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때는 1월 1일도, 까치까치 설날도, 한 학기의 시작도 아니고, 꽃이 피고 지는 그 때.. 블로그에도 한 두 번 썼던 말인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는 늘 '필 때'보다는 '질 때'에 그것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것 같다. 문득 주변을 둘러보게 될 때도 꽃이 지는 그 순간인 것 같다. 그만큼 아프고 강렬한 경험이니까.

 

2.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마음이 아프고 또 슬픈 것은 지는 것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 뭐 이런거. 아이들한테도 몇 번 한 이야기지만 찍어서 맞춘 것 보다 찍어서 틀린 것이 기억에 더 오래남는 법... 이거랑은 좀 다른가.. 기쁨은 아주 크게 왔다가 이내 곧 사그라드는데, 슬픔과 아픔은 가슴 한 켠에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다. 그 크기만 작아진채로. 그리고 바늘구멍처럼 작아진 그 슬픔도 문득문득 한겨울에 열어놓은 베란다 창문처럼 휑하게 다가올 때가 있는 것 같다.

 

3. 많은 사람들이 떠나갔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또 생겨났다. 이제 겨우 중학생인 사촌동생도 있고, 이미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사촌동생도 있다. 그리고 나에게도 곧 조카가 생길 것이고, 언젠가는 나도 한 아이의 아버..아 이건 오그라들어서 말 못하겠다. 뭐 아무튼.. 져버린 아픔만큼이나 새로 피어난 기쁨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픔도 슬픔도 그럭저럭 수긍되는 것 같다. 시간이 또 흘렀다. 올해도 꽃은 피고, 또 지겠지. 꽃이 피어나는 그 순간을 더 행복하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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