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et Storm. 왠지 멋지지 않음?? 맑은하늘에 떨어지는 마른 번개나 태풍의 눈 같은거 생각도 나고.. 전혀 상반된 두 말을 갖다 붙였는데, 왠지 상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그렇다. 사실 이 단어를 처음 접한건 뉴욕의 하드코어 랩 듀오 Mobb Deep의 네번째 앨범 <Murda Muzik>에서 였는데(음악이 존나 멀다. 그냥 존나 먼거야..), 그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던 노래였다. 2집, 3집에 이어서 여전히 차갑고 날카롭고 중2병의 허세를 잘 달래준 멋진 앨범이었다.



뭐, 사실 이 앨범을 끝으로 맙딥은 그들을 추종하던 매니아들을 버리고 망해(?)버렸지... 나도 버림받고 그들을 떠났음 ㅋㅋ


 하여간 맙딥의 이 노래는 종나 쎄!!!!! 그래서 Quiet Storm은 내 머리속에서 종나 쎈 단어였다. 그런데, 음악관련 리뷰 싸이트들을 돌아다니다 보니까 장르에 'Quiet Strom'이라는 장르가 있는거야. 근데 웃긴건 내가 알던 그 단어랑 너무 안어울리는 음악들에 붙어있었다는거.... 급하게 생긴 호기심에 네이버보다 더 애용하는 위키피디아를 검색하기에 이르렀다.(영어만 아니었다면... 부들부들.........) 


 알고보니 Quiet Strom은 1970년대 중반 WHUR-FM에서 라디오 인턴으로 근무하던 Melvin Lindsey라는 사람이 만든 라디오 포맷이었다고 하더라. 보통 늦은 밤에 어울리는 소프트한 소울이나 Adult Contemporary, Slow Jam이나 Smooth Jazz같은 음악들을 주로 틀어주던 방송인데, 라디오의 제목을 뭐로 붙일까 고민하다가 당시에 발표된 모타운 소울의 거장 프로듀서 Smokey Robinson이 발표한 노래 'Quiet Storm'을 보고 '이거다!' 싶어서 붙였다고 하더라. 아무튼 이 라디오 포맷은 이후로 30여년을 이어져 왔고, Funk, Disco이후에 주춤하던 흑인 음악씬 사이에서 꾸준히 명맥을 이어오며 음악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젊은 시절의 스모키 로빈슨



 그럼 대체 이 장르가 무슨 장르냐.. 앞에서 얘기한대로 늦은 밤에 어울리는, 멜로딕하고 편안한 스타일의 Smooth Jazz나, 소프트하고 좀 멜로우한 소울음악, 때로는 Slow Jam스타일의 꽤 섹슈얼한 음악들까지 통칭해서 이르는 말이다. 다시 말해 좀 어른음악인거지. 그치만 내가 볼땐 장르로 명명하긴 좀 약한것 같고 어떤 스타일이나 시류정도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하고 분위기 있는 소울음악들은 Babyface나 Brian Mcknight등으로 계승되었고, 90년대 중반 네오소울까지 그 명맥이 이어져왔으니 Quiet Storm은 이 모든 시류를 이끌어온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겠다. 뭐 그러니까 내 눈에 이 단어가 자주 띄였겠지. 이 쯤에서 스모키 로빈슨의 Quiet Storm부터 대표적인 이 장르의 노래들을 훑어보자.



Smokey Robinson - Quiet Storm. 스모키 로빈슨의 노래들은 참 좋긴한데 맨날 듣다보면 디안젤로를 찾게 된다...


Marvin Gaye- Let's Get It On. 소울 특유의 샤우팅소리가 밤에 들으면 잠 깰 것 같긴 하지만 부드럽고 섹슈얼한, 전형적인 Quiet Strom 스타일의 노래. 가장 유명한건 What's Going On이지만 노래는 이 노래가 갑이지.



Luther Vandross - Here And Now. 루더 밴드로스야 콰이엇 스톰의 전형이다. 앨범 들어보면 아 대충 이거다 할 꺼임. 좋아하는 노래는 정말 많지만 오늘은 이 노래가 땡겨서.



Peabo Bryson - Perfect Combination. 피보 브라이슨도 Quiet Storm이란 앨범을 87년에 발매했다. 그 앨범 수록곡.


Baby Face - Where Will You Go 1989년 2집 [Tender Lover]수록곡.



Maxwell - Ascension. 스무스 재즈가 녹아있는 초기 맥스웰의 앨범도 빼놓을 수 없지.



D'angelo - Crusin' 이 노래의 원곡이 스모키 로빈슨이다. 디는 졸 섹시한듯.



Joe Stoddart - Angel. 최근에 알게 된 노래 하나도 추가.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라이언 맥나잇이나 조, 앨리샤 키스, 존 레전드등의 음악에서도 Quiet Storm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노래이고,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접해온 음악이다. 분명 부드럽고 따뜻하고 편안한데, 포풍처럼 몰려오는 감동이 있다. 그래서 콰이엇 스톰.....인데 아직도 맙딥의 종나 쎈 이미지 때문에 잘 연상이 안돼 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콰이엇 스톰은 그런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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