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ous Artists










GMF 2011에 싸이월드 프레스로 가게된 탐음매니아 두 사람

지방은 오전까지 비가 내리고 있어서 '올해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는 역시 비느님이었구나.' 싶었는데, 우려와는 달리 너무나도 맑고 따뜻한 날씨 속에서 Grand Mint Festival 2011(이하 GMF)은 성황리에 진행되었습니다. 10월 22일, 23일 양일간 가까운 도심의 올림픽공원에서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 피크닉 온 듯한 기분으로 페스티벌을 즐겨보았습니다. 

(물론 저희는 취재하느라 쉬지 않고 무대 곳곳을 누볐고, 그 결과, 한명은 입원중. 한명은 정형외과 통원치료 중입니다. ㅠㅠ)




페스티벌을 접하는 시각이 서로 다른 두 탐음매니아의 대화 후기

페스티벌을 처음 가보는 고정석(이하 ). 여러 성격의 페스티벌들을 다녀온 이루리(이하 ). 분명 서로 느끼는 게 달랐을 텐데요. 꾸밈없이 편안하게... 서로 나눴던 대화와 각자의 생각을 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페스티벌의 특성상 모든 뮤지션의 공연을 보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에, 아쉽게 놓친 뮤지션들이 많습니다. 많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타임테이블을 보면서 머리를 쥐어짰으나 결국 두 탐음매니아의 취향이 다분히 많이 포함된 공연들 위주로 취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서 다뤄지지 않았던 좋은 공연들은 우리 댓글로 함께 나누어 보아요! 원하는 아티스트가 없다고 몰아붙이시면, 저희 울어버릴 거예요. 


1일차 (10.22. SAT)

취재가 확정되고, 타임테이블 보며 의견을 주고받으며 아티스트를 선택하는 것부터, 일교차가 큰 날씨를 걱정하며 여러 가지 준비물들을 챙기느라 서로 연락을 해왔으며, 음악이라는 공통된 분모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 만났음에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하하하. 일단 맥주부터 까자. 잠실역에서 만나 올림픽공원까지 10분여를 걸어야 했기 때문에 대낮에 맥주를 마시며 걸었습니다. 둘 다 지방에서 올라와서 이미 지쳐있었던 건 안자랑. 배낭에 카메라에 바리바리 싸짊어지고, 저 앞에 돗자리를 들고가는 사람들을 따라갑니다. 

매표줄이 엄청 길다!!! 우리 어디로 가야돼? 

고 : 어리버리. 멀뚱멀뚱. 든든한 동행 프레스만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루 : 프레스 자원봉사 2년차. 슉슉-부스를 찾아 스텝들에게 프레스 명단 확인과 촬영 가이드라인을 묻습니다.
잽싸게 카메라 챙겨들고 스테이지로 이동.
 


몽니 (Monni)

14:10 Mint Breeze Stage

고 :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멀리서 몽니의 노래가 울려퍼졌을 땐 꽤 감동적이었어요. 맥주 한 캔하고 따뜻한 햇살, 아늑한 공원, 멀리서 들리는 달달한 멜로디. 뭔가 GMF스러운 느낌이 난다고 해야 하나? 

루 : 몽니!!! 라이브 엄청 잘한다고 들었었는데, 오자마자 맛깔나는 라이브와 맞닥뜨리니 이제야 잠이 깬다. 진짜 페스티벌에 오긴 왔구나. '그대와 함께'를 부르는데, 소름 파바박! 역시 소문날 만한 라이브였어. 


장윤주 with GMB (Grand Mint Band)

15:00 Mint Breeze Stage

고 : 올스타 세션 그랜드 민트 밴드하고 함께 공연한 페스티벌 레이디 장윤주씨의 공연도 좋았어요. '예능계의 신흥 아이콘'다운 말빨과 1집의 대부분의 노래를 작사, 작곡한 아티스트적인 면모까지, 왜 진작 페스티벌 레이디로 안 뽑혔나 싶더라구요. 원래 앨범도 못 불러서 더 풋풋하고 좋았는데 노래 실력도 는 거 같더라구요. 살랑살랑부는 바람하고 'Fly Away'는 너무 잘 어울렸던 조합이었어요. 

루 : 사실 난 기교있고 과한 보컬보단 조근조근하고 담백한 음색을 좋아하니까. 장윤주님 한 번 쯤은 듣고 싶었는데, 실력파 세션맨들로 구성된 빅밴드 느낌의 GMB와 함께여서 더욱 좋았던 무대였어. 정말 그 시간, 그 무대에 딱 어울리는 아티스트였어. 

고 : 맞아요. 그 순간 만큼은 모델도, 예능인도 아닌 아티스트 장윤주! 


자우림

18:30 Club Midnight Sunset

고 : 원래 김윤아님의 마성의 매력을 더 좋아하는데, 페스티벌이라서 그런지 조금 자제한 느낌은 들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카리스마는 짱이더라구요.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고래사냥'은 확실히 함께 즐기는 선동가로는 최고! 

루 : 자우림 라이브를 본 건 처음. 사실 'hey, hey, hey'로 알려진 초기부터 팬이었기 때문에 좀 믿겨지지 않았어. 중학교 때부터 용돈 모아서 CD를 사 모은 첫 아티스트 였으니까. 그 땐 김윤아님이 '명왕성의 악당마녀'라고 불렸지. 종종 내 리뷰에서 다룰 때면 극단적인 양면을 가진 뮤지션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알려진 곡들이 거의 밝은 곡이어서 그렇지, 인간 내면 깊숙한 우울함과 어둠을 누구보다 잘 표현하기도 해. 아직도 내 앞에 자우림이 있었다는 게 아득한 게, 마치 꿈꾼 것 같아. 그나저나 다들 나이를 안먹는구나. 나만 나이 먹었네. 싶어서 좀 슬펐었다... 죄송하지만 김진만(B)님만 약간 늙으신 거 같더라고...ㅠㅠ 10년 이상 멤버 교체 없이 꾸준하게 활동한다는 것 자체가 이들의 강한 결속력을 보여주는 거겠지. 슬슬 신나고 즐거워지기 시작했어. 

고 : 김윤아님은 정말 예뻤죠. 넋 놓고 바라봤어요. 방부제를 드시는 건지 게다가 대체 어딜봐서 유부녀이신 건지... 난 사실 일단 예뻐서 팬이예요. 

루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퍼톤즈 (Peppertones)

19:50 Club Midnight Sunset

루 : 페퍼톤즈의 음악들, 너무 좋아해. 나랑 비슷하지! 낙천적이야. '아무 걱정없이, 생각없이 사는 사람'. 밝고, 밝고, 밝아. 처음 듣고, 긍정긍정 열매를 먹은 음악이라고 생각했어. 봄날의 청량한 햇살같은 분위기라 마치 녹아버리는 버터가 되는 느낌. 세상 만사 근심걱정 사라지지, 적어도 이 노랠 들을 때 만큼은. 

루 : 이장원(B), 신재평(G)으로 구성된 2인조. CM과 드라마 OST로도 많이 접할 수 있어. 들어보면 아, 이거였군. 싶을거야. 친근하고 귀여워. 역시 페퍼톤즈도 라이브를 본 건 처음이었는데, 완전 귀여우셔! 내 스타일이야! 친구 사이라는 두 분이 투닥투닥 거리시는 것도 귀여웠어. 역시 작품은 작가를 반영하는구나. 귀여운 분들이 귀여운 음악을 만들지. 두 분 다 카이스트 출신이라며? 엄친아가 여기 있네! 

고 : 카이스트 출신이라니! 세상은 늘 공평하지 않아요... 누나가 신재평님을 바라보는 눈빛은 이미 다 읽고 있었어요. 솔직히 아주 훌륭한(?) 노래 실력을 가진 건 아니었지만 친근한 보컬은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서 좋아요. 이 무대는 누나 말대로 긍정적인 노래가 못 불러도 대책없이 긍정적인 보컬과 만나서 긍정 시너지 마구마구 분출하는 기분이었어요. 


노리플라이 (No Reply)

21:00 Loving Forest Garden

고 : 노리플라이의 무대는 넬을 포기하고 갔었는데도 아쉬움이 전혀 남지 않았어요.(라고 하면 넬 팬분들이 화내려나..ㅠㅠ) 수변무대의 습한 분위기에 녹아내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달까? 캄캄한 밤인 데다가 다른 무대보다 훨씬 더 집중하게 되는 구조라서 몰입이 더 잘됐던 거 같아요. 첫 노래 시작하는 순간 빠져들었어요. 

루 : 노리플라이는 어딘가 Holy한 느낌이 있어. 교회오빠느낌. 하하하. 전에 노리플라이 리뷰 쓴 적이 있어서 그런지 친근했어. 라이브인데, 음원이 거의 차이가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세션맨들에 더 눈이 갔어. 하하하. 칵스의 천재소년, 숀과 데이브레이크의 김선일님. 하하하. 수변무대는 집중이 잘되고 분위기는 좋지만, 너무 추워... 그래서 좀 더 일찍 빠져나가려고 했는데, 자꾸만 좋은 노래들이 날 붙잡아서 발걸음이 안 떨어지더라. 나가다가 서서 듣고, 나가다가 앉아서 듣고... 결국 무대를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노리플라이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나왔어. 

고 : '갈까? 가야되는데.' 를 몇 번이나 말하면서도 결국은 다시 주저앉았었죠. 개인적으로는 GMF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을 하지 않나 싶어요.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브라스와 첼로, 거기다가 노리플라이 만의 90년대 감성, 너무 좋았어요. 


2일차 (10.23. SUN)

루 : 힘들어...첫째 날도 힘들었는데, 둘째 날도 피곤에 쩔어서 만났어. 정말 전투적인 스케줄이지. 어쩔 수 없어. 페스티벌이잖아! 그리고 이건 여러 개의 스테이지를 운영하는 페스티벌의 고질적인 문제인데, 기회 비용을 따져야 해. 누굴 포기할(?) 것인가. 사실 이걸 정하는 것 부터가 엄청 피곤한거야... 다 놓칠 수 없다고!!! 엉엉. 페스티벌은 언제나 나를 시험에 들게 해. 

고 : 둘째 날은 거의 'Club Midnight Sunset'에서 보냈던 거 같아요. 초반에 국카스텐-칵스-문샤이너스로 이어지는 라인업은 타임테이블을 보면서 가장 기대했던 순간이었어요. 

루 : 그래! 난 상관 없어. 칵스만 보면 되니까. 너가 하고싶은대로 해. 사실 정하는 거 고민되서 귀찮아. 

고 : 만사가 이런 식이야. 긍정은 좋은데 나에게 너무 가혹한 결정권을 내려주셨어... 


국카스텐 (Guckkasten)

12:30 Club Midnight Sunset

고 : 첫 무대였던 국카스텐은 어쿠스틱으로 꾸며졌었죠? 확실히 어쿠스틱하게 연주해도 국카스텐만의 독특한 느낌이 묻어나더라구요. 

루 : 헉! '거울'을 정말로 어쿠스틱으로 부를 줄이야!!! 기대했던 무대였는데, 조금 아쉽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어. 국카스텐은 확실히 라이브가 갑이야. 

고 : 하현우의 보컬은 그 자체가 싸이키델릭인 거 같아요. 악기 구성을 넘어버리는 보컬의 색. 특히 가성으로 허밍할 때는 막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냅다 내지를 때는 묘한 슬픔과 카타르시스도 느껴지고. EP앨범에서도 들었던 '붉은 밭' 어쿠스틱 버전은 여전히 좋았어요. 


칵스 (KOXX)

13:40 Club Midnight Sunset

고 : 이어진 칵스의 무대는 넋을 놔버렸지요. 칵스 1집 발매기념 단독공연에 이어서 두번째로 봤는데,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더 농밀하고 더 강력해진 느낌이었어요. 특히 한혜진씨! 등장부터 포쓰가 넘치더니 쫄쫄이 란제리룩으로 흔들던 깃발 퍼포먼스에서는 그냥 얼어버렸어요. 완전 압도. 별다른 멘트없이 달려서 더 신났던 무대였어요. 

루 : 칵스는 벌써 3번째 라이브.(쌈싸페, 글로벌게더링, 그리고 GMF) 언제나 신나는 자랑스러운 슈퍼루키! 아가들이라 그저 귀여워! 궁디팡팡 해주고 싶어! 늘 열정적인 보컬 현송군, 시크한 수륜군, 천재 숀군, 귀여운 선빈군, 꽃미남 사론군까지. 으구! 귀요미들! 사실 이 멤버들이 각자 개성들이 강해서 시너지 효과가 더 큰 거 같아. 그래서 한혜진님과 퍼포먼스가 어색하지 않았고, 많이 준비한 무대라는 게 느껴졌어. 미친 듯이 달리는 거야 당연했고... 칵스 바로 전에 아는 분을 만났는데, 어제 잠을 못자서 피곤하다고 나가서 쉬겠다는거야. 칵스인데, 어딜 가냐고 붙잡았지. 공연 끝나고 보니, 가방 던지고 놀았대. 그 뒤로 계속 앉아 있더라... 진이 다 빠졌다며...쯧쯧. 

고 :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물론 한혜진님만 멍하니 바라 보느라 체력은 좀 비축했지만. 그 체력은 고스란히 다음 공연에서 소진해버렸죠. 


문샤이너스 (The Moonshiners)

14:50 Club Midnight Sunset

고 : 문샤이너스는 칵스 때보다 관객은 줄었지만 열기는 가장 뜨거웠던 거 같아요. 

루 : 사실 난 홍대 인디밴드를 펑크로 접했어. (당시엔 드럭엔 크라잉넛, 문화사기단엔 노브레인.) 차승우님이 활동한다고 듣기만 했었는데, 이렇게 보게 되니 역시 좋더라. 이 분도 왜 안 늙으실까. 슬램존은 이젠 힘들어서 가까이 가진 않았지만 즐거운 공연이었어. 

고 : 나 결국 카메라 맡기고 중앙으로 뛰어들었잖아요. 오늘만큼은 무덤덤하게 공연하지 않겠다던 15년차 베테랑 뮤지션 차승우님의 각오에 걸맞는 화끈한 무대들의 연속이었어요. 결국 앵콜 때 무대 아래로 내려오기까지 하고. 특히 '푸른밤의 Beat' 부를 때 영혼이 떠나가는 기분? 아무튼 저한텐 손에 꼽고 싶을 만큼 즐거웠던 공연이었어요. 그리고 전 여기부터 방전.. 공연 보러온지 이제 겨우 세 시간이었는데... 


데이브레이크 (Daybreak)

16:00 Club Midnight Sunset

루 : 난 사실 GMF에 데이브레이크 보러온 거야. 정말 힘들고 지쳤을 때, 너무 많은 힘이 되어준 음악. 너무 보고 싶었어. 프레스 존에서 카메라는 바닥에 내려놓고, 무대 바로 앞에 앉아서 따라 부르는데, 눈물이 핑-도는거야... 아. 지금도 눈물날 것 같아. 음악이 날 위로하는 기분, 정말 오랜만에 다시 느꼈었거든. 

어제 노리플라이 세션하신 김선일(B)님, 손가락 다치셨는데도 전혀 문제 없이 하셔서 멋있었어. 그리고 내 리뷰, 최고의 칭찬이라고 해주셔서 오히려 내가 더 감동받았던 정유종(G)님. 오늘 잘할 거라고 하셨는데, 정말 잘하셨어요! 짝짝짝! 썬그라스 끼고 등장하신 최고의 보컬, 이원석(V)님. 아 싱그러운 눈웃음. 양말까지 귀여웠어! 김장원(K)님. 사실 건반은 보통 사이드나 뒤쪽에 있어서 그게 싫었는데, 앞쪽에 배치해주시니 좋았어. 떼창하기 좋게 스크린으로 가사 쏴주는 센스! 내 GMF에 대한 기대는 데이브레이크가 완벽하게 충족시켜줬어. 들이받고 또 들이받아봐도~ 들었다 놨다 해~ 에라, 모르겠다~집에 안갈랜다~ 소녀 팬 빙의했어. 최고최고!!! 너무 좋아!!!



글렌체크 (GLEN CHECK)

16:30 Blossom House

루 : 일렉트로닉 밴드. 2인조에서 드럼을 영입해 최근 3인조가 되었어. 올해 데뷔했는데, 지산락페, 글로벌게더링 등 굵직한 페스티벌에 참여했어. 지산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기 시작했던 게 좋은 영향을 끼쳤던 것 같아. 얼마 전 홍대에서 영국 출신 일렉트로닉 뮤지션 '맥스툰드라' 공연에서 오프닝을 했었고, 그 때 처음 봤었어. 그 날, 세팅이 좀 늦어져서 술 많이 마시고 연주하던, 나에겐 조금 키치한 이미지야. 음악은 샤방샤방 귀여운 느낌. 그들의 곡 중에 좋아하는 '60's cardin'이 나와서 즐거웠어. 

고 : 저도 이 밴드 '60's cardin' 듣고부터 보고 싶던 밴드였어요. 상당히 앳되어 보이던데, 어린 친구들이 매력있는 음악 참 열심히 하는구나 싶었어요. 


SHAUN (KOXX) / 한혜진 (모델)

17:30 Ghost Dancing

루 : 해외에서도 유명하고, 종종 홍대놀이터에서도 하는 사일런트 디스코. 고스트댄싱 스테이지가 마련되어 있어서, 인디밴드 멤버들의 DJing 실력을 뽐내는 시간도 있었어. 헤드폰에 주파수를 맞추면 음악이 들리는데, 두 주파수에 세팅이 되어있어서 선택해서 들을 수 있어. 난 초반에는 칵스의 신시, 숀군을 들었어. 글로벌게더링에서 아이패드 들고다니면서 아는 노래 틀어달라고 하던 숀군이었으니까! 빵빵 터지는 일렉을 틀꺼라고 기대하고 있었지. 근데 완전 빗나갔어. 트위터에서 신청곡 받는 걸 보긴 했었는데, 세상에나! 노리플라이, 요조, 글렌체크, 아침, 게다가 티아라와 HOT까지. 국내 인디와 K-pop 믹셋이었어! 한혜진님은 black eyed peas의 The Time(Dirty Bit)같은 포멀한 곡들. 결론은? 둘 다 다른 매력. 좋았어! 사실 이 스테이지가 가장 내 스타일!!! 

고 : 함께 갔지만 누나는 보이지 않고, 이 사람 또 숀군의 매력에 녹아들었구나 싶어서 전 김C를 보러 Club Midnight Sunset으로 다시 고고! 


뜨거운 감자

17:20 Club Midnight Sunset

고 : 뒤늦게 뜨거운 감자 공연을 보러 갔는데, 다행히 좋아하던 '생각'이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관객들 반응도 좋았고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C의 무대 매너도 좋았어요. 뜨거운 감자의 독특한 시선을 참 좋아해요. 김C 특유의 에둘러 말하는 화법은 방황하는 청춘에게 방향을 알려주지는 못해도 말 없이 소주 한잔 건네는 선배 같은 이미지예요. 

노래 솜씨 좀 한 번 뽐내보라던 떼창 유발곡 '고백'도 좋았고, 마지막 곡이었던 '맛 좀 봐라'에서 김C의 무대매너 폭발! 뜨거운 감자 맛 제대로 봤던 무대, 다 같이 뛰고 난리도 아니었어요. 노래가 끝날때마다 외쳤던 "Thank you!"가 아직도 생각나요.
 


소란 (Soran)

18:40 Blossom House

루 : 쌈싸페에서도 봤던 소란. 고스트댄싱 스테이지 갔다가 DJing 마치고 나오시는 고영배(V)님을 맞딱뜨렸어. 아. 소란 가야지... 입담으로도 유명한, 하지만 이젠 '가을목이', '준비된 어깨'로 더 유명한 소란. 이태욱(G)님 머리 자른 게 더 잘 어울리더라. 오늘도 기타줄 끊으려나 싶었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어. 아쉬워!!! 도란도란 작은 스테이지에서 가족같은 분위기. 흥해라!!! 소란! 


타히티 80 (Tahiti 80)

18:50 Club Midnight Sunset

고 : Tahiti 80의 공연은 완전히 여성분들을 위한 공연이었어요. 본인들도 노래 중간중간에 이야기 하더라구요. 이 노래는 여기 계신 여성 분들을 위한 노래라고. 특히 'Something about you girl'같은 노래부를 때. 그럴 때 마다 터져 나오는 여성분들의 환호를 들으니 묘한 질투심도 들고.. 응?? 아무튼 공연 내내 너무 달달했어요. 신나는 로큰롤무대 마저도 달달하게 들리니 그 곳에 있었던 여자 사람들은 참 좋았을 거 같아요. 물론 뭐, 저도 좋았어요. 

루 : 아. 늦어서 잠깐 밖에 못 봤어!!! 또 와 주세요... 좋았다는 사람들 너무 많던데... 아쉽다. 흑흑. 


스윗소로우 (Sweet Sorrow)

19:20 Mint Breeze Stage

루 :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스윗소로우. 특유의 달콤한 보이스와 익숙한 곡들로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였어. 위트있는 멘트들. 역시 예능의 힘! 

고 : 곧 있을 3집 앨범 수록곡도 미리 들려주기도 했었어요. 이소라님이 참여하셨다는데, 그 자리에 오지는 않으셨지만 성진환님의 성대모사는 들을 수 있었죠. 멀리서 듣다가 깜짝 놀랐잖아요. 이런 재간둥이! 


아침 (Achime)

20:20 Blossom House

고 : 좋아하는 '02시 무지개'로 시작된 Achime의 무대도 타임테이블을 보며 기다리던 공연이었어요. 아쉽게도 작은 무대인 Cafe Blossom House에서 30분간 진행되었지만. 얌전할 것 같던 보컬의 4차원 멘트 너무 웃기지 않았어요? 

루 : 난 사실 처음 들어봤고, 처음 봤는데, 다들 너무 신기한 캐릭터들이었어. 하하. 음악이 굉장히 좋더라. 팬들도 많고. 비록 작은 무대였지만, 한 목소리로 하는 듯 했던 떼창이 인상깊었어. 

고 : 원래도 팬이었지만 더더욱 팬이 되어버린 것 같은 무대였어요. 록 페스티벌 서는 게 꿈이였다고 했는데 다음에는 더 큰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어요. 


이적

21:00 Mint Breeze Stage

고 : 메인스테이지 마지막 무대였던 이적의 공연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뮤지션인 만큼 메인스테이지의 피날레에 잘 어울리는 무대였어요. 밤하늘에 별이 떠 있던 거 같았던 무대 위에서 '말하는 대로'를 부를 땐 진짜 짠-하더라구요. 사진 찍다가 넋 놓고 봤잖아요. 아아... 전 정말 방황하는 청춘이 맞나봐요. 유재석씨가 짠하고 나타나길 바랬는데 ㅎㅎ 

루 : 응응! 빗방울이 살짝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Rain' 잠시 들려주셨을 때도 너무 좋았어.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도... 

되돌아보면서...

고 : GMF의 가장 큰 매력은 올림픽공원이라는 접근성에 있는 것 같아요.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도시락 싸들고 연인끼리, 가족끼리 소풍 오듯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것. 덕분에 배는 좀 아팠지만... 

루 : 그러게. 근데 난 락페나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이 익숙해서 그런지, 돗자리펴고 누워서 음악 듣는 건 해본 적이 없어. 이번에도 결국 못했지만, 날씨도 좋고, 바람도 선선하고, 파란 하늘보며 듣는 것도 좋았을 거 같아. 물론 난 뛰어다니고, 스테이지들을 종횡무진 할거라 앞으로도 돗자리 펼 일은 없을 것 같아. 

고 : 독하다. 이제 몸 좀 생각해요. 안 그래도 이제 나이가... 하아... 아무튼 즐거웠어요. 내년에는 프레스 자격이 아니라 정말 돗자리 펴고 누워서 맥주 마시면서 편하게 듣고 싶어요. 맘 편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본 공연이 없는 것 같아. 몸 조리 잘하고, 다음 페스티벌에서 또 봐요! 

루 : 가끔은 내가 즐기는 게 가장 우선인데, 촬영이나 리뷰 압박에 제대로 집중하거나 즐기기 어려울 때도 있어. 그래도 언제나 좋은 음악과 함께라면 그걸로 만족해. 페스티벌은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단공처럼 깊이 있고, 친밀해질 충분한 시간이 없는 게 단점이기도 하지. 그래도 페스티벌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가진 아티스트들과 만나는 것만으로도 설레이지 않아? 또 다른 공연과 페스티벌 리뷰로 찾아올께요! 다음에 또 함께 해요! 



※ 이 글은 2011년 11월, 싸이월드 뮤직에 기고한 글입니다. 오글오글합니다잉. 사진도 다 짤렸습니다잉.


칵스

하얗게 불태운 뜨거운 여름의 끝자락 공연

늦은 오후부터 속이 울렁거렸다. 급하게 먹은 점심이 체한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유난히 피곤했던 일주일이었기에 다크서클은 이미 허리춤까지 내려와 있었다. 아마 공연장 안에서 내가 제일 피곤해 보였으리라. 

여름을 페스티벌 하나 못 가고 이대로 보낼 순 없다며 벼르고 별렀던 공연이었는데... '이대로 뛸 수 있을까?' 공연장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문득 불안감이 엄습했다. 사지 멀쩡한 남자가 혼자 와서 미친 듯이 뛰다가 앞사람 등에 토악질을 하고 있는 최악의 상황까지 머리에 스쳤다. 이 상태라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




뇌를 하얗게 불태워버린 공연

공연이 펼쳐지는 홍대 V홀에 공연 시작 30여분 전 도착해서 표를 받아들었다. 600번대. 보나마나 마지막 입장이다. 올라가서 바람이라도 더 쐬고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계단을 오르는 동안, 계단에서 입장 순서를 기다리며 서 있던 백 여명 정도의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여자였던 것 같다. 메스꺼운 속을 붙잡고 올라가던 그 와중에도 부러웠다. 짜식들. 잘 나가는구나. 밖에서 크게 한 숨 들이켜고 맘을 다 잡으며 공연 5분 전에 내려와 입장했다. 이미 공연장 안은 600명 가까운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설렘과 흥분, 뜨거운 열기에 숨이 턱 막힐 지경이었다. 

이윽고, 이미 꽤 오래 전부터 상영하고 있었던 듯한 스크린에는 The Koxx를 소개하는 짧은 영상이 소개되었다.


"글래스톤베리에 보낼 유일한 한국 그룹!"과 같은 자기 자랑 식의 약간은 오그라드는 영상이 끝나고 엄청난 환호성과 함께 그들이 등장했다. 망설임 없이 시작된 그들의 첫 곡 'XXOK'. 왼쪽 귀와 오른쪽 귀가 뚫려서 연결되어 버릴 것 같은 환호성, 공연장 천장을 뚫을 듯한 기세로 뻗어 올린 손, 신나는 기타와 파워풀한 드럼, 귓 고막을 자극하는 전자음, 격렬한 헤드뱅잉, 그리고 온 몸에 소름을 돋게하는 떼창까지. 소화가 되지 않아 울렁거리던 속은 이내 흥분과 설렘으로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2시간의 유체이탈을 경험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이미 공연은 끝나 있었다. 5분 전까지 신나게 뛰던 모습은 어디 갔는지, 기어 올라가듯 겨우겨우 계단을 올라와 모자란 당분을 꿀물로 채우고 나니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하얗게 불태웠다며, 목표를 완벽하게 클리어 했다며 기뻐하는 도중에 문득 불안감이 엄습했다. 공연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미친 듯이 뛰고 놀고 소리 지르느라 리뷰를 써야 한다는 생각은 이미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뇌까지 하얗게 불태웠나보다. 글을 쓸 생각에 가슴이 갑갑해왔지만, 이 날의 공연은 그만큼 열광적이고 열정적인 공연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속력으로 달리는 신형엔진

공연을 본지 3일이나 되었건만 아직도 가시지 않은 통증으로 뒷목을 부여잡고 칵스의 1집과 EP를 무한 재생하며 그날의 조각난 기억을 하나씩 되새김질 해본다. 'XXOK'로 시작된 공연의 오프닝을 연달아서 1집 수록곡들인 'City Without a Star'와 'Fire Fox'로 이어졌다. 시작부터 혼을 쏙 빼놓는다. 칵스의 공연은 예열이 없다. 엔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천천히 속력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레이싱 대회처럼 처음부터 최대 출력으로 달린다. 때로는 그것 때문에 엔진에 무리가 가더라도 말이다.(오늘 공연도 공연 말미에 일부 멤버가 산소호흡기로 충전을 해야 할 만큼 엔진에 무리가 갔다. 평균나이 22.5세의 신형 엔진도 소용없을 정도의 질주였다.) 

연달아 세 곡을 달리고 나서야 그들의 첫 인사를 들을 수 있었다. 준비해온 멘트를 하다 울컥해서 말을 잇지 못하는 그들을 보면서 첫 앨범, 그리고 제대로 준비한 단독 공연과 꽉 찬 객석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하지도 못한 채, "감사합니다. 재밌게 놀다가세요!"라는 말과 함께 'Dreamer'와 'Refuse'가 연주 되었다. 댄서블한 리듬이 넘실대는 연주에 정신없이 쏘아대는 레이저, 간간히 터지는 싸이키 조명, 공연은 점점 더 가속도를 붙여가고 있었다. 그리고는 드러머 샤론의 드럼 솔로가 있었는데, 빠른 속도에서 조금씩 느려지다 드럼에 머리를 쿵 박고,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는 솜씨가 제법이었다. 

어찌 끝날까 살짝 걱정도 됐는데, 시선과 호응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가지고 자연스럽게 'A Fool Moon Night'로 이어졌다. 보면서 이들은 이제 정말 '루키'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이어서 '12:00'와 '술래잡기'가 이어졌는데, '12:00'의 경우는 개인적으로 앨범에서 꽤 좋게 들었지만 무작정 신나는 댄서블함과는 거리가 좀 있는 것 같아 라이브에서는 아쉽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한글로 쓰여진, 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은 불러봤을 그 멜로디는 라이브에서 함께 부를 때 더 빛을 발했다. 


남성다운 임팩트의 후렴구가 돋보였던 'T,O.R.I'에 이어 '얼음땡'에서는 숀과 수륜까지 함께한 드럼 합동 연주 퍼포먼스가 재밌었고, 공연은 'ACDC'와 'Jump To The Light'으로 절정에 다다랐다. 공연이 시작하고 한 시간이 넘게 지났지만 전혀 지친 기색 없이 달리는 이들의 연주에 나도, 혼자 온 옆의 남자도, 뒤에서 날 자꾸 밀치던 여자도, 앞에서 내 발을 계속 밟아대던 여자도 지칠 줄 모르고 손을 높이 뻗고 함께 뛰고 있었다. 이 곳이 바로 아픈 줄 모르고 뛰는 지옥불 속이요, 열정의 끝판왕이었다. "No one can control my R! P! M!" 그래, 달리는 걸로는 늬들이 짱이다.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마지막 곡이란다. 

앨범에서 가장 라이브로 듣고 싶었던 'Oriental Girl'. 동양적 선율과 독특한 악센트가 인상적인 발음, 댄서블한 리듬, 그리고 중간에 템포가 한번 바뀌면서 빠른 BPM으로 가장 춤추기 좋고 신날 것 같았던, 집에서 음악 들으며 가장 날 들썩거리게 했던 그 곡. 마지막답게 유난히 큰 목소리로 질러대던 떼창과 더불어 밀고 밀리고 밟고 밟히고 뛰고 춤추고 하여간 집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 그곳에서 원 없이 할 수 있었다. 

앵콜곡으로는 세 곡이 이어졌는데, 1집 마지막 곡이었던, 'The Words'를 여자보컬과 함께 몽환적이고 차분하게 들려주고는 EP 수록곡인 'Trouble Maker'와 'Over and Over'로 칵스 답게 마무리하였다. 특히 이 날의 마지막 곡 ‘Over and Over’를 연주할 땐 바닥날 것 같은 체력을 붙잡고, 난 이 날을 위해서 그동안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며 체력을 길러왔던 거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면서 끝까지 Over and over!를 함께 외쳤다. 후회없이. 화끈하게. 늘 흐리고 비 내리던 우울한 여름을, 꽉 막혀 답답하던 그 속을 온 몸에 흘러내리던 땀과 함께 조금도 남기지 않고 전부 배설한 기분이었다. 


그대들이 최고다. 칵스!

칵스의 보컬 현송은 공연 내내 "너네들 진짜 많이 늘었다. 정말 잘한다!"라는 말이 듣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이제 어리고 갓 데뷔한 애송이들이 아니다. 관객을 휘어잡는 노련미와 젊음의 패기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 넘치는 밴드다. 농담 반 진담 반 이겠지만 과감하게 세계 제패가 목표란다. 적어도 그 날 그 공연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는 그 열정과 그 기운이 확실하게 전달되지 않았을까. 일단 확실한 건 500명은 무조건 제압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 섬머소닉을 비롯해 싱가폴, 태국, 중국, 호주, 프랑스 등 다수의 해외 공연과 러브콜들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발표한 첫 정규 앨범을 통해 외친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방향성이 제대로 먹히고 있는 증거 아닐까. 아무리 The Foals나 Two Door Cinema Club과 비교가 되어도 어떤가. 내가 볼 땐 뒤에서 그들을 모방하고 쫓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한걸음을 내딛고 있는 중이다. 글래스톤베리에 보낼 유일한 밴드라는 말, 아직은 이 글에 나온 호들갑보다 더한 오버라는 거 알고 있다. 그래도 좋다. 난 이들의 세계 제패를 응원하련다. 

※ 이 글은 2011년 9월, 싸이월드 뮤직에 기고한 글입니다.

힘들어도 가야한다. 고대하던 공연이니까.
 전날 에반에센스/부쉬의 내한공연에 초대로 가서 열심히 뛰어놀고 집에 도착하니 12시 반. 아침 열한시부터 강의를 네시간 반 빡빡하게 하고는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몸이 성할리가 없었다. 엄청 피곤한 상태였고, 어제 지나치게 흔들었던 탓인지 목이 너무 아팠다. 서울로 가는 차안에서, '이거 가야돼나?' 싶을 정도였다. 버스가 지겨웠다. 그리고 이 날 엄청 추웠다. 그래도! 예전부터 고대하던 공연이 아니던가. 막상 가면 생각이 달라지리라 믿고 힘겨운 몸을 이끌고 홍대에 있는 까페 Common에 들어섰다.

생각보다 훨씬 좁은 무대. 그래도 가까워서 좋았다.


한희정님이다! 읭??
 따땃한 레몬차를 받아들고 주변을 살폈다. 공연이 제대로 될 수나 있을까 싶을 정도의 크기. 하지만 그만큼, 뮤지션과의 거리도 가까웠다. 나중에 공연을 다 보고 느낀거지만, 작은 공연장치고 음향도 생각보단 훨씬 좋았다. 물론 소리 하나하나를 조금 더 잘 잡아주었으면 하는 맘도 있고, 전문 공연장이 아니라 몇가지 수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공연을 느끼기엔 큰 불편함이 없었다. 문득 옆을 돌아보니 바로 옆에 오늘의 게스트 한희정님이 있었다. 실제로 한희정님을 본 건 처음이었는데, 얼굴이 참 작고 귀엽게 생기셨더라. 사진으로만, 또 노래로만 듣던 그 분이 내 바로 옆에 있는걸 보니, 실례되는걸 알면서도 자꾸 눈길이 가더라. 나 누구 보러 온거냐......


아.... 이건 진짜야.. 라이브로 보는게 더 진짜야...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잠비나이가 등장해서 악기 셋팅을 하는데, 박수를 쳐야하나 말아야 하나, 시작하는건가 어쩐건가 싶은 분위기에서 첫 곡 나무의 대화2가 시작되었다. 기타와 거문고, 해금, 실로폰 등이 번갈아 노래의 중심을 이루고 있었고, 세명이 다양한 악기를 연주한다는 한계는 루프스테이션과 노트북으로 극복하고 있었다. 아니, 그것만으로 이렇게 훌륭한 라이브 연주가 가능하구나. 사뭇 놀라웠다.

 

 



 첫 곡이 끝났는데, 민망하게도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는다. 아, 타이밍을 놓쳤다. 글쎄, 본인들은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깊이 빠졌고, 또 압도 되었다. 두 번째 곡이었던 소멸의 시이 끝났을 때도 마찬가지. 아니 공연 내내 비슷했다. 강렬함에 압도되고 몰입되어서, 새로운 세계로 빠져드는 느낌 때문에 끝난뒤의 정적을 쉬이 먼저 깨는 사람이 없었다. 연주가 끝난뒤의 침묵과 정적 마저도 그들 공연의 일부 인 듯 느껴졌다. 그래서 누구도 선뜻 정적과 침묵을 깨지 못했으리라. 멘트를 담당했던 이일우님의 '감사합니다' 혹은 'XX였습니다.'라고 제목을 말하는 것이 현실 감각을 깨워주는 토템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사실 멘트담당 이일우님의 어설픈 진행도 사실 한 몫했다. '나름' 꽤 귀여우셨다.)

정말 열정적으로 연주하셨다. 가장 오른쪽 심은용님은 공연내내 연주하는 모습을 못봤다; 바닥에 앉으셔서;



 두번째 곡부터는 객원 드러머와 객원 베이스주자까지 다섯명이 공연을 진행했다. 앨범의 수록곡 소멸의 시간, Grace Kelly가 연달아 연주되었다. 심은용님이 연주하는 둥둥거리는 거문고소리가 긴장감을 안겨주고, 김보미님의 해금소리가 가슴을 후벼판다. Grace Kelly의 EBS영상은 긴장을 좀 하신듯 아쉬웠는데, 현장에서 본 느낌은 정말 좋았다. 네번째 곡 구원의 손길까지 연달아 아주 헤비한 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세 곡 모두 원곡보다는 길게 편곡된 느낌이었는데, 구원의 손길은 특히나 더욱 길게 편곡되었다.(원래의 런닝타임은 3분 이내다.) 이일우님이 태평소와 피리와 기타와 보컬을 오가면서 격렬하게 연주하는데, 아이 이 아저씨 진짜 예술가네?? 멋지다 정말. 포스트모던, 아방가르드, 메탈, 프로그레시브록, 포스트록, 프리재즈, 재즈록 그리고 국악. 이 모든 단어가 잠비나이를 표현하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표현해내는 단어는 없다. 아이 씨X 소리가 절로 난다.


게스트 한희정님의 휴식시간.
 이어서 한희정님이 등장했다. 잠비나이와 만나게 된 계기가 두리반 공연에서 우연히 그들의 공연을 보면서 반했다고 했는데, 그들의 노래 '나부락'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릴뻔 했다...고.... 응?? 아니 대체 어디서 눈물이 나면 되는거지?ㅋㅋㅋㅋ 싶었는데, 잠비나이 분들도 나랑 똑같은 얘기를 했다고 한다. 눈물은 '사연 있는 여자'처럼 보일까봐 꾹 참았다고 한다. "아, 잠비나이랑 진짜 안 어울린다.."라고 약간 멋쩍은듯 말씀하시고 우리 처음 만난을 부르기 시작했다. 물론 안 어울리지만, 게스트로서 참여한 Break Time정도로 생각하면 더 없이 좋을 듯 했다. 잠비나이 공연이 워낙 어깨에 힘들어가는 공연이라, 한희정씨가 어쿠스틱 기타와 목소리로 살살 어루만져주는 기분. 달달하고 부드럽다. 아... 좋다.... 도착해서 마신 따뜻한 레몬티 같았다. 이일우씨의 즉석 요청으로 선곡이 바뀌었다는 멜로디로 남까지 두 곡을 부르고 퇴장하셨다. 

실내사진 쥐약이다. 아이폰 4는. 카메라를 가져갈껄 그랬나. 한희정님.


진짜 짱임. 다음엔 큰 공연장에서 오백명 모아서 합시다!
 2부에서는 세 곡이 이어졌다. 드럼, 베이스와 함께 감긴 눈 위로 비추는 불은 기대한 만큼의 극적인 느낌을 안겨줬고, 홍대 여신을 울릴뻔했던 나부락은 역시 명불허전이다. 네이버 온스테이지 영상을 수도 없이 많이 봤는데, 실제로 봐도 정말 대단하다. 김보미, 심은용님은 여자분이고, 유일한 청일점 이일우님의 모습은 그렇게 허술해 보이는데, 이토록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다는것이 놀랍다. 마지막곡은 Connection. 노래 초반 루프스테이션으로 겹겹이 쌓아가는 피리소리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마치 노래작업 하는거 구경하는 기분 + 안개 자욱한 몽환적인 기분. 반전, 그리고 또 한번의 반전. 아름답다. 대단하다. 앵콜 외치고 싶은데 왠지 그런분위기가 아니다. 혹시 준비하신건 아니었을까...;; 

 앞으로 EBS 공감을 비롯해 몇몇 공연이 더 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같은 곡으로 보여주는 공연은 쉽게 잘 찾지 않는 편인데, 더 새롭게 편곡하며 노력하겠다는 말을 듣고 또 다시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을 마친 뒤 자연스럽게 씨디를 구매하고 싸인을 받는 시간이 이어졌는데, 집에서 1집 씨디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꼭, '앨범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싶었는데..(결국 트윗으로 멘션 날렸다.) 처음에 50명 모아서 공연하자라는 말을 듣고, '과연 채울수 있을까?'라고 하셨다는데, 앞으로 백명, 이백명 쭉쭉 늘어나길 기원해본다. 그리고, 누구 이 분들 해외진출 시켜주실 분 없습니까?????

싸인 받으시는 이일우님. 아, 나도 받을껄.





 Set List
1부
나무의 대화2
소멸의 시간
Grace Kelly
구원의 손길

Guest 한희정
우리 처음 만난 날
멜로디로 남아

2부
감긴 눈 위로 비추는 불빛
나부락
Connection
아.. 프린스의 클론중의 하나인 레니 크라비츠가 내한하신다. 4월 13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Funk와 Soul 그리고 Rock이 합쳐진 멋진 음악을 하는 뮤지션. 내가 아주 많이 좋아하는 뮤지션 중에 하나다. 이 횽 진짜 간지남. 아 나 벌써부터 떨리네. 세상에 세상에 세상에!!!

Lenny Kravitz 9집 Black And White America

 

 작년에 9집 앨범 나왔을 때 엄청 돌려 들으면서 리뷰도 썼는데(리뷰 보러가기) 직접 라이브로 들을 수 있게 될 줄이야..ㅎㅎ 초기 1,2,3집 노래들도 많이 할라나.. 조만간 또 최근 공연 Set List 좀 찾아봐야겠음. 이건 꼭 가야해.. 만사 제치고라도 가야돼 무조건 가야돼


공연 정보 확인 :  http://audilive2012.audi.co.kr 


 


 갑자기 여길 가게 될 줄이야.. 좋은 기회가 생겨서(?) 다녀오게 됐습니다. 물론 후기 컨텐츠 작성을 전제로; 두 팀 모두 아주 좋아하는 팀은 아니지만 어린시절 에반에센스의 1집을 인상깊게 들었던 저에게는 Bring Me to Life와 같은 곡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습니다. 아래는 예상 셋 리스트인데요, 에반에센스가 이번 공연은 첫 내한이니만큼 1,2집의 곡들도 충분히 연주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곳저곳 리스트를 참고 해본 결과, 멕시코에서 있었던 1월의 투어가 가장 비슷한 셋리스트가 될 것 같더라고 조심스레.. 예측을.. 음..


예상 Set List

What You Want (3)
Going Under (1)
The Other Side (3)
Weight of the World (2)
The Change (3)
My Last Breath (1)
Made of Stone (3)
Lost in Paradise (3)
My Heart Is Broken (3)
Lithium (2)
Erase This (3)
Sick (3)
Swimming Home  (3)
The Change    (3)
Call Me When You're Sober (2)
Imaginary (1)
Bring Me to Life (1)

 
Encore:
Never Go Back (3)
Oceans   (3)
Your Star (2)
My Immortal (1)

() 괄호 안의 숫자는 곡이 수록된 앨범입니다.
1 : Fallin
2 : The Open Door
3:  Evanescence 

 위의 곡들 중에서 대부분 연주될 것으로 생각되고 앵콜곡을 제외하고 본 공연에서 17곡정도 뽑았는데 아마 15곡 정도 연주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 스페셜 게스트인지 공동 공연인지 모르겟는 Bush가 이 공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만큼이나 되느냐에 따라서 몇 곡 더 줄어들 수도 있겠네요. 몇곡은 앵콜 때 연주될 수도 있고, 앵콜 곡 중에서 본 공연에 연주될 곡도 있을겁니다. 확실한건 본 공연의 첫 곡은 What You Want, 마지막은  Bring Me to Life 일 것이고, 앵콜곡의 마지막은  My Immortal일 것이라는 것. 그리고 첫 곡 What You Want부터 열번째 곡 Lithum까지 본 공연의 10곡도 아마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는 건 좀 섣부른 예측). 이후 곡들중에 아마 3집 수록곡이 몇 개 빠지지 않을까 싶네요.


이상, 아니면 말고 셋 리스트 였습니다. 

 




양평이긴 하지만 월요일이 석가탄신일이라 도전해볼만 하다. 토요일은 무리고 일요일 하루일정이라도 다녀올까 고민중. 석가탄신일이라서 오리엔탈 컨셉으로 잡았다던데 음악도 좀 그런 면이 부각되려나.. 한복입고 가야되나?!?!?!? 아님 스님컨셉?? 색동옷의 포인트???
 5월 말이라 꽤나 따스한 날씨(...라기 보단 새벽빼면 좀 더울수도...) 속에서 진행된다고 하니 기대가 더 된다. 1월 31일에 국내 뮤지션들로 구성된 1차 라인업 발표. 근데 일단 싸게 가려면 내일 예매 해야된다....... 아아.. 고민돼..
근데 또 일단 예매는 할듯. SEMF처럼 ㅋㅋㅋㅋ

 아래는 공식홈피에 개제된 페스티벌 개요.

World DJ Festival 2012 개요

주 제 : 오리엔탈 일렉트로닉 파라다이스(Oriental Electronic Paradise)
주 최 : (주) 상상공장 
주 관 : (주) 상상공장, 가슴네트워크

일 시 : 5/26(토) ~ 5/28(월) 3DAYS 1NIGHT! (1박 3일)
          첫째 날 - 5/26(토) 낮 2시 ~ 5/27(일) 새벽 5시 
          둘째 날 - 5/27(일) 낮 2시 ~ 5/28(월) 새벽 5시  
장 소 : 경기도 양평군 나루께축제공원 (구. 강상체육공원)
관람등급 : 만 19세 이상 성인 관람가능 (1993년 5월 28일 이전 출생자까지 가능)
문 의 :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www.worlddjfest.com)
            다음까페 상상공장(02-3141-1011 / http://cafe.daum.net/ideamasters)





2011 헬로루키 심사위원 특별상, 잠비나이.
 EBS 스페이스 공감이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란거 알고 있고, 가끔 인터넷에서 영상으로 접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언제 하는지도 모르고 본적도 없다. TV를 잘 안봄.. 그래서 헬로루키에서 걸출한 신인들이 많이 나왔음을 알고는 있었지만 챙겨볼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칵스, 국카스텐, 프렌지, 아폴로 등을 알게 된것은 이들이 상 받고 뜨고난 뒤다. 오늘 이야기할 잠비나이라는 뮤지션도 헬로루키 출신인데, 상당히 뒤늦게 알게 된 뮤지션이다. 거기선 제법 또 유명했었나 보다. 나는 네이버 온스테이지에서 보고 알았는데, 이것도 나온 당시가 아니라 나오고 한참이 지난 뒤에야 보게 되었다. 사실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잠비나이 EP [잠비나이]앨범 커버


이 만큼 멋진 예술작품은 흔치 않다.
 근데, 이거 딱 듣는순간 이건 진짜다...라고 느꼈다. 아니 왜?? 왜 이런 뮤지션이 이렇게 안 유명할까?? 아님 나만 몰랐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듣는 내내 입이 딱 벌어져 몰입했다. 8분이라는 긴 런닝타임이지만 4분부터 남은 시간을 확인하며 '아,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싶을정도였다. 확실히 대중들에게 어필할 만한 음악은 아니다. EP를 들어봐도 딱히 돈벌 생각이 없는 음반 맞다. 세 곡. 그리고 곡당 평균 10분이 넘어가는 런닝타임. 한예종 국악 전공 동기들끼리 만든 그룹이라 국악기(거문고, 해금, 피리, 태평소)가 기본이 되긴 하지만 이 외에도 여러가지 다른 악기(기타, 실로폰, 심지어 트라이앵글도..)들도 실험적으로 연주하고 배치한다.(실제로 거문고를 활처럼 켜기도 하고 두드리기도 한다.) 지금까지 퓨전 국악들이 없던 것도 아니고, 정민아씨 처럼 비교적 성공적인 경우도 있었다. (물론 정민아씨의 경우는 가야금으로 다른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는 크로스오버의 느낌이 강하긴 하다.) 그런데 잠비나이의 경우는 정말 제대로다. 국악과 앰비언트, 포스트 록, 재즈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느낌만을 살려내 독특한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이건 단순히 국악기만 사용한 퓨전이 아니다. 내가 아이슬란드 전통음악을 듣고 놀라듯, 월드뮤직을 좋아하는 세계 곳곳의 친구들에게 자신있게 추천할만한 우리 음악이다. 

 잠비나이의 음악에는 '주'가 되는 악기가 없다. 물론, 기타, 해금, 거문고가 기본이긴 하지만 어느 하나 전면으로 내세우는 악기가 없다. 긴 런닝타임동안, 기타가 주가 되기도 하고 거문고가 주가 되기도 하고, 해금이 주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트라이앵글 소리에 집중하게 되기도 하고 실로폰에 집중하기도 한다. 어느 악기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이다. 손끝에서 손끝으로의 단순함에서 오는 긴장감과 국악의 감성. 나무의 대화2에서 오는 담담하고 소소한 매력. 함부로 소리를 내면 안될 것 같은, 식물이 말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듯,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것 같은 매력. 나부락에서 거칠게 몰아쳐오는 기타와 거문고, 그리고 구슬픈 음색의 해금, 그리고 강렬한 마무리. 이건 거의 헤비메탈이다. 아주 부조화스러운 것들이 자연스럽게 서로를 주고 받으면서 어느새 조화를 이루고 있다. 누구나 좋아할만한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음악은 아니지만, 하나의 엄청난 예술작품을 본 기분이다. 이런 강렬한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다. 국악 전공자들 답게 우리 것의 느낌이 담겨 있어 더 좋았다.(근데 이거 나온지 오래됐는데 나 혼자 뒤늦게 호들갑 떠는 것 같아 좀 민망하긴 하다.....)



1집 '차연'발매 기념 콘서트!
 1월 26일, 이 들의 정규 1집 앨범 '차연'이 발매 된다. 그리고 발매 기념 공연이 2월 18일 홍대에 있는 Cafe Common에서 진행된다. 현매는 없고 선착순 예매만 50명 받는다. 아마도 멋진 앨범이 될 것이고 멋진 공연이 될 것이다. 이 확신은 구구절절 말로 설명하기보다 다음의 네이버 온 스테이지 영상 두개로 대신하려고 한다. 엄청난 것에 대한 감동을 네이버 온스테이지가 자랑하는 아름다운 영상미와 함께 하길 바란다. 예매는 이 곳에서.


잠비나이 - 나부락


잠비나이 - 나무의 대화2





 
음악과 함께 맞이한 새해, Highlight Festival 2012!
 그저 연말엔 친구들과 술한잔하고 술기운으로 충주에 있는 남산 정상에 올라가 월악산 영봉을 등지고 올라오는 첫 해를 바라보고는 선지해장국을 먹고 집으로 가는 것이 정석이다. 사실 그마저도 올해는 만만치 않았던 것이 일요일에 일을 해야하는 불쌍한 중생이었기 때문에.. 다행이도 1월 1일에 있던 일정이 취소되면서 그곳에서 화끈한 연말을 보낼 수 있었다. HighLight Festival 2012!! 
 아마 그날 있었던 카운트 다운 행사중에서는 가장 Hot!!한 행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후끈한 CDF도 31일 라인업이 정말 장난 아니긴 했지만, 이곳은 일렉트로닉 페스티벌인만큼 헐벗고 후끈한 언니들과 새끈하게 차려입은 힙스터들과 이들에게 불을 지피는 화끈한 음악들이 있는 곳이니까.

라인업 좋고, 장소 좋고.



Idiotape - Far East Movemont - Sebastian이다!!!
 사실 보고싶은 라인업은 가기전부터 정해져있었다. 뒤늦게 확정된 박재범의 공연은 왠지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에게 짓밟힐까봐 관심의 대상은 아니었고, 주변 지인이 사랑해 마지 않는(옆에서 사랑이 막 흘러넘치니까 흘러 넘친 사랑이 나한테도 오더라...) 이디오테잎의 공연과, 나도 몰랐는데 앨범을 복습해 보니 이미 예전에 한참 들어서 모든 곡을 흥얼거리고 있었던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의 공연과, 앨범이 상당히 좋아서 뮤직노트에 리뷰까지 썼던 세바스티앙(Sebastian)의 공연.(리뷰 보러가기) 요 세개만 정복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꼬였다. 세상사 어디 생각처럼 되는 일이 있던가. 같이 가기로한 일행이 조금 늦었고 + 가기전에 배가 든든해야 논다면서 늦은 저녁을 먹었고 + 차가 꽤 막혔으며 + 내 티켓을 끊을 수 있는 게스트 부스가 어딘지 몰라서 한참을 헤맨 덕에 매우 늦게 입장했다. 사람들 많고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드나 관계자들 마다 가라는 부스가 달라서 조금 빡치긴 했다. 왜냐하면 이미 이디오테잎의 음악이 막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어서 티켓끊고 봐야한단 말이다!! 몇개월전부터 별렀던 이디오테잎의 공연이란 말이다!! 도착은 11시쯤 했지만 티켓받고 짐정리하고나니 11시 45분이라서 이디오테잎은 포기. 시작부터 다 틀렸음. 바로 비스타 홀로 향했다.

 

이디오테잎 1집 [11111101] 당분간 이거나 더 들어야지. 이 앨범 상당히 좋다.



화려하고 화끈한 퍼포먼스의 ㅈㄴ 동쪽 놈들.
 비스타 홀에서 우릴 반긴 것은 파 이스트 무브먼트에서 DJ를 맡고 있는 DJ Virmin이었는데, 사실 음악은 별로 귀에 안들어왔고, 조금 더 잘 보이는 곳으로 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사람들 사이를 뚫고 있었다. 자리를 잡긴 했는데 그다지 좋은 자리는 아니었다. 사실 비스타 홀을 보면서 조금 불만족 스러웠던 것은 무대 높이가 조금 낮은 편인지 뒤쪽에서는 사람들에 가려서 무대가 잘 안보였다. (그래.. 내가 키가 작다..ㅜㅜ) 어쨌거나 2012를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등장한 파 이스트 무브먼트!! 늘 찝찝해하며 보냈던 한해였는데, 이번은 신나게 소리지르면서 한 해를 보냈다는 점이 좋았다. 나이 먹는데 뭐가 그리 기뻤는지. 무슨 이게 나로호 발사하는 카운트다운도 아니고.

잘 놀긴 하더라.


 
 여하간 파 이스트 무브먼트의 무대는 화끈하긴 했다. Girls On The Dance FloorLike a G6같은 유명한 곡들덕에 사람들도 신나했고, 무대위에서도 잘 놀았고, 사람들에 가려 잘 보이진 않았지만 후끈하게 차려입은 백댄서 누나들이 분위기를 후끈 업시켜줬다. 노래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고, 또 따라부르고 했지만, 무대가 안보여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던 무대였다. 사실 라이브라서 크게 더 좋았던 것도 잘 모르겠고. 앨범만으로 신나긴 하니까.ㅎㅎ 공연이 끝나고 우리는 빠져나갔는데, 모든 멤버가 다시 나와서 앵콜도 했다더라. 


공격적이고 화끈한 사운드 폭격, Sebastian!
 예거밤 한 잔을 마시며 시스루룩을 입은 언니들과 가슴골을 드러낸 언니들에 눈이 팔려 정신없이 눈알을 굴렸다. 아아.. 참으로 신나는 새해의 시작이다. 그리고 워커힐 씨어터로 들어갔다. 아직 DJ FEADZ가 디제잉을 하고 있었는데, 잔잔하고 리드미컬한 음악 위주로 플레이를 했지만.. 글쎄.. 내가 본 부분부터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30분을 채 보지 않았는데도 좀 지루했다. 주변에서 어서 세바스티앙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도 들렸다.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로 분위기를 후끈하게 살리면서, 무대는 세바스티앙에게로 넘어갔다. 아, 나오자마자 분위기 전환.

DJ Feadz. 전체를 다 본건 아니지만 조금 아쉬웠음.

Sebastian! 이제 Ed Banger는 당신이 끌어주셈.


 Feadz와 확연히 비교될 만큼의 화려하고 공격적인 선곡들과 사운드가 이어졌다. 특히 초반부에 저스티스(Justice)의 신곡 Audio, Video, Disco와 본인의 노래인 C.T.F.O.를 플레잉 할 땐 나도 미치고 사람들도 미쳤다. 기다림이 컸기 때문인지 감동도 배가 됐다. (Feadz는 이걸 노린 플레잉이었던가??) 후반부에 멜로디컬한 Embody에 이어서 저스티스의 Stress가 나온 부분도 짜릿했다. 전기장으로 되어있는 트램폴린위를 방방 뛰는 느낌이랄까. 뛸 때마다 마음은 더 높이 뛰고 있었으며 뛸 때마다 짜릿했다. 잘 튼다. 한참을 놀다보니 술이 좀 부족한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3시에 집에 갈 예정이라 더 먹지는 않았다. 많이 먹어야 즐거운데.


즐거웠음. 다음은 어디?
 같이 간 일행은 클럽을 잘 안다니는 친구인데, 몸치지만 너무 좋았댄다. 왜 클럽에 다니는지 이제 알겠다며. 이 친구도 Sebastian의 플레잉이 맘에 들었나보다. 아무튼 좋은 공연 소개시켜준 이루리(http://leeruri.com/)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물론, 그날의 후유증으로 컨디션이 다운되어서 감기몸살에 애를 먹고 있긴 하지만. 그리고 다음은 여기다!!!!


SEOUL ELECTRONIC MUSIC FESTIVAL 2012!!
Above & Beyond, Justice, Crystal Castles, Idiotape, Astro Voize, 김창완 밴드 등.
게다가 저스티스는 무려 라이브 셋!
엄청 재밌겠다!!!!!!!
여긴 더 재밌을꺼 같다!!!!!!!
근데 난 바쁠꺼 같다!!!!!!!
엄청 고민중이다 여기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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