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이야기

Glen Check - Youth!

Musiq. 2013. 11. 28. 00:51



Youth!

아티스트
글렌체크
타이틀곡
Pacific
발매
2013.11.19
앨범듣기





 Glen Check를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Two Door Cinema Club이 떠오른다. 음악적 스타일이 닮았다는건 아니고, 젊음에서 뿜어져 나오는 키치한 느낌이랄까.. 둘 모두 재기, 패기 이런 단어들하고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앨범도 그렇고 이전 앨범들도 그렇고 엄청 좋아했던건 아니다. 첫 EP때 우연히 듣게 되었고, 해외에서나 들려올 법한 음악들을 어린친구들이 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특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건 1집 때도 마찬가지였고, 지난번에 냈던 EP '클리셰'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음악적으로는 '국내에서 아직 미개척 분야'를 독보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 이상의 어떤 것을 느끼긴 힘들었는데, 딱히 외국의 어떤 그룹들과 차별화 될 만한 점도, 그리고 그들 이상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던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뭐, 이건 칵스도 마찬가지였고..

 그래도 뭐랄까.. 칵스때도 그랬지만, 잘나가고 '힙'한 많은 뮤지션들과 동등하게 걸어나간다는 느낌은 분명히 받을 수 있었다. 이런 류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국내엔 이런 뮤지션들이 있다면서 당당히 소개할 수 있을만하다. 장르를 개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르의 '흐름'을 잘 타고 가고 있다.


 프렌치 일렉트로닉을 표방했던 EP 클리셰를 들으면서 사실은 중간에 거쳐가는 '장난끼 넘치는 습작' 정도로 생각했다. 해보고 싶은 음악들을 해본다는 의미로.. 그런데 이번 정규 앨범도 전작의 노선을 어느정도 이어가고 있다. 댓글들 보니 Daft Punk나 Justice 따라했다 vs 늬들이 일렉트로닉을 아냐, 일렉트로닉이 대펑이랑 저스티스만 있는줄 아냐, 뭐 이런 의견들이 달리고 있는데, 사실 비슷하긴 하지뭐.. 본인들도 인정할텐데 그건;; 오마쥬가 느껴지는 노래들이 많았다. 특히 2CD의 첫곡 Young Generation은 Justice의 D.A.N.C.E + Daft Punk의 Oh Yeah(마이클잭슨의 노래 삘나는 것도 저스티스랑 비슷하고 ㅎㅎ), 두번째 곡 I've Got This Feeling같은 노래도 흑인 음악의 느낌을 차용해서 그런지 대펑 냄새가 나더라. 마지막곡 Jordan도 저스티스 혹은 세바스티앙 뭐 이런 느낌 좀 나고 ㅋㅋ뭐 2CD의 다른 곡들도 대펑이나 저스티스의 노래중에 언뜻언뜻 스쳐가는 곡들이 있더라.  


 그래, 사실 맞다. 프렌치 일렉트로닉이 뭐 대펑이랑 저스티스만 있는 것도 아니고,  세바스티앙, 브릭밧, 우즈 드 라켓 뭐 비슷하다고 말하다보면 다 비슷하지뭐.. 그 대표가 저스티스랑 대펑인데다가, 곳곳에 오마쥬들도 느껴지니 다들 그렇게 얘기하는 거겠지.. 나쁜건 절대 아니고, 그냥 듣다보면 대펑노래가 듣고 싶어진다는게 함정......




 두번째 씨디만 얘기했는데, 첫씨디는 밴드 셋으로, 1집에서 추구하던 노선과 비슷한 앨범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드러머가 빠지면서 리얼 드럼의 맛이 좀 사라졌다는게 아쉽긴 하다. 음악은 여전히 키치하고 젊음이 끓어넘치는데, 생동감이 좀 떨어진달까.. 밴드 셋인데 밴드느낌이 살짝 빠진 느낌이라 아쉽긴하다. 음악은 대충 피닉스, 패션 핏 느낌...(아니 뭐 감상평은 안쓰고 닮은 뮤지션만 늘어놓고 있어....) Pacific이나 Summer Hearts 같은 청량감 있고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시즌이 아쉽다고 생각했다. 여름에 나왔으면 딱 좋을만한 노래들인데.. 


 사실 굳이 2씨디로 나눠서 정규앨범으로 내야했나 하는 기분도 들긴 한다. 미니앨범 두장 들은 기분이라서 ㅋㅋ 1집이 그들의 굳은 심지를 느낄 수 있는 음악이었다면 2집은 훨씬 더 버라이어티해졌다. 지난 앨범보다 철없는 '20대'에 더 풍덩 빠져있는 느낌. 그리고 잘 어울린다. 그리고 역시나 국내에서 만큼은 다른 이들과 차별화 되었다는 점도 맘에 들고. 팬덤이 더 늘어날 것 같은 예감..  연말에 또 단독공연 하던데.. 문득 오지도 않은 대펑 기다리면서 손가락 빠는 것 보다 이들 공연가서 즐기는게 훨씬 더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한건 이런 음악은 집에서 앨범 혼자 듣는 것 보다, 키만한 스피커에서 빠바방 쏟아져나는 라이브를 헐벗은 처자들과 함께 뒤섞여 소리지르면서 듣는게 백배 더 좋으니까 ㅎㅎ


+ 베이스먼트 레지스탕스를 통해 이번에도 영상, 패션, 프로모션 이런 것들을 앨범과 동시에 진행하던데.. 언제봐도 멋지고 부러운 친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