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호러영화 매니아다. 특히 호러영화는 함께 보면 공포감이 반감되기 때문에 절대로 영화관에서 보지 않고, 집에서 혼자 헤드폰쓰고 불끄고 본다. 그런 분위기라면 적당히 중간 이상의 공포영화도 제법 찌릿함을 느껴가며 감상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피튀기고 온 몸이 난자되는 슬래셔, 고어 물은 별로 좋아하지 않은 편이고, 외국 공포영화보다 한국 공포영화에 더 몰입되는 편이다. 


 호러영화를 볼 수록 느껴지는게 뭐냐면, 처음엔 갑툭튀하는 귀신이나 강렬한 소음이 무서웠는데, 점점 현실 밀착형 공포영화가 훨씬 무섭다는 거다. 흔히들, 스스로를 가장 공포에 몰아 넣는것이 '상상력'이라고 한다. 감수성이나 상상력이 풍부할 수록, 미스터리한 이야기에 더욱 쉽게 몰입된다고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상상력이 아주 풍부한 편은 아니다. 미스터리나 미신을 별로 믿지 않는 경향탓인듯 하다. 그렇다면, 공포영화가 공포스럽기 위해서는, 내가 공감할 수 있을만큼 현실과 가깝거나, 미스터리한 세계를 아주 디테일하고 치밀하게 묘사, 연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미스터리라도 뜬금없어서는 안되고, 충분한 공감과 내러티브가 필요하다는 말.





 이 영화는 현실 밀착형은 아니고 미스터리 스릴러+호러 정도의 영화다. 어디서 이 씨리즈가 꽤나 무섭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벼르고 있다가 어제 봤는데, 이건 뭐.... 일단 첫째, 연기가 엉망이다. 조연들의 연기는 어설프기 짝이 없고, 스토리의 대부분을 끌고 가는 박은혜의 연기도 조금 모자란 느낌이다. 정신병동에서의 연기는 제법 잘 소화했지만, 전반적으로 호러의 분위기를 잘 살리진 못했다. 둘째로 연출이 더 엉망이다. 공포영화의 경우 클리쉐를 완전히 피해갈 수 없다. 다만 적당한 클리쉐와, 예상가능한 지점에서의 의외의 연출이 섞여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클리쉐 뿐. 유치하고 오글거려서 몰입이 되지를 않았다. 불도 끄고 헤드폰도 썼지만 안되는건 안됨. 마지막으로 시나리오가 병맛이다. 처음부터 '이건 이런영화야 앞으론 이렇게 전개될 영화고.'라고 홍보하고 들어간다. 흔한 소재에, 내러티브도 빈약해. "연쇄살인에 이유있는거 봤냐" 그래서 "미스터리 공포물에 이유있는거 봤냐" 뭐, 이렇게 묻고 있는거???? 무슨이유로? 왜? 왜 거기서 그렇게 전개되는건데? 이 물음들은 대답안해줄꺼냐? 공감없는 공포는 껍데기 뿐이다. 





 딱 한가지 그나마 좋았던 것은 결론. 스포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상깊은 대사 : 

손종범(선배) : 저 여자가 말하는건 진실이야. 하지만 사실은 아니지.

김재만(기자) : 요즘 믿을게 어딨어요. 논문도 표절하는 세상에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론 : 클리셰 범벅의 전통적 공포영화의 공식에 충실한 영화가 '굳이' 보고 싶다면.. 보세요.





'영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벤져스(2012)  (2) 2012.05.07
그대의 이름은 순정마초. Buffalo '66  (2) 2012.04.29
청춘그루브  (1) 2012.04.09
오싹한 연애  (2) 2012.04.04
강풀 26년 영화화 크라우드 펀딩.  (0) 2012.03.27


 초자연적인 현상을 소재로 둔 영화들, 꽤 있다. 반전영화의 대표격으로 뽑히는 식스센스의 M.나이트 샤말란 감독 같은 경우는 그런 소재를 즐겨 사용하기도 하고. 이 영화의 반전은 제법 근사했다. 아니, 근사하진 않았는데, 어쨌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긴 했다. 생각지도 못한 이유는.. 혹시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밑에다가 따로 적어야 겠다. 개인적으로 한동안 반전영화들만 엄청나게 찾아봤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순간 확 질려버렸는데 그 이유가, 반전에 강한 임팩트를 주기 위해 구성이나 내용을 지나치게 굳어버리게 하기 때문이었다. 내러티브가 엉망이거나, 혹은 전개부분은 적당히 스릴러나 공포에서 잘 쓰일법한 클리셰들로 범벅을 해 놓던가. 이 영화도 그렇다. 중간에 꺼버리고 싶을 정도로 엉성하고 뻔한 전개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과 장면들. 대체 왜 이 장면이 들어가야 하는지 이해가 안가는 장면들.(반전을 이해 못해서가 아니라 정말 공포분위기 조성 이외에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장면들..) 이제는 더 이상 반전만을 위해 달려가는 영화는 매력이 없다. 2005년도 영화라는 것을 감안하고서라도 말이지. 그 때 쯤이 한참 반전영화 찾아보던 때였으니, 그 때 봤으면 좋아했었을지도 모르겠다.









※ 아래의 내용은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으니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스킵해주시길 바랍니다.









 사실 누군가에게는 뻔한 반전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것이, 힌트는 충분히 주어졌다. 고민고민 했다면 알 수 있던 힌트였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반전은 내 몸이 거부한것 같았다. 솔직히, 주술을 통해 몸과 몸이 바뀐다는 설정은 전설의 영화 '체인지'도 아니고, 이게 무슨 만화도 아니고. 아무리 초현실적인 상황을 가정했다고 해도 너무 현실과 동떨어졌다. 거부를 했건 어쨌건 그래도 반전을 알고 앞부분 내용들의 퍼즐이 짜맞춰지는 기분은 좋긴 했는데, 한편으로는 헛웃음나고 허탈하고 그렇더라. 결론은 그렇다 쳐도 전개가 좋았다면 정말 재밌게 봤을 텐데, 솔직히 전개부분에서 그 정도 연출은 스릴러 영화 광팬이라면 누구나 짜깁기해서 만들겠더라...라면 오버겠지? 아무튼 그만큼 별로였음. 가끔 불신지옥과 같은 한국 공포영화에서 기막힌 공포감을 맛볼때가 있는데, 그건 다 우리 현실과 가깝기 때문인것 같다. 결론은 우리나라 공포영화 화이팅!! 불신지옥 같은 영화 일년에 한편씩만 만들어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