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야기

Prince Discography 3 - 1999

Musiq. 2012. 2. 26. 20:51
더 파워풀 하고 더 섹시해진, 대중적인 인기마저 끌어온 프린스의 여섯번째 앨범.
 더 파워풀해지고 더 섹시해졌다. 섹시함이 더 묵직해졌다면 공감이 되려나. 정말로 대단한 수작이다. 내가 매우 좋아하는 앨범 중에 하나이고, 대중과 평단 모두에게 상당히 호평받은 앨범이다. 명반 맞다. 근데 프린스의 명반 리스트 세개를 꼽으라면 보통 이 앨범은 포함되지 않는다. (내 기준은 아니고 평단은 주로 Dirty Mind, Purple Rain, Sign O' the Time을 꼽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멋진 앨범이라니!!

표지가 야하다..



 호들갑 좀 떨어봤다. 그만큼 이 앨범은 프린스의 최 전성기라고 불리는 80년대 스타일의 시작을 알린 앨범이다. 사실 이전까지의 프린스식 Funk는 평단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대중적으로는 실패한 앨범이었다. 스타일의 변화를 준 이 앨범부터 프린스의 인기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사실 Funk라는 장르 자체가 70년대 말이 끝물이었다. 수 많은 Funk 밴드들이 몰락하거나 디스코 쪽으로 업종을 변경했다. 프린스도 더이상 Funk만을 물고 늘어질 순 없었던거겠지.. 앨범은 프린스가 처음으로 2LP로 구성을 시도했다. 11곡에 불과하지만 2LP다. 그 말은 노래 한곡당 런닝타임이 어마어마하다는 거다. 4분짜리 2곡, 5분짜리 3곡이 짧은 편에 속하는 곡들이고 8,9분짜리 트랙들도 다수 존재한다. 프린스의 팬이 아닌 사람들이 8,9분짜리는 계속 듣고 있는 것은 고역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작에 비해서 확실히 팝적인 접근을 많이 했다. 덕분에 빌보드 차트 20위권안에 세 곡이나 올라왔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도 누렸다. 한 마디로 프린스의 팬이 아니더라도 도전해 볼만한 트랙들이 존재한다는 거다. 그럼 지금부터 한 번 도전해 봅시다.

Funk와, Rock, Soul, Pop까지. 표지만큼 야한 Song들의 향연.
 첫 곡 1999는 웅장한 전자음을 활용한 Funk다. 펑크 대마왕 죠지 클린턴(George Clinton)식의 P-Funk의 냄새가 강하게 난다. 나중에도 Grafitti Bridge라는 앨범을 말하면서 얘기하겠지만 프린스는 죠지 클린턴을 상당히 좋아했고, 같이 콜라보 작업도 많이 했다. 전작의 Funk들이 간결했다면 이 앨범의 곡들은 대체적으로 힘을 더 실은 느낌이다. 이 곡에서도 마찬가진데, 보컬의 강렬함도 더해졌고, 음악도 이전의 Funk들보다 색을 더 입혔다. 그것도 강렬한 색들로. 싱글컷 되어 빌보드 챠트 12위까지 올랐다. 특히 이 노래는 Alicia Keys가 그녀의 첫 앨범 Songs In A Minor에서 커버했던 How Come You Don't Call Me?와 함께 싱글에 실렸다. How Come You Don't Call Me?는 B-Side였는데, 정규 앨범에는 실리지 않고, 나중에 B-Side곡 모음집에 실렸다. 

 두번째 곡 Little Red Corvette은 프린스가 이 앨범을 통해서 Rock Fan과 대중들에게 손을 뻗쳤다는 것을 분명이 느낄 수 있는 노래다. 갖가지 전자음은 신디사이져 하나로 단순화 시키고(이는 이 노래 뿐이 아니라 앨범 전체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경쾌한 바운스감과 귀에 착착 감기는 멜로디 라인.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Pop 사운드를 가지고 있다. 앨범에서 가장 히트한 곡으로 빌보드 챠트 6위! 프린스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탑 10에 진입한 곡이 되시겠다. 신나는 곡들은 연달아 계속된다. Delirious는 상당히 드럼과 신디사이저가 주를 이루는 곡인데, 락적인 리프로 구성되었다. 확실히 전작보다 친절함이 느껴지는 곡들이 연달아 나온다. 발랄하고 경쾌하다. 역시 싱글컷 되었고 빌보드 챠트 8위를 차지하였다. 요 세곡이 첫번째 LP의 A-Side곡이다. 요 세 곡만 들어봐도 프린스가 시도하고자 했던 이 앨범의 대중 지향적인 방향성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Side-B에는 두곡이 들어있다. 두 곡다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Let's Pretended We're Married는 제목만 봐도 뭘 말하고 싶은지 분명하다. 함께 잠자리를 하고 싶어하는 남성들의 입에서 잘 나오는 말, 그리고 여자들이 절대 믿지 말아야 할(혹은 알면서도 속아주는) 말. 두근두근 뛰는 비트 만큼이나 떨리고 야한 곡이다. 7분이 넘는 런닝타임임에도 싱글컷되어 빌보드 52위에 올랐다. 물론 1999도 6분이 넘는 런닝타임임에도 12위에 오르긴 했지만 이 노래는 꽤 단순해서 싱글컷 되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곡이다. 다음곡은 D.M.S.R.이다. 앨범에서 꽤나 좋아하는 Funk곡이다. Dance, Music, Sex, Romance의 앞글자를 딴 곡이다. 아주아주 단순하지만 Funky한 리듬과 단순한 가사가 아주 지겹도록 반복되는데 이 노래 들을 때마다 너무 신나서 같이 춤추면서 프린스와 함께 떼창을 한다. 아주 뜨겁지도, 미지근하지도 않은 적당한 후끈한 온도로 끝까지 쭉 즐길 수 있다는게 이 노래의 가장 큰 장점. 이 노래를 즐길 수 있다면 이미 당신도 프린스의 노예 ㅋㅋㅋ

 두번째 LP의 A Side 세 곡은 다시 어렵지 않게 감상할 수 있는 곡들이다. 아, 첫번째 곡 Automatic은 빼고; 신디사이저를 잘 사용한 Funk인데, 런닝타임이 10분이다. 보통 저렇게 길면 서서히 끌어올리다가 절정을 찍고 변주를 한다거나 다른 분위기로 전환을 한다거나 어쨌건 상당히 드라마틱하게 전개하는데, 프린스는 그런거 없음ㅋㅋㅋ 처음부터 서서히 그런거 없고 걍 시작해서 쭉 간다. 그게 프린스 스타일이다. 시작은 상콤하게 느낌 좋은데 프린스 팬이 아닌 이상 10분이나 들어줄 사람은 몇이나 될지 모르겠다. 물론 난 이거나 저거나 다 좋지만.(팬심돋네..) 두번째 곡 Something In the Water는 싸이키델릭한 Funk-Rock곡이다. 생각해보니 이 곡도 편하진 않다. 마지막 곡만 편한가보다. 마지막 곡 Free는 감성적인 발라드 트랙이다. 80년대에 발매된 프린스의 발라드 트랙들이 참 괜찮은 곡들이 많다. 이런 곡들을 통해 80년대에 R&B씬과 Pop씬에 미친 영향력이 꽤 크다. 특히 이 앨범부터.



 마지막 B-Side의 첫곡은 화끈하게 시작한다. 프린스의 섹스판타지를 엿볼 수 있는 Lady Cab Driver인데, 프린스가 택시를 잡는 상황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거기 탄 운전수 여자가 겁나 섹시한거다!! 근데 날 꼬시네?? 그래서 뭐 #$%^*&*#%하게 되었다는 그런 야시꼬리한 상상을 구현한 노래다. 이 노래 후반부에 대놓고 야한 목소리들이 삽입되어 있는데.. 쓸쓸한 밤에 혼자 듣고 싶지 않은 곡이다. 언젠가 프린스의 섹시함은 잠자리가 최고조 일때 나오는 섹시항 교성같은 섹시함이라고 한 적이 있는데, 이 곡이 그렇다. 프린스의 노래중에서도 '섹시함'(이 아니라 그냥 ㅈㄴ야함)으로 손에 꼽을 곡이다. 아, 이 노래에 대한 오마주로 레니 크라비츠가 1집에 Mr. Cab Driver라는 곡을 만들기도 했다.
 역시 단순하고 신나는 Funk곡인 All The Critics Love U In New York에 열심히 몸을 흔들다 보면 마지막 소울 발라드 트랙 International Lover가 나온다. 온 몸이 나른해지는 오묘한 분위기와 나레이션과 노래, 진성과 가성, 속삭임과 교태를 오가는 프린스의 목소리.. 좋다. 신나게 뛰어다닌 마지막을 편안하고 몽롱하게 마무리 하기 좋은 곡. 근데 생각해보니 이것도 야한곡이다. 야한곡 너무 많아.

다음부턴 간결하게 쓸께요. 노력할께요.
 아무튼 후대에 꽤나 큰 영향력을 미친 좋은 앨범이다. 음악계에서는 새 패러다임을 제시해줬다. 특히 이후의 팝, 알앤비, 일렉트로-록씬에 꽤나 큰 영향을 주었다. 그리고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아주 보란 듯이, 혹은 너네 따위가 좋아하는 음악 순순히 해주기 싫다는 듯이 다음 앨범은 이 앨범의 지향성을 많이 까먹은 앨범이다. 조련하는거 같아. 이럴 때 보면. 

 결론은 프린스 리뷰는 쓰다보면 너무 길다. 아 진짜 이전의 프린스 리뷰들이 너무 길기만 해서 이번엔 짧게 쓰려고 노력했는데 쓰다보니 한곡한곡 또 다쓰고 자빠졌다. 다음부턴 좀 줄여야겠다고 마음 먹으면서 오늘의 프린스 리뷰도 끝!!


추천곡 몇 곡 올려드립니다. 사실 다 좋은데..ㅜ


Prince - 1999


Prince - Little Red Corvette


Prince - D.M.S.R.


Prince - Lady Cab Dri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