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이다. 2CD의 방대한 분량으로 마음을 달래주었지만, 2년 이상의 공백기간을 가진적이 없던 천재 프린스느님의 족적을 보아온 나에게 4년이란 시간은 무진장 긴 시간이었다. 선공개 싱글들이 펑키하거나 소울풀해서 오 이번음반은 좀 내 스타일인가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Art Official Age>는 예상 그대로 Funky하고 소울풀한 음반으로 발매되었다. 록 음악을 하는 프린스를 좋아하지 않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히 Funk 뮤지션 프린스를 더 사랑한다. 

 일단 오랜기간 앙숙관계로 분쟁을 하던 워너브라더스와 계약을 하는 파격적인(?) 행보 덕분에 홍보도 순조로웠고, 앙숙한테 돈주기 싫어서 리마스터링 안하기로 유명하던 그가 처음으로 퍼플레인 리마스터링버젼을 발매하기로 했단다. 그리고 오랜만에 국내에도 앨범이 정식발매된다. 한국에서 프린스 팬질은 참 눈물겹다.. 이제 투어만 남았다. 내가 밖에 못나가겠으니 프린스를 불러오라!!



믿쑵니다!!



 일단 프린스가 45년동안 가사상태에 있다가 깨어나 미래세계에서 신문물에 눈이 번쩍 뜨이는 이야기를 담은 컨셉앨범이란다. 왠지 좀 자넬모네가 생각나는데, 자넬모네는 여자 프린스니까 그렇다 치고.. 뭐 게다가 미래이야기를 하는 프린스가 처음은 아니니까. 음악은 앞서도 이야기 한대로 펑키하거나 소울풀하거나. 초기 프린스 스타일의 Funk부터 현대적인 팝까지 모두를 버무려 소화시켰다. 컨셉도, 음악도 정말 프린스스럽다.(=만족스럽다.) 첫 곡부터 대풩식의 기타 리프와 신디사이저를 이용한 펑키-싸이키델릭-일렉트로니카(?) 'Art Official Cage'를 보여준다. 두 번째 곡 'Clouds'는 선공개곡이었는데, 아.. 이 노래 스타일이 내가 가장 먼저 반했던 프린스의 Funk음악이다. 프린스 특유의 드럼, 스무스한 신스와 펑키한 베이스, 게다가 미래적인 삐로롱소리는 뽀나스. 2004년 발매된 <Musicology>에서 들었어도 어색하지 않을 음악. 리앤 라 하바스의 피쳐링은 덤. 잘 어울린다. 4번째 곡 'The Gold Standard'에서는 좀 더 노골적으로 프린스의 과거로 돌아간다. 초창기 프린스 스타일의 펑크가 그대로 녹아있다. 구닥다리 스타일이지만 프린스덕후인 나에게는 선물같은 곡이다. 한창 정력적일때 만들고 부르던 노래를 지금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U Know'-'Breakfast Can Wait'-'This Could Be Us'로 이어지는 앨범의 중반부는 템포도 죽이고 사람도 뜨겁게 녹여 죽이고 있다. 특히 섹시한 베이비메이킹 러브송 'Breakfast Can Wait'은 예전에 공개되자마자 좋아했던 아기자기한 노래고, 이어지는 'This Could Be Us'는 여전히 녹슬지 않은(사실 아주 약간은 녹슨) 프린스의 가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슬로우잼이다. 흐어.. 녹아내린다. 진짜 좋다.


 후반부 트랙들은 딱히 눈에 띄는 곡이 없었는데, 선공개 때부터 푹 빠져버린 'Funk n Roll'이 버티고 있다. 헤비하고 노이지한 초반부 기타 사운드를 지나면 의외로 갑자기 엄청 미니멀해진다. 미니멀한 펑크는 한 때 프린스의 상징이기도 했는데, (과거의 미니멀함과는 전혀 다르면서도)여전히 이렇게 미니멀하면서도 멋진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니!! 듣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반부는 드럼과 효과음, 코러스 뿐이다. 후반부에 록킹하게 반전하는 것도 좋았고. 록킹한 버젼으로 <PlectrumElectrum>에도 수록되어 있는데, 그것도 그 나름대로 좋다. 다만 나는 이 버젼이 더 좋을 뿐.



머..멋진 기타 솔로다.



 언급하지 않은 것들 중에도 'Breakdown', 'Time'도 꽤 괜찮게 들었다. 특히 'Breakdown'은 프린스 본인이 맘에 들어 한 만큼 나도 좋았다. 해질녘 들으면 감성 +5. 결과적으로 나에겐 버릴곡이 없는 음반.. 듣자마자 맘에 들었고, 요즘 달고 살지만 들어도 들어도 계속 좋은 음반이다. 개인적으로 2000년대 이후 프린스의 완성형은 <3121>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음반은 장르를 넘나 들면서도 단단하게 밸런스가 잡혀있다. 이 음반은 그렇진 않다. 앨범으로 따진다면 <3121>보다는 별로지만 프린스의 어떤 한 단면을 좀 더 깊이 바라볼 수 있는 음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난 그 부분이 정말 맘에 들었고. 괜찮게 들었던 로터스플라워/MPL사운드보다도 좋았음.


 문제는 <PlectrumElectrum>인데.. 내가 록하는 프린스보다 펑크하는 프린스를 좋아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는데, 이 음반은 왠지 좀 남는게 없다. 3rd eye girl이 부르는 노래는 왠지 프린스 노래랑 잘 안어울리는 기분이고, 'Pretzelbodylogic', 'Anotherlove'를 비롯해 몇몇 곡을 제외한다면 생각보다 큰 감흥없이 들었다. 


 이러나저러나 두 앨범다 나는 좋다. <Art Official Age> 서너번 들을 때 <PlectrumElectrum>한 번 듣는 정도이긴 하지만 ㅋㅋ 


 

 이렇게 R&B 음반이 많이 나와도 되나 싶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말이다. 한국형 R&B라는 요상한 장르로 탈바꿈하여 발라드 음악에 화려한 꺾기 신공을 장착한 음악이 대세였던 때는 있지만, 그때도 진짜 본토 쀨 나는 R&B음악을 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있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비주류였고. 그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렇게 숨어지내던 R&B 뮤지션들이 재조명받고 차트 순위에 올라있는 것을 보니 흑덕으로서 감개무량하다. 


 얼마전에 ize에서 강명석 편집장이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아이돌 음악에 스며들어 있는 힙합 문화에 대한 글이었다. 바람직하게도 우리는 아이돌에게도 음악적으로 어떤 캐릭터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힙합을 비롯한 흑인 음악이 그 속에 적절히 융화되어 있다. 블락비나 방탄소년단의 언더 출신 래퍼들, 빅뱅의 GD와 태양을 말할 것도 없고, JYP, SM 출신 아이돌에게서도 그런 느낌을 감지할 수 있는 음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스스로 작사 작곡을 하는 아이돌도 그렇지만, 진보나 디즈, 태완 같은 R&B뮤지션들은 꾸준히 그들에게 곡을 제공해 왔다. 이번에 발매된 태민의 앨범에서도 디즈느님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지.


강명석님의 글 : http://www.ize.co.kr/articleView.html?no=2014090102367212994&aType=i1106&page=1



태민 - ACE   디즈가 작곡, 편곡에 참여한 슬로우잼 스타일의 노래. 잘 빠졌다. 다시 한번 묻지만 디즈느님 새 앨범 안내요?ㅜㅜ


어쨌거나 지금 우리나라에서 흑인음악을 만들고 부르는 사람이 활동하기에 참 좋은 시류가 형성되어 있다. 덕분에 음지(?)에서 프로듀싱만하며 지내던 많은 R&B뮤지션들이 양지로 올라왔다. 올 여름에 나온 음반들만 한 번 정리해보자.




1. 크러쉬 - <Crush On You>





 크러쉬는 예전에 자이언티 1집 리뷰쓰면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다. "뻔한 멜로디"에서 피쳐링으로 참여했는데, 자이언티의 리듬감과 비교하면서 살짝 디스아닌 디스를 하게 되었는데, 사실 리듬감 자체만 놓고 보면 워낙 자이언티가 독특해서 그렇지 크러쉬의 리듬감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건 좀 구차한 변명이고 ㅋㅋㅋㅋ 어쨌거나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앨범을 들었는데, 와.. 크러쉬 미안 ㅋㅋㅋㅋㅋㅋ 전곡을 프로듀싱했는데, 흑인 음악이 생활인양 너무 자연스럽다. 음악, 보컬, 여러 장르들 가리지 않고 자연스러워. 


 일단 너무 많이 이야기가 나왔지만 얘기 안할 수 없는 곡이 자이언티가 피쳐링한 "Hey Baby"인데, 목소리를 겹겹히 쌓아 만든 도입부 보컬부터 찌릿하더니 타격감(?) 넘치는 드럼비트 나오자마자 눈물 질질 ㅜㅜㅜ '뿡칭땅뿡칭뿡땅칭'하는 비트박스가 매우 거슬리긴 하는데(비트와 베이스 음을 같이 낼 때는 베이스 음이 드럼비트의 입모양을 따라가지 않는게 중요한데.. 이건 베이스 음이 비트마다 다 다르니..... 예전에 비트박스 했던거 생색내는 중이다.), 4분 정도 되는 런닝타임이 엄청 짧게 느껴질 정도로 꽉 차 있다. 이 노랜 한 동안 들을 때마다 감동이었음. 흑인 음악을 오랫동안 좋아했던 사람은 나처럼 질질 짜진 않더라도 향수 좀 느끼지 않았을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듀서 진보가 참여하여 특유의 사운드를 마음 껏 펼쳐주신 "Friday야", 랩, 노래, 분위기 모두다 끈적끈적하게 한 데 잘 뭉쳐있는 슬로우잼 "Give it to me" , 다펑식의 기타 백킹마저 잘 활용한 "아름다운 그대" 등, 노래들이 전반적으로 다 준수하다. 아, 타이틀인 "Hug Me"에서 개코의 랩도 굉장히 인상적이고. 최근에 들었던 그 어떤 두 글자 플로우(?)보다도 더 잘만들어진 랩이라고 느꼈다. 다만 크러쉬의 보컬이 액센트나 목소리나 박자타는게 자이언티와 많이 닮아진 것 같아 아쉽긴 하다. "A Little Bit"듣고 자이언티가 피쳐링 했는 줄 알았어.. 프로듀싱에 비해서 보컬은 약간 설익은 모습도 간혹 보이고, 백화점식 구성이라 앨범으로 듣는 재미가 좀 떨어진 다는 점도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어쨌든 첫 앨범이 이 정도면 매우 준수하지. 지나치게 기대이상이었음 ㅋㅋㅋ





2. 태양 - Rise





 태양 1집은 진짜 좋았는데.. 전군이 만들었던 노래들은 진짜 좋았고, 앨범 프로듀싱이 테디로 수렴되었기 때문인지 앨범 자체로도 탄탄하다고 생각했다. 2집은 기대치에는 조금 못미친다. 클럽튠의 노래들도, 발라드풍의 노래들도 아쉬움이 좀 남는다. 타이틀곡인 "눈, 코, 입"은 확실히 대중의 구미를 당기는 것에는 성공했고, 나도 많이 들었다. 멜로디 라인이 좋아서, 들으면 누구나 흥얼거릴 정도로 각인이 잘 된다. 리메이크 프로젝트로 홍보한 것도 굉장히 영리했고,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음원 차트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좀, 코, 입"이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다. 대중적인 흥행코드를 많이 따른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피아노로 심플하게 태양의 목소리만 부각시킨것도 좋았다. 근데 뭐가 문제여.......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아쉬움 ㅋㅋㅋ 너무 노말해. 흑인 음악에 참 잘 어울리는 보컬, 리듬감 때문에 갖고 있는 기대감을 저버린 좀 무난한 스타일이라 그런 것 같다. 상반신을 드러낸 뮤비도 디 앤젤로의 "Untitled"뮤비를 생각나게 하는데, 노래도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ㅜㅜ


 타이틀 곡에서 느낀 아쉬움은 앨범 전체의 아쉬움과도 비슷하다. "새벽 한시", "링가 링가"등 클럽튠의 노래들도 나쁘지 않고, "Love You To Death"도 괜찮은데, 좀 태양만이 가지고 있던 정체성이 대중적인 앨범을 만들려는 욕심과 맞물리면서 많이 흐릿해진 것 같다. 지난 앨범은 빅뱅, 그리고 여타 가수들의 음반과 다른 색깔을 찾을 수 있었는데, 물 탄 맥주마냥 밋밋해졌다. 다시 말해 '탈아이돌급의 흑인음악을 할 수 있는' 뮤지션으로서의 태양은 이 앨범에서 찾기 힘들어.. YG라는 거대한 회사에 속해있고, 회사가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는 방향의 프로듀싱을 한다고는 하지만, 어쨌거나 그들도 벌어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런 의미에서 태양의 이번 앨범은 굉장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 개인적인 음악적 만족도와는 별개로 보컬도 지난 앨범에 비해서 일취월장한 것 같고. 그리고 성공했으니까 솔로 3집도 또 나올 수 있는 것 아니겠어?





3. 40 - Canvas





 40는 2011년에 첫 EP인 <Got Faith>를 만들면서 데뷔한 R&B뮤지션이다. Chill하기 좋은 사운드와 자극적이지 않은 멜로디가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40의 목소리와 보컬은 남다른면이 있었다. 우리나라 사람 답지 않은 질감은 분명히 있는데, 흑인의 목소리와는 또 많이 다르다. 화려하지 않아도 호소력있고, 굉장히 안정적으로 노래들과 잘 어우러졌다. "Zodiac", "Faith"는 안들어 봤다면 한 번 들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넋"도 괜찮고.


 이번에 나온 EP <Canvas>도 역시 지난 EP와 그 궤를 같이 한다. 타이틀곡인 "Black"은 스윙스가 피쳐링으로 참여한 버젼과 노래만 담긴 버젼으로 나뉘어져있는데, 둘 다 좋다. 개인적으로는 랩 없는게 더 좋다. 치고 나가지 않고 가라앉는 듯한 후렴구도 그렇지만 가사가 주는 명확한 이미지도 인상적이다. 마치 뭐랄까.. 흑백화면에 하이힐과 장미만 빨간색으로 도드라진 1900년대 중반 뉴욕st의 이미짘ㅋㅋㅋㅋ 섬세하게 속삭이는 "예뻐"도 몇번을 돌려 들었다. 아니 난 남잔데 왜?!ㅋㅋㅋ


 전작들보다 확실히 대중적인 멜로디가 많아졌다는 것은 장점이자 나에겐 단점인데, 어쨌거나 트랜드를 쫓지 않고 40만의 음악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것은 박수 열두번쯤 쳐주고 싶다. 일렉트로 사운드는 자제하고, 피아노를 앞세워서 비교적 심플하게 편곡했지만, 굉장히 섬세하게 작업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음악에서 뿐 아니라, 보컬에서도. 짧기는 하지만 이 앨범이 하나의 앨범이다라고 느낄 수 있을 만한 통일감, 그리고 포티의 음악이다라고 정체성을 드러낸 음반 같아서 좋다. 장인정신이 있어.





4. 라디 - <Soundz>





 원래 좀 말랑말랑하고 지나치게 속삭이는 것 같은 음악이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사실 라디는 첫인상부터 별로 안 좋았다. 헐. 니깟게 뭐라고 좋고 나쁘고를 따져 ㅋㅋㅋㅋ 스타덤 소속으로 데뷔하던 때에 처음 알게 되었던 Ra.D는 그의 이름에서 Ra가 Real Artist의 약자였다. 근데 철없던 어린시절 쓸데없는 힙부심과 음악부심을 가진 나로서는 신인 뮤지션이 저런 이름을 달고 나온것이 굉장히 불쾌하고 용납하기 힘들었었나보다. 병신같앜ㅋㅋㅋㅋ Ra앞에 Wanna be라는 말이 붙어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건 좀 많이 시간이 지난 뒤였다. <Realcollabo>가 나오던 시절에 잠깐 좋아하기도 했지만, 역시 내 스타일은 아니라며 좀 잊고 지냈다. 그리고 6년이 지나 세번째 앨범이 발매되었다. 진짜 오랜만.


 사실 이번 3집 앨범도 굉장히 늦게 들었다. 바쁘기도 했지만 땡기는 아티스트가 아니었던지라. 근데 한 번 정주행하고나서 생각이 싹 바뀜 ㅋㅋㅋㅋ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사운드 소스들도 그대로 활용하면서 앨범의 통일성 뿐 아니라 라디라는 아티스트가 가진 음악적 색의 통일성을 얻어냈다. 세련된 어반 사운드를 기반으로 때로는 펑키(Funky)하고 때로는 부드러운 노래들을 들려준다. 노래의 구성도, 트랙들의 배치도 적절하다. 트랜디 하지도 않고, 몰개성하지도 않으면서 한 우물을 깊게 파고 있는, 진짜 아티스트의 냄새가 나더라. 이 쯤 되니까 내가 싫어하던 그의 속삭이는 보컬마저도 개성으로 느껴짐 ㅋㅋㅋㅋㅋ


 인트로격인 1분 38초짜리 "봐줘"를 지나 두 번째 트랙인 "For Me"쯤 오니까 이미 반했음 ㅋㅋㅋㅋ 초창기 Joe가 생각나는 사운드와 멜로디 -심지어 후렴구의 목소리 마저 닮아있다고 생각했다.-는 10여년전 어반 R&B의 향수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가사도 진짜 적절하게 잘 어울렸고. 아프리카 리듬이나 우쿨렐레 같은 악기들도 곡과 잘 어울리게 적절하게 배치했다. "Hawaii"의 여유로움과 "아직도"와 같은 발라드 트랙도 앨범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발라드 트랙들은 지금까지 라디를 좋아하던 대중들을 충족시켜줄만한 노래들이다. 다만 UMC, 킵루츠, 현상이라는 추억속 이름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은 좀... 올디함이 그대로 남아있는 목소리와 랩은 아무리 1세대여도 듣고 있기 힘들더라. 촌스러운게 컨셉이라고 해도 좀 심했다.





5. 태완 - <As I Am>





 태완이 새 앨범을 내다니!!!! EP이긴 하지만 태완이 새 앨범을 내다니.. 이 앨범을 들으면서 진짜 R&B가 대세이긴 하구나 라고 느꼈다. 태완 a.k.a. C-Luv는 오래된 흑덕에게는 참 반가운 이름이다. 오래전부터 많은 래퍼들의 노래에 피쳐링을 해왔고, 프로듀서로서도 오래전부터 완전히 자리를 잡았었으니까. 첫 앨범은 찾아보니 2006년이었더라. 그리고 8년만에 나온 새앨범이다. 와.. 이렇게 오래된(?) 국내 R&B장인들이 우루루 몰려나오니 내가 안 기쁠 수 있나...ㅜㅜ 형님들 어찌 참았어 그동안...ㅋㅋㅋ


 태완의 새 앨범은 앞서 이야기 한 그 어떤 앨범보다도 트랜디하다. 사실 태완이라는 뮤지션이 해온 음악은 트랜디한 R&B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본토 R&B가 가진 느낌을 잘 살리면서도 정도를 잘 지켜왔다고 해야할까.. 소수취향에 빠지지도 않았고 -물론 여기서 말하는 소수취향은 우리나라 기준이다.- 그렇다고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지나치게 팝적인 노래를 해오지도 않았다. 이 앨범도 마찬가지인데, 인트로격인(그리고 인트로에만 머무르기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이 되는) "Luv Melodies"를 지나면 새로운 출사표를 던지는 "History"가 나온다. 매끈하게 다듬어진 어반 사운드, 착착 감기는 가사, 무엇보다 자기가 잘하는 스타일을 잘 아는 것 같다. 트렌디한 이 노래에는 같은 브랜뉴뮤직 소속인 산이가 피쳐링을 했는데, 트랜디한 노래 아니랄까봐 산이의 랩도 굉장히 트랜디한(?) 스타일의 랩이다. 아니 근데 아무리 트랜디한 노래라지만 이렇게 노골적으로 랩을 만들어도 되나...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Body Work". 이유는 섹시하니까. 가사는 섹시하고, 보컬은 섬세하고, 멜로디라인은 유려하다. EP라서 트랙수도 많지 않지만 노래들이 대부분 3분대로 짧은편이라 런닝타임이 좀 많이 짧게 느껴지는게 아쉽지만, 뽐내거나 과시하는 것 없이 정도를 잘 지킨 앨범이다. 지금까지 그가 꾸준히 보여줬듯이. 그리고 덕분에 우리나라 R&B 씬이 더 풍요로워진 것 같은 기분이라 흑덕으로 마냥 감사합니다ㅜㅜ






 뭐 요즘엔 앨범에 열대여섯곡씩 빽빽하게 채워서 내는 음반이 없다보니, EP로 나오거나, 열트랙 안팎의 정규앨범이 나오는게 이상할 것 하나 없는 일이지만, 그냥 내가 목말라서 아쉽긴 하다. 그래도 뭔가 선택지가 많아서 행복한 여름이었음. 1년에 한 두장 나와도 이상할 것 없는 음반들이 두 달 새에 이렇게 많이 나왔으니까. 그것도 이렇게 멋진 음반들로. 무엇보다 R&B 앨범에서 뽕끼들이 사라졌잖아?? 예전엔 해외 R&B와 국내 R&B는 다른 장르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젠 국내 R&B도 그냥 R&B야. 그들 부럽지 않은(은 좀 오바스럽지만) 사운드에 가사는 우리말이야. 이보다 좋을 순 없지. 아, 그리고 같은 흑덕인 사촌동생이 R&B여신 보니님의 공연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봤다던데, 얼굴이 완전 아이돌 뺨치게 예뻐지셨다고....ㅜㅜㅜ 보니님 이제 다시 활동을 시작해봅시다!!!! 물 들어올때 노 저어야죠!!!!

 

 

 페북에 여친이랑 찍은 사진을 올리고 나니 '세월은 못속여라♬♬'라는 재기발랄한 댓글이 달렸다. 20대 초중반까지 나름 동안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요즘은 부쩍 '너도 나이를 먹는구나'라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재기발랄한 댓글을 단 주인공은 내가 대학교 1학년때 과외를 했던 학생이었는데, 페북메세지로 나에게 '저 올해 결혼해요'라고 하더라. 헐. 여러모로 시간이 많이 흘렀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부쩍 흰머리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젊어보이긴 글렀으니 좀 더 멋지게 늙는 법을 고민해야겠다.


망함.


 뭐 늙어가는 걸 하소연 하려고 이 글을 시작한건 아니고(게다가 난 아직 청춘이라고 굳게 믿고 있음. 결혼도 안했는데 뭘.) 요즘 나오는 나이 좀 먹으신 중견 흑누나들의 음반들이 정말 좋아서 개소리로 이 글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흑누나들은 분명, 내가 중고딩시절에 데뷔하셨거나, 한참 큰 인기를 끌던, 굉장히 트랜디한 분들이었는데, 어느새 십여년이 흘러 꽤 많은 커리어를 쌓은 중견가수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 누나들만 나이를 먹어가는게 아니지......ㅜㅜ

 

 아무튼 원래 앨범별로 따로따로 앨범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그렇게 쓰다가는 하나도 제대로 못쓸 것 같아서 멋진 흑누나들 앨범을 뭉뚱그려 하나로 소개하려고 한다. 30대의 어마무시한 우먼빠워(는 레디시 빼고...)를 ㅋㅋㅋ 첫 스타트는 작년 연말 결산을 쓸 때 쯤 예고도 없이 등장해주신 비욘세누나의 앨범 <Beyonce>




 욘세누나의 앨범이야 다들 들어보지 않았음?? 퍼렐이나 더 드림, 팀버랜드처럼 트랜디한 알앤비 음악들을 막 쏟아내는 프로듀서는 물론이고, 저스틴 팀버레이크, 미겔, 후랭크오션, 드레이크 등 힙스터들의 우상들, 심지어 체어리프트의 보컬 폴라첵도 참여했다. 앨범에 참여한 사람들 면면만 봐도 이건 거의 드림팀... 욘세누나와 제이지횽이니까 가능했던 거겠지... 많은 프로듀서들이 좋은 곡들을 제공하고, 욘세누나는 그 모든것을 잘 취합해 정말 멋진 앨범을 완성했다. 가성과 진성을 넘나들고, 여전사와 강렬한 섹시함을 넘나들며, 팝, 힙합, 소울, 가스펠, 트랩 뭐 가릴 것 없이 그녀만의 스타일로 노래들을 소화하고 있다. 프로의식을 가지고 엄청 공들였다는 느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앨범이다. 확실히 욘세누난 이 시대 최고의 디바.. 진짜 멋진 누나야.. 돈이 많아서 그런...것도 좀 있고 ㅋㅋ 근데 친해지고 싶진 않아. 물론 누나도 같은 생각이겠지만. 사실 좀 무서움 ㅋㅋㅋ 잡아 먹힐 꺼 같아 ㅋㅋㅋㅋ


 'Drunken in Love'는 더 좋을 수 없는 트랩뮤직이고, 퍼렐이 참여한 'Blow'는 단순하지만 듣고 난뒤에 확실하게 각인될 만한 멜로디를 가지고 있다. 너무 퍼렐이야. 선공개 했던 'XO'도 인상적인 팝-소울 넘버고, 'Partition'은 그냥 졸 섹시ㅜㅜㅜㅜ 감각적인 뮤비도 그렇고, 목소리도 그렇고, 들을 때마다 온 몸이 배배 꼬여 ㅋㅋ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임. 한 곡 더 추가하자면 '***Flawless' 아.. 듣고 있으면 노래를 참 찰지게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적당히 풀었다가 조였다가.. 섹시+와일드+터프하게 노래함. 누구도 이 누나만큼 이 노래 소화 못할 듯. 

 본인 스스로를 'Modern-day Feminist'라 부르고 다니는데, 그에 걸맞는 가사들도 인상적이다. 완전 신여성이다잉. 14곡 17뮤비라는 파격적인 구성도 비욘세니까 할 수 있는 듯. 결론은 이 앨범은 올해의 앨범급입니다.


 그리고 다음타자는 Ledisi의 <The Truth>


난 이 표지 좀 그래...


 사실 그 동안 Ledisi의 커리어중에서 딱히 떨어지는 앨범은 없었다. 2000년 첫앨범부터 지금까지 쭉 들어서 크게 아쉬움이 남는 음반은 없었고, 최근 앨범이었던 'Turn Me Loose'나 'Pieces Of Me'도 꽤 괜찮게 들었던 앨범이다. 'Pieces Of Me'같은 경우는 차트 성적도 꽤 좋았고.. 이번 앨범은 근래에 들엇던 레디시의 음반 중 가장 좋게 들었다. 그리고 최근에 가장 많이 돌려들은 앨범이기도 하다. 특출나진 않아도 웰-메이드 Adult Contemporary R&B음반의 전형이라고 보면 될 듯. 과거의 음악을 세련되고 모던하게 가져온, 진짜 처음부터 끝까지 '잘' 빠진 음반이다.


 첫 곡 'I Blame You'를 듣자마자 꽂혔는데, 부드럽고 댄서블한, 과거의 향수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을만한 멋진 레트로 소울 트랙이다. 시원하게 뻗으면서도 맛깔나게 그루브를 탄다. 비욘세의 'Love On Top'도 생각나는데, CD로 여러번 듣기엔 좀 질리는 감이 있는(특히 후반부 전조 때문에..) 그 노래에 비하면 'I Blame You'는 화려하지만 적정선을 지키면서 끝까지 그루뷔함을 놓치지 않는다. 두번재 곡인 'Rock With You'도 마찬가지로 레트로와 모던함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은 매끈한 트랙. 타이틀곡인 'The Truth'는 왠지 어디선가 들어본 느낌이 좀 나는데..(앨리샤 키스?!?!) 어쨌거나 노래는 참 기똥차게 부른다. 사실 타이틀 자체는 좀 내 스탈이 아님 ㅋㅋㅋㅋ 오히려 '88 Boxes'같은 노래가 더 좋았다. 이 노랜 왠지 좀 존 레전드 느낌 ㅋㅋㅋㅋㅋ 심플한 반주 위로 그녀의 보컬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그러고보면 다 어디서 들어본거 같고 낯선 노래들이 없어.. 근데 그게 이 앨범의 가장 큰 강점임ㅋㅋ 심지어 마지막 곡은 영화 '청춘 그루브'OST 생각남 ㅋㅋㅋㅋㅋㅋ 앞서 말했듯이 특출나진 않지만 진짜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음반이라고 ㅋㅋ 들을꺼 없나 고민하는 분들한테 선뜻 권해줘도 전혀 찝찝하지 않을 앨범이다. 무엇보다 레디시 누나가 노래를 참 잘해.. 근데 음반 표지는 좀 부담시럽다.


다음은 Ashanti의 <Braveheart>


이 누나가 아직도 이렇게 이쁠리가 없는데....


 아샨티는 내가 고3을 맞이하던 고2 겨울방학에 기숙사에 콕 쳐박혀서 엄청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때 첫 앨범 발매한 신인이었는데 빌보드 앨범차트 1위 찍고 진짜 잘 나갔지.. 'Foolish'는 진짜 많이 들었던 음악. 그때만해도 이 누나 나이가 20대 초반이었는데.. 이제 30대 중반임. 사실 아샨티는 최근 안중에 없던 가수인데, 고3때 두번째 앨범인 <Chapter 2>까지만 좀 많이 듣고 그 다음 앨범부터 별 관심이 없었음... 사실 이 앨범 전 앨범이 2008년에 나왔다는데, 들어본 기억도 없다.... 이 앨범도 '뭐 좋겠어..'하고 찜찜한 마음으로 플레이 시켰는데, 엄청 잘 들었다ㅋㅋㅋ

 사실 내 기억속 아샨티는 디바형 가수는 아니고, 좀 예쁘게 노래를 부르는 편이었는데, 어릴 땐 그래서 좋다가, 나이 좀 먹고는 그래서 좀 별로였던 것 같다. 근데 이 앨범 듣고 편견이 많이 가셨음. 화려하진 않아도, 갸날프고 연약하지만 섬세하고 굉장히 센서티브하게 노래를 잘 부른다. '목소리는 좋지만 노래는 그냥 그렇지 않나?'라고 생각했던 내가 좀 부끄러웠다. 


 일단 프렌치 몬타나가 참여한 슬로우잼 풍의 노래 'Early In the Morning' 진짜 섹시하다. 적어도 비욘세가 가진 터프하고 와일드한 섹시함보다 이런 쪽으로는 더 매력적임. 좀 품어주고 싶은 목소리 ㅋㅋ 'Scar'의 후렴구는 앨범에서 가장 도드라지고, 섬세하면서도 힘있는 보컬톤도 잘 어울린다. 'Runaway'도 마찬가지고. 특히 아샨티는 콜라보레이션 했을 때 꽤 좋은 시너지를 낸다. 제레미와 함께한 슬로우잼 곡 'Love Game'도 그렇지만 Rick Ross가 참여한 'I Got It'은 트랜디한 트랩비트에 튀지않게 어울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노래의 분위기를 더 잘 살려준다. 

 너무 트랜디한 사운드가 좀 질리는 감도 있긴 하지만, 잘 만들어진 앨범임은 부인할 수 없을 듯. 다음엔 트랜드와 관계없이 그녀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들고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마지막은 Kelis의 <Food>



 한 동안 레디시의 음반을 자주 들었는데, 요즘은 컬리스 누나의 이 음반을 자주 듣는다. 아.. 이 앨범도 엄청 잘 만들어짐 ㅋㅋㅋ 위에 열거한 모든 앨범을 통틀어 가장 내가 기존에 좋아하던 스타일의 앨범이다. 레디시의 앨범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긴 햇지만 컬리스야말로 그동안 발매한 앨범중에 버릴 앨범이 없지 ㅋㅋ 앨범은 소울, 훵크, 가스펠, 포크, 아프로비트까지 총 망라했고, 앨범에서 굉장히 잘 버무렸다. 다크하면서도 훵키하고 앨범 전반에 걸친 힘찬 혼 섹션이 인상적이다. 전에도 데이빗게타나 스크림처럼 의외의 뮤지션들과의 콜라보를 진행했었는데(실제로 일렉트로닉에 관심이 많다고.. 특히 스크림의 'Copycat'은 꽤 좋았다. 이번 앨범의 몇몇 곡에서 느껴지는 다크한 무드도 그녀가 좋아하는 90년대 트립합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더라.) 이번 앨범의 프로듀싱도 록그룹 TV On The Radio의 David Andrew Sitek과 함께 했다. 이런거 정말 좋아... 한가지에만 머무르지 않는 모습.. 이 앨범도 그냥 단순하게 R&B 앨범이라고 표현하기 쫌 애매하다. 굳이 붙인다면 R&B앞에 Alternative정도 붙여줘야겠지. 과거의 소울과 훵크등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재료를 굉장히 다양한 곳에서 가져왔다.


 첫 곡 'Breakfast'부터 상큼하게 팔벌려 환영하더니 다음 곡 'Jerk Ribs'에서는 묵직한 훵키함이 몸을 감싼다. 특히 힘찬 혼 섹션이 매력적인 노래. 그리고 훵키함은 'Cobbler'에서 제대로 보여준다. 잘게 쪼갠 비트만 들어도 입질이 오지 않음?ㅋㅋㅋ 약간 아프로 비트 느낌도 나면서 보컬보다 '음악'자체가 귀에 확 들어오는 노래다. 다운템포 된 'Runnin'이나 'Floyd'에서는 툭툭 내뱉은 보컬이 몽환적이면서도 꽤 섹시한 느낌도 난다.(물론 'Floyd'의 가사는 그런 느낌과는 거리가 멀지만 ㅎㅎ 싱글맘 얘기임 ㅋㅋㅋ 'Rumble'에서는 전 남편 나스 관련된 노래ㅋㅋ 그래, 그 곳은 천조국...) 'Bless the Telephone'은 잔잔한 포크송으로 앨범에서 가장 튀는 곡이다. 앨범의 흐름과는 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좀 받았는데, 노래 자체로는 꽤 괜찮다. 마지막 곡 'Dreamer'는 좀 드림팝느낌도 나는 미래지향적 노래.


앨범을 듣고 나면 이 누나가 가진 음악적인 욕심이 엿보인다. 막 하고 싶은거 많고, 그래서 하고 싶은대로 다 하는데, 그 앨범이 참 멋지게 잘 나와... 이 앨범 진짜 추천 꽝꽝 박아드림.




 사실 앨범리뷰는 좀 제대로 쓰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자꾸 제대로 쓰려다보니 못쓰고 놓치는 것 같다. 뭐 이렇게라도 써야지. 베이비페이스 횽이랑 토니 브랙스톤 누님이 함께 한 앨범도 꽤 좋았지만 토니 브랙스톤은 중견이라고 하기엔 좀 많이 지난 이미지라 패쓰. 토니 브랙스톤은 나랑 동시대의 느낌이 아니야... 이전시대분임. 그래서 그 분은 누님(이지만 레디시랑 4살 밖에 차이 안난다는게 함정). 음..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



모르겠으니까 이말년의 와장창으로 마무리



 






Parade (Under the Cherry Moon)

아티스트
Prince
타이틀곡
Christopher Tracy's Parade
발매
1986.03.31
앨범듣기



 정말 오랜만에 프린스의 앨범을 리뷰하려고 마음 먹었다. 갑자기 Prince의 <Parade>가 듣고 싶어서 꺼내 들었는데, 정말 좋은거야.. 아, 이건 해야겠다 싶었음. 사실 이 앨범은 프린스의 앨범들로 등급을 매기자면(평론가들 기준) A+등급은 아니고 A0정도? 판매량도 전작인 <Around The World In A Day>랑 비슷. 200만장 정도. 하지만 빌보드 #1이자, 지금도 여전히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인기 있는 히트 싱글 'Kiss'가 삽입되어있고, 전작과 비슷한 앨범 분위기를 풍기고 있지만 훨씬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Dirty Mind>, <1999>, <Purple Rain>, <Sign O' The Time>등, 정말 제목만 들어도 대단한 앨범 사이에서 절대 꿀리지 않는 존재감을 가진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1999>보다는 확실히 더 좋아하는 앨범임.



크고 아름다운 앨범 커버. 하지만 그의 패션세계는 정말 모르겠다.


 <1999>와 <Purple Rain>이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고 <Around The World In A Day>에서는 전혀다른 싸이키델릭한 면모를 부각시켜 앨범을 발매했는데, 이 앨범도 강한 록의 모습은 살짝 제껴두고 싸이키델릭하면서, 전작보다 더 훵키한 음악들로 가득차 있다. 아, 이 앨범 역시 퍼플레인과 마찬가지로 'Under The Cherry Moon'이라는 영화의 OST였다. 퍼플레인처럼 영화의 주인공도 프린스. 약간 다른점이라면 퍼플레인이 프린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이 영화는 '크리스토퍼 트레이시'라는 역으로 나오는데, 퍼플레인과 마찬가지로 영화는 보지 않아서 내용은 잘 몰라 ㅋㅋㅋㅋ 프린스를 좋아하지만 그의 영화까지 보고싶지는 않아.. 그리고 한가지 더, 프린스는 그의 백밴드 The Revolution과 <1999>부터 함께 해오고 있는데, 이 앨범을 마지막으로 그의 첫 백밴드 The Revolution은 해체하게 된다. 



더럽다. 더럽고 변태같고 미친 싸이코 같아. 그게 매력.



 첫곡 'Christopher Tracy's Parade'인데, 아주 싸이키델릭하게 앨범의 포문을 열고 있다. 비틀즈의 서전페퍼 론리 하츠 클럽 생각나는.. 그리고 두번째 곡 'New Position'은 미니멀한, 전형적인 프린스식 Funk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적은 악기 구성만으로도 이런 야물딱진 훵크 음악을 들려주시다니... 아.. 왕자느님이여.... 비단 이뿐인가. 몽환적이고 싸이키델릭한 두 곡, 'I Wonder U'와 'Under The Cherry Moon'을 지나고 나면 'Girls & Boys'에서 단순하면서도 귀에 착착감기는 훵키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런 훵키한 노래를 들을 때마다 생각나는게 관광버스 춤 ㅋㅋㅋㅋ 그 관광버스 춤은 굉장히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잖아? 그러면서도 엄청 신나고. 이런 단순한 훵크 음악을 들으면 상체를 살짝 뒤틀면서 어깨로 그루브를 타게 되는데, 그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신남 ㅋㅋㅋ 이것도 나만 그렇겠지. ㅇㅇ


 얼마전에 포스팅 했던 쉴라.E도 이 앨범에 몇곡 참여했는데, 'Girls & Boys'에서 후렴구의 백보컬, 그리고 이어지는 두 곡 'Life Can Be So Nice'와 'Venus de Milo'에서 각각 카우벨과 드럼으로 참여했다. 'Girls & Boys'에 이어 물흐르듯 등장하는 'Life Can Be So Nice'는 신나는 팝-록 스타일의 곡이고, Side-A의 마지막 곡인 'Venus de Milo'는 가사가 없는, 로맨틱하고 멜로딕한 연주곡이다. 이 곡을 듣고 B-Side로 넘기는 시간이 있다면 여운도 즐기고 참 좋겠지만, 아직 LP가 없으므로 Fail. 언젠가 사게 될 날이 있겠지.



역시 더러워... 정형돈 생각나.




이런겈ㅋㅋㅋㅋ


 그리고 B-Side에는 A-Side보다 더 좋아하는 곡들이 많다. 싸이키델릭-훵크 스타일의 'Mountains'에는 그의 백밴드 The Revolution이 풀밴드로 참가했다. 확실히 좀 더 Full한 느낌. 예사롭지 않은 첫 곡에 이어지는 'Do U Lie?'는 이 앨범 뿐만 아니라 그의 디스코그래피 전체에서도 조금 독특한 노래인데, 일단 아코디언을 썼고, 프린스가 샹송을 한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싶은 곡. 그리고 그의 목소리는 이런 노래에서도 능글능글하게 잘 어울린다. 

 이어서 나오는 곡이 그의 메가힛-트 쏭! 'Kiss'!!!!!! 이건 진짜 설명이 필요없는 미친 노래.. 미니멀함의 극치를 달리는 멜로디와 악기구성과 편곡, 그 속에서도 Funk가 가진 액기스를 아주아주 찐-하게 품고 있는 노래다. 게다가 가사, 목소리, 그리고 프린스가 가지고 있는 좀 변태적인 캐릭터까지 노래에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프린스가 허공에 '쪽'소리를 연달아 다섯번 내는데 어우.... 드러우면서도 섹시해 ㅋㅋㅋㅋㅋ 포효하듯 내지르는 마무리는 듣는이의 감정을 절정까지 이끌어 가주신다.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고 즐거운 노래.


 제목읽기도 빡센 'Anotherloverholenyohead'를 지나면 앨범에서 좋아하는 또 하나의 베스트 곡, 'Some Times It Snow in April'이 나온다. 그렇다. 한 때, 이 이름을 가진 카페를 가지는게 내 목표였었는데.. 뭐 지금도 완전히 사라진 목표는 아니지만 ㅋㅋㅋ 신나게 즐기고 이 곡으로 마무리 하면 됨... 그냥 난 이 노래가 그렇게 좋더라.. 프린스의 다른 어떤 발라드 곡들보다..



이 티셔츠 진짜 이쁜거 같아.



 3월에 앞부분 써놓고 까먹고 있다가 오늘 마무리 ㅋㅋㅋ 앨범 리뷰 쓰고 싶은 앨범들은 정말 많은데, 이런거 한번 쓰고 나면 좀 기빨리는 것 같아서 못 썼다. 이제부터 좀 써야지. 앞서도 말했지만, 진짜 좋은 곡들 많고, 베스트 앨범에서 빼버리면 진짜 아쉬울 정도로 좋아하는 앨범이다. 이 때의 프린스느님은 그랬어.. 그리고 얼마전에 무려 '워너'에서 프로모션 중인 노래 'The Breakdown'가 나왔는데, 헐.. 이거 심상찮다 ㅋㅋㅋㅋ 잘 빠진 앨범이 나올 것 같아!! 국내 해외 모두 힛트치고 내한합시다 프느님!!!!


 




A Perfect Contradiction

아티스트
Paloma Faith
타이틀곡
Can`t Rely on You
발매
2014.03.13
앨범듣기



 에이미 와인하우스, 가브리엘라 킬미, 더피, 아델, 픽시 로트 등등.. 뭐 대충만 훑어봐도 성공한 여성 레트로 소울 뮤지션이 참 많다. 하나같이 다 앨범이 나올 때 마다 즐겨들었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애착이 있던 뮤지션이 에이미 와인하우스-더피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팔로마 페이스다.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죽은지 얼마 안됐을 때, 그녀가 그리워서 그 때 즈음에 앨범이 나왔던 여자 소울 뮤지션으로 리뷰를 썼던 적이 있었다. 그 리뷰에서 진짜 좋은데 아직 안 뜬 뮤지션이라고 얘기하면서 팔로마 페이쓰의 1집을 소개했었다. 밑에는 '더피는 망한 마당에 당신은 성공해야해'라는 말을 덧붙였었고... 더피는 망한 2집 이후에 소식이 없고, 팔로마 페이쓰는 꾸준히 페이쓰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생각만큼 빵 터지지진 않네..

 1집은 정말 좋아했었다. 특히 화려한 'Stone Cold Sober'도 그렇고, 시적이고 쓸쓸한 감성을 담아낸 'New York'은 진짜 좋아한 노래다. 무엇보다 더피를 연상시키는 허스키함에, 조금 더 앙칼지고 날카로운 맛이 가미된 팔로마 페이스의 목소리를 꽤 많이 좋아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약간 좀 신봉선 목소리 같아. 가만보니까 얼굴도 좀 닮은거 같아.. 아닌가?!?! 2집도 나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이번 3집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 아마 3-4년전에 나왔으면 좋다고 많이 들었을 듯.



광대가 닮았어... 봉선이누나랑. 구강구조도 비슷한거 같고..



 아... 나는 무엇이 달라졌단 말인가.. 3집이 1-2집을 들었을 때보다 감흥이 적은 이유를 들으면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목소리도 여전하고, 곡들도 여전히 화려.......하다!! 그래, 여전히 너무 화려해... 1집부터 다시 들으면서 느꼈는데, 노래를 참 잘한다. 근데 좀 쎄.. 곡마다 보컬 하나만으로도 어떤 드라마를 느낄 수 있는데, 그게 매 노래마다 반복되니까, 좀 피로감이 쌓인듯한 느낌?? 그러면서 Florence + The Machine의 앨범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들의 두번째 앨범 [Ceremonials]은 보컬인 플로렌스 웰치의 위풍당당하고 화려한 보컬에 편곡도 그냥 무조건 확장, 발산, 과잉 뭐 이런느낌이었는데, 듣자마자 확 꽂혔다가 몇번 듣고 질려서 안 들음 ㅋㅋㅋ 더피의 앨범은 망했어도 완급조절은 해줬는데, 이 앨범을 들으면서 플로렌스의 앨범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걸 느꼈다. 보컬이 내내 쎄기만 하니까, 오래 듣기 좀 그래.. 고새 취향도 많이 바뀐듯 ㅎㅎ


 그래도 확실히 싱글단위로는 좋은 곡이 꽤 다. 첫곡은 'Can't Rely On You'인데 전에 싱글도 올렸지만, 퍼렐이 작곡에 참여한 만큼 요즈음의 퍼렐내를 확실히 풍겨주고 있다. 그리고 의외로 이렇게 강하게 내지르는 보컬에도 잘 어울려서 꽤 놀랐음. 브라쓰 빠방하게 울리면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두번째곡은 'Mouth to Mouth'는 라파엘 싸딕횽이 만든 노래.. 후렴구가 촥촥 감긴다. 70년대 소울 분위기 팍팍 내주는 'Love Only Leaves You Lonely'도 싸딕횽이 참여한 노래. 존 레전드 횽이 참여한 3번째 곡 'Take Me'에서는 댄스 그루브 철철 흘려주시고, 'The Bigger You Love'에서는 에이미 와인하우스도 스쳐지나간다. 60년대 영국 소울싱어였던 더스티 스프링필드를 소환시키는 'Only Love Can Hurt Like This'에서는 후렴구에서 아주 기가막히게 귓고막을 뽷! 끝!하게 만드는 노래 ㅋㅋ 누굴 들려줘도 좋다고 할 듯. 왠지 노래 좀 한다는 사람의 오디션 곡으로도 잘 먹힐 것 같아. 



 

 위에서 언급한 여섯곡은 다 좋게 들었던 곡이고, 지금들어도 여전히 좋다. 허스키하고 블루지하지만, 또렷하고 당당한 매력도 느낄 수 있는, 그녀의 보컬이 탱글탱글 잘 살아있는 노래들이다. 그런데.. 아.. 앞서도 말했지만 싱글로는 참 좋은데 앨범으로는 한번 듣기도 좀 지쳐... 그녀의 목소리와 보컬은 장점이자 단점.... 그래도 이번 앨범까지는 어지저찌 좀 들었는데.. 앞으로 앨범이 나왔을 때도 이러면 이제 더이상 안찾아 듣게 될지도 몰라.... 뭐 나따위가 안듣는다고 달라질건 없지만 ㅎㅎ




+New York 라이브 영상. 난 아직도 그냥 이 노래가 좋아.





 이 간지나는 횽은 고객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할 줄 아는 횽이다. 프로듀싱을 받는 뮤지션 고객도 그렇고, 음악을 소비하는 고객들의 경우도 해당된다. 언제나 정점에 있는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차트에서는 상위권을 차지하며, 각종 시상식에서 다양한 분야에 노미네이트 된다. 요즘은 퍼렐이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 해주는 경우는 드물지만, 내가 좋아했던 많은 음악들에서 그의 음악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까운 예만 보더라도, 대펑, 켄드릭 라마, 프랭크 오션, 어셔, 로빈 뜈, 비욘세, 얼마전에 포스팅했던 팔로마 페이스 등등, 차트와 시상식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던 많은 음반에서 그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음악 꼰대들이 좋아할 만한 음반을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는 아쉬움(?)이 조금 있긴 하지만, 트랜드를 이끌고 그 안에서 킬링트랙을 뽑아내는 능력이야 현재 음악씬에서 퍼렐만한 사람이 있나 싶다. 게다가 (내가 퍼렐내라고 주장하는) 자기 색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까.. 그 옛날의 프리모처럼 ㅎㅎ


 퍼렐 얘기를 하면서 그가 8년전에 냈던 첫 솔로 앨범 <In My Mind>얘기를 안할 수는 없다. 얘기하자면 Justin Timberlake 얘기부터 해야하는데, 왠지 또 이런 썰을 풀어 놓는 걸 보니 이 글도 망했다. 2004년즈음, JT의 첫 솔로 앨범이 발매되었을 때 JT가 엔씽크 출신이라는 이유로 엄청 무시 했었는데, 그걸 깨버린 계기가 2004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Senorita'를 부르던 모습을 본 이후였다. 일단 음악도 좋은데, 노래도 잘 부르고 무대매너도 쩌네?! 알고보니 그 앨범의 프로듀서가 바로 퍼렐이 속해 있던 넵튠스. 그 이후로 JT가 확실히 좀 다르게 보였는데, 2006년에 JT는 2집에서 1집의 몇몇곡을 같이 작업했던 팀버랜드와 본격적으로 같이 작업을 했고, 퍼렐은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하였다. 알다시피 JT는 2집을 통해 인기와 음악성을 다 잡고 뮤지션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고, 퍼렐은 차트에서 평타는 쳤지만 예상만큼의 좋은 반응은 끌어내지 못했다. JT 2집이야 진짜 2000년대 최고의 팝 앨범이라 불리고 있으니 직접 비교는 좀 그렇고 ㅋㅋ 어쨌거나 퍼렐의 앨범도 자주 들었고 많이 들었다. 잘 만들어진 퍼렐표 음악들이긴 한데.. 딱히 특출나다 싶은 점은 없다는 것? 다른 데서는 보여주지 않은, 자기 앨범에서 꼭 하고 싶었던 비밀병기가 있었다거나, 아니면 음악을 졸라 잘빠지게 만들어야 되는데 어느쪽도 아니고 밍숭맹숭하다는게 좀 아쉬웠다. 그냥 예상한 딱 그 정도. 기대치가 높다는 것은 여러모로 좋지 않은 것 같다.



이거다.. Senorita.


 첫 솔로 앨범이 생각보다 좋은 반응을 끌어내진 못했지만 퍼렐은 꾸준히 프로듀서로서 좋은 행보를 가져왔다. 그리고 최근 몇년간의 행보는 퍼렐의 감각과 센스가 정점을 찍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노래들을 많이 만들어냈다. 로빈 띜의 'Blurred Lines'나 피춰링으로 참여한 대펑의 'Get Lucky'등이 그 예... 그리고 이번 앨범 'Girl'은 1집의 아쉬움을 가볍게 털어냈다. 비밀병기는 없었지만, 음악이 진짜 잘.빠.졌.다. 앨범 수록곡들이 그가 최근에 보여줬던 음악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Come Get It Bae'는 로빈 띜의 블러드 라인을, 'Hunter'는 어셔의 'Twisted'를 연상시키고, JT가 피춰링으로 참여한 'Brand New'는 JT의 앨범 수록곡, 대펑이 참여한 'Gust Of Wind'는 이번 대펑 앨범 노래라고 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듯 하다. 물론 모두 연상되는 노래들도 모두 퍼렐이 작곡했던 곡들이다. 





 그렇게 보면, 뭐랄까.. 자신이 그 동안 여기저기 줬던 노래들을 다시 집대성해서 자기 앨범에 실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다만, 제목처럼 '여자'를 테마로 한 컨셉도 확실하고, 음악적 컨셉도 복고를 모티브로 했지만 퍼랠내는 확실히 풍겨주고 있다. 특히 타이틀 곡인 'Happy'는 퍼렐의 인생노래로 불릴 정도로 잘 빠졌다. 훵키한 리듬,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 한번만 듣고도 따라할 수 있는 중독적인 Hook. 다 갖췄네 다 갖췄어. 'Gust Of Wind'도 신나는 미디움템포의 디스코-펑크에 현악기를 얹고 대펑의 변조된 목소리까지 합쳐서 극찬을 받은 대펑의 'Random Access Memories'의 한 곡을 듣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앨범에서 현악기 세션을 꽤 많이 사용했는데, 흑인음악에서 주로 많이 쓰였던 브라스하고는 확실히 또 다른 느낌이더라. 브라스가 빠바바밤하고 울릴 때보다 현악기가 재재재쟁 할 때가 더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긴 하는데, 첼로를 비롯해 다양한 현악기들이 한꺼번에 치고 나올 땐 또 웅장한 느낌도 나고.. 밝고 신나는 분위기의 'Brand New', 레게 느낌을 차용한 'Know Who You Are' 같은 노래들은 곧 따뜻해질 봄과 잘 어울릴 것 같고.. 특히 'Brand New'같은 곡은 싱글로도 인기가 꽤 많을 것 같은데, 두번째 싱글컷은 첫 트랙인 'Marilyn Monroe'더라. 뭐 어쨌거나 노래가 10곡 밖에 안되는 데다가, 처지는 노래 없이 타이트하게 구성한 덕분에 신나고 깔끔하게 치고 빠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앨범 전체로 들어도 부담없이 열곡 후다닥 지나갈 것 같다. 실제로 런닝타임도 그렇게 길지는 않지만 ㅎㅎ


 다만 아쉬운 점은 그가 최근에 보여줬던 음악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점?? 사실 그래서 리뷰로 쓸 말도 별로 없다. 그냥 잘 빠진 아뤤비-디스코-펑크-힙합-팝 음반이여... 다르지 않다는 것. 좋게 보면 장점이고 나쁘게 보면 단점이지 ㅋㅋ 어쨌거나 한 낮에 차 안에서 듣는 드라이브 음악이나 일할 때 듣는 노동요로 이보다 더 제격인 앨범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좋게 들었고, 또 많이 들을 것 같다. 그렇게 보면 다르지 않아서 더 좋다고 해야하나 ㅎㅎ 뭐랄까.. 작년 JT의 새 앨범에서 우리가 바라고 있던 것을 퍼렐이 대신 해준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ㅋㅋ JT 작년에 낸 앨범들은 솔직히 편하게 감상하기 좋은 앨범은 아니었잖아?ㅎㅎ 어쩌면 풀어서 거창하게 늘어놓고 자의식을 강하게 드러낸, 앨범 낸 자기만 좋아하는 음반들이 계속 나오다보니까 이런 깔끔한 음반을 내준 퍼렐이 새삼 멋져보이기도 하다. 어깨뽕 같은 허세 이런거 빼버리고 어울려서 우리 다같이 놀자 뭐 이런거 같잖아?ㅋㅋ 긍정적인 여성관을 모티브로 한 음반컨셉도 그렇고.. 멋져보임. 다만 그 머리보다 더 큰 모자는 아직 안 멋져보임. ㅇㅇ.



그러니까 이런 모자...




퍼렐이 트위터 계정에 직접 공개한 패러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러고보니 앨범 리뷰는 이게 얼마만?! 쓰고 싶은거 많았는데 또 다 놓쳤다.....





Youth!

아티스트
글렌체크
타이틀곡
Pacific
발매
201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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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en Check를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Two Door Cinema Club이 떠오른다. 음악적 스타일이 닮았다는건 아니고, 젊음에서 뿜어져 나오는 키치한 느낌이랄까.. 둘 모두 재기, 패기 이런 단어들하고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앨범도 그렇고 이전 앨범들도 그렇고 엄청 좋아했던건 아니다. 첫 EP때 우연히 듣게 되었고, 해외에서나 들려올 법한 음악들을 어린친구들이 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특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건 1집 때도 마찬가지였고, 지난번에 냈던 EP '클리셰'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음악적으로는 '국내에서 아직 미개척 분야'를 독보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 이상의 어떤 것을 느끼긴 힘들었는데, 딱히 외국의 어떤 그룹들과 차별화 될 만한 점도, 그리고 그들 이상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던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뭐, 이건 칵스도 마찬가지였고..

 그래도 뭐랄까.. 칵스때도 그랬지만, 잘나가고 '힙'한 많은 뮤지션들과 동등하게 걸어나간다는 느낌은 분명히 받을 수 있었다. 이런 류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국내엔 이런 뮤지션들이 있다면서 당당히 소개할 수 있을만하다. 장르를 개척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르의 '흐름'을 잘 타고 가고 있다.


 프렌치 일렉트로닉을 표방했던 EP 클리셰를 들으면서 사실은 중간에 거쳐가는 '장난끼 넘치는 습작' 정도로 생각했다. 해보고 싶은 음악들을 해본다는 의미로.. 그런데 이번 정규 앨범도 전작의 노선을 어느정도 이어가고 있다. 댓글들 보니 Daft Punk나 Justice 따라했다 vs 늬들이 일렉트로닉을 아냐, 일렉트로닉이 대펑이랑 저스티스만 있는줄 아냐, 뭐 이런 의견들이 달리고 있는데, 사실 비슷하긴 하지뭐.. 본인들도 인정할텐데 그건;; 오마쥬가 느껴지는 노래들이 많았다. 특히 2CD의 첫곡 Young Generation은 Justice의 D.A.N.C.E + Daft Punk의 Oh Yeah(마이클잭슨의 노래 삘나는 것도 저스티스랑 비슷하고 ㅎㅎ), 두번째 곡 I've Got This Feeling같은 노래도 흑인 음악의 느낌을 차용해서 그런지 대펑 냄새가 나더라. 마지막곡 Jordan도 저스티스 혹은 세바스티앙 뭐 이런 느낌 좀 나고 ㅋㅋ뭐 2CD의 다른 곡들도 대펑이나 저스티스의 노래중에 언뜻언뜻 스쳐가는 곡들이 있더라.  


 그래, 사실 맞다. 프렌치 일렉트로닉이 뭐 대펑이랑 저스티스만 있는 것도 아니고,  세바스티앙, 브릭밧, 우즈 드 라켓 뭐 비슷하다고 말하다보면 다 비슷하지뭐.. 그 대표가 저스티스랑 대펑인데다가, 곳곳에 오마쥬들도 느껴지니 다들 그렇게 얘기하는 거겠지.. 나쁜건 절대 아니고, 그냥 듣다보면 대펑노래가 듣고 싶어진다는게 함정......




 두번째 씨디만 얘기했는데, 첫씨디는 밴드 셋으로, 1집에서 추구하던 노선과 비슷한 앨범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드러머가 빠지면서 리얼 드럼의 맛이 좀 사라졌다는게 아쉽긴 하다. 음악은 여전히 키치하고 젊음이 끓어넘치는데, 생동감이 좀 떨어진달까.. 밴드 셋인데 밴드느낌이 살짝 빠진 느낌이라 아쉽긴하다. 음악은 대충 피닉스, 패션 핏 느낌...(아니 뭐 감상평은 안쓰고 닮은 뮤지션만 늘어놓고 있어....) Pacific이나 Summer Hearts 같은 청량감 있고 신나는 노래를 들으면서, 시즌이 아쉽다고 생각했다. 여름에 나왔으면 딱 좋을만한 노래들인데.. 


 사실 굳이 2씨디로 나눠서 정규앨범으로 내야했나 하는 기분도 들긴 한다. 미니앨범 두장 들은 기분이라서 ㅋㅋ 1집이 그들의 굳은 심지를 느낄 수 있는 음악이었다면 2집은 훨씬 더 버라이어티해졌다. 지난 앨범보다 철없는 '20대'에 더 풍덩 빠져있는 느낌. 그리고 잘 어울린다. 그리고 역시나 국내에서 만큼은 다른 이들과 차별화 되었다는 점도 맘에 들고. 팬덤이 더 늘어날 것 같은 예감..  연말에 또 단독공연 하던데.. 문득 오지도 않은 대펑 기다리면서 손가락 빠는 것 보다 이들 공연가서 즐기는게 훨씬 더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한건 이런 음악은 집에서 앨범 혼자 듣는 것 보다, 키만한 스피커에서 빠바방 쏟아져나는 라이브를 헐벗은 처자들과 함께 뒤섞여 소리지르면서 듣는게 백배 더 좋으니까 ㅎㅎ


+ 베이스먼트 레지스탕스를 통해 이번에도 영상, 패션, 프로모션 이런 것들을 앨범과 동시에 진행하던데.. 언제봐도 멋지고 부러운 친구들이다.









 


 



Red Light

아티스트
Zion.T
타이틀곡
Babay
발매
2013.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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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와 자이언티 둘의 최근 행보를 비교해보면 재밌겠다 싶어 시작한 지난 글은 어느새 진보의 2집 [Fantasy]의 리뷰글이 되었다. 그리고 이 글은 자이언티의 1집 앨범 리뷰가 되겠지. ㅇㅇ. 어릴 때 논술학원이라도 다니는건데.. 시작전의 주제와 글을 마친 후의 주제가 달라....... 





 피춰링으로만 알고 있던 자이언티가 유명해진건 프라이머리의 앨범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에 수록된 ?(물음표)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사실 몇년전만해도 자이언티와 같은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크게 각광받지 못했다. 지금이야 그게 남들과는 다른 개성이고 매력이지만, 예전엔 그저 좀 특이한 목소리였을 뿐이다. 언제부터였는지 우리나라도 독특하고 개성있는 목소리들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는데, 그 수혜자 중의 한명이 자이언티가 아닐까 싶다. 호불호가 좀 갈리는 얄팍한 목소리지만 존재감 하나는 확실하다. 그가 참여한 많은 래퍼들의 노래들을 들어보면 후렴구에 피춰링으로 참여했을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강한 인상을 종종 남기곤 했다. 프라이머리의 앨범에서도 마찬가지 였는데, 노래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어필했을 뿐만 아니라 앨범 전체의 인상을 결정짓기까지 했다. 참여한건 세 곡인데 확실히 세 곡 이상의 존재감이다. 게다가 최근에 인피니트H의 앨범까지 참여하면서 대중적으로 어마어마한 인지도를 얻어냈다.


 그동안 자이언티의 싱글이라고는 2011년에 발매한 'Click Me'가 유일했는데, 프라이머리 앨범에서 그의 인지도가 올라가자 새 앨범을 발매하였다. 발매 소식을 듣고 새 앨범의 트랙리스트를 봤는데, 왠지모를 찝찝함이 남았다. 이거 왠지 대중들에게서 잊혀지기 전에 눈도장을 찍어야겠다는 마음으로 급하게 낸 앨범의 냄새가 나.... 앞서 이야기한 Click Me와 두 곡의 인스트루멘탈을 제외하면 총 여덟곡... 아... 완전 안 땡겨... 게다가 선공개 된 싱글 '뻔한 멜로디'가 너무 뻔해서 별로 였다고... 오후내내 다른 음악들이나 돌려듣다가 밤이 되고나서야 편견을 거두지 못한채로 들었는데 왠걸 ㅋㅋㅋ 급하게 낸 감이 있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확실히 내가 가졌던 편견을 확실히 깰만한 퀄리티의 음반이었다.





 노래 실력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어릴 땐 고음이 짱이었고, 어느 순간부터 엇나가는 음정을 참지 못했는데 나이 들 수록 '리듬감'이 엄청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음정이야 부단한 연습으로 고칠 수 있다고 해도 리듬감은 타고나거나 어릴 때 부터 몸에 체득되지 않으면 쉽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리듬감은 사실 잘 부각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특히나 리듬감이 좋은 가수의 음악은 그냥 '듣기 좋고 자연스러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간과하기 쉬운데, 이게 반대로 리듬감이 나쁜 사람들이 리듬감 있는 노래를 부르면 심각하게 티가 난다. 특히나 '그루브'를 강조하는 흑인음악의 경우 이게 더 심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릴때부터 '뽕끼'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흑인음악 특유의 '그루브'를 잘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뽕끼는 뽕짝스러운 노래에 부려야 제 맛이다. 흑인음악하고 어설프게 섞이면 ㅈㄴ 싫어요..... 김치찌개 먹던 중간에 초콜릿 씹는 느낌이야.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예상대로 자이언티의 리듬감이 확실히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이런 비트감 있는 스타일의 음악을 거부감없이 부드럽게 소화할 수 있는 국내 뮤지션들이 많지 않다. (Crush와 함께 부른 '뻔한 멜로디'를 들으면 자이언티의 리듬감을 확실하게 비교해 볼 수 있다.) 게다가 유니크한 목소리까지 지니고 있으니, 비슷한 노래를 불러도 느껴지는 '감칠맛'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다. 적어도 자이언티는 이 부분을 먹고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Musiq Soulchild를 연상케하는 프로듀싱이 인상적인 첫 곡 'O'에는 '넌 너무 시각적이야'라는 가사가 나온다. 그리고 이는 앨범 전체를 아우르는 컨셉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섹시하고 차려입은 여자를 음흉한 눈빛으로 훑어보며 '너 ㅈㄴ 예뻐, 나와 만나줘'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이 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직접적인 가사 덕분인지 앨범이 엄청 시각적이라고 느껴졌다. '도도해'에서 '그래 너 예쁜거 알어/ 니 다리 예쁜거 알어'와 같이 무언가 상상하게 되고 그려지는 가사,(게다가 중간에 브릿지 부분에서 나오는 'She is a 도도'라는 추임새에서 빵터졌다.) 'Neon'의 '날 가지고 놀아줘, 정신 못차리게 해줘'나 'Babay'에서 '니가 누구 여자인지 말해'와 같이 가감없는 솔직하고 도발적인 가사, 그리고 흑인 음악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정서까지 잘 품고 있다. 그리고 진짜 빵터졌던게, 레게 스타일의 '지구온난화'였는데, 진짜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는 가사다. 뜬금없이 환경운동이라니 이게 뭔가 싶기도 한데, '온도~ 온도~ 온도~', '온난화'를 비롯한 가사 하나하나를 신경써서 레게 느낌으로 발음하고 있다. 곡 자체는 앨범에서 좀 튀는 감이 있긴 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고, 싱글 단위로 본다면 상당히 재치있고 감각적인 시도였다고 본다.





 앨범은 대중성도 어느정도 고려한 모양새인데, 앞서 이야기한 '뻔한 이야기'는 도입부는 좋았지만 정말 좀 '뻔한 멜로디'를 품고 있는 느낌이고, 'Babay'와 같이 프라이머리 앨범에서 들었던 느낌과 상당히 유사한 느낌을 가진 곡들이 꽤 있다.(프라이머리가 참여한 곡이니 어쩔 수 없지만.) 뭐,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떤가, 비슷해도 좋으면 그만이지. 컨셉 좋고 노래 좋고.ㅎㅎ 특히 'Doop'같은 노래에서는 노래 전체에서 조금씩 밀리는 박자감에도 유연하게 리듬을 타는 자이언티의 강점을 제대로 엿볼 수 있다. 이런 자연스러운 레이백, 확실히 센스있다. 두가지 버젼으로 실려있는 'Neon'은 섹시한 전자음을 앞세운, 진보의 이번 앨범이 떠오르는 곡이 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진보가 편곡에 참여했다. 그리고 날 걱정하게 만들었던 'Neon/Director's Cut'은 이 음악을 가사 없이 음악을 들어도 충분히 좋은 곡임을, 나의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충분히 앨범에 따로 실을만한 곡이 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개코, 도끼, 빈지노, 버벌진트, 양동근 등의 피춰링도 다 적절하다.



Zion.T a.k.a 최번개



 아쉬운 점은 앞서도 이야기 했듯 조금 갑작스럽게 앨범을 발매했다는 느낌이 든다는 건데, 자이언티의 유니크한 목소리 이외에는 자이언티만의 색을 온전히 드러내지는 못한게 아닌가 싶다. 그냥 그 쪽 사단의 거대한 프로젝트 중 일부같은 느낌이 가끔 든다. 풀-렝쓰 앨범치고 빈약하게 느껴지는 노래 수도 조금 그렇고.. 레전드급 데뷔 앨범이니 뭐니 하며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봤는데, 그럴 가능성도 충분히 가지고 있던 앨범이라 더 아쉬움이 남는다. 


 진보&자이언티로 시작한 글이었으니 마무리도 그렇게 해야지. 진보의 경우 새 앨범을 발매하면서 확실히 '아티스트'적인 면모를 더 보여주었다. 그동안 여러가지 많은 활동과 시도를 하였고, 자신의 색을 보여줄만한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앨범을 발매한 느낌이다. 자이언티는 대중성을 겸비한 데뷔 앨범을 통해 자기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 것 같고.. 재밌는 점은 두 앨범 모두에서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적인 섹시함'을 감지할 수 있었는데, 진보의 앨범이 사운드를 통해 시각적인 섹시함을 감지했다면 자이언티는 목소리와 가사를 통해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데, 둘 다 좋다. 섹시한거 너무 좋아하네..ㅋㅋ 어쨌거나 이번 앨범을 통해 둘 모두 평단과 대중들에게 확실한 인상을 남기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진보는 그가 가진 음악적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냈고, 자이언티도 국내에서 흔히 보기 힘든 유니크한 목소리를 마음껏 뽐냈다. 둘 모두 확실한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오리지널리티 덕분에 활동도 꾸준히 이어나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더욱 반갑다. 다음 앨범이 얼마나 지나야 발매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둘 모두의 다음 앨범은 어떻게 발매가 될 지(조금은 다른 의미에서) 매우 기대가 된다. 상투적인 말이 아니라 진짜 엄청나게 무진장 기대된다.

 


 




뮤비는 대중적인 노래로 정한듯.



FANTASY

아티스트
진보
타이틀곡
FANTASY
발매
201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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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나는 우리나라 음악보다 해외 음악을 더 즐겨듣는다. 재즈나 팝, 록의 경우는 국내 음악도 제법 챙겨 듣긴 하는데, 일렉트로닉이나 흑인 음악들은 확실히 국내 음악은 잘 안챙겨듣는다. 특히 흑인음악의 경우 유난히 시큰둥한 경향이 있었는데, 아마도 국내에서 흑인음악이라 일컬어지는 많은 음악들이 거세하지 못한 뽕끼 덕에 약간의 거부감이 있었던 것 같다. 힙합은 장르적 특성상 국내에서도 나름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던 반면에, Funk나 Soul은 늘 아쉬움이 남곤했다. '한국적'이라는 이름으로 소몰이와 뽕끼가 가득하거나, 아니면 어설픈 흉내를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 그나마 좋았던 음반과 뮤지션들은 인기가 없어서 사장되기 일쑤였다. 어쨌거나 그 와중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뮤지션들이 있다. 오늘 이야기할 진보와 자이언티도 그들 중 하나다. 그리고 요즈음 누구보다 독보적이고 돋보이는 결과물을 내고 있다고 보고있다.





 진보는 앞서 이야기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뮤지션'의 대표적인 예다. 진보의 2집 [Fantasy]가 지난 달에 발매가 되었는데, 솔로 커리어 상으로는 이제 겨우 2집이지만 들여다보면 끊임 없이 좋은 활동을 이어왔음을 알 수 있다. 1집이 발매 된 이후로 마인드 컴바인드와 일진스 등으로 프로젝트성 앨범들도 발매가 되었고, 작년에는 평단으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은 믹스테잎 [KRNB]를 발매하였으며, 프라이머리 앨범을 비롯해 많은 피춰링으로 꾸준히 좋은 활동들을 보여주었다. 재밌는 점은 이 앨범들이 띄고있는 색들이 비슷하면서도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다양한 시너지나 음악적 컨셉을 확실하게 감지할 수 있는 사운드, 게다가 네오소울, 훵크등 고전적인 요소와 진보적인 사운드를 결합하면서도, 진보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기 위한 흔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과거에 충실하면서도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는, 뮤지션으로서 꽤 멋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번 2집 [Fantasy]를 들으면서 지난번 믹스테잎과는 전혀 다른 의미로 홀딱 반해버렸다.





 작년에 발매된 믹스테잎 [KRNB]는 습작이었다. 꽤 훌륭한 습작이었지. 사운드를 해체하고 장난끼넘치게 재조합을 했는데, 다양한 흑인음악들을 향한 예상치 못한(게다가 제대로 된) 오마쥬가 인상적이었다. 재미지게 만들면서도 창의력 넘치는 음악들을 들려주었다. 이것도 해볼까? 저것도 해볼래. 뭐 이런 느낌?ㅋㅋ (앨범 리뷰 보러가기) 흑인 음악의 다양한 면면을 색다르게 재현해본 믹스테잎이 잠깐의 외도 였다면 이번 앨범은 확실히 진보 본연의 오리지널리티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앨범을 들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가 있었는데, 어울리지 않는 다양한 것들을 오묘하게 합성해놓은 작가주의적 사진. 그림은 아니고 사진이어야 된다ㅋㅋ 현실세계에서 찾을 수 없는, 그래서 합성을 통해 작가 스스로가 창조해낸 어떤 세계. 뭐 대충 그런 사진을 들여다 보는 느낌이다. 앨범 커버가 가진 느낌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앨범도 구체적인 어떤 것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는 없지만 형용하기 힘든 오묘하고 독특한 신비주의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전반적으로 섹시함이 가장 큰 분위기를 차지하지만 순간적으로 다양한 느낌,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장르로 이야기하자면 일렉트로 퓨쳐-훵키-소울 ㅋㅋ 그냥 내가 붙인 말이고, 확실한건 다양한 흑인 음악(혹은 타 장르까지도)을 일렉트로 사운드를 이용해 앨범안에 우겨넣었다. 우주적(?)이기도 하고 미래적이기도 하면서 매우 섹시하다.



어? 음.. 이런 합성은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


요런st의 사진


앨범이 가진 이미지랑 비슷한 느낌은 이런거.. 이런거에 섹시한 여자 사람 사진 좀 들어가고 그럼 맞겠다. 색은 오묘한 슬쩍 붉은 빛은 감돌아야 할 것이고.



 처음의 세트랙만 들어도 범상치 않은 앨범이라는 점은 확실히 감지할 수 있다. 다양한 사운드로 때로는 대담하고 때로는 오밀조밀하게, 또 신비스러운 느낌으로 채운 Funky한 인트로 'Neon Pink Ocean'를 통해 진보의 또 다른 판타지 세계로의 진입을 알리고 있다. 이어지는 'Fantasy'도 팝적인 멜로디를 가져온 섹시한 소울곡으로, 중간중간을 야릇한 일렉트릭 사운드로 채웠으며, 세번째 트랙 'Cops Come Knock'도 이전트랙의 느낌을 물 흐르듯 수용하면서도 적은 가사와 눈에 띄는 멜로디 없이도 충분히 섹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곡이다. 이미 사운드만으로도 신비하고 섹시한데다가 짧은 호흡으로 노래하는 진보의 목소리도 섹시함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이미지와 (조금 오글거리긴 하지만) 잘 어울리는 디지페디와 콜라보 뮤직비디오까지.. 뚜렷하고 흔들림 없는 목표의식을 가지고 이 앨범을 만들었음이 분명하다. 



뮤직비디오에는 이런 쎽쓰한 언니가 많이 나온다.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은 밑에 있는 고기 얘기다.ㅇㅇ



 익살스러운 사운드의 뉴웨이브 스타일의 곡 'Loverbot', 요즘 트랜드인 몽환적인 사운드를 소환하는 'Reboot The Universe', 잘게 쪼갠 비트가 아웃캐스트의 'My Favorite Things'를 떠오르게 했던, 'Don't Be Sad When You're Sad' 등등, 앨범은 전체적으로 유기적인 흐름을 가지고 있고, 하나의 판타지한 세계를 일관된 사운드로 명민하게 표현하면서도 싱글 단위로는 다양한 장르(주로 흑인음악이지만)의 음악을 포섭하고 있다. 앨범은 확실히 가사나 멜로디보다 사운드가 가진 이미지에 집중하고 있는 편이고, 그렇기에 가사 자체가 적다. 때로는 원곡이 따로 있는데, 인스트루멘탈 버젼인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인데다가 그나마 있는 가사도 영어인 경우가 많다. 이게 앨범 전체에서 독특한 사운드 스케이프를 구성하는데는 큰 역할을 하긴 했는데(게다가 사실 진보가 노래를 엄청 잘하는건 아니잖아?ㅎㅎㅎ), 확실히 드러나는 단점은 대중성..... 아.. 나는 이런 독특한 사운드 스케이프를 가진 음악을 좋아하지만 대체 이런 음악을 누가들 그리 좋아한단 말인가 ㅋㅋㅋㅋㅋㅋ 너무 매니악한 음악이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는 1집 [Afterwork]의 애매모호함을 확실히 떼어버리고 진보만이 할 수 있는 앨범이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주변 사람들에게는 1집과는 달리 참 추천하기 쉽지 않은 음반이 되어버렸다.(물론 1집도 선뜻 추천하기 쉬운 앨범은 아니었지만...;;) 이런 오리지널리티면 다른데 내놔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데..



흥해야 되는데.. 진보횽도 내면서 큰 이슈는 기대안한거 맞지?ㅋㅋㅋ



 아니 적당히 비교하는 글을 쓰려고 했는데, 갑자기 진보 리뷰가 되어버렸다. 이를 어쩌지??!! 어쩌긴 어째.. 내가 쓰는 글은 언제나 이렇다. ㅇㅇ 목표대로 잘 쓸 수 있다면 내가 이런 비루한 블로그나 운영하고 있지는 않겠지. 아무튼 자이언티에 대한 글은 다음 글에 써야겠다. 왜냐하면 한꺼번에 쓰다가는 언제 글을 올릴지 모르기 때문에.....;;








 뮤비들이 하고 싶었던게 뭔지는 알겠지만 솔직히 쫌 오글거린다...



The 20/20 Experience (Deluxe Version)

아티스트
Justin Timberlake
타이틀곡
Body Count
발매
2013.03.19
앨범듣기






 얼마나 오랫동안 기다려왔던가. 영화나 피춰링이 아닌 그의 노래, 그의 앨범을 두 손에 받아드는 것을!! 전 세계 곳곳의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이만큼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다 가지고 있는데다가 전 세계적인 파급력을 지닌 뮤지션도 흔치 않다. 첫 앨범은 700만장 이상을, 지난 앨범은 1000만장 이상을 팔아치우지 않았던가... 아이돌 그룹의 리더였던 그는 어느새 마이클 잭슨과 프린스를 좇아가는 훌륭한 뮤지션으로서의 행보를 아주 잘 이어가고 있는 듯 했다. 새끈하게 잘 빠진 1집, 그리고 그저 잘 만든 팝앨범 이상의 완성품을 보여줬던 2집, 거기까진 정말 좋았는데, 너무 오래쉬었다. 이 앨범이 나오기 까지는 자그마치 7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다. 그리고 이 앨범의 기대치는 그 7년이라는 시간만큼 늘어났다. 


 아주 높은 흥행 스코어나, 평단의 좋은 평가를 받은 앨범 뒤에 내는 앨범이 그런경우가 종종 있다. 너무 성공적이었던 전작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경우 말이다. 앨범발매를 미루고 갈아엎는 등, 좋았던 전작이 독이 되고 발목을 잡는 거지. 마이클잭슨의 경우도 그랬다. [Thriller]앨범의 대성공 이후에 [Bad]를 내는데까지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장인정신 넘치는 일부 과작의 뮤지션(맥스웰, 피오나 애플 같은..)도 마찬가지 경우일 것이고.. 그런데 이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그런 장인정신 때문에 이리도 오래걸렸다는 생각이 안든다. 좋은 앨범에 대한 욕심이 보이지 않는 다는건 아니지만, 그동안 외도가 너무 많았다. 음악적인 이유로 늦어진 것이 아니라 그냥 지가 바빠서 못낸거 같단 말이다....... 그의 연기엔 별 관심 없는 나같은 음덕에겐 화딱지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7년의 기대치를 채워야한다. 여기저기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글쎄.. 여전히 잘 만들어진 앨범임에는 틀림없다. 전작하고 비교했을 때, 관점은 조금 다를지라도 전작 못지 않은, 어떤 면에서는 분명 더 나은 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좀 아쉬워.. 7년의 기대치도 그렇고, 왠지 더 좋은 앨범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어쨌거나 첫 싱글이었던 'Suit & Tie'는 모두가 그의 새 앨범에 대한 큰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도입부를 지나면서 팝이 그냥 통통 튀어올라 마구마구 Pop, Pop하자나? 마디가 끝날때마다 나오는 브라스하며, 뒷부분 제이지(Jay-Z)의 피춰링까지! 아주 그냥 그야말로 Pop이야. 이미 싱글이 발매되자마자 어디에서나 흔하게 JT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곡.. 4분 30초가 지나면서 왠지 모를 찝찝함이 남는다. 이 사족과 같은 1분은 뭐지..... 없는게 더 깔끔할 것 같은데.. 어쨌거나 충분히 만족스러웠던 첫 싱글이었는데, 두번째 싱글 'Mirrors'가 발매되면서 이전의 앨범들과 사뭇 다른 느낌을 확실히 감지할 수 있었다. 초반부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뭐여.. 이거 왜 안끝나 ㅋㅋㅋㅋㅋㅋㅋ 8분이라니?! 이건 한곡이 한곡이 아니야.. 분위기가 여러번 바뀌고도 매끄럽게 잘 마무리 되긴 했는데, 이거 어떻게 받아들이란 거야.. 문득 칸예 웨스트의 걸작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의 두번째 싱글 'Runaway'를 발표하던 때가 생각났다. 이 싱글도 무려 9분이 넘는다. 이건 선전포고다. 그냥 평범하고 녹록한 앨범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내가 욕심 좀 부려본 앨범이라는 그런 선전포고. 팝이긴 팝인데 프로그래시브 팝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 



From SNL. 라이브 영상은 아래에.



 긴가민가 갸우뚱 했던 앨범의 컨셉은 음악이 발표되면서 확실해졌다. 앨범이 발표되는날 일이 있어 어딜 가고 있었는데, 40분정도면 끝나야할 10트랙의 짧은 앨범이 한시간이 지나도 끝나질 않는거다. 7-8분짜리 긴 노래를 듣는데 크게 거부감이 없는 나에겐 이런 긴 노래들을 듣는데 불편함이 없긴 하지만, 노래마다 짧지만 강력한 펀치들을 마구 뻗었던 전작들과 비교하면 이건 확실히 대중들을 KO시킬만한 앨범은 아니다. 뭐, 그래도 간드러지는 목소리 하나는 여전히 어마어마하게 매력적이긴 하지만 ㅎㅎ


 달콤한 가성으로 노래부르는 첫곡 'Pusher Love Girl'부터 남다르다. 8분짜리 오프닝 곡이 어딨어 ㅋㅋㅋ 확실히 녹록치 않는 곡이긴 하지만, 중심테마를 잡아두고 전반부와 후반부가 확연히 다른 두가지 스타일이 자연스럽게 이어붙여져 있다. 요즘 트랜드인 피비알앤비 스타일의 곡 'Strawberry Bubblegum'이나 앨범에서 손꼽을 만큼 매력적인 'Tunnel Vision'도 마찬가지다. 앞부분을 듣다가 스킵하고 뒷부분으로 넘어가면 확실히 다른 음악이다. 하지만 전 곡을 들으면 물흐르듯하는 자연스러움이 있다. 특히 트랜디한 알앤비-소울의 느낌과 전자음을 잘 활용한 진보적인 사운드를 한 곡안에서 탁월하게 조화시켰다. 특히 'Tunnel Vision'은 다양한 사운드를 조잡할 정도로 겹쳐놓았다는 느낌마저 들었는데, 이게 처음부터 끝까지 잘 어우러져있어서 7분에 가까운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느껴졌다. 라틴 리듬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Let The Groove Get In', 앰비언트 느낌을 낸 앨범의 마지막 곡 'Blue Ocean Flow'까지, 음악은 다양한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실험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짧지 않은 그 곡을 들으면서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 것을 보면 그 실험은 꽤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왠지 JT는 이 음반을 상당히 뿌듯한 마음으로 냈을 것 같다. 대중을 만족시키기 보다는 '자기만족'에 가까운 앨범이라서 ㅎㅎ





 그래도 남는 아쉬움은 앞서 이야기 한대로 몇몇 곡은 곡의 길이가 좀 쓸데없이 길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사족의 느낌. 몇몇 곡은 3-4분대로 조금 타이트하게 가져갔어도 되지 않았을까, 아니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딜럭스 버젼으로 발매되면서 두 곡이 추가 되었는데, 4분대의 트랙으로 그럭저럭 평타는 치는 곡들이긴 한데, 'Blue Ocean Flow'로 마무리되는 스탠다드 버젼이 훨씬 좋게 느껴진다. 왠지 안전빵으로 '옛다 들어라 중생들아!' 하는 느낌으로 두 곡 더 넣은 기분이 든단 말이야.... 어울리지 않아....... 아무튼 그러하다. 그래도 난 씨디도 사고(딜럭스 버젼으로 산걸 후회하고 있다.) 잘 듣고 있다. 2집보다 자주 꺼낼꺼 같진 않지만 ㅎㅎ 그나저나 이 글 시작하고 열흘이나 지나서 마무리하는 이 귀차니즘을 어찌할꼬... 아직 쓰고 싶은 앨범들이 엄청 많은데.





이 라이브 좋다. Live on SNL



어쨌거나 영국차트 1위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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