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리뷰어의 소박한 목표.
 초등학교 2학년때 우리 엄마가 날 수학학원에 보내면서 내 인생의 대부분이 결정되어버렸다. 동화책과 위인전기와 수많은 명작모음은 멀리하고 수학을 가까이 하기 시작한게 그 때부터다. 그 흔한 논술 공부 한번 안해봤고, 대학 레폿에서도 난해한 문장구조로 누구나 이해 할 수 없는(?) 그런 新 어체를 개발하여, 출석도 다하고 시험공부도 열심히 했으나 이해할 수 없는 학점을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건 자랑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수능 언어영역은 정말 기똥차게 잘했다. 신이라 불리는 사나이었다. 근데 글은 드럽게 못썼다. 무진장 일취월장 한 게 이 정도 수준이니 말은 다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빵점이야.

 뭐 어쨌건 그렇게 글도 드럽게 못쓰던 내가 2009년에 리뷰를 쓰겠다고 설치기 시작했다. 음악에 대한 애정도 애정이지만 아마 그 당시 한창이던 허세 + 연예인병을 감당하지 못하고 어디엔가 폭발시킬 곳을 찾고 있었을 것이다. 그 당시 썼던 리뷰는 누구도 찾아보지 않았으면 싶을정도로 진심 못봐주겠는데, 그냥 나중에 보면 어이없고 웃길 것 같아서 지우지는 않고 보관중이다. 읽지마, 아무도..ㅋㅋ 나만 읽을꺼야. 하여간 특별한 목적없이 적당히 공유하고 공감하고, 적당히 자랑질 좀 하면 되겠다 싶던 나에게 어느날 부턴가 큰 목표가 생겼다. 사람들이 공감할지는 모르겠으나 사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뮤지션들은 리뷰쓰기가 겁난다. 말로는 여기저기 진짜 좋다며 나의 Favorite이라고 추천을 하고 다녔지만, 막상 글로 쓰려고 하면 나의 턱없는 표현력으로는 나의 감동을 표현하는 것도 불가능하거니와 내가 그 뮤지션을 흠집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쨌건 나의 하찮은 리뷰들을 읽어봤거나 나와 페이스북이든 개인적으로든 소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이다. 내가 Prince의 빠돌이라는 것. 그렇다. 내 목표는 Prince의 모든 Discography를 리뷰하는 것. 한 달에 세개 쓰고 있는 리뷰를 1년동안 프린스 리뷰만 써야 다 쓸 수 있겠지만, 나의 후천적인 게으름으로 가능성은 2.3%가 채 되지 않겠지만, 무엇보다 나는 아직도 프린스의 모든 앨범을 제대로 들어보지도 못했지만, 어쨌든 그게 목표다.  굳이 내가 이 내용을 여기다 쓰는 이유는 쓰고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녀야 끝내려고 노력이라도 할 것 같아서ㅋㅋ

프린스의 앨범커버들. 지금까지 나온 앨범이 몇 개인지 세보지도 않았는데.. 하여간 무진장 많다.게다가 방심하면 그 사이에 또 늘어날게 뻔해.


 


 얼마전에 싸이뮤직 메인에 내 이름이 뙇!!하고 공개되는 바람에 보자마자 죄진거마냥 놀라고 민망해서 미칠지경이었는데, 그 와는 정 반대로 어디선가 Prince라는 이름만 보면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미칠 것 같다. 게다가 Prince의 팬이라는 누군가를 만나면 초딩 때 첫사랑을 10년만에 만나는 것 같은 반가움 이상의 그 무언가가 느껴진다. 그래서 프린스가 정착하기에 너무나도 척박한 우리나라 토양에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리리!' 하는 마음가짐으로 하나씩 소개하려고 한다.(사실 지난번에 그의 최고작 Purple Rain을 홧김에 술김에 리뷰한 적이 있는데 그것도 아무도 안 읽었으면 좋겠다. 얼굴이 화끈거려서 *-_-*)




프린스식 Funk의 진수, "Dirty Mind"
 하여간 오늘 리뷰 할 그의 앨범은 1980년에 발매된 프린스 3집 "Dirty Mind"다. Prince는 그 동안 수많은 장르에 도전했었는데, 그의 초기작들은 비교적 Funk에 치중해 있었다. 물론, 이전의 Funk와는 차별화를 둔 실험적인 Funk였지만... 본격적으로 리뷰를 하기전에 국내에선 비교적 생소한 Funk라는 장르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붙여본다면, 사실 Funk와 Soul은 흑인 음악으로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차이가 있다면 Soul이 멜로디와 보컬의 기교와 목소리가 중심인 반면, Funk는 잘개쪼갠 리듬감과 그루브감이 중심이다. 실제로 연주자들이 즐거운 음악은 Soul보다 Funk라고 한다. 난 연주자가 아니어서 잘 모르겠지만. Funk의 어원은 흑인들이 하는 성관계를 할 때 느끼는 기분을 표현하는데서 왔다고 한다. 그만큼 Funk는 섹시한 음악이고, 흥분되는 음악이다. 온 몸으로 땀 흘리고 절정으로 치닫다가 전율하는, 그것(?!)만큼 황홀한 음악이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성적인 묘사가 많은 음악이기도 하다. 물론 Prince는 성적인 묘사로 대표되는 Funk 뮤지션이기도 하고. 대표적인 뮤지션으로는 미스터 다이나마이트 James Brown이나, Sly and the Family Stone, Tower of Power, George Clinton, Average White Band, Ohio Player 등이 있겠다. 
 사실 이렇게 써놓긴 했지만 Funk가 뭐에요? 라고 물으면 나도 몰러.... 걍 들어 신나니께...

프린스 'Dirty Mind'의 앨범 커버. 아오 이 즈질.


 프린스가 이 앨범을 발표할 즈음의 Funk는 Kool and the Gang와 Earth, Wind & Fire로 대표되는 빅밴드형태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미 재정상태가 엉망이 될 정도로 밴드의 몸집만 불려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 만큼 더 크게, 더 풍성하게, 더 화려하게 연주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던 시대였다. 그 와중에 프린스는 악기들을 최대한 내려 놓았다. 물론 앨범을 프린스 작사, 작곡, 녹음, 연주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하던 독재체제 였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악기의 수가 한계가 있었겠지만, 그 이유에서 였든지 아니었든지 프린스는 과감하게 뺐다. 중요한 것은 이 것을 '어떻게 뺐느냐'라는 건데, 너무나도 자연스러우면서도 본인의 색을 확실하게 어필했다. 악기의 수를 덜어내고 비워낸 허전함을 날카롭고 독특한 그루브감으로 채워넣었다. 화려한 몸짓의 묵직한 훅이 아니라 간결하고 빠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잽으로 승부한 앨범이다. 그리고 툭 찔러넣은 잽에 평론가와 후배 뮤지션들이 죄다 뻑간거고. 물론 나도.



산으로 간 리뷰, 여기서부터가 곡들 소개입니다. 
서론이 무진장 길었다. 나도 모르게 오늘도 역시나 산을 오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학점을 못받지. 본격적으로 앨범 "Dirty Mind"를 살펴보자. 이 앨범은 1980년, 프린스가 만으로 22살에 만든 앨범이다. 트랙수는 겨우 8개. 물론 당시는 LP의 시대였기 때문에 아주 적은 트랙수는 아니다. 런닝타임은 30분. 지금으로 치면 EP 수준의 트랙수와 런닝타임이다. 하지만 이 Dirty Mind를 명반으로 올려 놓는데, 이 짧은 런닝타임도 크게 한 몫했다고 생각한다. 짧고 컴팩트하게 채워 넣은 여덟곡, 타이트한 짜임새덕에 버릴 곡 없이 명곡으로만 가득 채워진 앨범이 탄생된 것이다. 
 앨범은 앨범과 동명의 노래 Dirty Mind로 시작한다. 정박에 딱딱 떨어지는 비트와 베이스 역할을 하는 전자음, 그리고 기타와 앨범내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음의 신디사이져. 팔세토 창법의 보컬이 얹혀져서 많이 흥분하지 않고 가볍게 시작한다. 키보드, 기타, 드럼으로 구성된 미니멀함, 그리고 같은 멜로디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겹도록 반복되는데, 이는 프린스식 음악의 특징이기도 하다. 악기는 경량화 되었지만 노래의 무게감도 경량화 된 것은 아니다. 한번 쉬어주고 프린스의 보컬은 절정을 향해 달리지만 끝까지 달리지는 않는다. 첫 곡이라고 페이스 조절한다. 절제하니까 감질난다. 그래서 더 좋다. 이 사람, 밀당할 줄 안다. 하긴, 이 사람도 젊을 땐 희대의 카사노바라고 소문도 났었으니까. 

 두번째 곡은 신나는 New-Wave Pop, When You Were Mine이다. Funk적인 요소를 살짝 줄이고 멜로디를 강조하고 신나는 리듬감으로 앨범에서 가장 대중적인 트랙으로 탄생했다. 프린스의 간질간질 목소리와 절정부를 대신하는 고음의 신디사이저의 조화! 탁월하다. 프린스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 곡을 커버하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신디 로퍼가 데뷔 앨범에서 이 노래를 커버했었다. 국내의 많은 사람들은 신디로퍼의 손을 들어주었지만, 난 반달세. 프린스의 감질나는 팔세토 창법이 이 노래엔 한 수 위라고 프린스 빠돌이는 외칩니다. 

 세번째 곡은 Do It All Night. 프린스의 노래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주제는 D.M.S.R.이다.(D.M.S.R.은 프린스의 5집 1999에 수록된 노래로, Dance, Music, Sex, Romance의 앞 글자만 딴 것이다.) 뭘하고 싶은 걸까. 사실 D.M.S.R. 어느것을 넣어도 다 성립되긴 하지만, 노래 제목을 뙇!! 보는 순간, 개인적으로는 세번..ㅉ...음.. 아니다. 여하간 가장 가까운 것은 아쉽지만(?) 네번째 Romance인듯 하다. 뭐, 정확히 말하면 Sex와 Romance 사이 어드메쯤이라고 해야겠지만. 하여간 이 섹시한 Funk음악을 들으면 요즘의 내 신념과 딱 닮아있어서 너무 흥겹다. 이런저런 일들에 치여서 몸이 너무 피곤하지만 놀 땐 죽을만큼 힘들어도 끝까지 밤새 놀아야 후회가 없다는 신념. 

 신나게 흔들고 나면 네번째 트랙 부드러운 R&B Ballad, Gotta Broken Heart Again으로 넘어간다. 많은 R&B와 Neo Soul뮤지션들이 영향받거나 존경하는 뮤지션으로 Prince를 많이 꼽는데, 사실 프린스의 전성기는 록적인 요소와 많이 맞닿아 있어서 처음 Prince의 노래들을 접하고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반응들이었다. 그런데, 프린스 앨범마다 멜로디가 예쁜 Ballad트랙들은 거의 다 삽입되어 있다. 이 노래도 고개를 끄덕일만한 예쁜 Soul트랙. 나의 친 누나는 내가 맨날 프린스, 프린스, 노래를 부르면서 추천해줘도 이런 발라드 트랙들만 좋아한다. 흥.


Dirty Mind

When You Were Mine

Do It All Night

Gotta Broken Heart Again



 내가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상당히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이 앨범이 LP로 출시된 앨범이라는 점이다. LP는 앨범의 절반이 다 플레이 되고 나서 뒤집어서 반대편을 들어야한다. CD처럼 처음부터 쭉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한번 멈춰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트랙을 네개씩 두 개의 면으로 나눠서 생각하니, 이제서야 트랙 배치가 눈에 확 들어왔다. 앨범의 전면은 비교적 무난한 가사와 멜로디들로 무장되어있다. 어느정도 대중성을 고려한 듯한 인상이다. 그에 반해 B면은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들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정치적 이상향이나, 폭발적인 야함(?)을 제대로 분출한다. 

 B면의 첫곡은 Uptown인데, 신나는 Funk + Dance Jam으로 프린스의 이상향을 설명하고 있다. White, Black, Puerto Rican/Everybody just a-freakin 과 같이. 아, 아시안은 없네. 차별하나. 하여간, 인종, 성별, 나이와 관계 없이 모두다 똑같은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린스가 백인의 중산층 동네에서 자라난 흑인이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수긍할만한, 게다가 그런 배경을 가지고 있기에 더 설득력있고 공감할만한 가사다. 30분중에 5분 32초라는 가장 긴 런닝타임을 할애한 이 노래의 방향성은 이 다음 앨범인 'Controversy'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노래는 쉬지 않고 Head로 이어지는데, 폭발적인 야함은 바로 여기다. 기타를 연습하던 부원 한명이 드러워서 못해먹겠다며 뛰쳐나갔다는 일화도 있으니 말 다했지. Head라는 단어를 귀엽게 계속해서 반복하는 이 노래의 주제는 구강성교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노래만큼은 프린스식 초창기 생날 Funk의 절정이라고 생각한다. 보컬부터 악기 수, 악기 소리까지 상당히 경량화 시켰고, 덕분에 아주 날카롭고 독특한 그루브감에다가 변태적인 섹시함까지 제대로 갖췄으니 이게 진짜 프린스다.

 그리고 이어지는 트랙도 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는데, 이번엔 근친상간을 이야기 하고 있는 Sister인데, 1분 30초 밖에 안되는 짧은 Rock & Roll트랙이다. 무슨 노래가 인터루드도 아니고 1분 30초 밖에 안된단 말인가. 근데 이거 미친듯이 신난다. 신나다가 절정에서 끝나버린다. 신나는 리듬에 가사도 강렬한데다가 짧아서 더 임팩트 있는 트랙.

 마지막 곡은 Party up이다. 제목스럽게 노래도 무작정 흥겹다. 밤새 먹고 놀고 즐기자라는 의미로 생각하면서 노래를 들었는데, 듣다 보니, "We don't wanna fight no more!"라고 주장하는 반전이 담긴 노래다. 사람들은 짧고 허무한 인생을 보상받으려고 더 큰 명예욕을 얻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조금이라도 이름이 더 남기를 기대하는지도 모르겠고. 프린스는 그들에게 놀기에도 짧은 생이라고 말한다. Party up! 나도 격하게 공감한다. 싸울시간에 놀자.


Uptown

Head

Sister

Party up





꼭, 언젠가 이 앨범을 다시 찾아볼 일이 있길 바라면서..
 이 앨범은 Prince라는 이름을 대중들에게 알린 앨범이기는 했으나, 빌보드 차트 성적은 45위 정도였다. 본격적으로 폭발하기 시작한 것은 5집인 "1999"에서 였고. 그래도 Electro Funk의 대안격으로써, 또, Funk와 Alternatve Rock의 교량역할을 했던 시발점으로써, 또 Funk를 메인스트림으로 올려 놓았다는 점에서 이 앨범은 많은 평론가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나처럼 이렇게 그를 거슬러 올라가 즐기고 있는 사람들도 생겨났고. 프린스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낯설고 불친절한 앨범일 수도 있겠다. 허나 그는 아직까지 매년 앨범을 발매하는, 창작의 화수분같은 사람이다. 혹시라도 그의 음악을 듣고 그가 좋아졌을 때, 다시 한 번 이 앨범을 찾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럼 프린스 만세 삼창을 하며 리뷰를 마무리 하도록 하겠다. 다같이~ 프린스 만쉐! 만쉐! 만쉐이!!!!!!!!


이 사람, 가슴털이 자랑이다. 드러내 놓지 않은 사진이 없어. 드럽지만 드럽게 좋아합니다!!






※ 이 글은 2011년 9월에 쓴 글을 약간 수정(도 거의 안했음;;)한 글입니다. 드럽게 길어서 읽기 짜증나게 생겼네요. 누가 썼는지.

 


 국내 발매 되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프린스가 본인의 웹사이트에서 독자적으로 판매했던 씨디 세장짜리 음반 Lotusflow3r/MPL Sound에 들어가 있는 노래. CD1 Lotusflow3r는 마치 80년대의 퍼플레인 앨범을 연상케하는 Funk-Rock쪽이고 Cd2 MPL Sound는 일렉트릭 Funk넘버들 위주로 채워져있다. 세번째 씨디는 프린스가 프로듀싱한 여자 뮤지션 끼워팔기였고. 세번째 씨디는 몇번 듣다가 말았음 ㅎㅎ

MPL Sound 표지.



 오늘 링크할 노래는 MPL Sound에 수록된 Chocolate Box인데, 사운드에서 묘하게 릭 제임스가 생각난다. 왜 그, 엠씨 해머가 U Can't Touch This에다가 샘플링한 그 음원 주인공. 릭제임스를 닮은 사운드와 멜로디에 프린스의 착착 감기는 노랫말이 절로 흥겨운 노래다. 사실 세장짜리 이 음반은 아주 잘 된 음반은 아닌데, 프린스 팬에게는 양으로 보나 과거를 재현했다는 점으로 보나 참 뿌듯하고 즐거운 앨범이다. 특히 개인적으로 두번째 씨디 MPL Sound는 흥미롭게 들었다. 특히 신나는 Dance 4 Me나 발라드 트랙 U're Gonna C ME 같은 노래들.


Prince - Chocolate Box (Feat. Q-Tip)



 주변에서 프린스를 알고 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오랜만에 복귀했던 신작 Musicology를 통해서였던 사람도 있었고, 아주 오래전 명반속의 명품 발라드송 Purple Rain을 통해 알고 있던 사람도 있었다. 이 곡도 역시 프린스의 대표곡들중 하나인데, 이 곡을 통해서 프린스를 알게 되는 경우는 드물어도 프린스를 알고 난 후에는 꼭 좋아하게 되는 노래중에 하나다. 원곡은 아주 심플한 전자음들과 단순한 멜로디가 반복되는 전형적인 프린스식 일렉트릭 펑크(Funk)인데, 단순하기 때문에 프린스의 팔세토 창법이 더욱 더 섹시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가벼운 Funk리듬과 섹시한 목소리가 간질간질 긁어주는 기분이다.

Kiss가 들어간 OST 앨범 Parade 앨범커버. 프린스의 OST앨범은 다들 잘 된 편이다.



 오늘 링크될 영상은 프린스의 라이브영상인데, 라이브인 만큼 원곡보다 더욱 풍성하고 Funky한 사운드로 무장했다. 원곡의 섹시함, 간질간질함은 조금 떨어졌지만 같이 몸을 흔들수 있는 멋진 라이브용 편곡으로 탈바꿈했다. 신난다!!





이건 원곡.
 
 사실 이 리뷰는 Soulized의 오매남님이 먼저 하시고, 다 같이 써서 비교해보면 재밌겠다고 하여 나온 기획 포스팅인데, 잠시 흐지부지 되는동안 아리님이 선공, 그리고 난데없이 필자의 이름을 대는 바람에 바통을 이어받게 되었다. 아리님이 워낙 잘 써주셨기 때문에 부담은 되지만, 좋아하는 뮤지션들을 떠올리는 과정도 즐거웠고, 같은 이니셜로 시작하는 뮤지션들을 놓고 누구를 쓸까하고 고민하는 과정도 이상형 월드컵이라도 하는 양 즐거웠다. 괴롭지만 흥미로운?? 가끔 빡치기도 하고..ㅎㅎ 몇몇 이니셜은 좀 많이 괴로웠다. 특히 D하고 L, M.... 아무도 섭섭해하는 사람 없는데, 이 사람을 뽑으면 다른 사람들이 섭섭해할까봐 괜한 걱정을 하기도 했다. (너 따위의 존재 조차도 몰라. 프린스 집에사는 바퀴벌레 만도 못한 녀석.) 여러 뮤지션들을 놓고 고를 때 우선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내가 즐겨 듣는 음악들에 조금 더 큰 영향을 준 뮤지션이 누구였느냐 하는 것. 실제로 요즘 더 좋아하는 뮤지션보다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되었던 징검다리 뮤지션들을 뽑은 경우가 많았다. A to Z이다 보니 해외 뮤지션중에서 골랐다. 아, 잡소리 안궁금한거 안다. 아무튼 바로 시작!



※ 아 씨... 이러려던게 아닌데 너무 길어졌다. 아, 빡쳐. 쓰기 시작한건 지난달 말인데 내가 쓰면서도 지루해서 진도가 나가지를 않았다. 읽는 분들은 얼마나 지루할까.. 시작부터 잘못됐다. 별로 재미 없으니 대충 속독 발췌독 하세요.ㅎㅎ 나라면 그냥 가수 이름만 보고 넘길듯.


 

 

 

못생겨도 좋다 난


A: Amy Winehouse
앨범 리뷰는 써본적 없지만 계속 언급은 되는것 같다. 워낙 영향력 있고, 화제가 되던 인물이었으니까. 예전에 그녀에 관한 수 많은 일화들을 듣고, 또 그녀의 음악을 들었을 때는 그저 참 독특하구나, 괴짜같구나 하는 생각만 했었는데, 죽고나니 모든 것이 한 편의 영화처럼 드라마틱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미는 본인의 외모를 매우 싫어했다고 한다. 실제로 영상을 봐도 미인도 아니고, 쭉쭉빵빵도 아니고, 퇴폐적인데, 난 좋다. 퇴폐적인거 좋아하니까. 그녀의 두번째 앨범 Back To Black. 아. 이 앨범은 굳이 긴 말 하고 싶지 않다. 자꾸 울컥해서. 이 앨범을 듣는 것이 뮤지션 에이미가 아니라 인간 에이미 그 자체를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B: Billie Holiday
유난히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들이 많이 보이던 이니셜이었다. 특히 피아노 치는 뮤지션들.. 그래도 나한테 가장 큰 인상으로 남아있는 뮤지션은 빌리 할리데이다. 사실 들은걸로 따지면 빌 에반스, 브레드 멜다우 같은 뮤지션들의 음악을 더 많이 들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빌리 할리데이가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일 것이다. 어릴 적, 아빠 서재에서 빵빵한 사운드로 나오던 빌리 할리데이의 음성.(아마도 Lady In Satin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은 어디다가 처분해버려서 남아있지 않다.) 초등학생이었지만 그냥 헐... 할 수 밖에 없던 목소리였다. 그녀의 기구한 운명은 또 말로다가 다 할 수 가 없다. 초장부터 왜 자꾸 이런 뮤지션들만 꼽게 되는건지. 그녀의 목소리, 아니 그녀의 삶은 Blues 그 자체다.

C: Craig David
 이번엔 분위기를 바꿔서 나의 C는 Craig David. 특히 그의 1집과 2집은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나왔는데, Musiq Soulchild와 더불어 유난히 고3때 많이 들었던 앨범이었다. 힘든 시기를 함께 보낸 만큼의 애정이 쌓여있다. 그의 1집 Born To Do It이야 별다른 설명이 필요할까. 버릴 노래 한 곡 없는 최고의 앨범이다. 많은 클럽가를 2steps열풍으로 이끈 앨범. 목소리는 차분하고 달콤한데, 음악은 마이너하면서도 신난다. 한가지 느낌으로 형용하기 힘든 음악들. 더 밝아진 2집도 물론 좋았고. 현재도 나쁘지 않다. 물론 1집 스타일이 그리운 것도 사실이지만.


내한 한번 합시다! 형들!!


D: Daft Punk
 이 리뷰를 쓰려고 이니셜마다 좋아하는 뮤지션들을 쭉 나열하다가 놀란 점은 내가 생각보다 일렉트로닉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 사실 D는 꼽기 너무 어려웠다. Django Reinhardt는 정말 손 꼽을 정도로 좋아하는 재즈 뮤지션이고, 네오소울 끝판왕 D'Angelo도 있었기에. 그래도 내 선택은 Daft Punk. 마냥 흑덕이던 내가 일렉트로닉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순전히 Daft Punk덕이었다. Daft Punk를 만나기 전에 일렉트로닉은 단지 나에게 소음이었을 뿐. 게다가 D로 시작하는 뮤지션들을 나열했을 때 유난히 일렉트로니카 뮤지션들이 많았던 것도 내가 대펑을 꼽은 한 요인이다. 이제는 모르는 사람들이 몇 없을 정도로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아주 유명한 대펑. 스피디한 전개가 돋보이는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에서 오오?했었고, Technologic의 미니멀함에 반했다가 One More Time에서 절정을 맛보았다. 요즘엔 잘 찾아듣진 않지만 어쨌든 이들이 아니었다면 난 아직도 그냥 존나 속까지 새까만 흑덕이었을것.




E: Edith Piaf
 에디뜨 피아프를 처음 접한게 2006년쯤인 것으로 기억한다. 미국에 빌리 할리데이라면 유럽엔 에디뜨 피아프라며, 거창한 소개를 듣고 잔뜩 기대하며 들었는데, 이게 왠일? 짙은 흑인의 블루지한 감정은 눈꼽만큼도 안보이고, 창법은 무슨 아줌마의 찬송가 소리 같았다. 이것도 재즈야?? 참고 들어봤지만, 영 적응이 안되서 접어버렸었다. 지금이야 흑인들의 감성과는 또 다른 맛이 있는 유럽식 재즈(이게 무슨 장르도 아니고 마구 뭉뚱그린 말인데 그냥 딱히 대체할 말이 없어서..)에도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고 있지만 당시에는 전혀 적응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는 블루지한 감성은 아니지만 또 다른 깊은 맛이 있다. 들을 수록 고급스럽다. 에디뜨 피아프 덕에 한동안 이 쪽 음악을 많이 찾아들었었다. 찬송가라고 해서 죄송요.


제발 내한 한번만 더 ㅠㅠㅠ


F: Franz Ferdinand
 몇년전만 해도 내가 록을 듣는 경우는 전설적인 록의 명반을 그저 '체험'을 해보는 것 정도 밖에 없었다. 록에 쥐꼬리 만큼도 관심없던 그 당시에도 내가 신기하게도 좋아했던 프란츠 퍼디난드. 헤비한 록은 싫지만 가볍게 뛰어 놀고 춤출 수 있는 음악은 좋다. 헤비하지 않은 록 사운드에 덧입혀진 전자음과 간간히 섞여있는 디스코리듬. 내가 지금까지 생각하던 록과는 확실하게 차별되는 점들이 있었다. 덕분에 조금씩 록이라는 장르에도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물론 아직도 조금은 차별한다. 그것은 여기 나와있는 리스트들로 봐도 충분히 확인 가능하다.) 물론 그들이 이런 음악을 만들게 된 것이 나같은 청년들을 춤추게 하기 위함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난 충분히 즐겼다. 퇴폐적이고 장난끼 넘치는 섹시함이 흘러넘치는 묘한 매력의 밴드.

G: Gotan Project
 Gotan Project의 Gotan이 Tango를 재배열 한 단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이야기다. 정통 Tango를 일렉트로닉과의 교합을 통해 새로운 방법으로 제시한 이들의 음악스타일로 봤을 때, 무릎을 탁 칠만한 절묘한 작명이었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이 '진짜' 탱고음악보다 일렉트릭 탱고라는 변종장르를 먼저 접했을 것이다. 그게 쉽고 귀에 잘 들어오니까. 물론 나도 그랬다. 일렉트릭 탱고가 진짜는 아니었지만 그 자체로도 탱고의 매력적인 선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물론 덕분에 찾아듣게 된 Astor Piazolla의 음악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열정들이 펼쳐지기는 했지만. 사실 '진짜' Tango는 그리 만만하지 않더라. 여하간, 그들이 계속해서 제시하는 일렉트릭 탱고는 앨범마다 새롭고도 놀라운 매력들로 가득차 있다. 

H: Henri Salvador
 Jardin D'hiver(겨울의 정원)를 처음 들었을 때, Yves Montand의 Les Feuilles Mortes(고엽)를 들었을 때의 감동이 생각났다. 계절을 나타낸다는 점에서도 그렇고, 부드러운 프랑스어 발음 때문에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앙리 살바도르는 프랑스어 고유의 발음과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음악과,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듯하다. 앙리 살바도르의 음악을 들을 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아늑하게 눈 내리는 창 밖 풍경이 잘 보이는 곳에 의자 하나면 충분하다.

I: Incognito
 수 많은 애시드 재즈 뮤지션이 있지만 역시나 그 중의 제일은 Incognito가 아닐까.(개인적으로는 애시드 재즈보다는 Jazz-Funk라고 이름 붙이는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건 Funk에 대한 개인적인 애착에서 나온게.. 음.. 맞는것 같다.) 벌써 데뷔 한지 3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국내에서는 자미로콰이가 먼저고, 인코그니토가 뒷전인 것은 아쉬운 점이었다. 부드러운 재즈의 음색과 댄서블한 펑크의 그루브, 마치 바람에 넘실대는 실크 스카프 같은 음악.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전성기의 시작이었던 90년대 초반의 앨범들과 2004년에 나온 Adventures In Black Sunshine, 2005년에 나온 Eleven을 좋아한다. 




J: Joao Gilberto
J를 꼽는 것도 역시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으나 가장 와닿은건 Joao Gilberto였다. 사실 보사노바를 그를 통해서 접한건 아니었고 이것저것 듣다보니 자연스럽게 닿게 된 곳이 조앙 질베르투와 A. C. Jobim을 비롯한 1세대 뮤지션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조앙 질베르투는 이 전에 만난 많은 보사노바 뮤지션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더더욱 음악에 집중하게 된다고 해야하나. 그의 음악은 야외에서 움직이며 듣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방구석에 조용히 처박혀서 헤드폰끼고 방바닥을 긁으면서 쭈구리처럼 들어야 제 맛인 앨범이다. 그가 처음 보사노바라는 장르를 만들었을 때 처럼... 쭈구린채로 숨을 멈추고 집중하다가 음악이 끝나면 크게 한 숨 내쉬며 감탄하게 된다. 물론 노래가 찌질한 건 아닌데, 그만큼 더 음악에 집중하게하는 쫄깃한 무언가가 있는 음악이다. 좋아.

K: Kanye West
칸예는 천재니까. 2000년대에 나온 뮤지션들중에서 이 만한 천재 또 없다고 생각한다. 2004년에는 힙합에 대한 애정이 서서히 사그라들던 시기였는데, 그래도 예상치못한 국내힙합의 호황과 더불어 두 장의 앨범은 정말 열심히 들었다. 하나는 뒤에서 얘기할 아웃캐스트의 앨범이고 다른 하나는 칸예 웨스트의 데뷔 앨범 The College Dropout. 최근에 발매된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정도면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하는데, 왠지 쪼금 더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제임스 머피.. LCD Soundsystem 앨범 이제 끝이라고 말하지 말아줄래....


L: LCD Soundsystem
레니 크라비츠와 로린힐을 제치고 LCD Soundsystem을 고른 걸 보니, 난 생각보다 제임스 머피를 좋아했나보다. 3집으로 끝난 그의 이 프로젝트가 너무나 아쉬울 따름. 하지만 세 앨범다 진짜 굉장한 앨범이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중의 많은 수가 한가지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음악을 하고 있는데, LCD Soundsystem역시 마찬가지. 댄스 펑크니포스트 펑크니 디스코 락이니, 뭐 일렉트로닉도 아니고 펑크도 록도 아니고 장르로 규정하긴 애매하지만 음악자체의 정체성은 분명하다. 화려하고 다양하고 개성넘치고 독특하지만, 감각있게 잘 정돈된 뮤직 꼴라쥬! 다양하지만 일관성이 있어. 산전 수전 다 겪고난 제임스 머피의 독특한 캐릭터도 물론 좋아하고.



이 빙구자식, 웃지만 말고 새 앨범 내놔 이 샛기야 ㅜㅜ


M: Maxwell
M은 소울의 대부, 팝의 황제, 재즈의 거성, 그리고 내 필명까지 모여있지만, 앨범도 낸다고 했다가 안내고 버티고 있는 애증의 Maxwell이 내 베스트! 벌써 푹 빠져서 좋아한지도 10년이 넘었으니까.. 사실 그를 처음알게 된 것은 3집 Now가 발매되고 그 앨범을 들으면서였는데, Lifetime과 Now, This Woman's Work를 들으면서 좋아하다가 이전 앨범들을 찾아듣고 이건 뭐.. 힙덕이던 나에겐 신세계였다. 아무튼 그는 징하다 싶을정도의 장인정신을 가졌다. 아마 오늘도 누가봐도 잘 구어진것 같은 도자기를 깨트리고 있을꺼야. 아 새 앨범좀 듣게 해줘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왜 낸다고 했다가 내질 않는 거야.

N: Nas
내 나이 또래의 힙합 키즈들중에 Jay-z를 안 좋아하는 사람은 봤지만 Nas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못봤다. 뭐, 있다면 할 수 없고. 1집 Illmatics는 아직도 가끔 생각나서 꺼내듣곤 하는 앨범. 중학교때 힙합 커뮤니티에서 이거 해석된거 보면서 히야...하고 입벌리며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냥 Respect.




O: Outkast
연달아서 힙합 뮤지션이네. Outkast도 중학교때부터 좋아하던 듀오다. 당시 난 동부힙합을 사랑했고, 이들은 조금 특이해서 눈여겨 보던 수준이었는데, 날이 갈수록 좋아지는 것이다!! 천재이고, 괴짜이다. 둘 모두. 물론 안드레3000쪽이 쪼금 더 또라이지만. Stankonia, Aquminai, 등 앨범 제목부터 괴상하다. 근데 좋아. 앨범 하나하나 버릴 것 없이 나름의 정체성을 가진 앨범들이다. 그 결정체는 역시 Speakerboxxxxxx/The Love Below! 지금은 The Roots와 더불어 가장 사랑하는 힙합 뮤지션이다. 솔로 내지말고 이제 Outkast의 앨범을 보여줘....


세상의 Only One, Prince!


P: Prince
보자마자 P부터 결정했다. 원래 팬이긴 하지만 요즘 듣는 음악의 절반이 프린스 음악. 근데 아직도 못들어본 곡이 많아. 사실 들었던 곡도 까먹는 경우가 대다수. 이 아저씬 노래가 너무 많아....... 그냥 닥치고 완전 팬이다. 사랑해요.

Q: Queen
프레디 머큐리의 음성을 듣고 반하지 않는 자가 있을까. 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못봤다. 말했지만 락덕은 아닌지라 베스트 앨범들과 라이브 앨범들만 주로 들었다. 라이딩 할때 Bicycle Race 들으면 좋더라.



The Roots는 내는 앨범마다 명반이야.. 대단한 팀이다.


R: The Roots
지금은 R에서 라파엘 싸딕과 우열을 가리기가 매우 힘들지만, 한 때 The Roots는 내 Favorite One이었다. 뭘 꺼내 들어도 실망시키는 법이 없고, 신보가 나올 때마다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음악들을 들고 나온다. 밴드 형태의 힙합 그룹이라는 독특한 포맷으로 이렇게 오래도록 많은 사랑을 받기는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처음에는 힙덕들의 필청음반인 Things Fall Apart를 끼고 살면서 좋아하게 됐는데, 덕분에 성향이 조금 달라진 Phrenology를 처음에 듣고는 애정이 훅- 식었었다. 지금은 그 앨범 손에 꼽을 만큼 좋아한다. 뭐, 취향은 변하기 마련이니까. 곧 신보가 나온다더라. 데뷔한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중년그룹의 실험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러니 내가 안 좋아해?



천재는 박명, 그리고 또라이인듯. Sly Stone 얘기다.


S: Sly And The Family Stone
 쓰다보니까, 난 참 특이한 괴짜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너무 평범해서 그런듯. 괴짜 리스트에 Sly Stone을 뺄 수는 없지. 사실 난 Funk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프린스를 좋아했던 건데, 지금 수 많은 Funk음악을 즐기고 Funk 뮤지션들을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였다. 베스트 앨범 하나 들으면서 시작했다가, 전 앨범을 찾아 듣고, 이 밴드의 베이시스트였던 래리 그래험을 알게 되고, Graham Central Station의 앨범을 찾아 듣고, 그러다 메이시오 파커, 부치 콜린스, 그리고 펑크 대마왕 조지 클린턴을 비롯해 한 시대를 풍미한 많은 Funk 밴드들.. 70년대 Funk가 대세다. 지금의 나한텐. 아무튼 그 시작은 슬라이 스톤.
 


이 아저씬 사진만 봐도 소롬돋아.


T: Tom Waits
 탐 웨이츠를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2년전 쯤에 Jockey Full OF Bourbon의 라이브 영상을 듣고 그의 으르렁 거리는 개 목소리에 반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짧은 순간에 이런 강렬한 애착을 보인 뮤지션도 몇 없다. 이 아자씨의 노래 중에서 국내에서 유명한 곡들은 비교적 차분하고 팝 적이고, 톡특하고 시적인 가사가 들어간 음악들인데, 난 불편한 음악들이 좋다. 목소리는 더 혼탁하고, 음악도 혼탁하고, 어두운 밤거리에 위스키와 자욱한 담배연기 가득한 캬바레와 잘 어울릴 음악. 정돈되지 않고 뒤죽박죽 섞인 멜로디 라인이 보이는 음악이 좋다. 자꾸 취향은 산으로만 간다...... 하아...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반은 Bone Machine과 Swordfishtrombones, 그리고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Time이 수록된 Rain Dogs와 Blue Valentine도 좋아한다.

U: Usher
 요즘이야 , 니요나 저스틴 비버가 어반 시장을 쓸고 있지만 10년전엔 어셔가 왕이었다. 진짜 어마어마했지. 춤 엄청 잘추고 노래는 그냥그냥 하던 꼬맹이 어셔에서 제법 보컬리스트로써의 역량도 보이기 시작하던 3집 8701과 4집 Confession은 진짜 어반 알앤비 쪽에서는 손에 꼽을 명반이다.(라고 생각한다. 매우.) 이 때쯤 빌보드 넘버 원 히트 싱글들을 줄줄이 발매했다. 친구들과 노래방에서 U Remind Me와 U Got It Bad를 호기롭게 불렀던 시절이 생각난다. 생각만으로도 오그라든 손이 펴지질 않는다. 아무튼 지금은 한물 가버린 퇴물 취급 받지만 나한텐 어반 왕 맞다. 여전히.

V: Vampire Weekend
콜럼비아 대학 출신의 재원들이다. 어쨌든 장르는 마이너 성향의 인디 락인데, 성향이 상당히 특이하다. Afro Beat이나 바로크 팝을 흡수했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게 잘 조화시켰다. 크로스오버-락 장르라고 봐도 무방하고. 바로 이 점이 날 매료시켰다. 뉴욕출신의 엘리트들이 주조해내는 아프로 리듬위에 얹혀있는 유럽풍의 현악 편곡. 이제 겨우 두개의 앨범을 발매했을 뿐이지만 두 앨범다 사랑스럽다. 



저 White/Red의 배색감과 냉소적인 표정이 난 좋다.


W: White Stripes
 화이트 스트라입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록 밴드다. 기타와 드럼 둘로 구성된 미니멀함. 한 때 결혼한 사이었던 이력과 여자가 드럼이고 남자가 기타를 치는 독특한 밴드 구성. 두 사람의 행동이나 냉소적인 표정을 보고 더 끌렸다. 차갑고 도시적인 매력남녀들 ㅎㅎ 아무튼 음악은 변화무쌍하다. 록의 정수를 새롭게 구현했다던데 그런거 까진 잘 모르겠고. 처음 알게 된 것은 Seven Nation Army를 들으면서 였다. 당연히 베이스라고 생각했던 음은 기타였고, 그 기타와 드럼만으로 주조해낸 음악이 그렇게 매력적일 수가 없었다. White Blood Cells와 Elephant도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앨범은 Icky Thump. 노래마다 다양한 매력들을 소유하고 있다. 처음 이 앨범을 들었을 때, 한 곡 한 곡 들을 때마다 정말로 다양하고 독특한 색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기타와 드럼이라는 단촐한 구성의 단점을 다양한 아이디어와 시도로 극복해내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왜 해체한거니......

X: The XX
X는 일단 아는 뮤지션도 셋 뿐이었다. 나름 꼽기 어려웠다. 여기 쓰인 다른 뮤지션들에 비해 개인적인 선호도가 약간은 떨어지는 사람들이라. The XX는 덥스텝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다가 알게 된 영국의 인디 팝 밴드인데, 2009년에 겨우 앨범 하나를 발매했을 뿐이다. 어쨌거나 첫 앨범 XX는 나름 잘 만들어진 앨범이었다. 포스트 펑크와 댄스 팝, 덥스텝, 소울이 혼재된 음악적 정체성도 독특했고, 매우 팝적인듯 하면서도 마이너한 감각이 맘에 들었다. 인상적인 데뷔 앨범이라 다음 앨범이 나온다면 아마도 꼭 찾아 듣지 않을까 싶다.

Y: Yma Sumac
 여기에 쓰여진 뮤지션들 중에서 가장 안알려진 뮤지션이 아닐까 싶은데.. 페루의 국민적 여가수다. 알게 된 경위는 어디선가 봤던 나윤선씨의 인터뷰중에, 그녀의 음악과 닮았다고 주변에서 이야기를 했다는 기사를 통해서였다. 5옥타브를 넘나드는 음역대가 인상적이었고, 쉽게 잘 꽂히지 않는 불편한 음악을 하고 있었다. 제 3세계 음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처음 들을 때는 상당히 불편하다. 잠 안오던 어느날 밤에 누워서 그녀의 앨범 Mombo를 들으면서 설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그 날 갑자기 훅- 하고 빠져버린 뮤지션이다. 월드 뮤직을 즐겨듣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약간의 인내가 필요할지도 모름. 

Z: Zaz
 예전에 음악노트에 리뷰도 한 번 쓴적 있는데, 에디뜨 피아프를 닮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다. 음악적 성향도 닮은 구석이 있지만, 특유의 목소리와 여러곳을 방황하고 방랑하는 자유로움, 집시성향까지 많이 닮아 있다. 여러가지 성향의 음악 밴드들을 거친 이력 때문인지 다양한 음악들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그 밑바닥 정서에는 집시 특유의 흥겹지만 애수섞인 감성이 깔려있다. 흥겨울때는 누구보다 신나지만, 우울할땐 세상 누구보다 외롭다. 에디뜨 피아프의 그림자가 보여서 더 좋았던 뮤지션. 




 여하간 나름 내가 어떤 취향인지 알게 된 것 같아서 뿌듯하기도 하다. 장르는 잡식이지만 록은 비교적 덜 좋아함. 하나의 장르를 제대로 깊게 파는 장인 뮤지션도 좋아하지만, 여러장르들을 뒤 섞어서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자신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뮤지션을 더 좋아함. 그리고 괴짜성향을 가진 뮤지션들이 다수. 



※ 몇 달 전에 음악노트에 썼던 리뷰를 옮겨왔다. 당시에도 쓰면서 징그럽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봐도 징글징글하다. 뭘 이리 쓸데없이 길기만 한지. 그래도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자꾸 여기에 쓰지 않은 뮤지션들이 걸려서 ㅋㅋㅋ 난 모두다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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