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h!

아티스트
글렌체크
타이틀곡
Pacific
발매
2013.11.19
앨범듣기





 Glen Check를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Two Door Cinema Club이 떠오른다. 음악적 스타일이 닮았다는건 아니고, 젊음에서 뿜어져 나오는 키치한 느낌이랄까.. 둘 모두 재기, 패기 이런 단어들하고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앨범도 그렇고 이전 앨범들도 그렇고 엄청 좋아했던건 아니다. 첫 EP때 우연히 듣게 되었고, 해외에서나 들려올 법한 음악들을 어린친구들이 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특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건 1집 때도 마찬가지였고, 지난번에 냈던 EP '클리셰'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음악적으로는 '국내에서 아직 미개척 분야'를 독보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 이상의 어떤 것을 느끼긴 힘들었는데, 딱히 외국의 어떤 그룹들과 차별화 될 만한 점도, 그리고 그들 이상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던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뭐, 이건 칵스도 마찬가지였고..

 그래도 뭐랄까.. 칵스때도 그랬지만, 잘나가고 '힙'한 많은 뮤지션들과 동등하게 걸어나간다는 느낌은 분명히 받을 수 있었다. 이런 류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국내엔 이런 뮤지션들이 있다면서 당당히 소개할 수 있을만하다. 장르를 개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르의 '흐름'을 잘 타고 가고 있다.


 프렌치 일렉트로닉을 표방했던 EP 클리셰를 들으면서 사실은 중간에 거쳐가는 '장난끼 넘치는 습작' 정도로 생각했다. 해보고 싶은 음악들을 해본다는 의미로.. 그런데 이번 정규 앨범도 전작의 노선을 어느정도 이어가고 있다. 댓글들 보니 Daft Punk나 Justice 따라했다 vs 늬들이 일렉트로닉을 아냐, 일렉트로닉이 대펑이랑 저스티스만 있는줄 아냐, 뭐 이런 의견들이 달리고 있는데, 사실 비슷하긴 하지뭐.. 본인들도 인정할텐데 그건;; 오마쥬가 느껴지는 노래들이 많았다. 특히 2CD의 첫곡 Young Generation은 Justice의 D.A.N.C.E + Daft Punk의 Oh Yeah(마이클잭슨의 노래 삘나는 것도 저스티스랑 비슷하고 ㅎㅎ), 두번째 곡 I've Got This Feeling같은 노래도 흑인 음악의 느낌을 차용해서 그런지 대펑 냄새가 나더라. 마지막곡 Jordan도 저스티스 혹은 세바스티앙 뭐 이런 느낌 좀 나고 ㅋㅋ뭐 2CD의 다른 곡들도 대펑이나 저스티스의 노래중에 언뜻언뜻 스쳐가는 곡들이 있더라.  


 그래, 사실 맞다. 프렌치 일렉트로닉이 뭐 대펑이랑 저스티스만 있는 것도 아니고,  세바스티앙, 브릭밧, 우즈 드 라켓 뭐 비슷하다고 말하다보면 다 비슷하지뭐.. 그 대표가 저스티스랑 대펑인데다가, 곳곳에 오마쥬들도 느껴지니 다들 그렇게 얘기하는 거겠지.. 나쁜건 절대 아니고, 그냥 듣다보면 대펑노래가 듣고 싶어진다는게 함정......




 두번째 씨디만 얘기했는데, 첫씨디는 밴드 셋으로, 1집에서 추구하던 노선과 비슷한 앨범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드러머가 빠지면서 리얼 드럼의 맛이 좀 사라졌다는게 아쉽긴 하다. 음악은 여전히 키치하고 젊음이 끓어넘치는데, 생동감이 좀 떨어진달까.. 밴드 셋인데 밴드느낌이 살짝 빠진 느낌이라 아쉽긴하다. 음악은 대충 피닉스, 패션 핏 느낌...(아니 뭐 감상평은 안쓰고 닮은 뮤지션만 늘어놓고 있어....) Pacific이나 Summer Hearts 같은 청량감 있고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시즌이 아쉽다고 생각했다. 여름에 나왔으면 딱 좋을만한 노래들인데.. 


 사실 굳이 2씨디로 나눠서 정규앨범으로 내야했나 하는 기분도 들긴 한다. 미니앨범 두장 들은 기분이라서 ㅋㅋ 1집이 그들의 굳은 심지를 느낄 수 있는 음악이었다면 2집은 훨씬 더 버라이어티해졌다. 지난 앨범보다 철없는 '20대'에 더 풍덩 빠져있는 느낌. 그리고 잘 어울린다. 그리고 역시나 국내에서 만큼은 다른 이들과 차별화 되었다는 점도 맘에 들고. 팬덤이 더 늘어날 것 같은 예감..  연말에 또 단독공연 하던데.. 문득 오지도 않은 대펑 기다리면서 손가락 빠는 것 보다 이들 공연가서 즐기는게 훨씬 더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한건 이런 음악은 집에서 앨범 혼자 듣는 것 보다, 키만한 스피커에서 빠바방 쏟아져나는 라이브를 헐벗은 처자들과 함께 뒤섞여 소리지르면서 듣는게 백배 더 좋으니까 ㅎㅎ


+ 베이스먼트 레지스탕스를 통해 이번에도 영상, 패션, 프로모션 이런 것들을 앨범과 동시에 진행하던데.. 언제봐도 멋지고 부러운 친구들이다.









 


 



Cliché

아티스트
글렌체크
타이틀곡
Leather
발매
2012.09.28
앨범듣기






 발매된지 3개월이나 지난 앨범을(게다가 연말결산에는 포함도 안시켰으면서..) 이제와 리뷰 한다는게 새삼 웃기긴한데, 리뷰라기 보다는 잡담에 가까운 글이라고 생각해주면 훨씬 편하겠다. 신스팝/록 계열의 음악에 관심을 가진지는 이제 겨우 만 4년쯤 되었을까 싶은데.. 워낙 재작년부터 국내에도 이 쪽 계열 음악들이 흥하고 좋은 반응들을 얻어서 왠지 흐뭇했던 기억이 있다. 글렌체크라는 그룹도 60's cardin으로 알게되었는데 국내 밴드인지 다시 한번 찾아봤을 정도로 우리나라 밴드의 음악같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칵스의 일렉트로 개러지나 이디오테잎의 강렬한 일렉트로 록과는 또 구별되는 독보적인(적어도 국내에서는) 아이덴티티를 가져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기대감에 대한 결과는 GMF에서 슬쩍 엿보았고 정규 1집 앨범을 통해서 확실하게 정립했다. 다만 국내 대중과 평단의 일방적인 호의와 지지는 조금 의아했다. 분명 아직 국내에서는 미개척 분야인 음악이라는 점에서 플러스 점수를 받아야 하는 건 알겠지만.... 이디오테잎은 분명 국제적 경쟁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데 이 팀은 잘 모르겠다.


 아무튼 3개월 전에 이들의 EP인 'Cliche'가 발매되었다. 여러 음악들의 클리셰를 글렌 체크만의 색으로 변형하고 뒤틀어서 어쩌고저쩌고 자세한 설명은 어느 음악싸이트에서도 찾을 수 있는 말이니 생략하고. 앨범을 처음 플레이하면서 받았던 느낌은 음.... 헐 얘네?? 욕심만큼 똘똘하고 기특한 녀석들ㅋㅋㅋㅋ 내가 형이니 이런 표현은 이해해주시길.... 일단 1집이 기존에 EP에서 보여주던 음악과 궤를 크게 달리 하지 않는다면 이 앨범의 변화는 누구나 확연히 알아볼 수 있을정도로 뚜렷했다. 몽환적이고 멜로디컬하면서도 신나는 신스록 음악에서 강하고 명료한 신디사이저를 펑키하게 들이대서 댄스본능을 강하게 유발하는 음악들로 바뀌었다. 컷-앤-페이스트 방식을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도 그렇고, 추출한 샘플들을 장난스럽게 변형한 것도 그렇고, 디스코나 펑크음악이 떠오르게 편곡한 것도 그렇고, 이건 뭐 완전히 Ed Banger레코드(저스티스, 세바스티앙, 어피등등이 소속된)에서 나온 음반 같다.


 물론, 앨범은 Ed Banger 레코드st라는 점, 그리고 급격한 변화인데도 그냥 욕심만 많은 어린 친구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 이외에 이 앨범에 엄지손가락은 못 세우겠다. 신나고 여전히 좋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딱 거기까지... 


 앨범이 엄청 좋은것도 아니었는데 이 리뷰를 굳이 쓰기 시작한 이유는 이 친구들이 만든 The Basement Resistance(이하 TBR)는 때문이다. 프로듀싱부터 비쥬얼 디렉팅, 퍼포먼스, 스타일링까지 함께하는 젊은 창작집단(?)인데 음반 기획부터 공연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모든 활동을 기획하는 집단이다. 우리나라가 음반시장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긴 하지만 공연시장은 꽤 많이 활성화 되었다.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그들의 음악과 성향을 잘 알고 음반기획부터 함께한 사람들과 만드는 공연은 좋은 공연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예술혼이 넘쳐나는 젊은 영혼들이 아니던가. 실제로 작년에 있었던 단독공연이나 GGK등에서도 꽤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연말 카운트 다운 행사를 무려 올림픽홀에서 단독으로 진행하였다. 인디밴드가, 페스티벌도 아니고 단독으로, 그것도 올림픽홀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이 말이다. 3시간 동안 진행된 이 공연에서 TBR과 함께 그들의 음악을 비쥬얼아트와 퍼포먼스를 곁들인 공연을 보여주었고 반응도 상당히 좋았던 모양이다. 멋지다. 그리고 쪼금 부럽다. 짜식들. 지하에서 지지고 볶고 하면서 좋은 음반, 또 좋은 공연 계속 보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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