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드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아니 이미 놓치지 않고 있을 것 같은 Passion Pit이 3년만에 두번째 정규 앨범을 들고 나타났다. 이런 류의 음악(일렉트로 록/댄스록/신스팝의 경계를 넘나드는..)을 제법 좋아하는 편이라, 한동안 한참 찾아들었었고 그래서 관련해서 두편에 걸친 장문의 리뷰를 싸이월드 탐음매니아의 직함을 걸고 썼었는데.. 별 주목은 못받았었다.ㅋㅋㅋㅋㅋㅋㅋ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리뷰다. 더 잘 쓰지 못해 아쉽기도 하고, 진짜 열심히 했는데 주목을 못받아서도 그렇고 ㅋㅋㅋㅋㅋㅋ
당시에 썼던 밴드들은 (글은 잘 못썼어도) 지금 봐도 참 잘 골랐다.(쓰담쓰담) 혼자 자화자찬이라도 해야지..... 그때 썼던 밴드중에 한팀이 바로 이 Passion Pit이었다. 비슷한 류의 다른 밴드들이 더 록적으로 강렬하거나 신나게 몰아친다면, 이 밴드의 특징은 마냥 밝고 경쾌하고 달달하다. 록의 요소를 놓치지 않지만 다른 밴드보다 더 신스팝이나 일렉트로닉에 가깝다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고..ㅎㅎ
이번 앨범도 여전하다. 여전히 달고 상큼하다. 상큼한데 보컬이 남자인게 함정 ㅋㅋㅋㅋㅋㅋ 보컬은 그냥 달고 음악이 상큼하다. 파란하늘에 떠있는 태양이나 젊은 친구들이 수영하고 있는 바닷가와 잘 어울린다. 근심, 걱정보다 즐거움, 행복함의 감정이 먼저 떠오르는 음악이다. 앨범 커버를 보면 된다. 딱 이느낌의 노래들이다. 눈부실 정도로 환한 노래들. 이 음악을 들으면서 걸어다닐 자신 있음? 난 없음 ㅋㅋㅋㅋ 투스텝이라도 밟아야 함. 가끔 두 팔도 벌려줘야함. 그런 음악이다. 음악적으로도 전작과 비교가능할 정도로 여전히 다양한 음악들을 품고 있는데, 전작보다 장르적으로도 더욱 풍성해졌고 멜로디도 더욱 (앨범명처럼) 곱고 매끄러워졌다. 분명 전작과 비슷한데, 이건 반복이 아니라 변주다. 요거 상당히 힘든건데, 아마 반복이었다면 평단에서 이런 좋은 평가를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덕분에 전작보다 더 많이 팔아치웠고, 빌보드 앨범차트 2위에도 올랐으며, 대부분의 평단이 호평을 내렸다.
앨범은 첫곡 "Take A Walk"으로 뚜벅뚜벅 힘찬 첫 걸음을 걷는다. 사실 첫 곡은 조금 의외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는데, 패션 핏을 떠올릴때 가장 먼저 떠올릴만한 이미지의 곡이 아니기 때문이다. 뭐랄까, 강렬하게 시작하는 비트때문인지 2집을 시작하는 그들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달까. 신디사이저에서도 진취적인 느낌이 느껴졌고.. 두번째 곡인 'I'll Be Alright'과 네번째 곡 'Constant Conversation'에서는 전작에서도 자주 사용하던 칸예 웨스트 식의 샘플링 기법이 첨가 되었는데, 음악성향은 전혀 다르다. 'I'll Be Alright'의 경우, 시종일관 조잘거리는 듯한 신디사이저가 신나는 신스팝/댄스록의 느낌을 제대로 전달해준다. 음악은 꽉 차있고, 쉴틈없이 조잘거리며 엔돌핀이 마구 분비되는 기분이다. (엔돌핀 분비는 세번째 곡인 'Carried Away'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달콤한 여유가 느껴지는 신스팝곡이다.) 그와는 대비되게 4번째 곡인 'Constant Conversation'는 앨범에서 가장 튀는 곡이다. 슬로우잼, 혹은 네오소울의 느낌을 한껏 품고 있다. 신디사이저의 사용을 자제하고 템포를 살짝 죽였다. 무엇보다 보컬 안젤리코 특유의 팔세토 창법이 노래속에 아주 섬세하게 녹아있다. 끈적끈적 하다 못해 녹아 내릴 것 같은 노래는 아니고, 섹시하지만 달달함도 놓치지 않는, 귀여운 느낌마저 드는 곡이다.
이후 트랙들도 달달하고 경쾌한 신스팝과 댄스록의 분위기를 충실하게 이행한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트랙들은 제목부터 패션핏과 참 잘 어울리고 청취욕구를 확 끌었던 'It's Not My Fault, I'm Happy'와 차분하게 마무리 하는 마지막곡 'Where We Belong'. 전자의 경우 현실도피식의 가사지만, 어디 그렇게 위로하지 않고 살아가기 쉬운 세상인가.... 젊은이들이여, 니 잘못 아녀..... 세상탓이여..... 주눅들지 말고 힘내자.. 위로가 되는 곡이다. 물론 앨범 전체가 곡들처럼 마냥 밝은 가사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다. 방금 말한 마지막 곡 'Where We Belong'을 비롯해서 몇몇 곡에서는 실망이나 좌절, 외로움을 이야기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확실한건 아웃도어용으로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음악이라는 점. 이라고 말하면 안젤리코가 조금 안타까워 하려나..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은데..
좋다. 두번째 앨범도 여전히 좋다. 달달하고 밝은 음악이라 지난 앨범처럼 또 애정이 금세 식어버리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은 되지만 일단은 요즘 즐겨듣고 있다. 늦여름에 뒤늦게 비가 몰아치고 있는데, 날씨만 좋다면 적당히 더운 여름과도 참 잘 어울릴 음악인데... 날씨도 쨍하고 해 뜨고 내 인생도 쨍하고 해 좀 떴으면 좋겠다. 물론 이 글을 보는 여러분의 인생도ㅋㅋㅋ
뮤직비디오와 라이브영상 첨부합니다.
앞서 이야기 했던 논란(?)의 리뷰입니다. 논란이 전혀 없었던 논란의 리뷰라는게 함정. 이 리뷰에 첨부된 뮤지션들에 Fun.과 국내 뮤지션으로는 글렌 체크정도 추가하면 괜찮겠네요. 조금 오래된 글이라 새앨범들에 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다른 뮤지션들이야 이미 이쪽에선 상당히 유명하니까 개인적으로는 Cut Copy를 추천합니다.
록인지 댄스인지 알게 뭐야 (상)편:
http://music.cyworld.com/note/post/post_view.asp?tid=52204337&pSeq=412102
록인지 댄스인지 알게 뭐야 (하)편:
http://music.cyworld.com/note/post/post_view.asp?tid=52204337&pSeq=41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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