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벼르고 별렀던 레인부츠였다. 사실 처음에 알아봤던건 작년이었고, 당시 헌터를 비롯해 몇몇 곳에서 남자들을 위한 레인부츠가 몇가지 출시 되어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그냥 논일 나가는 장화 같아서 도저히 살 수 없었다. 하지만, 살 수는 없었지만 늘 그것이 너무 탐났다..... 이건 패션 아이템이 아니야. 지극히 실용적으로다가 필요한거야.......ㅜㅜ 개인적으로 신발과 바지가 젖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 비만 오면 나가기 싫어했다. 어쩔 수 없이 나가는 경우에는 하루 종일 짜증이 났다. 그래서 작년 여름을 그리 보내고 벼르고 벼르고 또 별렀다. 그리고 결국 올 여름에 드디어 하나 장만ㅋㅋㅋㅋ 워커처럼 생겨서 비교적 만만해 보이는 것으로. 




그렇다. 이루세야콥센 레인부츠. 그냥 봐도 워커처럼 생겨서 부담 없다. 게다가 숏사이즈 ㅎㅎ 하지만 남자가 신은건 한번도 본적이 없다는게 함정 ㅋㅋㅋㅋㅋㅋ 그냥 남자도 신을 수 있는 사이즈가 있길래 골랐을 뿐. 색상은 깔끔하게 블랙 ㅋㅋㅋㅋ 이미 튀는 신발을 신으면서 색깔까지 튈 자신은 음슴.


 하지만 난관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으니..... 내가 이 신발을 주문한 것은 장마가 시작할 무렵.. 즉 한달 쯤 전이다. 한 두번 정도 비가 많이 오고나서 신발이 도착했다. 그리고 한달동안 비가 오지 않았다............. 헐....... 한달동안 그것은 박스안에 미개봉 중고........... 뭐지?! 그렇게 싫어했던 비를 기다리게 되었다!! 아니 샀는데 여름내 한번은 신어야 할 것 아니야!!!!



그렇다. ㅇㅇ



 그리고 어제 비가옴 ㅋㅋㅋㅋㅋㅋ 사고 한달만에 착용했다. 




 사실 집에서 나설때는 비가 안왔는데, 산고 다니면서 좀 그렇긴 했다. 이런 스타일로 옷을 입어본 적이 없어서.. 별로 내가 좋아하던 스타일도 아니고.... 비가 엄청 오지 않는다면 자주 신지는 않겠다 싶으면서 살짝 후회도 됐는데, 오후에 하늘이 무너질듯 내리는 빗속을 걸으면서 생각이 바로 바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래, 이건 패션이 아니라 생필품이야!!!!!!! 사길 잘했다.


 운동화 사이즈가 270인데 좀 크게 나왔다고 해서 40을 샀는데 조금 작은감이 있다. 늘어나겠지. 사실 앞뒤는 문제가 아닌데 원래 여성용으로 나와서 그런지 발 볼이 조금 좁다....... 이 굴욕 ㅜㅜㅜ  옆에 털들이 감싸고 있어서 습하진 않겠는데 문제는 좀 덥다. 겨울에 신는게 더 좋을듯.




 좋은 페스티벌이다. 음악, 영화, 스트릿컬쳐,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문화를 한번에, 그것도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다. 하루에 2만 2천원, 2일에 3만 3천원. 이정도 가격이면 저 라인업의 뮤지션들만 봐도 뽕 뺀다. 이틀은 개인적으로 무리고 금요일 하루만 신청했는데, 문샤이너스, 가리온, 진보 & 자이언 티의 공연에다 피아니스트 이진욱씨의 공연까지 볼 수 있단다. 아.. 망설일 필요가 없었음. 오후 두시부터 애프터파티까지 하면 새벽 세시에 끝난다는데, 밥 먹기 비싸고 교통편 불편한 페스티벌에 비하면 가성비로는 뭐 끝장이지. 보다가 나와서 쉬다가 근처가서 밥먹고 다시 공연보고. 재밌겠다!!












Elliott Smith - Either/Or



 올림픽 후유증으로 잠을 못잔다. ..뭐, 생각할 것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다. 밤은 깊고 잠은 안오는데 다음날 하루를 위해서 억지로 잠을 청하는건 꽤 괴로운 일이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머릿속이 복잡한 날은 더더욱. 두시간을 뒤척이다가 결국 머리맡의 아이폰과 헤드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찾아 들은 음악이 Elliott Smith의 'Between The Bars' 기타 한대에 의지해 조용히 가슴속을 파고드는 그의 음성이 쓸쓸하다. 그의 높고 외롭고 쓸쓸한 마음은 노래속에, 가사속에, 목소리에 잘 녹아 있었지만, 정작 그의 쓸쓸한 마음은 녹아내리지 못했나보다. 그래서 더 시리고 아프게 가슴을 파고드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음성을 듣고 있으니 시름에 빠져있던 내 맘이 더욱 시름시름해졌는데, 이상하게도 한참 생각하던 많은 시름들은 사라졌다. 쓸쓸하지만 꾹 참고 부르는 그 목소리에 온전히 몰입한 탓이었을까. 내 시름들이 온전히 그에게로 옮아간 느낌.. 아니 이것은 액받이 곡?!?! 그렇다. ㅇㅇ. 생전에 그를 알지 못함에, 또 버티지 못해 삶을 마감한 그의 (알듯말듯한) 마음에 안타까움과 동정을 보내며, 그렇게 잠들 수 있었다. 




원곡보다 이 버젼이 더 좋다.


가사도 정말 쿡쿡 와서 박힌다. 특히 뒤쪽 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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