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

성게국수, 포그막, 오징어초무침, 냉제육, 곰탕

Musiq. 2025. 10. 16. 21:06

성게국수. 성게를 잔뜩 넣은 초호화국수다. 보라성게가 거의 끝나간다기에 마지막으로 샀다. 아쉽지만 이제 국내산 보라성게는 내년을 기약해야겠다. 성게가 바다 사막화의 주범이라는데 열심히 먹어야지.

전에 먹고 남은 한치로 한치제육, 된찌.

막걸리를 한 병 샀다. 뭘 먹을까 하다 대구 반고개 무침회가 생각나서 오징어 초무침을 해봄. 거기에 육전과 애호박전. 육전은 귀찮아. 근데 맛있어. 근데 귀찮아. 근데 맛있어.

대구 막걸리라서 마트에도 들어와있더라. 달성주조에서 만든 포그막. 10도짜리 하나 가져와봤다. 보통 이런 프리미엄 막걸리는 그냥 먹으면 요거트 같이 너무 걸쭉해서 얼음 넣고 물을 약간 타야 마시기 편하다. 감미료가 없는데도 부드러운 단맛이 입안 가득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산미는 적고 마시기 편했다. 막걸리 치고 꽤나 고도수인데도 알코올 느낌 없이 잘 넘어가는걸 보면 제법 잘 만든 막걸리 같이 보였다. 음.. 누가 먹어도 실패할 일은 없는 막걸리인데, 나는 좀 튀더라도 특색이 좀 있어야 좋아하는 편이라.. 그래도 잘 만든 막걸리가 많아지는건 좋은 일이다.

냉제육과 들기름 막국수. 맨날 먹어도 안질려.. 전지살을 홈플러스에서 배달 주문했더니 지방이 별로 없는 부위로 갖다줬다. 냉제육은 확실히 비계에서 나오는 지방맛이 좋은데.. 먹기로 한거 안먹을 수도 없고..  그래서 그냥 만들어봤는데 생각보다 담백하니 괜찮았다. 지방이 많은 부위로 만들고 소금 좀 찍어먹다보면 너무 기름져서 질리는 감이 살짝 있는데 이건 그렇진 않더라. 대신 진짜 최대한 얇게 썰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다음에 만들 땐 다시 지방 있는걸 살 예정이긴 하다 ㅋㅋ

돼지곰탕과 고기무침. 냉제육은 대량으로 만들어두고 밀키트처럼 곰탕으로 먹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기름한 번 걸러내고 파 마늘 넣어서 끓여서 냉장고에 넣어두면 진짜 끓이기만 하면 된다.
어릴 때 할머니가 종종 사골곰탕을 진짜 커다란 솥에 끓여서 7명 대가족이 며칠을 먹을때가 있었는데.. 그 땐 질린다고 생각했는데 참 사치스러운 생각이었다 싶다. 돌아보면 선지국이나 올갱이국처럼 지금은 돈주고 사먹지 않으면 못먹는 별미(?)들을 일상적으로 많이 먹었던거 같다. 자주 다니시던 정육점에서 받아온 신선한 선지, 직접 잡아오신 올갱이, 직접 캐오시던 여러 산나물들, 직접 밀대로 밀어서 만든 칼국수. 그게 진짜 호화스러운건데. 와 근데 진짜 밀대로 대가족이 먹는 칼국수면을 어떻게 뽑았지?ㅋㅋㅋ 지름이 1미터 가까이 되도록 반죽을 밀었던거 같은데.. 가족들 모시고 밥한끼 대접하는것도 너무 힘든데, 매일 삼시세끼가 왜 그땐 당연해보였을까. 보고싶다. 우리 할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