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곳으로 오게 된 것도 자의 반 타의 반, 얼떨결에 오게 되었는데, 2년만에 정리하게 되었다. 어쨌거나 나는 지금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데, 핏덩이 같은 녀석들을 두고 가는 것이 편치는 않다. 2년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세상 좁다고, "평생 못 볼꺼 같지?"라는 말을 장난처럼 내뱉으며, 아쉽게 헤어지지 말자고 이야기 했지만.. 새벽 되니까 기분이 꿀렁꿀렁하다.


2. 마지막이라고 편지를 써준 녀석들도 있고,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나가는 녀석들에게서 아쉬움을 느꼈다.(이건 기분탓일지도.) 가장 늦게 나갔던 녀석은 30분 뒤에 뭘 두고 갔다며 다시 찾아왔는데, 집 정리하다가 현관을 보니까 바닥에 케잌 하나가 놓여있더라. 쑥쓰러웠는지 사왔다고 말도 안하고 놓고 간 것이다. 생긴건 짐승처럼 생겨서 하는 짓은 귀엽다. 열심히 생활했지만, 끝나고 난뒤에 생기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3. 새벽까지 집 정리를 하는데, 나는 대체 어떻게 이 많은 쓰레기들과 함께 살았나 싶을 정도로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 헐, 뭐지. 깨끗하진 않아도 더럽게 살진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여러모로 정리할 것이 많은 밤이다.


4. 뭘 해야할지 명확하게 결정한 것은 없지만, 어쨌거나 내일부턴 다시 시작이다. 복잡한 마음은 오늘만 붙잡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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