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hythm & Repose

아티스트
Glen Hansard
타이틀곡
High Hope
발매
2012.07.26
앨범듣기


 얼마전 원스의 여주인공 마르케타 이글로바가 내한했었다. 스웰 시즌(Swell Season)에서 나와서 솔로활동을 하다가 1집을 발표했는데, 감성이 참 괜찮았다. 음악적으로는 조금 평범한 듯 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아쉬운건 악스홀 내한도 못갔고, 제천 영화제에 왔을때도 못 봤다. 노래도 잘했다던데..  아무튼 오늘 리뷰의 주인공은 원스의 남자 주인공이었던 글렌 핸서드의 첫 솔로 앨범이다.





 뮤지션에게 '감정과잉'은 어떤 의미일까? 이 앨범을 들으면서 집에 오다가, 나가수1에서 감정과잉으로 항상 지적받았던 윤민수씨가 생각났다.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늘 온 몸으로 노래부르는 가수였고, 기교도 상당히 좋은 가수였다. 아쉬운 점은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감정과잉. 감정을 적당히 숨기질 못한다. 영화건 현실이건, 슬픈일이 있다고 마냥 펑펑 울어대는거, 가끔은 좀 꼴보기 싫고 찌질해보일때가 있지 않나? 윤민수의 노래에선 가끔 그것이 느껴져 불편할 때가 있었다. 명곡으로 불렸던 '그 남자 그 여자'의 경우도 끝까지 감정선을 잘 잡아준건 장혜진씨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의 윤민수의 포효는 처음에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지만 뒤로갈수록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정과잉에 기교과잉. 엉엉 우는데 자꾸 노래욕심을 낸달까. 자꾸 노래속 화자가 가수 윤민수로 변해서 노래자랑을 하는 기분이란 말이다. 뭐, 개인적으로는 그렇다구요. 


 갑자기 이 얘기를 왜 하냐면, '감정과잉'의 좋은 예가 바로 이 글렌 핸서드가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영화 <Once>의 OST의 경우 가장 유명한 곡은 'Falling Slowly'이고, 피아노 선율과 독특한 박자가 인상적인 'When Your Minds Made Up'이나 마르케타 이글로바의' If You Want Me', 'The Hill' 같은 감성적인 곡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개인적으로는 'Lies'나 'Say It To Me Now' 같은 곡에서 글렌 핸서드의 폭발하는 감정도 상당히 인상깊었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에 매우 잘 어울리는 감성이라고도 생각했고.



Once에서 'Say It To Me Now'를 부르던 장면



 솔로앨범에서는 그의 이러한 성향이 매우 잘 드러난다. 거친 터치로 그려진 앨범 커버만 봐도 느껴지지 않는가. 흐릿하지만 번뇌와 슬픔이 묻어나는 눈동자와 깊게 찌푸린 미간. 앨범은 그의 기타를 중심으로 화려하지 않게 구성되었지만, 그의 터져나오는 감성을 잘 체감할 수 있는 곡들로 채워져있다. 첫곡 'You Will Become'부터 슬프고 우울한 느낌을 전달하더니, 네번째곡인 'High Hope'과 다섯번째 'Bird of Sorrow'에서 짙게 폭발한다. 초반부 그의 목소리는 강하지만 여리고, 담담해보이지만 떨림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렇게 감정을 꾹꾹 누르다 후반부에 슬픈 감정을 여과없이 토해낸다.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슬프고 비극적인 목소리, 그리고 엄청난 호소력.. 특별한 기교는 없고 그저 내지르기만 할 뿐인데, 슬픔과 진심이 그대로 느껴진다. 특히 'Bird of Sorrow'의 후반부는 어우.......... 어우.......... 이어지는 'The Storm, It's Coming'도 마찬가지고, 가벼운 그루브감을 선사하는 'Love Don't Leave Me Waiting' 마저도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우울'의 감정선을 이어간다. 더 좋은 것은 앨범 중간에 이렇게 폭발하듯 쏟아내 놓고는 뒤쪽 트랙을 모두 잔잔한 트랙들로 마무리 했다는 점이다.(물론 우울한 노래들로만 채워진 앨범은 아니다.) 할 수 있지만 과용하지 않고, 감정선을 유지한채 짙은 여운을 남길 수 있는 트랙구성이라는 점..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High Hope'이나  'Bird of Sorrow'는 따로 떨어트려놨을 때보다 앨범 속에 있을 때 더 돋보이고 더 강렬하게 와 닿는 곡이 되었다. 다시 말해서, 곡으로 듣지 말고, 앨범으로 들어........ 그게 정답이야.......





 멜로디나 노래 구성을 볼 때, 이 앨범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나 대단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다시말해 음악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신선함은 없다는 이야기다. 지나치지는 않은 앨범이지만, 그렇다고 모자르지도 않은 앨범이다. 뮤지션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 원하는 바를 충분히 이룬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Damien Rice와는 조금 다른 슬픔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싶다면 충분히 좋은 선택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말이 나왔으니 추가 영상 몇개.


쌀 아저씨와의 버스킹영상.

이런 사람들의 버스킹이라니 ㅋㅋㅋ 

근데 노래는 그냥 별로 ㅋㅋㅋㅋㅋ 게다가 찍은 사람 노래 너무 못부른다....




아 라이브도 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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