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서울 Soul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뮤직 소울차일드가 내한하여 단독공연을 합니다. 아마 신보(라고 하기엔 조금 오래된) Musiq In The Magiq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오는 듯 합니다. 


 3월 12일 인터파크 및 Yes24에서 티켓오픈하구요, 공연날짜 및 장소는 2012년 5월 11일 금요일 광진구 악스홀입니다. 기대되는군요. 가야겠어요. 큰 이변이 없다면. 근데 가격정보가 없네요 아직. 비싸려나 으엉 ㅜ 나만 좋아하는 143를 듣긴 힘들테고, 1, 2집의 명품 발라드들 많이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개인적인 바람.

+추가 : 3월 12일 월요일 2시에 인터파크, 예스 24 티켓 오픈하구요, 가격은 99000원입니다.
 

Musiq - Yes

 

 다음은 레니크라비츠 내한 예상 Set List입니다.

Come On Get It  (9)
American Woman (5)
Always on the Run (2)
It Ain't Over 'Til It's Over (2)
Mr. Cab Driver (1)
Black And White America (9)
Fields of Joy (2)
Stand By My Woman (2)
Believe (3)
Stand (9)
Rock And Roll Is Dead (4)
Rock Star City Life (9)
Where Are We Runnin'? (7)
Fly Away (5)
Are You Gonna Go My Way (3)
 

Push (9)
I Belong to You (5)
Let Love Rule (1)

 현재 미국투어 중이고 첫 내한이지만 원래 <Black And White America>투어에서도 신보인 9집의 노래는 5곡밖에 안되네요. 9집 노래들 중에 Liquid Jesus 같은 진득하고 촉촉한 소울 곡들이 없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공연장이 큰 만큼 임팩트있는 곡들이 더 어울리겠죠. 대체적으로 상당히 맘에 드는 셋 리스트인 가운데 Calling All Angels가 없는 건 조금 아쉽네요. 신보를 제외하고 레니의 후반기 앨범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인데 말이죠.. 눈여겨 볼 점은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받았으며 그의 대표작인 2집 Mama Said에서 네 곡이나 연주된 다는 점. 팬으로썬 그저 기쁩니다. 아마 본 공연 첫 곡이 Come On Get It, 마지막 곡이 Are You Gonna Go My Way 일 듯 한데, 첫 곡과 끝 곡의 임팩트가 상당하네요. 특히 Are You Gonna Go My Way의 도입부 기타리프를 현장에서 들으면 정말 실신할 듯. 으헝 ㅜㅜ 마지막 앵콜곡도 좋구요. 특히 데이빗 보위 밴드의 홍일점 게일 앤 도우시와 기타리스트 크레이그 로스도 함께 한다고 하네요. 이 부분에서 기대하시는 분들도 참 많은 듯 합니다.


결론 : 레니 크라비츠의 모든 앨범을 훑을 수 있는 좋은 셋리스트다.
 



 
Lenny Kravitz - It Ain't Over 'Til It's Over

어서오시오. 
 

 탐음매니아를 통해 알게된 이루리님이 아주아주 강력하게 추천하신덕에 알게 된 이디오테잎. 이미 내가 알기 이전부터 수 많은 페스티벌 러버들과 클러버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아왔던 그룹이었다. 그리고 작년 11월에 1집 발매,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록 팬과 일렉트로닉을 모두 포괄 할 수 있는 멋진 음악이다. 아래 영상은 네이버 온스테이지 영상인데, 영상미도 대박이고, 노래 끝장난다. 가끔 답답할 때, 지루하다 느껴질 때 헤드폰으로 이거 들으면서 혼자 지랄함.ㅋㅋㅋ


이디오테잎 - Even Floor

 



11111101. 2011년 11월 11일에 발매된 01집앨범. 2진법으로 쓰여진, 이들의 투박한 전자음과 잘 어울리는 기가막힌 앨범명이다.

 

이하는 내가 뮤직노트에 썼던, 이디오테잎 1집의 한문단 감상평. 

 탐매 이루리님 덕에 귀가 따갑게 들은 이디오테이프(!). 5.25인치 디스켓으로 꾸며진 앨범 자켓과 구식 신디사이저와 구식 드럼비트로 구성된 고전적(?) 팀 분위기와 가장 잘 맞는 이름은 이디오테입도, 이디오테잎도 아니라 이디오테이프인 것 같다. 우뢰매, 후뢰시맨 같은거 생각나는 ㅎㅎ 어디선가 동물적이고 남성적인 전자음이 꿈틀대는거 같다고 했는데 대체적으로 동의한다. 야들야들 세련된 일렉트로니카도 많은데, 투박하고 두꺼운, 고전 애니메이션에서 나올 법한 악당이 쓰는 전기 채찍같은 느낌. 노래 각각이 특별한 정체성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앨범 하나로 보면 분명한 정체성이 있는 앨범 같아서 좋다. 라이브가 쩐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서 라이브를 꼭 보고 싶긴 하다. 내년 1월에 있을 SEMF가면 보게 되겠지. 처음에는 Sunset Strip과 익살맞은 Toad Song을 좋게 들었는데, 들을 수록 Even Floor부터 진행되는 후반부 트랙이 절정인거 같다.  
 서울을 자주 오가지만, 버스를 타는건 여전히 지겨운 일이다. 아무리 잠을 자도 피로회복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도 그렇고, 앉아서 핸드폰을 보거나 버스 소음이 섞인 음악을 듣는 것 이외에 딱히 할 일이 없다는 것도 그렇고. 그래도 저녁노을지는 한강변을 바라보며 집에오는 길은 기분이 좋다. 음악도 더 잘들린다. 직접 한강변에 앉아서 듣는다면 더욱 좋겠지. 한강변을 지나는 길이 오분정도밖에 안된다는게 아쉬울뿐. 게다가 꼭 해질무렵이어야 한다는 점도.

by I-Phone4, 달리는 버스안에서.


 버스 창가에 달린 커튼으로 작은 물방울 촘촘하게 달린 창문을 아무렇게나 쓱쓱 닦고 바라보는 한강은 제법 운치있다.(허세 폭발.) 그리고 이럴 땐, 말랑말랑하고 포근한 음악이 좋더라. 가령, 


Jorge Drexler - Todo se Transforma
같은 노래. 허세는 허세고, 아무튼 중요한 건, 좋은 풍경에 좋은 BGM이 섞일 때, 감흥은 1+1 이상의 시너지가 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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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 Never Sleep 커버.



  Narcoleptic은 '발작성 수면증 환자'란다. 기면증을 말하는것 같다. 왠지 저 헤어스타일이랑 잘 어울리지 않는가?ㅎㅎ 이들의 결성은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드라마보다 화려한데, 침대에 같이 앉아있는 이들은 애인도, 부부관계도 아닌 존 반 캐퍼스라는 70년대 현역활동을 하던 축구선수의 이복남매들이다. 어릴적 아버지의 여성편력덕에 둘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채 어린시절을 자라왔고, 존 반 캐퍼스의 장례식에서 처음으로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음악'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같이 음악을 하게 되었다고.. 세상에, 이거 진짜야???? 둘이 사랑에 빠지기만했으면 딱 우리나라 막장드라마 수준이네???





 뮤비에서도 저 머리로 나온다.ㅋㅋ 이들이 얼마전에 발표한 1집앨범은 10곡의 노래 + 데모 2곡 + 보너스트랙 1곡으로 되어있는데, 모든 곡의 런닝타임이 2분대이다. 데모까지 꾸역꾸역 합쳐봐야 30분이 겨우 넘어간다. 짧고 간결한 런닝타임만큼 가볍고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음악들로 가득차 있다. 70년대 포크와 신스팝을 모티브 삼아 만들어진 팝음악이지만, 구닥다리의 재현보다는 현대적인 감성에 집중해 재구성한 느낌이다. 시종일관 가볍고, 경쾌하고, 청량감 넘치고, 몽환적이기도 하다. 갑작스레 몰려온 낮잠에 트램폴린 위를 퐁퐁뛰다 하늘까지 닿는 꿈을 꾸는 듯한.

 좋다. 감상용으로 듣기에는 살짝 모자란듯한 느낌이지만, 가볍게 BGM으로 듣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다. 게다가 이제 봄이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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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anescence

팬에게도, 혹은 팬이 아니었던 이에게도.

어떤 이에게 이번 공연은 Fan이 된지 10년만에 내한하는 설렘 가득한 공연이었을 것이고, 어떤 이에게는 얼터너티브의 전설급인 그들이 왜 게스트에 불과하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하는 이도 있었을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공연은 전자에게나, 후자에게나 약간의 아쉬움은 남았을지언정, 분명 가슴 벅차고 잊지 못할 순간이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에반에센스와 부쉬의 팬은 아니었지만, 10년만에 Bring Me To Life를 들으면서, 혹은 94년에 나왔다는 부쉬의 데뷔 앨범 Sixteen Stone을 들으면서 많이 설렜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난 듯한 설렘이 에반에센스에게 있었다면, 알던 친구의 모르던 멋진 면모를 발견한 기쁨이 부쉬에게 있었다. 그리고 나에게도 이 공연은 가슴이 터지도록 벅찬 순간이었다.


예상보다 적은 관객 수, 어쨌든 놀 준비는 끝났다.

조금 일찍 공연장인 악스홀에 도착하니 유리 벽면 가득 붙어있는 걸개와 포스터가 우릴 반겨줬다. 이제 곧 그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했다. 나와, 함께 간 친구나, 푸른 눈의 외국인들이나, 가죽자켓 입은 록커st.의 청년이나, 모두 똑같이 설레고 흥분된 표정이었다. 짐을 물품보관함에 쑤셔 넣고 가벼운 복장으로 스탠딩석으로 들어섰다.

표가 엄청 안 팔렸다고 하더니 확실히 사람이 적었다. 그럼 어떠랴, 관객 입장에선 쾌적하고 좋더라. 공연장위에BUSH라고 쓰여 있는 커다란 걸개가 눈에 띄었다. 두꺼운 옷을 벗어버리고 가벼운 복장으로 들어가니 마음은 이미 날듯이 가벼워졌다. 놀 준비는 모두 끝났다. 나와라 부쉬!!


무대매너 폭발, 섹시 카리스마 BUSH!

스티븐 시걸을 연상케 하는, 곱게 빗어 넘긴 머리를 한 Bush의 보컬 개빈(Gavin Rossdale)이 등장했다. 별다른 멘트 없이 그들의 데뷔앨범에 수록된 Machinhead와 신보의 Baby Come Home을 연달아 불렀다. 분명 앨범에서 좋게 들은 곡들이고, 놀 준비도 되어있었는데, 생각만큼 신나지 않았다. 주변 반응도 그저 그래보였다. 아직 이들의 매력에 완전히 매료되지 못한 탓이었을까. 하지만 상황은 보컬 개빈이 가죽재킷을 벗고 나시티 차림으로 굵은 팔뚝을 자랑하며 등장한 세번째 곡 Everything Zen부터 완전히 반전되었다. 원곡도 들어보고 라이브 앨범에 수록된 버젼도 들어봤지만, 원곡보단 라이브 버젼이, 라이브 버젼보단 현장에서 보는 것이 좋았다.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뭐랄까, 공연의 흐름과 분위기를 잘 탄다고 해야 할까. 20년차의 내공은 역시 대단하다. 진짜 미쳤다. 현장감은 이래서 중요한거다!


이어서 신보의 타이틀곡인 The Sound of Winter를 지나 The Afterlife에서는 기어코 무대 아래로 뛰어 내려 오셨다. 펜스를 붙잡고 노래를 부르다가 어느 순간 관객의 핸드폰을 뺏어서 그 핸드폰 카메라로 관객들을 스캔하기 시작했다.(나중에 올라온 영상 보니 관객들 정말 신나있더라.) 시원한 보컬과 신나고 악동스러운(?) 멜로디 라인이, 그 어떤 곡보다도 핸드폰으로 찍은 B급스러운 뮤직비디오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장 내의 어느 한명도 빼놓지 않고 모두가 Bush의 매력을 제대로 느낀 순간 이었을 것이다. 폰 주인은 계탔다.


이어진 Little Things도 역시 원곡 이상으로 좋았고, 이어서 비틀즈의 Come Together를 하드하게 커버했다. "Come Together/ Right Now/ Over MEEEEE!!" 네, 함께 떼창하며 열심히 따라가고 있어요. 이어서 기타 하나와 개빈의 보컬로 소박하지만 애잔하게 꾸며진 Glycerine이 연주되었다. 여자분들 녹아내립니다. 마지막 곡은 1집 수록곡인 Comedown이었다. 나름 Bush노래 중에서 엄청 히트곡인데, 마지막에 연주를 멈추고 관객 떼창을 유도 했지만 생각보다 소리가 조금 작아 살짝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다만, 에반에센스보다 부쉬를 보러온 듯한 많은 관객들(특히 외국인 관객 중에 그런 분들이 많았다.)이 소리 높여 따라 부르는데, 왠지 정말 부러웠다. 가사라도 좀 외워 갈 것을... 너무나 좋은 공연이었기 때문에 소리 높여 부르는 떼창으로나마 그 좋은 공연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제발 한 번만 더 왔으면 좋겠다. 꼭 소리 높여 함께 부르고 싶다.


두근두근 뛰는 가슴, 하지만 너무 길었던 인터미션.

9곡이 이어진 부쉬의 공연이 끝나고 인터미션이 되었는데, 계속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왠지 하다 그만 둔 것 같고, 한시간만 더 놀아줬으면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 뿐만이 아니라 에반에센스만 알고 공연장에 갔던 많은 이들이 Bush의 노래도 집에가서 찾아봐야겠다며, 너무 좋았다고들 입을 모았다. 더 아쉬웠던 점은 20분간 진행된다던 인터미션이 왜 30분이 넘어도 끝나질 않는거냐... 두 팀 모두 밴드라서 셋팅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은 이해하지만, 끓어 올라 넘치던 에너지와 흥분이 차분하게 가라앉는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마성의 카리스마, 에반에센스의 공연!

그리고 그들이 등장했다. 에반에센스! 첫 곡은 신보의 타이틀곡 What You Want였다.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첫 곡의 강렬한 기타리프에서 오는 쾌감이 짜릿했다. 그런데, 목상태가 썩 좋지 않다. Going Under와 The Otherside를 연달아 불렀는데, 엄청 힘들어 보인다. 음이탈 실수도 잦았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를 말하는 보컬 에이미 리(Amy Lee)의 목소리가 갈라진다. 수시로 목을 축이고 목에 스프레이를 뿌려보지만 좀처럼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 물론 에이미 리의 라이브가 썩 훌륭한 편은 아니라는 점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단순히 그 문제가 아닌듯 보였다. 보컬 소리가 작은 것이 사운드 문제도 조금 있어보였다. 어쨌든 그녀는 혼신을 다했고, 현장 분위기는 좋았다. 일단 음악이 강렬하니까 별 생각 없이 신났다.

Weight Of The World와 Made Of Stone까지 멘트는 짧게 하면서 연달아 노래를 불렀다. 인터미션이 길어서 짧은 시간에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한편으로는 괜찮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예상했던 Set List와 유사하게 나갔지만 좋아하던 My Last Breath는 듣지 못해 아쉬워하던 찰나, 무대 중앙에 피아노가 등장했다. 피아노를 치면서 Lost In Paradise를 부르는데, 이때부터 목소리가 한층 안정되었다. 에이미 리는 엄청 몰입하게 되는 마력이 있다. 특히 피아노 한대로 도입하는 부분, 긴장되고 설렌다.


3집 수록곡 My Heart is Broken과 2집의 Litium에 이어 잔잔하게 부르는 Swimming Home까지. 피아노를 치며 총 네 곡을 불렀는데, 네 곡 모두 반응도 좋았고, 개인적으로도 이번 에반에센스 공연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이었다. 먹먹하면서도 아름답고,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하다. 이어진 Sick에서는 다같이 "Sick of it all!!"을 떼창. 속이 다 후련하다! 어느덧 공연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어진 세곡은 모두 1, 2집의 히트곡들이었다. Call Me When You're Sober, Imaginary, Bring Me To Life로 이어지는 라인. 에이미 리의 목은 완전히 풀려서 목소리를 쭉쭉 뽑아내고 있었고, 곡들이 시작할 때마다 사람들의 감격에 찬 환호성이 이어졌다.


특히 Bring Me To Life의 첫 소절이 시작되는 순간 관객들의 반응은 정말 최고! 역시 이들의 최고 히트곡이 맞다. 마지막곡이 Bring Me To Life가 될 것은 알고 있었기에, 반갑고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그리고 드러머 윌 헌트(Will Hunt)의 드럼은 정말 대단했다. 공연 내내 집중을 받은 것은 당연히 홍일점 에이미 리지만, 뒤에서도 정말 엄청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었다. 앵콜곡은 My Immortal 한 곡이었다. 아마도 예정된 앵콜곡은 두 곡 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미 예정된 두 시간의 공연시간에서 20분이 초과된 상태라 더 부를 수 없었던 것 같다. 아쉽지만, 나도 집에 돌아가는 차가 끊길 시간이었다.

아쉬움보다는 흥분과 감동이었던 멋진 1+1 공연.

굉장히 흥분되고 즐거웠던 공연이었지만, 아쉬움도 많이 남은 공연이었다. 일단 너무 길어서 흥을 깨버렸던 30분을 훌쩍 넘긴 인터미션, 그리고 그것 때문에 너무 짧고 정신없이 지나버린 에반에센스의 공연, 조금 비싼 티켓에다 홍보가 잘 되지 않았는지 생각보다 적은 관객.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팀의 공연은 좋았다.

인지도가 조금 적었던 부쉬는 그곳을 찾은 모든 관객을 매료시킬 만큼 훌륭한 무대매너와 라이브 솜씨를 뽐냈고, 에반에센스는 그들의 히트곡을 직접 현장에서 마주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확실히, 헤드폰이나 작은 스피커로 끄적대는 것과 라이브는 가슴에 와 닿는 강도가 전혀 다르니까. 여러분들, 공연을 봐야합니다! 그리고 멋진 공연을 보여준 부쉬에 에반에센스 모두 사랑합니다!




※ 이 글은 싸이뮤직 이 주의 공연 컨텐츠에 게시된 글입니다. 원문은 이곳에서.


Dance 4 Me 싱글 커버.


 국내 발매되지 않은 MPL Sound의 수록곡. 전에 이 앨범에 수록된 Chocolate Box를 올리면서 이 곡을 잠깐 언급했더니 이 노래 검색하고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좀 되는거 같아 업로드 하기로 했다. 진짜 신기한건, 의외로 프린스를 검색해서 블로그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꽤 된다는 것. 특히 Prince의 Kiss. 요즘 유난히 이거 검색하시는 분 많던데 어디서 언급 됐었나???




 
Prince- Dance 4 Me (Original ver.)

 말해 뭐하나. 프린스 Funk Sound의 전형. 정말 신나게 잘 만들어졌다. 싱글 컷 되어 싱글은 국내 발매가 되었다. 다만 Lotusflow3r, MPL Sound로 묶인 이 정규 앨범은 국내 발매될 생각이 없다. 20ten도 안들어왔고, 올 해 새 앨범이 나올 것 같은데 아마 국내 발매 안될것 같다. 쩝. 아래는 이 싱글에 수록된 Remix 몇 트랙.


Prince - Dance 4 Me (Dominatrix Mix)



PRINCE - DANCE 4 ME (David Alexander ICON RE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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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a Thing



Do Ya Thing(13분짜리 Full Version)


Converse에서 진행하는  ‘Three Artists. One Song'에서 나온 시리즈라는데 난 처음 들어봤음. 근데 이 조합은 대체 뭐란말인가!!! 블러 출신의 데이먼 알반이 만드는  Gorillaz에 DFA레이블의 수장이자, 얼마전까지 LCD Soundsystem으로 세장의 엄청난 앨범을 만들어낸 제임스 머피, 그리고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아웃캐스트의 안드레 3000의 피춰링!!
 

 엄청난 조합이네 ㄷㄷ

맨 왼쪽이 제임스 머피인가. 맨 오른쪽은 안드레3000???



귀엽다. 아직 노래는 못들어봐서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슈퍼스타들이 뭉쳤던 SuperHeavy처럼 어울리지 않을 법한 거장들의 조합은 늘 기대감을 갖게 한다. 거장이라 표현하기에 아직 젊은 뮤지션들이긴 하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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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쿡의 사후에 발매된 LP Cover.



 이 곡을 처음 들은 것은 The Fugees의 Greatest Hits 앨범에 수록된 BBC 라이브 버젼을 통해서였다. 물론 그 전에도 들어본 곡이었지만 '누군가의 어떤 곡이다.'라고 인지하고 들었던 것은 이 곡이 처음이었다. 사실 그 앨범엔 몇 개의 라이브 버젼이 실려있었는데, 이 곡보다는 로버타 플랙 원곡의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의 라이브 버젼이 훨씬 더 좋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이 곡의 라이브 버젼은 원곡 이상으로 감동적이다.ㅜ)


 
Fugees Ver.

 노래의 원곡은 샘 쿡(Sam Cooke)이다. 만들게 된 계기가 상당히 인상깊었는데, 밥 딜런(Bob Dylan)이 1963년에 발표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가사를 가진 'Blowin' in the Wind'를 듣고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자신은 흑인이고, 밥 딜런은 백인이었으니까. 그런 백인 밥 딜런에 대한 흑인 샘 쿡의 답가였다. A Change Is Gonna Come. '강물이 평화롭게 흘러가듯, 변화도 천천히, 하지만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아주 오랜시간이 걸리겠지만, 반드시 변화는 올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그 이후로 지속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아직 영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들의 극우주의자들은 (혹은 극우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심각한 인종차별을 자행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인종차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쓸데 없(다고 생각되)는 민족주의도 한몫하지만 백인들은 추앙에 가깝게 따르고 좋아하면서, 동남아인들과 흑인들을 차별하는 것을 보면 참 멀었다. 물론, 나도 정말 멀었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가 아니더라도, 강물에 바위가 조금씩 깎여나가듯 달라지리라 믿고 있다. 


Bob Dylan - Blowin in the Wind


Sam Cooke ver.

 샘 쿡의 원곡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버젼은 개인적으로 씰(Seal)의 버젼이 아닐까 싶다. 비교적 최근에 불렀던 곡이기도 하고, 빌보드 챠트에도 오르기도 했고. 씰 아저씨의 2008년 앨범 Soul은 A Change Is Gonna Come로 시작하여 제임스 브라운의 It's a Mans, Mans, Mans World(이 곡 정말 사랑한다..ㅜㅜ), 커티스 메이필드의 It's Alright를 비롯해 Free, Stand by Me등 명곡들을 커버한 앨범인데, 상당히 잘 만들어진 앨범이다. 이 아저씨 아티스트로써도 정말 멋지고, 하이디 클룸이랑 결혼도 했었고..(근데 올해 이혼함 ㄷㄷ) 아무튼 들어보자.


Seal, Live Ver.

 사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커버해 부른 곡이기도 하다. 허비 행콕, 아레사 프랭클린, 오티스 레딩, 조지 벤슨같은 거장 뮤지션부터, 터렌스 트렌트 다비, 개빈 디그로나 위에서 말한 더 퓨지스까지, 그리고 우탱의 래퍼인 고스트 페이스 킬라나 자 룰, 릴 웨인 래퍼들의 샘플로도 많이 쓰였다. 게다가 정식 앨범 수록곡이 아니라 여러 가수들의 라이브 버젼들까지 하면 정말 엄청나게 많다. 처음엔 유유자적 그냥 강물이 흐르는대로 세월도 흘러간다는 내용인줄 알았는데, 가사 내용을 알고 나서부터 훨씬 더 많이 사랑하게 되고, 또 직접적이지 않아서 더욱 짠한 감동이 느껴지는 노래다. 몇 곡 더 들어보자.


Otis Redding ver.


Terence Trent d'Arby ver.


Luther Vandross Live ver.


R. Kelly Ver.



 다 좋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버젼들 모음. 아래는 가사 첨부.





 

Various Artists










GMF 2011에 싸이월드 프레스로 가게된 탐음매니아 두 사람

지방은 오전까지 비가 내리고 있어서 '올해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는 역시 비느님이었구나.' 싶었는데, 우려와는 달리 너무나도 맑고 따뜻한 날씨 속에서 Grand Mint Festival 2011(이하 GMF)은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10월 22일, 23일 양일간 가까운 도심의 올림픽공원에서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 피크닉 온 듯한 기분으로 페스티벌을 즐겨보았습니다. 

(물론 저희는 취재하느라 쉬지 않고 무대 곳곳을 누볐고, 그 결과, 한명은 입원중. 한명은 정형외과 통원치료 중입니다. ㅠㅠ)




페스티벌을 접하는 시각이 서로 다른 두 탐음매니아의 대화 후기

페스티벌을 처음 가보는 고정석(이하 ). 여러 성격의 페스티벌들을 다녀온 이루리(이하 ). 분명 서로 느끼는 게 달랐을 텐데요. 꾸밈없이 편안하게... 서로 나눴던 대화와 각자의 생각을 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페스티벌의 특성상 모든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아쉽게 놓친 뮤지션들이 많습니다. 많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타임테이블을 보면서 머리를 쥐어짰으나 결국 두 탐음매니아의 취향이 다분히 많이 포함된 공연들 위주로 취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다뤄지지 않았던 좋은 공연들은 우리 댓글로 함께 나누어 보아요! 원하는 아티스트가 없다고 몰아붙이시면, 저희 울어버릴 거예요. 


1일차 (10.22. SAT)

취재가 확정되고, 타임테이블 보며 의견을 주고받으며 아티스트를 선택하는 것부터, 일교차가 큰 날씨를 걱정하며 여러 가지 준비물들을 챙기느라 서로 연락을 해왔으며, 음악이라는 공통된 분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 만났음에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일단 맥주부터 까자. 잠실역에서 만나 올림픽공원까지 10분여를 걸어야 했기 때문에 대낮에 맥주를 마시며 걸었습니다. 둘 다 지방에서 올라와서 이미 지쳐있었던 건 안자랑. 배낭에 카메라에 바리바리 싸짊어지고, 저 앞에 돗자리를 들고가는 사람들을 따라갑니다. 

매표줄이 엄청 길다!!! 우리 어디로 가야돼? 

고 : 어리버리. 멀뚱멀뚱. 든든한 동행 프레스만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루 : 프레스 자원봉사 2년차. 슉슉-부스를 찾아 스텝들에게 프레스 명단 확인과 촬영 가이드라인을 묻습니다.
잽싸게 카메라 챙겨들고 스테이지로 이동.
 


몽니 (Monni)

14:10 Mint Breeze Stage

고 :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멀리서 몽니의 노래가 울려퍼졌을 땐 꽤 감동적이었어요. 맥주 한 캔하고 따뜻한 햇살, 아늑한 공원, 멀리서 들리는 달달한 멜로디. 뭔가 GMF스러운 느낌이 난다고 해야 하나? 

루 : 몽니!!! 라이브 엄청 잘한다고 들었었는데, 오자마자 맛깔나는 라이브와 맞닥뜨리니 이제야 잠이 깬다. 진짜 페스티벌에 오긴 왔구나. '그대와 함께'를 부르는데, 소름 파바박! 역시 소문날 만한 라이브였어. 


장윤주 with GMB (Grand Mint Band)

15:00 Mint Breeze Stage

고 : 올스타 세션 그랜드 민트 밴드하고 함께 공연한 페스티벌 레이디 장윤주씨의 공연도 좋았어요. '예능계의 신흥 아이콘'다운 말빨과 1집의 대부분의 노래를 작사, 작곡한 아티스트적인 면모까지, 왜 진작 페스티벌 레이디로 안 뽑혔나 싶더라구요. 원래 앨범도 못 불러서 더 풋풋하고 좋았는데 노래 실력도 는 거 같더라구요. 살랑살랑부는 바람하고 'Fly Away'는 너무 잘 어울렸던 조합이었어요. 

루 : 사실 난 기교있고 과한 보컬보단 조근조근하고 담백한 음색을 좋아하니까. 장윤주님 한 번 쯤은 듣고 싶었는데, 실력파 세션맨들로 구성된 빅밴드 느낌의 GMB와 함께여서 더욱 좋았던 무대였어. 정말 그 시간, 그 무대에 딱 어울리는 아티스트였어. 

고 : 맞아요. 그 순간 만큼은 모델도, 예능인도 아닌 아티스트 장윤주! 


자우림

18:30 Club Midnight Sunset

고 : 원래 김윤아님의 마성의 매력을 더 좋아하는데, 페스티벌이라서 그런지 조금 자제한 느낌은 들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카리스마는 짱이더라구요.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고래사냥'은 확실히 함께 즐기는 선동가로는 최고! 

루 : 자우림 라이브를 본 건 처음. 사실 'hey, hey, hey'로 알려진 초기부터 팬이었기 때문에 좀 믿겨지지 않았어. 중학교 때부터 용돈 모아서 CD를 사 모은 첫 아티스트 였으니까. 그 땐 김윤아님이 '명왕성의 악당마녀'라고 불렸지. 종종 내 리뷰에서 다룰 때면 극단적인 양면을 가진 뮤지션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알려진 곡들이 거의 밝은 곡이어서 그렇지, 인간 내면 깊숙한 우울함과 어둠을 누구보다 잘 표현하기도 해. 아직도 내 앞에 자우림이 있었다는 게 아득한 게, 마치 꿈꾼 것 같아. 그나저나 다들 나이를 안먹는구나. 나만 나이 먹었네. 싶어서 좀 슬펐었다... 죄송하지만 김진만(B)님만 약간 늙으신 거 같더라고...ㅠㅠ 10년 이상 멤버 교체 없이 꾸준하게 활동한다는 것 자체가 이들의 강한 결속력을 보여주는 거겠지. 슬슬 신나고 즐거워지기 시작했어. 

고 : 김윤아님은 정말 예뻤죠. 넋 놓고 바라봤어요. 방부제를 드시는 건지 게다가 대체 어딜봐서 유부녀이신 건지... 난 사실 일단 예뻐서 팬이예요. 

루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퍼톤즈 (Peppertones)

19:50 Club Midnight Sunset

루 : 페퍼톤즈의 음악들, 너무 좋아해. 나랑 비슷하지! 낙천적이야. '아무 걱정없이, 생각없이 사는 사람'. 밝고, 밝고, 밝아. 처음 듣고, 긍정긍정 열매를 먹은 음악이라고 생각했어. 봄날의 청량한 햇살같은 분위기라 마치 녹아버리는 버터가 되는 느낌. 세상 만사 근심걱정 사라지지, 적어도 이 노랠 들을 때 만큼은. 

루 : 이장원(B), 신재평(G)으로 구성된 2인조. CM과 드라마 OST로도 많이 접할 수 있어. 들어보면 아, 이거였군. 싶을거야. 친근하고 귀여워. 역시 페퍼톤즈도 라이브를 본 건 처음이었는데, 완전 귀여우셔! 내 스타일이야! 친구 사이라는 두 분이 투닥투닥 거리시는 것도 귀여웠어. 역시 작품은 작가를 반영하는구나. 귀여운 분들이 귀여운 음악을 만들지. 두 분 다 카이스트 출신이라며? 엄친아가 여기 있네! 

고 : 카이스트 출신이라니! 세상은 늘 공평하지 않아요... 누나가 신재평님을 바라보는 눈빛은 이미 다 읽고 있었어요. 솔직히 아주 훌륭한(?) 노래 실력을 가진 건 아니었지만 친근한 보컬은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서 좋아요. 이 무대는 누나 말대로 긍정적인 노래가 못 불러도 대책없이 긍정적인 보컬과 만나서 긍정 시너지 마구마구 분출하는 기분이었어요. 


노리플라이 (No Reply)

21:00 Loving Forest Garden

고 : 노리플라이의 무대는 넬을 포기하고 갔었는데도 아쉬움이 전혀 남지 않았어요.(라고 하면 넬 팬분들이 화내려나..ㅠㅠ) 수변무대의 습한 분위기에 녹아내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달까? 캄캄한 밤인 데다가 다른 무대보다 훨씬 더 집중하게 되는 구조라서 몰입이 더 잘됐던 거 같아요. 첫 노래 시작하는 순간 빠져들었어요. 

루 : 노리플라이는 어딘가 Holy한 느낌이 있어. 교회오빠느낌. 하하하. 전에 노리플라이 리뷰 쓴 적이 있어서 그런지 친근했어. 라이브인데, 음원이 거의 차이가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세션맨들에 더 눈이 갔어. 하하하. 칵스의 천재소년, 숀과 데이브레이크의 김선일님. 하하하. 수변무대는 집중이 잘되고 분위기는 좋지만, 너무 추워... 그래서 좀 더 일찍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자꾸만 좋은 노래들이 날 붙잡아서 발걸음이 안 떨어지더라. 나가다가 서서 듣고, 나가다가 앉아서 듣고... 결국 무대를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노리플라이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나왔어. 

고 : '갈까? 가야되는데.' 를 몇 번이나 말하면서도 결국은 다시 주저앉았었죠. 개인적으로는 GMF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하지 않나 싶어요.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브라스와 첼로, 거기다가 노리플라이 만의 90년대 감성, 너무 좋았어요. 


2일차 (10.23. SUN)

루 : 힘들어...첫째 날도 힘들었는데, 둘째 날도 피곤에 쩔어서 만났어. 정말 전투적인 스케줄이지. 어쩔 수 없어. 페스티벌이잖아! 그리고 이건 여러 개의 스테이지를 운영하는 페스티벌의 고질적인 문제인데, 기회 비용을 따져야 해. 누굴 포기할(?) 것인가. 사실 이걸 정하는 것 부터가 엄청 피곤한거야... 다 놓칠 수 없다고!!! 엉엉. 페스티벌은 언제나 나를 시험에 들게 해. 

고 : 둘째 날은 거의 'Club Midnight Sunset'에서 보냈던 거 같아요. 초반에 국카스텐-칵스-문샤이너스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타임테이블을 보면서 가장 기대했던 순간이었어요. 

루 : 그래! 난 상관 없어. 칵스만 보면 되니까. 너가 하고싶은대로 해. 사실 정하는 거 고민되서 귀찮아. 

고 : 만사가 이런 식이야. 긍정은 좋은데 나에게 너무 가혹한 결정권을 내려주셨어... 


국카스텐 (Guckkasten)

12:30 Club Midnight Sunset

고 : 첫 무대였던 국카스텐은 어쿠스틱으로 꾸며졌었죠? 확실히 어쿠스틱하게 연주해도 국카스텐만의 독특한 느낌이 묻어나더라구요. 

루 : 헉! '거울'을 정말로 어쿠스틱으로 부를 줄이야!!! 기대했던 무대였는데, 조금 아쉽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어. 국카스텐은 확실히 라이브가 갑이야. 

고 : 하현우의 보컬은 그 자체가 싸이키델릭인 거 같아요. 악기 구성을 넘어버리는 보컬의 색. 특히 가성으로 허밍할 때는 막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냅다 내지를 때는 묘한 슬픔과 카타르시스도 느껴지고. EP앨범에서도 들었던 '붉은 밭' 어쿠스틱 버전은 여전히 좋았어요. 


칵스 (KOXX)

13:40 Club Midnight Sunset

고 : 이어진 칵스의 무대는 넋을 놔버렸지요. 칵스 1집 발매기념 단독공연에 이어서 두번째로 봤는데,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더 농밀하고 더 강력해진 느낌이었어요. 특히 한혜진씨! 등장부터 포쓰가 넘치더니 쫄쫄이 란제리룩으로 흔들던 깃발 퍼포먼스에서는 그냥 얼어버렸어요. 완전 압도. 별다른 멘트없이 달려서 더 신났던 무대였어요. 

루 : 칵스는 벌써 3번째 라이브.(쌈싸페, 글로벌게더링, 그리고 GMF) 언제나 신나는 자랑스러운 슈퍼루키! 아가들이라 그저 귀여워! 궁디팡팡 해주고 싶어! 늘 열정적인 보컬 현송군, 시크한 수륜군, 천재 숀군, 귀여운 선빈군, 꽃미남 사론군까지. 으구! 귀요미들! 사실 이 멤버들이 각자 개성들이 강해서 시너지 효과가 더 큰 거 같아. 그래서 한혜진님과 퍼포먼스가 어색하지 않았고, 많이 준비한 무대라는 게 느껴졌어. 미친 듯이 달리는 거야 당연했고... 칵스 바로 전에 아는 분을 만났는데, 어제 잠을 못자서 피곤하다고 나가서 쉬겠다는거야. 칵스인데, 어딜 가냐고 붙잡았지. 공연 끝나고 보니, 가방 던지고 놀았대. 그 뒤로 계속 앉아 있더라... 진이 다 빠졌다며...쯧쯧. 

고 :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물론 한혜진님만 멍하니 바라 보느라 체력은 좀 비축했지만. 그 체력은 고스란히 다음 공연에서 소진해버렸죠. 


문샤이너스 (The Moonshiners)

14:50 Club Midnight Sunset

고 : 문샤이너스는 칵스 때보다 관객은 줄었지만 열기는 가장 뜨거웠던 거 같아요. 

루 : 사실 난 홍대 인디밴드를 펑크로 접했어. (당시엔 드럭엔 크라잉넛, 문화사기단엔 노브레인.) 차승우님이 활동한다고 듣기만 했었는데, 이렇게 보게 되니 역시 좋더라. 이 분도 왜 안 늙으실까. 슬램존은 이젠 힘들어서 가까이 가진 않았지만 즐거운 공연이었어. 

고 : 나 결국 카메라 맡기고 중앙으로 뛰어들었잖아요. 오늘만큼은 무덤덤하게 공연하지 않겠다던 15년차 베테랑 뮤지션 차승우님의 각오에 걸맞는 화끈한 무대들의 연속이었어요. 결국 앵콜 때 무대 아래로 내려오기까지 하고. 특히 '푸른밤의 Beat' 부를 때 영혼이 떠나가는 기분? 아무튼 저한텐 손에 꼽고 싶을 만큼 즐거웠던 공연이었어요. 그리고 전 여기부터 방전.. 공연 보러온지 이제 겨우 세 시간이었는데... 


데이브레이크 (Daybreak)

16:00 Club Midnight Sunset

루 : 난 사실 GMF에 데이브레이크 보러온 거야. 정말 힘들고 지쳤을 때, 너무 많은 힘이 되어준 음악. 너무 보고 싶었어. 프레스 존에서 카메라는 바닥에 내려놓고, 무대 바로 앞에 앉아서 따라 부르는데, 눈물이 핑-도는거야... 아. 지금도 눈물날 것 같아. 음악이 날 위로하는 기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느꼈었거든. 

어제 노리플라이 세션하신 김선일(B)님, 손가락 다치셨는데도 전혀 문제 없이 하셔서 멋있었어. 그리고 내 리뷰, 최고의 칭찬이라고 해주셔서 오히려 내가 더 감동받았던 정유종(G)님. 오늘 잘할 거라고 하셨는데, 정말 잘하셨어요! 짝짝짝! 썬그라스 끼고 등장하신 최고의 보컬, 이원석(V)님. 아 싱그러운 눈웃음. 양말까지 귀여웠어! 김장원(K)님. 사실 건반은 보통 사이드나 뒤쪽에 있어서 그게 싫었는데, 앞쪽에 배치해주시니 좋았어. 떼창하기 좋게 스크린으로 가사 쏴주는 센스! 내 GMF에 대한 기대는 데이브레이크가 완벽하게 충족시켜줬어. 들이받고 또 들이받아봐도~ 들었다 놨다 해~ 에라, 모르겠다~집에 안갈랜다~ 소녀 팬 빙의했어. 최고최고!!! 너무 좋아!!!



글렌체크 (GLEN CHECK)

16:30 Blossom House

루 : 일렉트로닉 밴드. 2인조에서 드럼을 영입해 최근 3인조가 되었어. 올해 데뷔했는데, 지산락페, 글로벌게더링 등 굵직한 페스티벌에 참여했어. 지산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기 시작했던 게 좋은 영향을 끼쳤던 것 같아. 얼마 전 홍대에서 영국 출신 일렉트로닉 뮤지션 '맥스툰드라' 공연에서 오프닝을 했었고, 그 때 처음 봤었어. 그 날, 세팅이 좀 늦어져서 술 많이 마시고 연주하던, 나에겐 조금 키치한 이미지야. 음악은 샤방샤방 귀여운 느낌. 그들의 곡 중에 좋아하는 '60's cardin'이 나와서 즐거웠어. 

고 : 저도 이 밴드 '60's cardin' 듣고부터 보고 싶던 밴드였어요. 상당히 앳되어 보이던데, 어린 친구들이 매력있는 음악 참 열심히 하는구나 싶었어요. 


SHAUN (KOXX) / 한혜진 (모델)

17:30 Ghost Dancing

루 : 해외에서도 유명하고, 종종 홍대놀이터에서도 하는 사일런트 디스코. 고스트댄싱 스테이지가 마련되어 있어서, 인디밴드 멤버들의 DJing 실력을 뽐내는 시간도 있었어. 헤드폰에 주파수를 맞추면 음악이 들리는데, 두 주파수에 세팅이 되어있어서 선택해서 들을 수 있어. 난 초반에는 칵스의 신시, 숀군을 들었어. 글로벌게더링에서 아이패드 들고다니면서 아는 노래 틀어달라고 하던 숀군이었으니까! 빵빵 터지는 일렉을 틀꺼라고 기대하고 있었지. 근데 완전 빗나갔어. 트위터에서 신청곡 받는 걸 보긴 했었는데, 세상에나! 노리플라이, 요조, 글렌체크, 아침, 게다가 티아라와 HOT까지. 국내 인디와 K-pop 믹셋이었어! 한혜진님은 black eyed peas의 The Time(Dirty Bit)같은 포멀한 곡들. 결론은? 둘 다 다른 매력. 좋았어! 사실 이 스테이지가 가장 내 스타일!!! 

고 : 함께 갔지만 누나는 보이지 않고, 이 사람 또 숀군의 매력에 녹아들었구나 싶어서 전 김C를 보러 Club Midnight Sunset으로 다시 고고! 


뜨거운 감자

17:20 Club Midnight Sunset

고 : 뒤늦게 뜨거운 감자 공연을 보러 갔는데, 다행히 좋아하던 '생각'이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관객들 반응도 좋았고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C의 무대 매너도 좋았어요. 뜨거운 감자의 독특한 시선을 참 좋아해요. 김C 특유의 에둘러 말하는 화법은 방황하는 청춘에게 방향을 알려주지는 못해도 말 없이 소주 한잔 건네는 선배 같은 이미지예요. 

노래 솜씨 좀 한 번 뽐내보라던 떼창 유발곡 '고백'도 좋았고, 마지막 곡이었던 '맛 좀 봐라'에서 김C의 무대매너 폭발! 뜨거운 감자 맛 제대로 봤던 무대, 다 같이 뛰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노래가 끝날때마다 외쳤던 "Thank you!"가 아직도 생각나요.
 


소란 (Soran)

18:40 Blossom House

루 : 쌈싸페에서도 봤던 소란. 고스트댄싱 스테이지 갔다가 DJing 마치고 나오시는 고영배(V)님을 맞딱뜨렸어. 아. 소란 가야지... 입담으로도 유명한, 하지만 이젠 '가을목이', '준비된 어깨'로 더 유명한 소란. 이태욱(G)님 머리 자른 게 더 잘 어울리더라. 오늘도 기타줄 끊으려나 싶었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어. 아쉬워!!! 도란도란 작은 스테이지에서 가족같은 분위기. 흥해라!!! 소란! 


타히티 80 (Tahiti 80)

18:50 Club Midnight Sunset

고 : Tahiti 80의 공연은 완전히 여성분들을 위한 공연이었어요. 본인들도 노래 중간중간에 이야기 하더라구요. 이 노래는 여기 계신 여성 분들을 위한 노래라고. 특히 'Something about you girl'같은 노래부를 때. 그럴 때 마다 터져 나오는 여성분들의 환호를 들으니 묘한 질투심도 들고.. 응?? 아무튼 공연 내내 너무 달달했어요. 신나는 로큰롤무대 마저도 달달하게 들리니 그 곳에 있었던 여자 사람들은 참 좋았을 거 같아요. 물론 뭐, 저도 좋았어요. 

루 : 아. 늦어서 잠깐 밖에 못 봤어!!! 또 와 주세요... 좋았다는 사람들 너무 많던데... 아쉽다. 흑흑. 


스윗소로우 (Sweet Sorrow)

19:20 Mint Breeze Stage

루 :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스윗소로우. 특유의 달콤한 보이스와 익숙한 곡들로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였어. 위트있는 멘트들. 역시 예능의 힘! 

고 : 곧 있을 3집 앨범 수록곡도 미리 들려주기도 했었어요. 이소라님이 참여하셨다는데, 그 자리에 오지는 않으셨지만 성진환님의 성대모사는 들을 수 있었죠. 멀리서 듣다가 깜짝 놀랐잖아요. 이런 재간둥이! 


아침 (Achime)

20:20 Blossom House

고 : 좋아하는 '02시 무지개'로 시작된 Achime의 무대도 타임테이블을 보며 기다리던 공연이었어요. 아쉽게도 작은 무대인 Cafe Blossom House에서 30분간 진행되었지만. 얌전할 것 같던 보컬의 4차원 멘트 너무 웃기지 않았어요? 

루 : 난 사실 처음 들어봤고, 처음 봤는데, 다들 너무 신기한 캐릭터들이었어. 하하. 음악이 굉장히 좋더라. 팬들도 많고. 비록 작은 무대였지만, 한 목소리로 하는 듯 했던 떼창이 인상깊었어. 

고 : 원래도 팬이었지만 더더욱 팬이 되어버린 것 같은 무대였어요. 록 페스티벌 서는 게 꿈이였다고 했는데 다음에는 더 큰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어요. 


이적

21:00 Mint Breeze Stage

고 : 메인스테이지 마지막 무대였던 이적의 공연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뮤지션인 만큼 메인스테이지의 피날레에 잘 어울리는 무대였어요. 밤하늘에 별이 떠 있던 거 같았던 무대 위에서 '말하는 대로'를 부를 땐 진짜 짠-하더라구요. 사진 찍다가 넋 놓고 봤잖아요. 아아... 전 정말 방황하는 청춘이 맞나봐요. 유재석씨가 짠하고 나타나길 바랬는데 ㅎㅎ 

루 : 응응! 빗방울이 살짝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Rain' 잠시 들려주셨을 때도 너무 좋았어.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도... 

되돌아보면서...

고 : GMF의 가장 큰 매력은 올림픽공원이라는 접근성에 있는 것 같아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도시락 싸들고 연인끼리, 가족끼리 소풍 오듯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 덕분에 배는 좀 아팠지만... 

루 : 그러게. 근데 난 락페나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이 익숙해서 그런지, 돗자리펴고 누워서 음악 듣는 건 해본 적이 없어. 이번에도 결국 못했지만, 날씨도 좋고, 바람도 선선하고, 파란 하늘보며 듣는 것도 좋았을 거 같아. 물론 난 뛰어다니고, 스테이지들을 종횡무진 할거라 앞으로도 돗자리 펼 일은 없을 것 같아. 

고 : 독하다. 이제 몸 좀 생각해요. 안 그래도 이제 나이가... 하아... 아무튼 즐거웠어요. 내년에는 프레스 자격이 아니라 정말 돗자리 펴고 누워서 맥주 마시면서 편하게 듣고 싶어요. 맘 편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본 공연이 없는 것 같아. 몸 조리 잘하고, 다음 페스티벌에서 또 봐요! 

루 : 가끔은 내가 즐기는 게 가장 우선인데, 촬영이나 리뷰 압박에 제대로 집중하거나 즐기기 어려울 때도 있어. 그래도 언제나 좋은 음악과 함께라면 그걸로 만족해. 페스티벌은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단공처럼 깊이 있고, 친밀해질 충분한 시간이 없는 게 단점이기도 하지. 그래도 페스티벌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가진 아티스트들과 만나는 것만으로도 설레이지 않아? 또 다른 공연과 페스티벌 리뷰로 찾아올께요! 다음에 또 함께 해요! 



※ 이 글은 2011년 11월, 싸이월드 뮤직에 기고한 글입니다. 오글오글합니다잉. 사진도 다 짤렸습니다잉.


칵스

하얗게 불태운 뜨거운 여름의 끝자락 공연

늦은 오후부터 속이 울렁거렸다. 급하게 먹은 점심이 체한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유난히 피곤했던 일주일이었기에 다크서클은 이미 허리춤까지 내려와 있었다. 아마 공연장 안에서 내가 제일 피곤해 보였으리라. 

여름을 페스티벌 하나 못 가고 이대로 보낼 순 없다며 벼르고 별렀던 공연이었는데... '이대로 뛸 수 있을까?' 공연장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문득 불안감이 엄습했다. 사지 멀쩡한 남자가 혼자 와서 미친 듯이 뛰다가 앞사람 등에 토악질을 하고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머리에 스쳤다. 이 상태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뇌를 하얗게 불태워버린 공연

공연이 펼쳐지는 홍대 V홀에 공연 시작 30여분 전 도착해서 표를 받아들었다. 600번대. 보나마나 마지막 입장이다. 올라가서 바람이라도 더 쐬고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계단을 오르는 동안, 계단에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며 서 있던 백 여명 정도의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여자였던 것 같다. 메스꺼운 속을 붙잡고 올라가던 그 와중에도 부러웠다. 짜식들. 잘 나가는구나. 밖에서 크게 한 숨 들이켜고 맘을 다 잡으며 공연 5분 전에 내려와 입장했다. 이미 공연장 안은 600명 가까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설렘과 흥분, 뜨거운 열기에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이윽고, 이미 꽤 오래 전부터 상영하고 있었던 듯한 스크린에는 The Koxx를 소개하는 짧은 영상이 소개되었다.


"글래스톤베리에 보낼 유일한 한국 그룹!"과 같은 자기 자랑 식의 약간은 오그라드는 영상이 끝나고 엄청난 환호성과 함께 그들이 등장했다. 망설임 없이 시작된 그들의 첫 곡 'XXOK'. 왼쪽 귀와 오른쪽 귀가 뚫려서 연결되어 버릴 것 같은 환호성, 공연장 천장을 뚫을 듯한 기세로 뻗어 올린 손, 신나는 기타와 파워풀한 드럼, 귓 고막을 자극하는 전자음, 격렬한 헤드뱅잉, 그리고 온 몸에 소름을 돋게하는 떼창까지. 소화가 되지 않아 울렁거리던 속은 이내 흥분과 설렘으로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2시간의 유체이탈을 경험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공연은 끝나 있었다. 5분 전까지 신나게 뛰던 모습은 어디 갔는지, 기어 올라가듯 겨우겨우 계단을 올라와 모자란 당분을 꿀물로 채우고 나니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하얗게 불태웠다며, 목표를 완벽하게 클리어 했다며 기뻐하는 도중에 문득 불안감이 엄습했다. 공연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미친 듯이 뛰고 놀고 소리 지르느라 리뷰를 써야 한다는 생각은 이미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뇌까지 하얗게 불태웠나보다. 글을 쓸 생각에 가슴이 갑갑해왔지만, 이 날의 공연은 그만큼 열광적이고 열정적인 공연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속력으로 달리는 신형엔진

공연을 본지 3일이나 되었건만 아직도 가시지 않은 통증으로 뒷목을 부여잡고 칵스의 1집과 EP를 무한 재생하며 그날의 조각난 기억을 하나씩 되새김질 해본다. 'XXOK'로 시작된 공연의 오프닝을 연달아서 1집 수록곡들인 'City Without a Star'와 'Fire Fox'로 이어졌다. 시작부터 혼을 쏙 빼놓는다. 칵스의 공연은 예열이 없다.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속력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레이싱 대회처럼 처음부터 최대 출력으로 달린다. 때로는 그것 때문에 엔진에 무리가 가더라도 말이다.(오늘 공연도 공연 말미에 일부 멤버가 산소호흡기로 충전을 해야 할 만큼 엔진에 무리가 갔다. 평균나이 22.5세의 신형 엔진도 소용없을 정도의 질주였다.) 

연달아 세 곡을 달리고 나서야 그들의 첫 인사를 들을 수 있었다. 준비해온 멘트를 하다 울컥해서 말을 잇지 못하는 그들을 보면서 첫 앨범, 그리고 제대로 준비한 단독 공연과 꽉 찬 객석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하지도 못한 채, "감사합니다. 재밌게 놀다가세요!"라는 말과 함께 'Dreamer'와 'Refuse'가 연주 되었다. 댄서블한 리듬이 넘실대는 연주에 정신없이 쏘아대는 레이저, 간간히 터지는 싸이키 조명, 공연은 점점 더 가속도를 붙여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드러머 샤론의 드럼 솔로가 있었는데, 빠른 속도에서 조금씩 느려지다 드럼에 머리를 쿵 박고,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솜씨가 제법이었다. 

어찌 끝날까 살짝 걱정도 됐는데, 시선과 호응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가지고 자연스럽게 'A Fool Moon Night'로 이어졌다. 보면서 이들은 이제 정말 '루키'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이어서 '12:00'와 '술래잡기'가 이어졌는데, '12:00'의 경우는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꽤 좋게 들었지만 무작정 신나는 댄서블함과는 거리가 좀 있는 것 같아 라이브에서는 아쉽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한글로 쓰여진,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불러봤을 그 멜로디는 라이브에서 함께 부를 때 더 빛을 발했다. 


남성다운 임팩트의 후렴구가 돋보였던 'T,O.R.I'에 이어 '얼음땡'에서는 숀과 수륜까지 함께한 드럼 합동 연주 퍼포먼스가 재밌었고, 공연은 'ACDC'와 'Jump To The Light'으로 절정에 다다랐다. 공연이 시작하고 한 시간이 넘게 지났지만 전혀 지친 기색 없이 달리는 이들의 연주에 나도, 혼자 온 옆의 남자도, 뒤에서 날 자꾸 밀치던 여자도, 앞에서 내 발을 계속 밟아대던 여자도 지칠 줄 모르고 손을 높이 뻗고 함께 뛰고 있었다. 이 곳이 바로 아픈 줄 모르고 뛰는 지옥불 속이요, 열정의 끝판왕이었다. "No one can control my R! P! M!" 그래, 달리는 걸로는 늬들이 짱이다.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 곡이란다. 

앨범에서 가장 라이브로 듣고 싶었던 'Oriental Girl'. 동양적 선율과 독특한 악센트가 인상적인 발음, 댄서블한 리듬, 그리고 중간에 템포가 한번 바뀌면서 빠른 BPM으로 가장 춤추기 좋고 신날 것 같았던, 집에서 음악 들으며 가장 날 들썩거리게 했던 그 곡. 마지막답게 유난히 큰 목소리로 질러대던 떼창과 더불어 밀고 밀리고 밟고 밟히고 뛰고 춤추고 하여간 집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 그곳에서 원 없이 할 수 있었다. 

앵콜곡으로는 세 곡이 이어졌는데, 1집 마지막 곡이었던, 'The Words'를 여자보컬과 함께 몽환적이고 차분하게 들려주고는 EP 수록곡인 'Trouble Maker'와 'Over and Over'로 칵스 답게 마무리하였다. 특히 이 날의 마지막 곡 ‘Over and Over’를 연주할 땐 바닥날 것 같은 체력을 붙잡고, 난 이 날을 위해서 그동안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며 체력을 길러왔던 거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면서 끝까지 Over and over!를 함께 외쳤다. 후회없이. 화끈하게. 늘 흐리고 비 내리던 우울한 여름을, 꽉 막혀 답답하던 그 속을 온 몸에 흘러내리던 땀과 함께 조금도 남기지 않고 전부 배설한 기분이었다. 


그대들이 최고다. 칵스!

칵스의 보컬 현송은 공연 내내 "너네들 진짜 많이 늘었다. 정말 잘한다!"라는 말이 듣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이제 어리고 갓 데뷔한 애송이들이 아니다. 관객을 휘어잡는 노련미와 젊음의 패기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 넘치는 밴드다. 농담 반 진담 반 이겠지만 과감하게 세계 제패가 목표란다. 적어도 그 날 그 공연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 열정과 그 기운이 확실하게 전달되지 않았을까. 일단 확실한 건 500명은 무조건 제압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 섬머소닉을 비롯해 싱가폴, 태국, 중국, 호주, 프랑스 등 다수의 해외 공연과 러브콜들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발표한 첫 정규 앨범을 통해 외친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방향성이 제대로 먹히고 있는 증거 아닐까. 아무리 The Foals나 Two Door Cinema Club과 비교가 되어도 어떤가. 내가 볼 땐 뒤에서 그들을 모방하고 쫓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한걸음을 내딛고 있는 중이다. 글래스톤베리에 보낼 유일한 밴드라는 말, 아직은 이 글에 나온 호들갑보다 더한 오버라는 거 알고 있다. 그래도 좋다. 난 이들의 세계 제패를 응원하련다. 

※ 이 글은 2011년 9월, 싸이월드 뮤직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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