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자라섬에서 열렸던 R&B 페스티벌이 이번엔 홍성에서 열렸다. 작년에 이 페스티벌이 생겼을 때는 혹시 R&B 음악을 위주로 하는 페스티벌인가 하고 혹했는데, 알고보니 그냥 이름만 알앤비.... 어쨌거나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만 다녀오기로 했다. 가격대비 라인업이 괜찮기도 했고.



 첫 날도 가고 싶었지만 금요일이라 시간이 안됐고, 둘째날, 플럭서스 뮤직의 멤버들이 나오는 날로 예매했다. 이승열, 어반자카파, 클래지콰이, 프롬 디 에어포트 등.. 2만원짜리 치고는 충분히 화려하다.


아래는 소감.


1. 사람이 많지 않았다. 먹고 즐기고 여유롭게 보는 페스티벌이라니... 주최측은 사람이 많아야 흥하고 좋겠지만, 참여하는 사람으로서는 이 정도 인원이 여유롭게 즐기는 페스티벌이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앞자리를 차지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모두 다 좋은 자리..


2. 음식을 파는 부스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 제일 불만이었던 것은 맥주를 파는 부스가 하나였다는 것... 왜 그랬을까.. 맥주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었다. 한가지 더 불만이 있다면 페스티벌 캐릭터가 너무 비호감....


3. 이승열느님 나와서 노래 하시는데 반응이 참 없다... 싸이키델릭하고 블루지한 음악이 현장과 잘 안어울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승열옹인데...ㅜㅜ  다음 차례가 어반자카파였는데 반응이 너무 비교되더라. 여자친구가 아주 좋아하는 어반자카파의 공연도 괜찮았는데, 보컬인 조현아씨는 노래를 참 잘하더라. 푼수끼가 매우 다분하기도 했고. 술 한잔 걸치고 올라간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될 정도로 ㅋㅋㅋㅋ


4. 한참을 먹고 마시면서 공연을 보다가 이 날의 하이라이트인 클래지콰이 등장. 클래지콰이는 돗자리에 앉아서 보던 관객들을 기어코 일으켜 세웠는데, 아아.. 이날 진짜 사람들 잘 놀더라. 호응 쩔 ㅋㅋㅋ 사람들이 너무 앉아만 봐서 좀이 쑤셨나.. 한번에 터짐 ㅋㅋ 클래지콰이의 히트곡들을 클럽풍 노래로 편곡해서 관객들을 뛰게 만들었는데, 으아.. 재밌었다. 이 날 진짜 재밌다고 느꼈던 점이 있었는데, 캠핑과 바베큐가 페스티벌의 포인트다보니 확실히 가족단위 관객이 많았다. 클래지콰이 공연을 한참 즐기다가 주변을 돌아보니 4-50대 아줌마 아저씨들도 함께 소리지르고 뛰고 있었다. 2-30대가 주 연령층인 페스티벌과 공연장만 다니다가 보니까 진짜 낯설으면서도 진짜 페스티벌 답다고 느꼈다. 


5. 일렉트로 록 씬의 새 기대주 프롬 디 에어포트를 못보고 집에 돌아와야 했던 것은 좀 아쉽긴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아 망하면 어쩌나 걱정도 되면서, 이 정도 규모의 페스티벌이 각 지역에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우리나라 음악씬은 너무 특정지역에 몰려있어...



도착하니 안녕바다의 공연이 진행중이었다.


페스티벌에 빠질 수 없는 술. 배가 고프지 않아서 안주는 간단하게.


해질녘 풍경과 음악이 잘 어울렸다. 태풍이 지나간 직후라 날씨도 선선했고.


클래지콰이 등장.





 올 여름 즐긴 유일한 페스티벌이 될 것 같은데..라고 하기엔 하루 밖에 안갔지만. 어쨌거나 진짜 재밌고 알차게 즐기다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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