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사실 본지 좀 됐다. 2주전이었나?? 그냥 이제부터 연극은 일단 봐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뭐 없을까 찾다가 할인 하길래 냉큼 예매했다. 왠지 많이 들어본 제목이었던 것 같아서. 


 문제는 연극의 내용도 많이 들어본 내용이었다는 것인데.. 소재도 그렇고, 스토리의 흐름도 그렇고, 캐릭터도, 연출도 그저 어디서 많이 봤던 클리셰 범벅... 그래도 그럭저럭 재밌었고, 나올 때는 코 끝이 괜시리 찡해지기도 했다. 나는 극에 몰입했다기 보다는 좀 공부하는 마음으로 봤는데, 무대 연출이나 장면 전환, 그리고 배우가 대사를 소화하는 방식을 열심히 관찰했다. 뭐, 결론은 그냥 나는 망했다 뭐 이렇게 나긴 했는데.. 처지지 않게 장면을 전환하고, 작은 요소만으로 시대나 장소의 변화를 표현하는 방법, 그리고 관객과 호흡하는 느낌으로 내뱉던 대사들... 아, 나는 어떡하지. 희곡 자체의 아쉬움은 분명 있었는데,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거의 다 커버가 된 것 같았다.


 특히나 경숙아배 역할에서 굉장한 연민을 느꼈는데(경숙이나 경숙어매 역할이 훨씬 불쌍했던 역할이었음에도), 왜 그랬을까.. 쿨하게 돌아서고 풍류를 즐기는 그 모습 뒤에 그 누구보다도 외로운 사람이라는게 느껴져서였는지, 아니면 끝이 그 누구보다도 초라할 것을 알기 때문인지.. 그냥 그 시절 신파극에는 빠짐없이 등장하는 경숙어매 역할에 몰입하기에는 예방주사를 너무 많이 맞았던 것 같기도 하다. 


 연극에서 가장 돋보이는 지점이라고 확실하게 말 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 배우들의 연기에 있었던 것 같다. 진짜 괜찮은 연극이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지만, 좋은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보고왔다는 생각은 확실히 들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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