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요일에 대구에 내려갔다가 카페에서 잠깐 시간을 보낼 일이 있었다. 음악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아 헤드폰을 끼고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카페에서 쿵짝쿵짝하는 댄스 음악을 트는게 아닌가.. 그것도 연달아서. 갑자기 빡침. 알바생 친구, 여기는 편의점이 아니에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쓸데없는 오지랖이라 생각되어 접었다. 다시는 여기 안오면 되지뭐.

2. 비긴 어게인을 봤는데,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그래도 마크 러팔로가 '지루하고 평범한 일상도 음악이 함께 하는 순간 특별해진다.'라는, 평소에 내가 항상하고 있던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자 급 공감.... 음악의 힘은 위대하다.

3. 그런 의미에서 카페는 인테리어만큼 중요한게 음악 선곡이라고 생각한다. 카페에서 나오는 음악은 단순한 BGM이 아니라 그 카페의 인상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리고 내가 자주가는 카페를 정하는데 있어서 커피맛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음악이다. 개인적으로 카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1) 흑인음악, 트랜디하거나 트랩비트 나오는 힙합음악 이런건 좀 별로지만, 90년대 알앤비나 네오소울, 콰이엇 스톰류의 음악을 주로 선곡해주는 곳이라면 정말 열심히 다닐 것 같다. '다닐 것 같다'='다녀본 적 음슴' 바는 있는데.. 카페는 못 봤다.
2) 재즈는 카페 음악에서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빌 에반스나 에디 히긴스 같은 서정적인 피아노 재즈나, 제이미 컬럼, 마이클 부불레, 실예 네가드 같은 보컬 재즈, 쳇 베이커도 괜찮다. 라운지 재즈 같은 것도 좋다. 다만 다수가 듣기에 좀 무난한 음악들이 카페 음악에는 더 어울릴 것 같다. 마일즈 데이비즈 같은 음악이나 더 나아가서 막 E.S.T같은 건 좀 취향을 타니까.
3) 보사노바 나오는 카페 굉장히 좋아한다. 주앙 질베르투나 조빔 노래 나오면 완전 사랑함. 요즘 가는 카페가 그러하다.
4) 멜로우 톤의 음악도 가끔 나온다면 괜찮다. 제프 버넷, 사운드 프로바이더스 뭐 이런류.. 내내 이런것만 틀면 지루함. 내 타입은 아니니까.
5) 발라드 음악도 좋은데, 전에 갔던 카페처럼 성시경 노래만 주구장창 튼다면 질색. 아니 세상에 좋은 발라드 음악이 얼마나 많은데.
6) 사실 가사가 잘 들리는 음악은 좀 신경쓰여서 집중이 잘 안된다. 혼자 왔을 땐 가사 없거나 잘 안들리는 음악이 더 좋다. 보사노바가 그래서 좋아.. 못 알아듣잖아? 게다가 보사노바는 발음 조차 음악처럼 잘 어울려.
7) 예쁜 홍대 인디 음악, 즉 어쿠스틱 기타 + 예쁘기만한 목소리의 음악..은 무난한 선택이지만 역시나 내 타입은 아님.
8) 앞서 이야기 했지만 쿵짝쿵짝 댄스 음악은 편의점에서나 트세요.
9) 멜론 탑100 틀어주는 카페는 커피가 식기전에 나가겠다. 그 카페 앞으로 지나가지도 않겠다.
10) 프린스 음악은 대부분 카페랑 안맞기는 한데, 간혹 괜찮은 노래들이 있긴하다. 아는 형님이 나한테 카페 선곡을 부탁해서 프린스 노래 몇개를 끼워준적이 있다. 거기 놀러갔다가 프린스 음악 나오는 거 보고 괜히 뿌듯했는데.. 술 없이 커피만 파는 카페에서 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다.

4. 그렇게 까다로우면 니가 차려라.

5. 투자자 모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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