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ce Discography 2탄, Controversy!
 프린스의 모든 Discography를 리뷰하는 것이 소원이라는 거창한(하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음. ㅇㅇ) 계획을 내 뱉고 한달이 지났는데,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은 도통 들지 않는다. 너무 많아서 할 수 있다 없다의 개념조차 서지 않는듯. 그래도 놀랐던건 두자리수를 예상했던 조회수가 현재 150을 넘었다는 것. 물론 120쯤이 대충 읽고 스크롤을 내렸으리라고 예상하지만 고맙습니다.

오늘의 리뷰는 프린스의 네번째 앨범 Controversy


 한달만에 쓰려고 생각한 다음 리뷰는 프린스의 4번째 앨범 Controversy다. 이 앨범이 무엇이냐 하면 프린스의 명반 리스트중에서 빠지지 않는 고래같은 두 앨범사이에 낀 새우 같은 앨범이다. 앞의 앨범 Dirty Mind는 프린스의 음악스타일 중에 1세대에 해당하는 Funk중심의 음반에서 최고로 칭해지는 앨범이고, 이 후의 앨범 1999는 록적인 요소를 더 많이 첨가하여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해냄과 동시에 대중의 지지가 상당히 상승한 프린스 전성기의 시작을 알린 앨범이다. 마치 반에서 일등했다고 자랑스럽게 성적표를 들고 집에 갔더니 동생은 전교 1등을 하고 누나는 서울대에 합격한 그런 비운의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 앨범을 단순히 '비운의 새우'정도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이 앨범이 가진 퀄리티가 제법 좋다. 비슷한 성향을 가진 전작 Dirty Mind와 비교해도 엇비슷한 수준일 정도로. 이 앨범이 전작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Dirty Mind 다음에 나온 앨범이라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물론 뭐, 프린스의 거의 모든 앨범이 다 듣는 재미가 있다. 정말 대충 발매한 극소수의 앨범을 제외하고는 ㅎㅎ

여전히 정치적이고, 여전히 야한 앨범.
 앞서 말했듯 이 앨범은 일단 Dirty Mind의 음악적 성향을 그대로 이은 앨범이다. 프린스식 Funk음악을 기본으로 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정치적 성향과 폭발적인 야함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전체적으로 전작에 비해 정치적인 색채는 조금 강해졌다.) 게다가 여전히 난해한 가사도 가지고 있고. 앨범의 완성도를 놓고 보자면 Dirty Mind보다 한 수 위라고 봐도 무방하긴 하다. 개인적으로는 더 잘만들어지고 매끈하게 빠진 이 앨범보다는 조금 더 투박하지만 더 거칠고 서글서글한 매력이 있는 Dirty Mind가 더 좋긴 하다. 분명한 것은, 생날 Funk를 했던 1세대의 프린스를 알고 싶을 때, Controversy Dirty Mind중 어느 앨범을 선택하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아, 1세대의 프린스라는 말은, 프린스식 Funk가 앨범의 주를 이뤘던 1집부터 4집까지를 프린스 음악의 첫번째 세대로 주로 이야기 한다.)

패왕의 색기 1




 이 앨범 역시 LP로 발매 되었는데, A Side에 세곡, B Side에 다섯곡이 들어있다. 첫번째 곡은 앨범과 동명의 노래인 Controversy인데, 아주아주 전형적인 프린스식 Funk이다. 런닝타임은 무려 7분이 넘는다. 전작의 Uptown이라는 노래에 이어 We're all just the same임을 주장하는 노래. 역시나 무게감 없이 가볍게 통통튀는 Funky함이 인상적인 곡인데, 런닝타임이 너무 길다는게 함정. 뭐, 후렴구와 주 멜로디를 끊임없이 주입하는게 이 사람의 특징이긴 하지만 자칫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노래 중간에 뜬금없이 주기도문이 삽입되었다. 그것도 다스베이더 목소리로.(다스베이더 목소리의 절정은 90년대에 나온, 프린스가 재즈를 시도했던 앨범 Rainbow Children이다. 아마도 나중에 리뷰하겠지만 이 앨범은 다스베이더 목소리로 성경을 겁나 열심히 읽는다. 좋아하는 곡이 있어서 듣다가 내가 진짜 이걸 계속 듣고 있어야 하나 이런생각까지 들었음. 나름 프린스 빠인데ㅜ 프린스 답게 한 두 구절이 삽입한게 아니고 여러 곡에서 한 없이 읽는다. 가장 빡쳤던건 안그래도 영어라 못 알아먹겠는데 목소리도 다스베이더였다는거.) 주 기도문을 삽입한 진짜 이유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지만 진짜 의도는 프린스만 알겠지. 어쨌든 덕분에 신성모독이니 뭐니 하는 질타도 많이 받았다.
 두번째곡은 분위기를 반전시켜 샤우팅으로 시작하는 Sexuality이다.  어쩌면 다음 앨범에 힌트가 되었던 곡일 수도 있겠다. Funky한 기타위로 앨범에서 가장 Rock적인 요소가 강한 노래. 역시나 프린스의 이상향과 정치적 성향이 드러나는 곡이다. 글을 읽기 전의 아이들에게 TV를 보게 하지 말라는 등의 가사가 실려있는 건전쏭이다.
 A side의 마지막 곡은 Do Me, Baby인데, 이 노래는 후대의 Neo Soul 뮤지션들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미쳤던 곡이다. 일단 노래는 Marvin Gaye의 Let's Get It On에 영향받은 흔적이 보인다. 다만, 악기를 더 경량화 시키고 특유의 그루브를 첨가한 프린스식 발라드 트랙이다. 노래 중반부부터 신음소리가 삽입된 상당히 야한 Baby Making Music인데다가, 폭발하는 꿀바른 듯 미끌미끌한 프린스의 섹시한 가성이 돋보인다. 중반부부터 번갈아 나오는 샤우팅과 나지막한 신음소리를 들으면 막 돋는다. 후대의 디안젤로 같은 네오소울 뮤지션이 생각나는 곡. 역시나 너무 길다는게 함정. 프린스는 너무 예술가다. 고집있어. 근데 이 노랜 길어도 좋다. 지금까지 이만큼의 Baby Making Music을 들어본적이 없으니까. 아, 그리고 이 노래는 영화 Rush Hour에서 크리스 터커가 불렀던 곡으로도 유명하다. 많은 투어에서 불렸고 인기도 매우 많았지만 노래가 싱글로 발매되지 않아서 챠트 순위는 없다. Air Play 챠트에서만 상위권을 차지했을 뿐.


Controversy

Sexuality

Do Me, Baby





이제 B-Side로 넘어가보자. B-Side는 킬링트랙은 존재하지 않지만, 모두 프린스의 진가를 충분히 확인할만한 다양한 트랙들이 기다리고 있다. 끈적끈적한 마지막트랙에 녹아내렸다면 B-side의 첫곡 Private Joy는 바운스감 넘치는 Funky Pop으로 상큼하게 들을 수 있다. 나름 프린스가 Disco를 시도한걸지도 모르겠다. 가사 내용은 뭐, 넌 완전히 Prince 안에 들어있어. 라고 하는 자신감 돋는 노래이다. 우리나라에서 했으면 160도 안되는 단신주제에 어디서 나온 근자감이냐고 비웃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프린스는 루저들의 희망이니까.
 강렬한 드럼으로 시작되는 Ronnie, Talk To Russia는 앨범에서 가장 강렬한 기타리프로 무장하고 있는데, 전쟁을 반대하는 노래다. 강렬한 기타와 드럼, 그리고 중간중간 삽입된 여러 총소리들이 제대로 살벌한 전쟁느낌을 내주긴 개뿔, 신난다. 이게 프린스식 어법이다. 게다가 1분 51초로 짧게 끝내버린다. 인터루드 수준의 짧은 런닝타임. 가끔 너무 길다 싶은 곡들을 안 짜르기도 하면서, 더 길게 끌었음 싶은 곡들을 툭 끊어버리기도 한다. 대중기만하는 프린스. 왠지 대중이 너무 좋아할만한 짓은 알면서 일부러 피하는 기분이 가끔 들기도 한다. 대중성 가득한 발라드 트랙이 싱글컷 되지 않는 것들을 봐도 그렇고.
 다음곡은 역시나 가볍게 들을 수 있는 Dance Pop 스타일의 Let's Work. 전자음을 유난히 많이 사용한 곡. 1세대의 프린스는 당시에 마구마구 방출되던 다양한 전자음을 이것저것 쑤셔넣던(?)시절이었다. 이 트랙이 그렇다. 다음곡은 Annie Christian인데, 내 짧은 영어 실력으로 해석을 해보면, Annie는 방탕한 생활에 성격도 안 좋고 부귀만을 꿈꾸는 여자의 이름이고, 이 여자를 십자가에 못 박기 전에는 내 남은 삶을 택시 안에서 보내겠다고(?) 말하는 노래다. Annie와 Anti가 발음이 같다는 점을 이용해 지은 이름인듯 하다. 음악는 앨범 안에서도 꽤나 실험적인 편이다.
 마지막 곡은 Jack U Off인데, 어디서 커버곡으로 봤던거 같은데 확실히는 기억이 안난다. 프린스는 이 앨범도 거의 모든 곡을 작사, 작곡, 프로듀싱하고 연주까지 대부분을 다했는데, 이 노래 만큼은 드럼과 기타를 비롯해 세션들을 좀 썼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확실히 다른 곡들보다는 더 채워지고 갖춰진 느낌이 든다. 락을 기본으로 컨트리적인 요소도 좀 넣은 것 같고. 지난 앨범 마지막 곡처럼 이 앨범 마지막 곡도 Sex하면서 걍 즐겨! 뭐 이런 노래 인듯. 며칠전에 이 노래 들으면서 자전거를 타고 집에오다가 미친듯이 스프린트 했음. 마지막엔 프린스랑 같이 샤우팅도 하고 그랬음. 물론 입모양만. 아무도 못봤겠지?


Private Joy

Ronnie, Talk To Russia

Let's Work & Annie Christian

Jack U Off. 마지막 곡이니 만큼 81년도 라이브 버젼으로 올립니다. 앨범 버젼보다는 속도가 좀 빠르군요. 덕분에 쪼금 더 흥겨워졌어요.


우리 모두 Funk를 즐겨보아요.
 하여간 초창기 프린스를 알기 위해서 꼭 들어야 할 두 앨범중 하나다. 누군가는 프린스의 전성기 시절 앨범들보다 이런식의 Funk가 더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한 번쯤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1집과 2집은 언젠가 묶어서 한번에 쓸 생각이긴 한데, 안 들어도 그만이긴하다. 나도 처음 프린스에 흥미를 막 느끼던 시절에 처음 앨범부터 듣겠다고 1, 2집 듣고 프린스에 흥미가 급 떨어질뻔 했으니까.ㅋㅋㅋㅋ 천재 뮤지션들의 데뷔작은 대부분이 다 명반인데, 프린스는 진짜 예외다. 천재지만 평범함은 늘 거부한다. 아무튼, 여러분들, 춤출 수 있는 노래가 LMFAO같은 일렉트로합 장르만 있는건 아니에요. Funk, Disco를 듣고 춤을 춰 봅시다. 또 다른 즐거움이 펼쳐집니다. 오늘은 만세 한번만, 프린스 만쉐!


패왕의 색기 2





p.s Do Me, Baby에 관련된 재밌는 영상 둘.

D'Angelo - Untitled(How Does It Feel)
이 노래는 디안젤로의 2집에 수록된 노래로 작곡은 라파엘 싸딕이 했다. 원래 디안젤로가 프린스의 광빠라서 프린스의 곡을 커버하려고 했었는데, 프린스는 자신의 곡을 커버하는 것을 원래 극도로 꺼려했다. 자기 음악에 대한 애착 같은 것도 있겠지만, 심각한 분쟁이 있었던 워너뮤직에 조금이라도 이익이 가는 짓은 절대로 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인데, 덕분에 탄생한 곡이 이노래다. 프린스의 Do Me Baby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노래. 가사나 창법, 음악, 샤우팅까지 그에 대한 오마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노래.
http://www.youtube.com/watch?v=A16LaORfVaY&feature=related
이 영상은 Rush Hour3의 오프닝 영상인데 퍼오기가 안된다. Do Me, Baby를 크리스터커가 부른다. 소울 충만하다. 마이클 잭슨 헌정공연에서 같이 공연하던거 생각난다. 뒤로가기 누르기전에 이거 보고 웃고 가세요.


이 글은 2011년 10월에 싸이뮤직 음악노트 및, Soulized.com에 올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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