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추워졌다 싶었는데 어느새 한겨울이다. 날도 춥고 몸도 춥고 마음도 추운데, 음악까지 추울수는 없지. 크리스마스때까지야 매년 쏟아지는 캐롤들과 함께하면 된다지만 그마저도 지나고 나면 선뜻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할지 망설여지곤 하는데, 그런 분들을 위해서 제안해보고자 한다. 겨울에 곧 잘 찾아듣곤 하는 음악들. 특히 요즈음에 생각나서 찾아들은 음악들이다.

첫번째로 Finn Silver - [Crossing The Rubicon]
 팝재즈를 부르는 여성 싱어의 첫번째 앨범이다. 따뜻한 목소리를 가진 여성싱어의 팝재즈 음반만큼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음악도 없다고 생각한다. 추운겨울 밖에서 신나게 놀고 들어와 엄마품속에 폭 안기는 그런 느낌. Finn Silver의 목소리는 그다지 특별할 것은 없다. 여느 팝재즈 싱어들처럼 맑고, 아늑하고, 편안하다. 처음 들었을때부터 언제나 들어왔다는 듯이 친근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음악이다. 뮤지션으로서는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대중들에게는 때로는 이것이 상당히 좋은 무기가 되기도 한다. 특히 이런 마음 시린 겨울이라면.

Finn Silver - Roadtrip
한 소절 듣자마자 빠져들것이다. 따뜻하고 매력적인 목소리에 멜로디마저도 따뜻하다.


비슷한 뮤지션으로는 대표주자 노라 존스(Norah Jones)와 잉거 마리(Inger Marie), 멜로디 가르돗(Melody Gardot), 국내에서는 윈터플레이(Winterplay) 정도가 있겠다. 특히 노래제목들 만큼이나 달콤하고 쌉쌀한 쵸콜릿 같은 음악을 들려주는 윈터플레이는 국내 팝재즈계의 보석과 같은 존재다.

Melody Gardot - Gone
멜로디 가르돗은 내가 유난히 좋아하는 뮤지션중에 하나.

Winterplay - Moon Over Bourbon Street
사실 눈 내리는 어느날이 가장 먼저 생각나서 첨부하고 싶었지만.. 유투브 링크가 소리가 좀 튀길래; 이 노래는 오늘의 주제하고는 살짝 거리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투셰모나모 앨범에서 좋아하던 노래. 윈터플레이는 트럼펫 이주한, 기타 최우준, 베이스 소은규, 보컬 혜원씨로 구성된 실력파다.



두 번째로는 Leonard Cohen - [Songs Of Leonard Cohen]
레나드 코헨이야 이미 I'm Your Man으로 유명하다. 나도 아주 어렸을적부터 이 노래는 알고 있었는데, 모 CF광고 음악으로 쓰였기 때문이었다. 내가 어릴때만해도 CM송 모음집이라고 해서 CF에서 쓰였던 음악만을 모아서 테이프에 담겨져 나오곤 했었다. 이 아저씨의 목소리에는 나이 지긋한 중년의 따뜻함이있다.(정확히 말하면 중년과 노년의 그 어드메쯤) 사심없이 누구에게나 아빠 미소를 지어줄 것 같은 인자함. 중년의 중후함과 신사같은 매너. 내 지르지 않고 중저음으로 나긋나긋 부르는 목소리에는 그런 멋드러진 중년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장황하게 묘사했지만 오늘 링크할 노래는 레나드 코헨의 데뷔앨범에 수록된 노래다. 69년작이니까.. 35정도에 나온 앨범. 중년이라고 할 수 없는 나이에 나온 노래긴 하다. 그래서 준비한, 비교적 최근의 라이브 영상!

Leonard Cohen - Suzanne
원곡의 레나드 코헨은 나긋나긋하지만 목소리는 너무 젊다. 그 목소리도 좋지만, 난 중년의 레나드 코헨의 목소리를 더 좋아하니까. 그리고 그때보다는 지금이 더 좋고. 할배가 된 레나드 코헨의 수잔느를 들어보자. 바바리 코트속에 폭 안겨서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참았던 눈물이 왈칵 나올만큼의 위로. 이 할아버지 우리나이로 80이 다 되어 가는데 올해 2월에 신보가 나온다!! 멋지다. 정말 멋지다.



세번째는 앙리 살바도르(Henri Salvador) - [Chambre Avec Vue]
 사실 프랑스의 나이 많은 샹송 뮤지션이라는 것 이외에 아는 것은 없다. 근데 씨디도 몇장 가지고 있다. 이 아저씨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불러주는 샹송은 그냥 왠지 음악만 듣고 있게 되고, 음악에만 관심을 갖게 해준다. 부드러운 프랑스어 발음이 참 잘어울리는 목소리, 눈 내리는 하얀 풍경과 참 잘 어울리는 음악이다. 아래의 앨범커버 같은 포즈로 눈내리는 창 밖을 바라보고 있으면 참 좋다. 근데 이 아저씨 다른 노래나 뮤비 보면 여장도 하고 별 코믹한 뮤비 엄청 많다. 처음에 보고 이거 무슨 동명이인 아닐까 싶기도 했다.

Henri Salvador - Jardin D'hiver
쟈르뎅 디베어 정도로 읽으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뜻은 겨울의 정원이다. 아무튼 코믹했던 몇몇 젊은 시절 영상을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곡이다. 아름다운 노래다.



네번째는 India Arie - [Testimony: Vol. 1, Life & Relationship],  Raul Midon - [State Of Mind]
 흑인, 소울, 어쿠스틱 이라는 키워드로 두 뮤지션을 묶었다. 라울 미동은 앨범도, 라이브 영상도 엄청 많이 들어봤던 좋아하는 뮤지션인데, 인디아 아리는 사실 아주 많이 좋아하는 뮤지션은 아니다. 그런데 겨울만 되면 마구마구 듣고 싶어질 때가 있다. 겨울은 아무래도 추우니까 전자음보다는 어쿠스틱한 음악들을 더 찾게 되나보다. 물론 많은 소울음악이 전자음보다는 어쿠스틱한 연주들을 선호하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유난히 돋보이는 뮤지션은 어쿠스틱 기타 한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인디아 아리와 라울 미동이다.

India Arie - Beautiful Flower
남아프리카에 있는 오프라 윈프리의 여성 리더쉽 아카데미를 돕기 위해 만든 노래라는데, 가사 정말 좋다. 목소리도 좋고.

Raul Midon - Sittin' In The Middle
라울 미동은 화려한 핑거링과 입으로 부르는 트럼펫 모사와 따뜻한 목소리를 가진 맹인 뮤지션이다. 따뜻한 노래도 많고 신나고 화려한 노래도 많은데, 마지막인만큼 조금 밝고 신나는 노래로 선곡해봤다. 맹인이라는 배경과 화려한 기타주법때문인지 보고 있으면 늘 흐뭇해진다. 기회가 된다면 State Of Mind라는 노래의 영상도 찾아보자. 오늘의 주제와는 조금 달라 생략했지만 그 노래는 정말 신들린 것 같다.



다섯번째, Bon Iver - Bon Iver
 사실 이 사람의 앨범은 나오자마자 듣긴했는데, '아 좋네.'하고 끝내버렸다. 호불호가 좀 갈릴 스타일이라고 생각했고, 개인적으로는 '호'였긴 했지만 몇번 듣고는 다시 듣지 않았었다. 근데 각종 매체에서 평가가 엄청 좋은것이다! 그래서 소개한다. 나한텐 그냥 '좋다'였지만 누군가에겐 '엄청 좋다!'가 될 수도 있으니까. 아, 본 이베어정도로 읽으면 된다. Iver가 프랑스어로 겨울을 뜻하고 Bon은 좋은, 합쳐서 좋은 겨울, 혹은 겨울 잘 보내라는 인사로도 쓰인다(고 한다). 근데 그렇게 따지면 본도 봉으로 읽어야 하긴 하지만.. 봉이나 본이나. 하여간 이름 답게 겨울에 잘 어울리는 좋은 음악들이 앨범에 실려있다.

Bon Iver - Holocene



여섯번째, Eels - [Tomorrow Morning]
 이 앨범도 참 좋다. 레너드 코헨이나 탐 웨이츠도 허스키 보이스지만 일스의 보이스는 쇳소리가 난다. 담담하게 부르는데 노래를 듣고나면 묵직한 감동이 느껴진다. 멜랑꼴릭하지만 따뜻한 일렉트릭 사운드와 가슴을 긁어대는 것 같은 목소리, 그리고 담담하게 부르는 창법이 겨울과 제법 잘 어울린다. 이 앨범을 처음 들은 건 재작년 가을이었는데, 가을보다 겨울에 훨씬 더 많이 찾아듣게 된 앨범이다.

Eels - Spectacular Girl
정말 스펙태큘러한 여자가 나오는 뮤직비디오. 피식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하지만 왠지 개인적으로는 잘 어울리는 뮤직비디오 같아 보이진 않는다. 그게 매력이겠지만.



마지막으로 Amos Lee - [Amos Lee]
작년에 나왔던 Mission Bell도 괜찮은 앨범이었지만.. 그래도 이 앨범의 Keep It Loose, Keep It Tight을 들었던 날의 기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런의미에서 라이브로 띄워드립니다.

Amos Lee - Keep It Loose, Keep It Tight, Live At Abbey Road





원래 서너개 정도만 해서 올리려던게.. 점점 많아지고...  사실 겨울음악이라는 것도 결국은 취향나름이다.
그리고 여기 나온 음악들은 지극히 개인적으로 겨울에 생각나는 음악일 뿐이고. 누구나 계절별로 떠오르는 음악들이 있을 것이다. 오늘의 이 선곡들이 이 글을 보는 이들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되었음 하는 바람이다.

아주아주 추운 겨울, 이런 음악들과 함께라면 따뜻하게 보낼 수 있기는 개뿔. 오늘 얼어죽을뻔. ㄷㄷ
그래도, 우리 마음까지 추워지는건 안되지 않습니까.. 모두 마음만은 따뜻한 겨울 보낼 수 있길 바래요.

음악과 함께 맞이한 새해, Highlight Festival 2012!
 그저 연말엔 친구들과 술한잔하고 술기운으로 충주에 있는 남산 정상에 올라가 월악산 영봉을 등지고 올라오는 첫 해를 바라보고는 선지해장국을 먹고 집으로 가는 것이 정석이다. 사실 그마저도 올해는 만만치 않았던 것이 일요일에 일을 해야하는 불쌍한 중생이었기 때문에.. 다행이도 1월 1일에 있던 일정이 취소되면서 그곳에서 화끈한 연말을 보낼 수 있었다. HighLight Festival 2012!! 
 아마 그날 있었던 카운트 다운 행사중에서는 가장 Hot!!한 행사가 아니었을까 싶다. 후끈한 CDF도 31일 라인업이 정말 장난 아니긴 했지만, 이곳은 일렉트로닉 페스티벌인만큼 헐벗고 후끈한 언니들과 새끈하게 차려입은 힙스터들과 이들에게 불을 지피는 화끈한 음악들이 있는 곳이니까.

라인업 좋고, 장소 좋고.



Idiotape - Far East Movemont - Sebastian이다!!!
 사실 보고싶은 라인업은 가기전부터 정해져있었다. 뒤늦게 확정된 박재범의 공연은 왠지 그를 추종하는 무리들에게 짓밟힐까봐 관심의 대상은 아니었고, 주변 지인이 사랑해 마지 않는(옆에서 사랑이 막 흘러넘치니까 흘러 넘친 사랑이 나한테도 오더라...) 이디오테잎의 공연과, 나도 몰랐는데 앨범을 복습해 보니 이미 예전에 한참 들어서 모든 곡을 흥얼거리고 있었던 파 이스트 무브먼트(Far East Movement)의 공연과, 앨범이 상당히 좋아서 뮤직노트에 리뷰까지 썼던 세바스티앙(Sebastian)의 공연.(리뷰 보러가기) 요 세개만 정복하면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물론 꼬였다. 세상사 어디 생각처럼 되는 일이 있던가. 같이 가기로한 일행이 조금 늦었고 + 가기전에 배가 든든해야 논다면서 늦은 저녁을 먹었고 + 차가 꽤 막혔으며 + 내 티켓을 끊을 수 있는 게스트 부스가 어딘지 몰라서 한참을 헤맨 덕에 매우 늦게 입장했다. 사람들 많고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드나 관계자들 마다 가라는 부스가 달라서 조금 빡치긴 했다. 왜냐하면 이미 이디오테잎의 음악이 막 흘러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어서 티켓끊고 봐야한단 말이다!! 몇개월전부터 별렀던 이디오테잎의 공연이란 말이다!! 도착은 11시쯤 했지만 티켓받고 짐정리하고나니 11시 45분이라서 이디오테잎은 포기. 시작부터 다 틀렸음. 바로 비스타 홀로 향했다.

 

이디오테잎 1집 [11111101] 당분간 이거나 더 들어야지. 이 앨범 상당히 좋다.



화려하고 화끈한 퍼포먼스의 ㅈㄴ 동쪽 놈들.
 비스타 홀에서 우릴 반긴 것은 파 이스트 무브먼트에서 DJ를 맡고 있는 DJ Virmin이었는데, 사실 음악은 별로 귀에 안들어왔고, 조금 더 잘 보이는 곳으로 가기 위해 필사적으로 사람들 사이를 뚫고 있었다. 자리를 잡긴 했는데 그다지 좋은 자리는 아니었다. 사실 비스타 홀을 보면서 조금 불만족 스러웠던 것은 무대 높이가 조금 낮은 편인지 뒤쪽에서는 사람들에 가려서 무대가 잘 안보였다. (그래.. 내가 키가 작다..ㅜㅜ) 어쨌거나 2012를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함께 등장한 파 이스트 무브먼트!! 늘 찝찝해하며 보냈던 한해였는데, 이번은 신나게 소리지르면서 한 해를 보냈다는 점이 좋았다. 나이 먹는데 뭐가 그리 기뻤는지. 무슨 이게 나로호 발사하는 카운트다운도 아니고.

잘 놀긴 하더라.


 
 여하간 파 이스트 무브먼트의 무대는 화끈하긴 했다. Girls On The Dance FloorLike a G6같은 유명한 곡들덕에 사람들도 신나했고, 무대위에서도 잘 놀았고, 사람들에 가려 잘 보이진 않았지만 후끈하게 차려입은 백댄서 누나들이 분위기를 후끈 업시켜줬다. 노래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고, 또 따라부르고 했지만, 무대가 안보여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했던 무대였다. 사실 라이브라서 크게 더 좋았던 것도 잘 모르겠고. 앨범만으로 신나긴 하니까.ㅎㅎ 공연이 끝나고 우리는 빠져나갔는데, 모든 멤버가 다시 나와서 앵콜도 했다더라. 


공격적이고 화끈한 사운드 폭격, Sebastian!
 예거밤 한 잔을 마시며 시스루룩을 입은 언니들과 가슴골을 드러낸 언니들에 눈이 팔려 정신없이 눈알을 굴렸다. 아아.. 참으로 신나는 새해의 시작이다. 그리고 워커힐 씨어터로 들어갔다. 아직 DJ FEADZ가 디제잉을 하고 있었는데, 잔잔하고 리드미컬한 음악 위주로 플레이를 했지만.. 글쎄.. 내가 본 부분부터가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30분을 채 보지 않았는데도 좀 지루했다. 주변에서 어서 세바스티앙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도 들렸다. 다프트 펑크(Daft Punk)의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로 분위기를 후끈하게 살리면서, 무대는 세바스티앙에게로 넘어갔다. 아, 나오자마자 분위기 전환.

DJ Feadz. 전체를 다 본건 아니지만 조금 아쉬웠음.

Sebastian! 이제 Ed Banger는 당신이 끌어주셈.


 Feadz와 확연히 비교될 만큼의 화려하고 공격적인 선곡들과 사운드가 이어졌다. 특히 초반부에 저스티스(Justice)의 신곡 Audio, Video, Disco와 본인의 노래인 C.T.F.O.를 플레잉 할 땐 나도 미치고 사람들도 미쳤다. 기다림이 컸기 때문인지 감동도 배가 됐다. (Feadz는 이걸 노린 플레잉이었던가??) 후반부에 멜로디컬한 Embody에 이어서 저스티스의 Stress가 나온 부분도 짜릿했다. 전기장으로 되어있는 트램폴린위를 방방 뛰는 느낌이랄까. 뛸 때마다 마음은 더 높이 뛰고 있었으며 뛸 때마다 짜릿했다. 잘 튼다. 한참을 놀다보니 술이 좀 부족한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3시에 집에 갈 예정이라 더 먹지는 않았다. 많이 먹어야 즐거운데.


즐거웠음. 다음은 어디?
 같이 간 일행은 클럽을 잘 안다니는 친구인데, 몸치지만 너무 좋았댄다. 왜 클럽에 다니는지 이제 알겠다며. 이 친구도 Sebastian의 플레잉이 맘에 들었나보다. 아무튼 좋은 공연 소개시켜준 이루리(http://leeruri.com/)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물론, 그날의 후유증으로 컨디션이 다운되어서 감기몸살에 애를 먹고 있긴 하지만. 그리고 다음은 여기다!!!!


SEOUL ELECTRONIC MUSIC FESTIVAL 2012!!
Above & Beyond, Justice, Crystal Castles, Idiotape, Astro Voize, 김창완 밴드 등.
게다가 저스티스는 무려 라이브 셋!
엄청 재밌겠다!!!!!!!
여긴 더 재밌을꺼 같다!!!!!!!
근데 난 바쁠꺼 같다!!!!!!!
엄청 고민중이다 여기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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