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케이리그까지 자주 보는 축빠지만 지난 월드컵이 드럽게 재미없어서 기대 하나도 안했는데.. 오늘은 좀 감동. 남아공 월드컵때만큼 재밌게 봤다. 아.. 이런날 잠을 어떻게 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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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뮤직에서 새로 론칭한 어플 바이브를 쓰고있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취향을 분석해준다는데 스포티파이랑 비슷하다는 듯. 스포티파이를 안써봐서 모르겠다. 좋은 노래가 나오면 좋아요를 눌러두는데, 취향에 맞춰서 매일매일 다른 곡들로 믹스테잎을 만들어준다. 예전에 블로그에다가 선곡하기 귀찮다면서 누가 선곡 좀 알아서 해줬으면 좋겠다고 쓴 적이 있는데.. 이게 그걸 해준다 ㅋㅋㅋ
분명히 좋은 점은 있는 것 같다. 다만 카테고리별로 분류는 되어있지 않아서 신보를 꾸준히 체크하는 나한테는 아쉬운 점이 있다. 물론 취향에 맞는 신보는 알려주지만.. 그걸론 좀 부족해. 그리고 주로 앨범 단위로 듣는 나한테는 믹스테잎 외에는 썩 매력적이지는 않다. 뭐 라이트하게 듣기에는 이보다 좋을 순 없고 ㅋㅋ 아무튼 당분간 열심히 써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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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힙합음악을 잘 듣는 편은 아닌데, xxxtentacion의 음악은 많이 들었었다. 스무살이라니. 너무나 안타깝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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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8월에 싸이 뮤직노트와 소울라이즈드에 올렸던 글을 올려본다. 좋아하는 영화와 좋아하는 노래,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잔뜩 써있는 포스팅. 7년전이다 무려... 충격 ㅋㅋㅋㅋㅋㅋㅋㅋ


소소하지만 위트넘치는 이야기들, <커피와 담배>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기준을 꽤 애매모호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주류니 비주류니, 상업적이니 그에 대한 대안이니 어쩌구 하지만, 대부분은 그들을 구분짓는 기준으로 영화적 흥미를 가장 일반적으로 생각한다.(물론 말도 안되는 잣대다.) 상업영화는 재밌고 독립영화는 따분하고. 100%는 아니어도 대부분의 영화들이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일단 상업영화의 목적이 많은 사람들이 보게하는 거니까.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구미에 맞는 영화를 제작해서 수입을 벌어들이는 것이 목표니까. 그에 반해 독립영화는 상업적인 결과와는 무관하게 감독이 의도하는 바를 충분히 연출 할 수 있다. 결국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차이는 돈, 그 뿐이다. 어느 쪽이 옳으니, 이게 좋은거니 나쁜거니 그런건 없다. 개인적으로도 둘 모두 아주 흥미롭게 보고 있는 편이다. 상업영화는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고, 독립영화도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다. 드라마틱한 영화적 스토리와 장치는 아주 강렬한 충격, 혹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반면, 일상을 현실적으로 표현한 영화는 잔잔하지만 진하고 오래가는 여운을 담고 있다. 때로는 상업영화보다도 더 강렬하기도 하고. 




 오늘 얘기할 짐 자무쉬 감독의 이 영화 '커피와 담배'는 11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인데, 이중 일부 단편은 칸 영화제에서 단편부분 황금 종려상을 타기도 했고, 일부 단편에서는 여우주연상을 안겨주기도 했으며, 완성된 옴니버스영화는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개봉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영화에서 커피와 담배라는 소재는 11개 에피소드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이지만, 꼭 그것이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적으로 우리가 까페에 마주앉아 이야기 할 때, "여기 커피는 맛있네?"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하루가 찝찝해."와 같은 일상적인 대화의 소재일 뿐이다. 때로는 커피와 담배가 아예 대화의 주제가 아니기도 하고, 커피와 담배를 주제로 대화가 흘러가다가도 다른 주제로 또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마치 그냥 우리가 일상에서 다른 누군가와 대화하듯이.

 영화에서는 꽤나 유명한 배우들과 뮤지션들이 다수 출연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따로 언급되지 않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영화속에서 '본인'으로 출연한다는 것이다. 보다가 보면, 이게 마치 실제 성격이고 진짜 모습인거 같은 묘한 느낌을 갖게 한다. 사람과 사회, 인간관계들을 다양하게 이용하고 비트는 와중에, 이런 '본인'역할의 배우들은 상당히 빛을 발한다. (영화에 출연한 화이트 스트라입스처럼 전문배우가 아닌 경우에도, 어설픈대로 나름의 영화적 재미를 찾을 수 있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자네 여기 왠일인가?'인데, 스티븐 라이트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로 유명한 로베르토 베니니가 출연한다. 이 둘은 손을 덜덜 떨면서 커피를 마실정도로 완전한 카페인 중독자인데, 이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아무리 몰입하려고 해도 몰입이 잘 안된다. 대화가 이어지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엉뚱한 말들이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로베르토 베니니의 성질급한 말투와 스티븐의 느릿느릿한 말투를 즐기다보면 이야기는 아마 산으로 가고 있을 것이다. 저 스틸컷은 둘의 영화속의 말투와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 준다. 게다가 엉뚱한 선문답들의 결과물은 뜬금없이 '치과'.

 좋아하는 배우 스티브 부세미가 출연한 두번째 에피소드 '쌍둥이'. 실제 쌍둥이를 배우로 섭외하여 촬영했는데, 이 둘 정말 너무나 다른데 또 너무나 똑같다. 게다가 스티브 부세미의 때려주고 싶을 만큼의 깐족 연기는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엘비스 프레슬리에 관한 쌍둥이 이론을 설명하는 열혈 부세미와, 냉정하게 받아주는 두 쌍둥이. 무려 86년에 The Lonely Island로 유명한 미국의 코미디 프로그램 Saturday Night Live에 방영되었다.

 이기팝과 탐 웨이츠는 모두 배우 겸 가수다. 이 에피소드는 정말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둘의 대화는 정말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기분이다. 담배 피는 사람들을 의지 박약처럼 취급하다가 '담배를 끊었으니 할 수 있다'며 담배를 권하는 탐 웨이츠, 그리고 그 담배를 받아든 이기 팝. 한 모금씩 빨고 난 뒤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표정, 그리고 '우린 지금도 담배를 끊은거에요.'라며 그냥 한번 해본 거라는 듯이 말하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다. 오해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대화와 대인배같은 모습을 한 소인배들의 모습. 정말로 처음부터 끝까지 방심할 수 없는, 살아숨쉬는 캐릭터 들이다. 칸 영화제 단편부분 황금 종려상 수상작.

 1인 2역으로 등장한 케이트 블란쳇. 동일인물인지 모르고 보기 시작하다가 한참을 보다가 혹시 동일인물인가? 싶어서 찾아봤었던 에피소드. 너무나 잘나서 뭘해도 얄미울수 밖에 없는 대스타 케이트와 보잘것 없고 존재감 없는 평범한 쉘리는 서로 사촌지간. 친한듯, 너무나 오랜만이어서 반가운듯, 하지만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은근한 신경전이 인상적이다. 정말, 서로는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 이 작품으로 케이트 블란쳇은 오하이오 영화 비평가 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 외에도, 영화속에서도 정신 없는 우탱의 RZA, GZA, 어색한 연기가 더욱 귀여웠던 White Stripes, 그 외에도 배우 스티브 쿠건, 빌 머레이등 다양하고 개성넘치는 캐릭터들이 즐비하다. 마치 까페에서 조금 특이한 옆테이블의 친구들을 몰래 엿보는 것 같은, 옆집에서 들려오는 윗집 사람들 얘기를 몰래 듣는 것 같은 소소하고도 위트넘치는 이야기들을 잔뜩 확인할 수 있다.


진한 커피와 독한 담배가 어울리는 목소리, 그리고 노래들.
 이 영화에서 담배는 대부분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담배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비웃는 듯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을 비꼬는 듯이. 그런데 이상하게 이들이 피우는 담배는 왠지 몸에 해롭지 않을것 같다. 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 커피집 근처를 지날때 나는 은은한 커피향을 좋아하지만, 오늘은 매캐한 담배 연기와 섞여서 씁쓸할 것 같은 커피와 어울리는 음악들이 땡겼다. 영화속 주인공들처럼 담배를 피우며 커피를 마실 생각은 없지만 대리만족이라도 하려고.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이 영화에도 출연했고, 최근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도 헌정된 Tom Waits! 담배 연기와 가장 잘 어울린다는 말을 과연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노래를 시작하는 순간 느낄 수 있다. 그의 목소리는 담배로 한 땀 한 땀 만들어낸 목소리라는 것을. 그의 최고앨범인 85년작 <Rain Dogs>에 수록된 Time이나 Jockeyfull of Bourbon, 78년작인 <Blue Valentine>에 수록된 Christmas Card From A Hooker In Minneapolis는 시적이고 독특한 가사도 예술이고 목소리도 정말 예술이다.


 늘 Tom Waits를 떠올릴 때마다 한명의 뮤지션이 더 떠오르는데, 그는 바로 Leonard Cohen. Tom Waits와 마찬가지로 저음의 허스키한 보이스, 그리고 진짜 '음유시인'이라는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가사. I'm Your Man의 캬바레 사운드와 나레이션같은 중저음의 보이스는 가사와 관계 없이 노래자체가 일단 담배같다. Take This Waltz 같은 노래도, 깃털 같은 왈츠 리듬에 얹혀진 두터운 목소리가 인상적이고, 우리나라에서 꽤나 인기가 많았던 Everybody Knows도 Leonard Cohen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노래다.



 이번엔 분위기를 달리해서 힙합씬에서 한명을 꼽자면 단연 Guru가 아닐까 싶다. 어둡지만 그루비한 재즈힙합을 주무기로 하는 구루의 음악은 듣는 순간 지하 깊숙한 곳에 위치한, 담배 연기 가득찬 술집이 떠오른다. Guru의 랩은 중저음에 높낮이의 변화도 별로 없고 차분하다. 대신 그가 하고 있는 음악에는 기가막히게 잘 녹아든다. 특히나 그의 솔로 1집 Jazzmatazz Vol. 1은 그의 커리어 사상 최고의 앨범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수록곡 Loungin'이나 No Time To Play, Trust Me를 비롯해 딱히 몇 곡을 꼽기 아까울 정도로 명곡들로 채워져있다. 셋중에 제일, 그것도 그 다음인 탐 웨이츠와 스무살 가까이 차이날 정도로 젊은 구루는 얼마전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Rest In Peace Guru.

 위의 뮤지션과 노래들이 그들의 목소리와 음악 분위기 때문에 꼽은 곡들이라면, 음악을 듣고 담배생각이 났던 음악은 Franz FerdinandKatherine Kiss Me였다. '담배를 한 모금 빨고, 캐서린은 나에게 키스를 했다.' 비흡연자인 나에게 담배피는 여자와의 텁텁한 키스는 달갑지 않다. 그런데 담배를 피고난 뒤에 나는 니코틴 향이 가끔은 굉장히 매력적일 때가 있다. 충동적으로 키스하고 싶을 만큼. 이유는 모르겠으만 이따금씩 생각나기도 한다. 신나는 디스코락 앨범의 마지막 곡인, 텁텁하지만 달달한 이 어쿠스틱 노래는 신나는 공연이 끝나고 난 뒤 담배 한 모금 하면서 그녀와 단둘이 즐기는 여운같아서 비흡연자인 날 꽤나 부럽게 만들었던 노래다. 한 곡만 더 꼽자면, 독일 뮤지션 Bassface Sascha의 <Different Faces>에 수록된 Like a Cigarette. 그야말로 폐를 한바퀴 훑고나서 구강을 통해 배출되는 한 모금의 담배연기 같은 노래다. 진하게 늘어지는 섹소폰 소리와 목소리. 짧은 치마에 다리를 꼬고 앉은 섹시한 여성흡연자 같은 노래다.


금연합시다. 가끔은 피우더라도.
 어릴 때부터 치가 떨리게 싫어했던 담배연기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아마 담배를 필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하지 말라는 것이라 그런지 가끔은 한 모금 피우고 싶을 때가 있다. 담배가 참 잘 어울리는 영화속 주인공을 볼 때, 또 담배의 이미지와 너무 잘 어울리는 음악을 들을때. 하아.. 혹시 이 노래들이 누군가의 흡연욕구를 자극하여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는 불상사는 없길 바란다. 혹시라도 그럴 땐, 이왕 피는거 탐 웨이츠처럼 '담배를 끊었으니까 난 한 대쯤 피울수 있어.'라고 당당하게 합리화하면서 그 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 그리고는 다시 끊고.ㅎㅎ




 p.s. 내가 지금까지 본 영화중에 담배가 가장 잘 어울렸던 주인공은 코엔형제의 영화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의 주인공 빌리 밥 숀튼이었다. 약하고 무심하고 늘 무덤덤해보이는 그 주인공이 피는 담배가 어찌나 멋져보이던지.

 

p.s.2 얼마전에 다른 소울라 필진과 함께 저건 담배가 아니라 마약일꺼라며, 그렇지 않고서는 저런 Feel이 나올 수 없다며 함께 감탄했던 무려 20대의 탐웨이츠 라이브 영상을 첨부합니다. 초반에 셋팅하는 시간이 좀 있으니 스킵하고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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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레3000의 신곡이라니.. 놀랍다. 요즘도 가끔 2004년에 나온 그의 솔로 앨범을 종종 꺼내 듣는다. 새 음악은 없는게 당연한 뮤지션이 되어버린지라 별 생각이 없었는데 ㅋㅋㅋ 좀 충격 ㅋㅋ 그래도 요 몇년 피쳐링으로라도 활동을 간간히 하더니 이제 다시 시작하려나보다.(라고 믿고 싶다.) 아무튼 두 곡짜리 EP로 나왔는데, 한 곡은 제임스 블레이크랑 같이 만든 17분짜리 재즈곡이고, 나머지 하나가 이 곡이다. 몇 년전에 연달아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데, 그 것을 떠올리며 만든 노래란다. 무던하게 부르지만 서글프고, 흔들리고 엇나간 음정에서 그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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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허리를 붙잡고 투표인증. 또 몇년간 욕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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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전에 우연히 들은 음악. 밴드 정보 없음. 네이버 뮤직에는 영국의 3인조 퓨쳐소울 밴드라는데, 구글에 검색하니 무슨 이상한 사슴같은 것만 잔뜩 뜨고.. 라이브는 세션들이 많아서 누가누군지도 모르겠고... 찾아보기 귀찮다. 이건 다 얘네가 하는 음악이 너무 Chill해서 그런거...




라이브도 좋네.



39회 서울 연극제에 100인의 관객평가단으로 참여했다. 창작극과 번안극으로 이루어진 쟁쟁한 10작품이 출품되었고, 나는 6작품을 관람하였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더 많이 보고 싶었지만, 6개 보는 것도 죽을뻔 했다. 왜 항상 이런걸 신청한 시기는 바쁘거나 아픈걸까. 어쨌든 여섯작품의 간단한 후기.


1. 극단 그린피그 <공포>

 안톤 체홉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작품. 분명 지금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 작가가 만든 작품인데, 체홉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성공적인 오마주 작품이었다. 체홉스러운 작품답게 보기 편한 연극은 아니었지만, 일상에 스며든 공포들이 다양한 인간군상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있었다. 특히나 현실에 대해 괴로워하면서도 위선적이었던 농장 주인 내외가 가장 와닿았고, 뒤늦게나마 자신의 죄를 터놓았던 조시마 신부의 대사들이 인상깊었다차분함을 유지하다 폭발하던 체홉역의 이상홍 배우님의 연기도 좋았다. 특히나 성경구절과 함께 토해지듯 쏟아지던 대사들을 계속해서 곱씹어 보게 되었다. 때로는 찔렸고, 때로는 아팠다. 특히나 무대가 너무 예뻤다. 스러져가듯 기울어져있는 나무들이 마치 등장인물처럼 위태롭고 안쓰럽게 느껴졌다. 배우들의 의상도 그 시절의 의상처럼 자연스러웠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리역의 김수안 배우님이 정말 예뻤다...


2. 프로젝트 아일랜드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체코의 작가인 뻬뜨르 젤렌카의 작품을 번안한 번안극. 영화로도 나와있다고 하더라. 그리고 관객 평가단 평가에서 별 다섯개를 주었던 작품. 실제로 만점인 작품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다른 작품들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었다. 그리고 39회 서울연극제의 대상작품이기도 했다. 사실 이 날 낮부터 회식 비스무리한 것을 하느라 술을 먹고.. 마지막엔 양꼬치집에 있다가 나왔는데.. 다행히 한쪽 구석자리이긴 했지만 진짜 옆사람한테 너무너무 미안하더라. 내 옆자리 사람이 술먹고 왔으면 속으로 오만 욕을 다했을텐데.. 어쨌든 담배를 물고 무심한 표정으로 옆집 사람들의 행위(?)와 친구의 행위(?)와 부모님을 대하던 남동진 배우님의 연기가 너무나 머릿속에 강하게 와 닿았다. 독특했지만 일상적이었고, 평범했지만 미친사람들이었다. 그런 일상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전혀 거북하지 않고 오히려 현실감에 씁쓸해졌을 정도로.. 내용도, 연기도 좋았다. 기회가 되면 영화도 보고 싶어졌다.


3. 연극집단 반 <이혈>

 화려하게 꾸며놓은 조명과 무대가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촌스럽던 연출과 연기. 90년대 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 더군다나 내러티브가 부족해서 주요 인물들의 행동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냥 극단적이었을 뿐... 대사와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과장되어서 가끔씩 터져나오는 실소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무대 곳곳이 잘 활용되었고, 조명을 너무 잘 써서 감각적인 무대를 만드려는 노력은 느껴졌다. 웹툰작가가 주인공인 연극이라서 그런지 무대와 연기에서 만화적 질감도 느껴졌다. 그래서 "씬시티"가 머릿속을 스치고 가기도 했지만, 그런 섬세한 무대마저도 그저 과하고 촌스럽게 느껴질 연기와 연출이었다. 


4. 창작집단 상상두목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그 슬펐던 상황과 전혀 관계 없던, 아니 관심없던 인물들이 어떻게 변해가는가..가 이야기의 포인트였다. 영화 택시운전사나 1987이 떠오르는 시놉시스인데, 주인공들이 극적으로 바뀌는 순간의 쾌감이 있는 영화라면, 이 작품은 끝까지 사건과는 거리를 두었다. 자신만의 이익을 쫓던 얼간이 같은 세 주인공은 결국 사건의 한 가운데 있게 되었다. 대놓고 드러내지 않아 덜 무거웠지만 오히려 일상조차 무너져버리고 부당하게 당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나름대로의 울림을 주었던 것 같다. 좋은 작품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일단 초중반이 지루하다. 세 명의 주인공들이 벌이는 캐릭터 쇼가 되어야 하는데, 잘 살지 못했던 것 같다. 둘째로 민주화운동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장면. 그냥 세 명의 주인공 위주로 끝까지 끌고가는게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존재의 이유를 모르겠다. 


5. 극단 하땅세 <그 때, 변홍례>

 재밌었고, 아쉬움도 많이 남았던 작품. 후시녹음을 하던 그 당시 영화의 질감을 너무나 매력적으로 잘 살려서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직접 녹음을 하고 입모양만 따라하기도 했고, 변사도 있었으며, 효과음은 무대 한쪽에서 직접 만들어내고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이 흰 배경에 나타나는 그림자를 잘 활용했다는 점. 그림자에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나 정서를 부각시켜 실제 등장인물의 감정상태를 짐작할 수 있었다. 무대에 가득차있는 장난질이 그렇게 좋았다. 내 스타일 ㅋㅋ 다만 변홍례라는 인물이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내려주지 못한 느낌. 연출에 묻혀버렸지만 홍례가 무엇때문에, 왜 그랬는지를 모르겠어. 이것조차 그 당시 B급 영화들의 느낌을 낸거라면 뭐.. 그럴수도 있겠다 싶지만 그래도 난 좀 아쉬웠다. 실제 신문에 나온 사건을 모티브로 했는데, 연출역을 맡은 배우가 몇 번이나 "우리는 연극을 하는거니까"와 같은 대사를 뱉었다. 일부러 거리를 조금 두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작가, 혹은 연출가가 실제 사건을 다루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좀 있었던 것 같다. 원작 대본을 한 번 보고 싶어졌다.


6. 극단 피악 <오를라>

 컨디션이 매우 안좋았던 날 보았던 연극. 게다가 1인극이라니 ㅋㅋㅋ 보통은 "저 사람은 왜 미쳤을까?"를 풀어내는 것에 집중한다면, 이 작품은 "사람이 미쳐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은 어떻게 미쳐가는가"에 대한 것을 이야기하는 작품이었다. 한마디로 정상이던 사람이 미쳐서 미친짓을 할 때까지를 그려냈다. 특히나 벗어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고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사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딱 보면 알지만 그냥 어려운 작품. 그래도 그 안좋은 컨디션으로 봤는데도 그렇게 지루하지 않았던 것은 한윤춘 배우님이 어마어마한 아우라를 풍겼기 때문인 것 같다. 



 연극 보러 가는 날마다 내가 이걸 왜 신청해서 이 바쁘고 힘들때 이 고생인가..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또 신청하고 싶다. 좋은 작품들이었고, 즐거웠다. 

1. 5월에 단 한 개의 글조차 남기지 않는다는게 찝찝해서 짧은 글이나마 남겨본다. 하지만 딱히 쓸 말은 없다.

 

2. 서울연극제가 끝났다. 관객 평가단을 했는데, 덕분에 꽤 괜찮은 작품 6편을 보았다. 너무나 바쁜 시기가 겹쳐서 드럽게 힘들었지만, 오랜만에 좋은 작품들을 연달아 보고나니 기분은 좋았다. 결과를 찾아보니... 대상 작품인 <일상의 광기에 대하여>는 나도 가장 재밌게 봤던 작품이었고, 우수상 두 작품은 못본거네... 그 와중에 작품 고르는 안목도 참.... 조만간 간단하게 리뷰도 써볼예정.

 

3. 어제 꼰대짓을 하고 오랜만에 칼퇴근. 꼰대짓은 정말 체질에 안맞는다. 덕분에 오랜만에 집에서 혼자 공포영화를 보았다. 그 유명했던 정범식 감독의 <곤지암>. 지루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초중반은 '현실'임을 보여주는데 충실했다. 그게 진짜 현실처럼 다가와야 공포감이 더욱 극대화되거든. 파운드 푸티지 영화가 보통 그렇기도 하고.. 어쨌든 현실감 덕분에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는데, 뒤로 갈수록 초현실적 존재들이 '직접적으로', '너무 자주' 등장하면서 흐름과 몰입이 깨져버린 느낌이다. 특히 사람이 빠르게 끌려가거나 날아가는 장면은 실소를 머금을 수 밖에 없었다. 무심하게 봤다. 내가 공포영화를 너무 많이 봤나보다. 그래도 정범식 감독님 응원합니다.

 

 여기까지가 5월 30일의 글. 결국 5월엔 단 한 개의 글도 남기지 않았다. 블로그 시작하고 처음 아닌가? 


4. 오랜만에 하루종일 혼자서 보내보는 시간. 아침 운동을 하고 밀린 집안일을 하고 카페를 일단 왔다. 할 일이 그래도 꽤 많은 편인데 한시간쯤 하다 접고 오랜만에 블로그를 켰다. 밀린 일기 한 번에 쓰듯이 이것저것 정리해본다.


5. 두번째 결혼 스냅은 사진 한장으로.

진짜 많이는 찍었는데, 찍으면서 멘붕이었고, 생각보다 건진 사진도 많지는 않았다. 어디가서 사진 찍는게 취미라는 말은 안하기로.


6. 그래서 마지막은 먹을 것.

언제했는지도 모를, 맛도 기억나지 않는 닭다리살 스테이크.



돼지고기가 좋으니까... 남은 고기로 만든 파스타. 느끼해보이지만 실제로 느끼하고 맛있음.

늘 좋은 뇨끼.

아마도 뇨끼 만들고 남은 감자와 베이컨으로 만든 안주. 필러로 감자를 얇게 잘라서 도우처럼 이용. +계란과 치즈.

연어스테이크.

한때 건강하게 살을 빼겠다고, 햄프씨드와 곡물 씨리얼과 카카오닙스를 저렇게 섞어놓고 먹었었지. 효과는 좋았음.

뭐, 하와이 쉬림프 비슷한거.

테넌츠 4종세트. 특이하고 괜찮았다.

언젠가 만들었던 퀘사디아.

살뺄때 먹던 닭가슴살 샐러드.

스테이크 샐러드. 이것도 살 뺄때..

샐러드와 삼치.

그래도 이렇게 먹고 5키로는 뺐습니다. 여러분.

그릴로 구워서 만든 쭈꾸미 샐러드. 미카엘 처럼 한 번 해봤어.

서양식 대파인 리크를 사서 굽고 음. 저 누런건 레몬청을 넣어서 저랬던 것 같은데..

밥솥으로 수비드를 해보겠다고 돼지고기를 넣고 나름 진공으로 만들었다. 두 번 도전. 결과는 두 번 실패. 이렇게 퍽퍽한 수비드라니.

볶음밥. 요샌 그렇게 액젓으로 간을 한 볶음밥이 좋더라.

??? 아마도 생선찜. 개봉한건 없다.

늘 먹는(?) 브런치.

한치토마토파스타.

통삼겹바베큐와 세발나물무침.

고기는 늘 옳지.

스테이크 파스타. 느끼했다. 실패.

분짜. 마지막에 불맛 향미유를 넣었는데 고기가 너무 기름졌다.

그래도 분짜는 맛있으니 한 번 더. 고수도 듬뿍.

1년만에 올리는듯.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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