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갑자기 봄. 날씨가 어메이징했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던 것은 왜였을까 잠시 고민했다. 파란 하늘만 보면 없던 엔돌핀도 마구 돌았는데, 광합성을 해도 기분이 나아지는 느낌이 없다. 그냥 또다시 새로운 시작이 버거워 그런가보다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지난 주말에 쉬지 못하고 일했구나 ㅋㅋㅋㅋ 참.. 나이가 또 들었다. 신체피로보다 정신피로가 위험하다. 아무리 자도 놀지 않으면 않으면 피로가 풀리지 않아. 다음주는 매우 바쁠예정이니 이번 주말은 놀자.

2. 새로 시작하는 봄이 처음으로 좋았던게 고3때였다. 그해 겨울에 기숙사에 강제입소(?)되어 해도 뜨기전에 운동장을 구보하고 처박혀서 공부만 하는 생활을 하다가 맞이한 봄은 진짜 예뻤다. 파란 하늘에 온기가 돌고, 늘 보던 기숙사 바깥풍경에 희미한 초록빛이 돌기 시작할때, 한참을 멍하게 밖을 바라보던 생각이 난다. 그 때 들었던 음악도 생각나고.. 아마도 그 해 겨울이 유난히도 어둡고 힘들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곧 지나간 봄이었고, 늘 만나던 봄이지만 그렇게 오랜시간을 천천히 음미하고 보냈던 봄은 다시 없었던 것 같다. 물론 그 해 내 머릿속은 싸인 코싸인으로 가득차 있긴 했다.

3. 그 때의 시간은 꽤 섬세했는데, 요즘은 뭉텅뭉텅 지나간다. 오늘의 봄은 정말 좋았지만, 많은 감정들이 촘촘하게 들어찼던 그때랑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오늘 하루 느낀 감정이 그 때의 한시간만도 못한것 같아.

4. 무도가 종영한다. 지난지 오래되지 않았다고 느끼던 20대인데, 나의 20대가 온전히 담겨있는 무도가 종영한다니 나의 20대도 같이 저무는 느낌이다. 진짜... 염색이라도 해야지.... 마스크팩도 하고....

5. 사진이라도 찍어야겠다,라고 쓰려던 순간 친구 결혼식에 스냅사진을 찍어달라는 부탁을 또 수락했다는 기억이 났다. 미쳤지.... 술이 문제야..... 망함 ㅋㅋㅋㅋㅋ 망한 기념으로 오늘은 술을 먹어야지. 두 번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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