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랜만에 친정집에 들렀다가, 할머니댁에 갔다. 할머니가 수십년째 놓치지 않고 있는 주말드라마를 함께 보면서 맥주를 마셨는데, 주말드라마야 한달에 한 번만 봐도 스토리를 다 꿰는게 맛 아니겠음? 근데 이게 해도해도 너무한게.. 젊고 잘생긴 회장 남주는 사고로 기억상실, 그 회장님이 기억상실 이후로 평범한(?) 싱글맘을 좋아하는데, 그 싱글맘 눈에 들어간 먼지를 함께 있던 잘생긴 선배가 후후 불어주고 있는데, 그걸 또 남주가 발견하네 ㅋㅋㅋ 이게 무슨 쌍팔년도 클리셰야 ㅋㅋㅋ 다음날 싱글맘은 아는 회장님을 따라 광고 촬영장에 놀러가는데 때마침 모델이 사고로 못왔어. 근데 그 평범한(?) 싱글맘은 갑자기 메인 모델이 되고 또 컨셉하고 찰떡같이 어울리네? 나는 이 아스트랄한 스토리를 보면서 이 정도면 일부러 웃으라고 B급 흉내를 냈던 건 아닐까 궁금해졌다. 주말드라마 클리셰들만 모아서 엮은 SNL 처럼 ㅋㅋ 진짜 아직도 이런 스토리로 드라마가 나오는게 너무 신기했다. 뭐, 그렇게 유치하고 막장 같아야 먹히는 주말드라마지ㅎㅎ 

 

1-1 그와중에 유진은 듀얼소닉이라는 제품을 광고하던데 왜 또 그렇게 예뻐..... 나 중학교 때 데뷔한 누나가 아직 그래도 되는거야??

 

2. 일하다가 뭔가 검색하려고 초록창을 켰는데 아무생각도 나지 않아.. 요즘 그런 일이 흔하다.. 아무튼 또 짜증나서 키보드를 아무렇게나 눌렀더니 검색창에 '나얼'이 떠있는게 아닌가? 보니까 키보드 기본자리에 있는 문자열들이네?? 뭔가 예전에 수식 칠 때 beta대신에 beat를 계속 썼던 것과 같은 운명적인 어떤게 떠올랐다...는 모르겠고 나얼형 앨범 내자. 이제는 형 앨범 들어도 안 깔거야.... 그 땐 내가 치기어렸어...

 원곡과 다른 감성이고 완전히 재해석한 노래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좋은 리메이크라는 생각은 안드는데.. 그냥 이 노래는 정말정말 좋아한다. 자꾸 생각나고 그래. 원곡보다 더 많이.. 뭐 근데 일단 첫 도입부 가사가 사기... 

 

3. 매년 과거가 팔리는데도 여기에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참 대단하다 싶다. 어쨌거나 오랜만에 옛날에 올린 글들을 보는데 모바일 버젼에서는 사진에 달린 글들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간 티스토리...... 망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는거지.. 뭐.. 사실 당장 내가 느끼는 이 블로그도 거미줄이 곳곳에 달린 누추한 다락방이라서.. 티스토리 욕할게 아니지...

 

4. 대학로를 거닐던 내 삶의 풍경 한 구석에 조그마하게 자리잡은 배경쯤이었지만, 조금 많이 지쳐보이는 한 장의 사진을 보고 나니까 기분이 좀 이상해졌다. 대학로를 지날 때면 잠시라도 멈칫할 수 밖에 없었던, 그리고 보고 미소짓지 않을 수 없었던 순간순간들이 스친다. 사람들을 미소짓게 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데.. 그 자그마한 배경을 확대하고 되새겨보게 되었다. 사람들이 웃는 그 순간, 행복하셨을까. 무엇때문에 웃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웃고 있던 내 모습과 감정은 어렴풋하게나마 남아있다. 그곳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느꼈던 그 감정들을 알고 계셨으면 좋겠다. 이상하게 또 센치해졌네.. 

 

5. 센치하니 노래나 들어야겠다.

오랜만에 유튜브에서 이 영상을 보았는데, 아 진짜 이 노래 왜이렇게 좋지. 옛날에 좋아했던 것 보다 더 좋은 것 같아. 뮤비야 뭐 말할 것도 없고.. 내일은 오랜만에 앨범째로 들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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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tx를 탔다. 노을지는 모습이 참 예쁘다. 중간에 내리고 싶을 정도로. 흘러가는 풍경을 즐기기에는 이 열차가 너무 빠르다. 빨리 내려가고 싶은데, 천천히 갔으면 좋겠다. 문득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또 또 또 또다시 연말인가보다. 아니, 자우림의 신보를 듣고 있기 때문인가. 우림이 언니의 보컬이 뭔가 끈적해졌다. 섹시 그런거 아니고 뭔가 질척인다. 늘어진 테잎 같은 감정선이 생긴 것 같고 보컬에 세월이 들어간 것 같기도 하다. 좋아하는 식의 변화는 아니다. 음? 듣다보니 아닌것 같기도 하고… 질척이는건 우림이 언니의 보컬인가 내 마음인가…

2. 파란 하늘만 보면 뽕맞은 것 마냥 없던 힘도 생기고 엔돌핀, 아드레날린 뭐 아무튼 교감신경 자극하는 것들은 죄다 분비되는 그런 느낌이었던 때가 있었다. 기분 좋은 일은 더 좋고, 안 좋은것도 좋아지고. 얼마전에 뽕쟁이가 뽕을 끊지 못하는 이유라는 짤을 본 적이 있다. 목표달성이나 연애, 취미활동 등에서 오는 행복감이 뽕을 통해 뻥튀기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맛을 본 뒤로는 행복의 그릇 자체가 커져서 평소의 행복감으로는 그 그릇을 채울수 없는 상태가 된다고 한다. 그리고 약에 대한 내성으로 인해 더 많은 양의 뽕을 필요로 하게 되고… 나의 하늘뽕은 이제 슬슬 수명이 다 한 것 같다. 하긴 그게 고딩 때 부터였으니 ㅋㅋ 커피뽕도 다해가는 것 같아. 인정하기 싫어서 거부하고 있지만 음악뽕도 비슷하다…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 그러고보니 싸이월드 잘 있나. 싸이월드 구경하고 싶다.

3. 자우림의 1집을 플레이시켰다. 엄청 여유있는 척도 하고 가끔 과하게 목에 힘도 주고 ㅋㅋ 있어 보이는 척, 힘쎈 척 하지만 숨길 수 없는 풋풋함이 너무 좋다. 김윤아님은 운이 좋아 지금까지 자우림이라는 이름으로 음악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운이 좋은건 자우림이 아니라 자우림 1집을 좋아했던 누나를 둔 나였을 것 같은데… 뭐 아무튼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게까지 잘된건 운이 따른 것도 있었겠지만 뭐 모르겠고 경위가 어떻게 되었든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음악을 해주셔서. 20집은 넘겨줘요. 할매가 되어도 좋아해드릴게요.

4. 자우림을 1집나오던 시절부터 좋아했던 우리 누나는 요즘 핑크퐁만 듣고 살고 있다. 누나네 집에 며칠 있다 오면 내 정서도 약간 바뀌는 것 같다. 동요를 자꾸 흥얼거리고.. 리듬감 박자감도 뭔가 그냥 4/4박자 정박이 되는 것 같은 느낌. 예전에 누나네 갔다가 돌아오는 차 안에서 90년대 알앤비를 선곡해서 들은 적이 있었는데 음악이 그렇게 좋고 소중할 수 없더라고. 그래 음악은 레이백이 있어야지. 맨날 감흥없이 듣다가 너무 좋아서 고등학생때가 생각났다. 행복했지.

5. 어제 클라이밍을 갔다가 운동 끝마칠쯤 코치랑 다른 사람 한 분이 중량 턱걸이를 하길래 나도 한 번 해볼까 싶어서 같이 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할만해서 어쩌다보니 1rm 확인까지 하게 되었는데.. 끝나고 나서 코치님이 지금 바로 중량없이 턱걸이를 해봐야 된다고 하더라. 매달려보니 신세계 ㅋㅋㅋ 무슨 갑자기 달에 온 줄 ㅋㅋㅋ중량 턱걸이를 처음 해봤을때만 느낄 수 있다고.. 그렇게 어제 턱걸이뽕을 맞았다. 그리고 나는 오늘 어깨가 아프다 ㅎㅎㅎ 그러니까 누가 20대랑 같이 운동하래….

6. 달 얘기하니까 얼마전에 월식을 본게 생각난다. 그렇게 월식을 정확하게 오랜시간을 본 적이 처음이라 재밌고 신기했다. 그리고 아이폰카메라, 그것도 se인 아이폰을 들고 있던 스스로를 자책하며 다시 카메라를 들어야겠다 다짐했는데, 그 뒤로 한 번도 카메라를 들어본 적은 없다. 사진은 진짜 꽤 재밌었는데, 카메라는 무겁다. 무겁지 않으면 비싸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엔 이제 내 몸은 나이를 먹었고, 비싼걸 사기에는 돈이 없다. 그 옛날엔 카메라를 어찌 그렇게 매일 들고 다녔는지.

7.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매일같이 한탄하며 살고 있긴하지만 통계적으로 봤을때 나는 아직 살 날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남았는데, 문득 앞으로의 삶에서는 어떤 뽕을 찾고 또 맞아야 삶이 버텨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뭘해도 즐거웠던 20대때 여러 뽕을 너무 많이 맞았던 것은 아닌가 싶다. 잘버티며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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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좋아하는 원두는 아닌데 커피가 맛있다. 기분이 약간 좋아졌다. 관절과 근육을 좀 다쳤었는데 클라이밍은 늘었다. 안다치려고 이런저런 운동을 하다보니 좋아진 것 같다. 새로운 음악을 들어도 결국 다시 듣던 음악을 찾게 된다. 새음악에 목말라하지 않는 스스로를 보면서 전직 음악블로거로서 조금 죄책감 비슷한게 들기도 한다. 바쁘고 정신없는데 그냥 아무말이나 써보고 싶었다. 아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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