매했고, 에스페란자 스팔딩은 스탠딩 1, 2번 예매해놓고 입금을 안함. 재미로 따지면 자미로콰이가 완전 재밌을꺼 같고, 에스페란자 스팔딩의 공연은 그냥 너무 보고싶다. 근데 사야할 것이 너무 많아서, 둘다 가기엔 너무 부담스럽다. 그래서 예매도 안된김에 귀찮아서 에스페란자 스팔딩의 공연은 포기. 에스페란자의 공연이 다가오면 폭풍 후회가 될 것 같......아 안되겠다. 다시 예매할래. 아 진짜 나란남자...... 자미로콰이는 다음에 보자. 슈퍼소닉에 프란츠 퍼디난드랑 함께 왔다면 난 그 곳엘 갔겠지. 근데 왠지 에스페란자는 이번에 꼭 봐야할 것 같은 기분이야. 그래. 제이케이 횽 미안.(너 따위 안와도 갈 사람 많다. 티켓 양도나 해야지.)



이 누나 너무 귀엽게 생겼어ㅋㅋ 나보다 누나라는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한 살 많던가.



3. 맥스웰/디안젤로 내한공연 소식은 그 이후로 잠잠하다. 역시 불안한 느낌은 틀리지 않는건가 ㄷㄷ


4.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지난주 예매율 1위라더라. 개봉 일주일도 넘게 남은 상황에서 그게 말이 됨?ㅋㅋ ㅇㅇ 다크나이트라면 말이 됨. 사실 다크 나이트 나왔을때, 사람들이 너무 난리를 치니까 왠지 모를 반감같은게 있었다. 그래서 마지못해 조금 뒤늦게 영화관에서 봤었다가 헐.. 헐.. 이건 정말 히어로물의 새지평이 맞다!!! 정말이다!! 이건 진짜다!!! 라고 느꼈음. 두시간 반이 넘는 런닝타임 동안 자꾸 시계를 보게 했던 영화였음. 두시간쯤 지나고 나서 부터 끝나면 안된다고 간절히 생각했음.  그런느낌 갖게 된 영화 진짜 몇 안되는데.


5. 쓸말도 없는데 마지막으로 Terence Trent D'arby의 1집 수록곡 Who's Loving You나 들으면서 끝내자. 지금까지 쓴 포스팅 중에 제일 성의없고 내용 없다.



TTD의 초기 앨범들은 다 좋다. 사실 순수하게 음악적 취향으로 보면 레니보단 TTD쪽이 더 맞긴 함. 애정은 레니쪽이 훨씬 많지만. 내한 공연 탓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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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웰 1집이 96년에 발매됐으니까, 벌써 데뷔 16년차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동안 발매된 앨범은 겨우 네개.

아 뭐, 라이브 앨범도 쳐준다면 다섯개.

다들 제법 잘된편이다.



Maxwell - [Embrya]



1집은 엄청 센세이셔날했고, 3집은 대중들의 반응도 좋았고, 겨우(?) 네번째에 불과한 그의 앨범을 통해서는 제법 거장의 풍모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1집을 내고 2년뒤에 나왔던 MTV Unplugged는 베이비페이스와 너바나의 MTV Unplugged와 더불어 시리즈중에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근데 2집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 평단에서도 그렇고, 특히 대중에게서는 더 그렇다.

그도 그럴것이 이 앨범, 좀 불친절하다. 

1집도 그랬지만, 전반적으로 도드라진 구석이 더욱 없어진데다가 눈에 띄는 멜로디 라인도 거의 없다.

엄청난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잘만 쓰면 제대로 대중들한테 먹힐 노래들을 만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앨범이 두번째로 나왔다는 것은 그런 대중성을 포기할만큼의 강한 자의식이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싶다. 

결국 누구는 1집이 좋으니, MTV Unplugged가 좋으니, 난 3집부터 반해서 듣기 시작했다느니, 4집은 진짜라느니 어쩌니 하지만 어느 누구도 난 2집이 Best야(까지도 필요 없다. 2집도 좋아 라고 말하는 것도 못들어 봄. 사실 이 앨범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보기 힘들고.)라고 말하진 않는다.



 Maxwell - Fortunate. 영화 Life의 사운드 트랙으로, 2집에 나온 다음해에 발매되어 큰 인기를 얻음. 알켈리의 곡이다. 이런 노래들만 진작에 불렀다면 훨씬 더 대중 친화적인 뮤지션이 되었을텐데... 다만 난 지금만큼 그의 노래를 사랑하진 않았겠지. 



흥분보단 침잠에 가까운 앨범이지만, 곱씹을수록 깊고 세련된 맛을 느낄 수 있다.

멜로디로 듣는 앨범이 아니라 노래들에서 풍겨오는 인상으로 듣는다는 기분이다.(물론 맥스웰 앨범의 전반적인 느낌이 그렇기도 하다.) 불친절함은 분명하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세련된 그루브와 도시적인 섹시함을 느낄 수 있는 것 또한 분명하다. 

 누군가는 2집에서 흔히 겪는 '대중성이 결여된 과욕, 뮤지션으로써의 뚜렷한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한 실험이 지나쳤다'라고 말하지만, 가끔은 그런 이유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그런 과정을 통해 3집과 4집 앨범이 나왔음은 당연한거고! 물론, 문득문득 플레이하고 싶을 만큼 인상적인 곡들이 없는게 좀 함정..ㅎㅎ 대신 가끔 맘먹고 들으면 대체적으로 만족감을 주는 앨범이기도 하다. 





Maxwell - Luxury : Cococure




 맥스웰이 10월 즈음에 내한한다는 떡밥이 있어서 페북에 쓰려다가 너무 길어져서 여기로 옮겼다. 6월 내 하나도 안쓰면 서운하잖아. 나중에 제대로 한 번 리뷰해야겠다, 이 앨범. 소문대로 디안젤로와 같이 내한을 하려나. 생각같아서는 둘이 다른날 왔으면 좋겠는데. 그래도 선선한 가을밤에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진짜 울지도 몰라..10여년전 우상들이 함께 오다니! 확정된다면 멘붕오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닐듯.


 아, 맥스웰의 3연작중의 두번째 blackSUMMERS'night은 올해 안에 나올꺼 같긴한데.. 3년동안 매년 하나씩 낸다더니 3년에 하나씩 낸다는 말이었냐...... 뭐, 아무렴 어때. 4집 나올때까지 8년도 기다렸는데 ㅋㅋ 3년이면 고마움.


요즘 유럽투어중인 레니크라비츠. 뱅상 카셀은 좋아하는 배우인데, 유명한 작품은 블랙스완의 남자 주인공, 오션스 트웰브의 대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은 이스턴 프라미스하고 돌이킬 수 없는, 라 빠르망. 그러고 보니 이 사람 작품도 엄청 많이 봤네. 다른 예술에 종사중인, 좋아하는 두 사람이 찍은 사진을 보니 새롭다. 게다가 둘다 엄청 섹시함. 부럽다 저런 섹시함이. 출처는 레니 페북.


데이빗 보위. 그의 오드아이는 신비로운 아우라를 가지고 있다.


마돈나의 담배 누드(?)사진. 한화로 2800만원에 낙찰되었는데 생각보다 적어서 실망했다는 후문. 20대 초반 창창하던 시절 마돈나의 누드를 봐도 전혀 아무느낌이 없었는데 30대 초반의 이 사진은 보자마자 숨이 턱 막힌다. 진짜 멋있다. 이 사진. 그러나 지금은 58년 개띠 늙은 아줌마일뿐...


책 이렇게 섹시한 자세로 읽기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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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하나같이 내한공연은 제시간에 시작을 안하는겨.. 게을러 빠져서. 안 그래도 스탠딩이라 7시 조금 넘어 도착했는데, 공연은 20분가량 지연되서 8시 20분에 시작. 20분 기다리는게 그렇게 초조할 수가 없었다고. 




내 자리는 이 정도쯤. 원래 공연볼때 사진 잘 안찍는다. 그래서 공연중간의 사진은 없음. 공연은 즐기는 그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 라고 말하고 싶은데 사실 그냥 귀찮은거...



2. 스탠딩 50번대라 A구역 가운데에 두세번째 줄 쯤에 자리잡을 수 있었음. 가끔 우리 앞으로 와서 웃으면서 노래 부르는데 눈 몇번 마추친건 자랑.이라기도 애매하다. 난 남잔데... 사실 여자였어도 설레진 않았을것 같다. 그냥 귀염귀염 곰돌이 푸 느낌. 아무튼 공연시작전에 Justfriends부르던 흑누나들 생각남? 그 흑누나들 A구역 끝쪽에 있었는데 사람들 사이를 마구 헤집고 다니더니 내 뒤쪽까지 온거 ㅋㅋ 근데 이 흑누나들 덩치도 크고 목소리도 겁나커서 귀청 찢어질 뻔. 짜증났던건 이 누나들이 뮤직이 '손 한 번 잡아주이소'하고 다닐 때 등 뒤에서 사람들을 마구 밀치며 날 뚫고 앞으로 나가려고 하는거....흥, 질 수 없지. 나 무슨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경기를 제압한다"에서 나오던 강백호의 박스 아웃처럼(한 때 농구 좀 열심히 했지 훗.)오른쪽 다리를 흑누나 앞으로 뻗으면서 몸으로 막았다. 후후후. 흑횽도 아니고 무개념 흑누나들 정도야. 



Q :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어떻게 하면 될까?! A : 몸으로 버티는거다!! 힘으로 상대를 밀어내!! 현장에서 흑누나들과 몸으로 배웠음.



3. 잡설이 길었는데, Musiq는 귀여웠다. 특히 투스텝 밟으면서 춤출때.. 다만 '그냥 공연'을 보고 온 기분이었다. 함께 공감하고 공유한 느낌이 아니라 그냥 연예인이 하는 공연. 뮤직의 태도는 음악과 공연에 푹 빠져있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가끔은 자아도취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코앞에서 보면서도 왠지모를 거리감이 있었다. 뭐 사실 크게 잘못된 건 아닌데, 내가 이전에 다녀온 공연이 레니크라비츠라서 그랬던 것 같다. 9만 9천이라는 돈 값은 했는가? 팬이라면 그럭저럭 수긍했겠지만 아니었다면 조금 아쉬웠으리라 생각됨.



Musiq과 인터뷰한 알앤비 여신 보니ㅜㅜ 출처: 리드머(www.rhythmer.com)



4. 음향은 아... 너무 아쉬웠다. 난 처음에 스피커가 정면으로 닿지 않는 위치라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나보다 했는데, 현장에 있었던 지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특히 공연 시작하고 반주는 나오는데 뮤직 목소리가 너무 많이 먹혀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관객들 소리가 조금만 커져도 다 묻혔으니, 조금 심하긴 했다. 특히 가성 부분은 '부르긴 부르는거 같은데..'라고 생각될 정도였음. 중반부부터 조금 개선된 느낌이었고, 그래도 관객들 소리가 조금 잠잠해질때나 발라드 트랙에서는 그럭저럭 들을만 했다. 아쉬운대로.


5. 음악 얘기를 해보자면 밴드 형식으로 편곡한 탓도 있겠지만, 주옥같은 발라드 트랙들이 파워풀한 편곡으로 탈바꿈하여 아쉬움이 많이 남았음. 발라드 트랙을 발라드스럽게 부른 노래가 몇 곡 되지 않았음. Marygoround같은거 왜 그렇게 부른거임??????ㅜㅜㅜ 많은 사람들이 바라던 143는 트랙리스트에 없었음. 멜로디 파괴하고 너무 지나치게 자유스럽게 부른점도 아쉬웠음. 물론 그것이 라이브의 맛이라지만 내가 원한 뮤직의 공연은 그런게 아니었다고......... 뭐 그래도 B.U.D.D.Y 부를 때 너무 신났고, Anything에 이어 더리싸우스 분위기 제대로 낸 Radio까지 이어지면서 악스홀은 클럽으로 바뀜. 관객들 떼창떼창 주사 단체로 맞은듯 신나게 따라부름. 공연내내. ㅇㅇ. 떼창의 절정은 Love하고 저슷프랜드 였던거 같은데 난 B.U.D.D.Y가 제일 신났음.ㅋㅋ 오메 신나는 것!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Lovecontract는 원곡의 복고분위기를 그대로 살려서 너무 좋았음. 뭐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계속 말하긴 하지만 반주가 흘러나올때나 첫 소절을 시작할 때나 몸에 돋던 소름은 역시 내가 그의 팬이 맞다는 것을 주지시켜줬음. 내가 10년전에 듣던 이 노래들을 라이브로 듣다니!!!!!!! 헐!!!!!!! 소름소름!!!!!!!! 뭐 대략 이런 느낌?!ㅎㅎㅎ 짧게 불렀지만 Halfcrazy의 반주는 흐어어어어엉어유ㅠㅠㅠ 하게 만들었고, Love의 첫 소절 "Lo~ve~~~ So many things I've got to tell u"하는 순간 또 흐어어어어어ㅠㅠ유 Dontchange 후렴구에서 흥헝허엏읗ㅇ허엏읗어 



내가 그토록 원했던 셋리스트. 뮤직이 인스타그램에 올림.



6. 흑횽1 흑누나1로 구성된 코러스 흑남매 좋긴했는데 뮤직 목소리보다 더 안들려서 아쉬웠음. 기타치는 횽이 좀 섹시해 보였음. 무엇보다 중간중간 솔로부분에서 싸이키델릭하게 연주하는데 공연의 흥이 끊기지 않게 해줌. 역시 라이브는 밴드가 있어야 맛임. 그런 의미에서 공짜로 갔었지만 보이즈 투 맨은 좀 에러... 



관광모드 귀요미.


코러스 흑남매.





7. 한 줄 요약 : 10년전부터 지켜봐온 뮤지션이라 좋았지만 다시 온다면 안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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