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360에서 진행하는 인문예술콘서트-오늘에 다녀왔다. 차우진 평론가가 진행하고 MC메타가 강연자로 나왔다. 주제는 한국적 힙합의 언어와 운율. 한국적 힙합이라는 말은 좀 거부감이 있지만 한국적 힙합이라기보다는 우리말로 만들어진 힙합음악에서 나타나는 운율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는 시간이었다. 힙합은 화성, 멜로디, 리듬 중에서 오로지 리듬을 가지고 만들어진 음악이고, 그 리듬을 만들어내는것은 반복되는 비트와 그 위에 읊조려(?)지는 가사 밖에는 없다. 따라서 미국에서 유행하던 힙합음악을 우리나라로 들여오는데는 우리의 언어를 이용해 라임을 만들고 리듬감을 만들어내는 일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강연은 한국 힙합의 1세대인 가리온의 메타가 한국말로 랩을 만들어온 과정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사실 한국말랩을 발전시켜온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랩도 다 다뤄야 제대로 이야기가 될법한 주제지만.. 메타 혼자서 걸어온 길만 돌아봐도 두시간 강연이 부족했다.
 우리나라 힙합이 걸어온 길을 시작부터 봐온 사람으로써(쩌는 힙부심 ㅇㅇ) 대충 아는 내용이었지만 메타 주변에 있던 힙덕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예를 들면 하이텔 검은소리의 탄생과정과 첫 오프모임, 그리고 주석, JU, 성천 등 1세대 이야기 등 ㅋㅋ 특히 한자성어를 드럽게 많이썼던 엠씨 성천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벌쓰 하나를 썼을때, 가로 세로가 퍼즐처럼 말이 되는 가사를 쓰고 싶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글자 하나하나에 한 벌쓰 분량의 메세지를 쑤셔넣고 싶었다는 이야기등 ㅋㅋ 어렵게 가사 쓴다고 욕 많이 먹던 성천 다운 발상이었다.
 메타의 가사가 가지고 있던 특징들도 몰랐던 부분까지 즐겁게 듣다왔다. 수미쌍관이나 끝말잇기처럼 이어진 가사들, 그리고 김경주 시인, 평론가 김봉현씨랑 함께하는 프로젝트 포에틱 저스티스나 역시 김봉현씨랑 같이 만들어가고 있는 모두의 마이크 이야기..까지. 랩이 가진 운율이야 뭐 그냥 알던 내용이 많았지만 메타형이 가지고 있는 힙합에 대한 철학과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가사를 쓰기 위해 시를 쓰고, 노트 반권 분량의 에세이를 쓰기도 하고, 즉흥적인 가사를 쓰기도 하면서 힙합이 획일화 되는 것을 끊임없이 경계하는 모습. 진짜 멋있다고 느꼈다.


 인문예술콘서트는 남궁연, 신관웅, 그리고 또 누구더라.. 뮤지컬 감독인데.. 아무튼 그렇게 이어진다더라. 시간이 허락되면 계속 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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