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을 왔다.
결론은 겨울을 피해 여름으로 왔네.
여름을 그렇게도 싫어하면서 ㅋㅋㅋㅋ
망했다 싶지만 그래도 미세먼지 걱정은 없으니까..

뭐 그래도 나름 나쁘지 않게 잘 지내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돈을 서울에서 썼다면 진짜 더 즐겁지 않았을까ㅋㅋㅋㅋ
사실 나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한도 많이 온다는데.

 

 휑하고 쓸쓸하다. 겨울이니까 아까는 Bon Iver의 노래를 들었는데, 좀 더 단촐한 포크음악이 듣고 싶어서 골라봤다. 예전같으면 울프 라르센이 누군지 썼을텐데 귀찮다. 이 앨범도 언제 들은건지 기억도 안나. 열정을 잃었어. 2017년 결산은 쓸까 말까.

 

 

 

 

일단 카메라를 들고 나갔다. 목표 장소는 4.19 공원묘원. 걸어서 갈 수 있고 근처에 로스터리 카페가 있어서 ㅋㅋ 근데 너무 일찍 나섰다. 12시 좀 넘어서 출발. 사진이 예쁘게 나올리 없는 시간이다.

 

쌍문동에 대중목욕탕. 마지막으로 간 동네 목욕탕은 언제였을까.

 

지나가다 아무거나 찍어보고.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이발소. 흰 가운에 올백머리를 한 아저씨가 있을듯. 수영복입은 처자 사진이 걸려있을거고.

우이천에 왔다.

우이천 오리.

징검다리를 건너기 위해 내려가다가 넘어졌다. 아끼던 카메라가 바닥에 찍혔다. 엄청 추하게 넘어지면서도 온 몸으로 카메라만은 사수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망함. 넘어지자 마자 자리에 앉아서 테스트샷. 다행히 카메라는 죽지 않았다. 그냥 내 발목과 허리가 죽었을 뿐....

이거 지나가기 전에 ㅋㅋ

담쟁이

담쟁이2

카페왔다. 아리차를 마셨다. 맛있었다. 계획대로 책을 읽었다. 코스모스. 핸드드립커피와 티라미수와 아이패드, 그리고 화룡점정 코스모스까지, 허세의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 훌륭하다. 훌륭해. 아무생각 없이 책만 읽다 올 계획이었는데, 자꾸 학교 생각이나.....

두 챕터만 읽고 나온다는게 잡생각 때문에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해질녘 사진을 담고 싶었는데, 공원묘원에 도착하고 20분뒤에 해가 졌다. 해가 너무 빨리져.. 맞다. 여긴 북한산 자락이었지..

4.19의 불씨는 충주에서도.

아무생각 없이 정한 목적지인데, 공원묘원 입구를 보니까 갑자기 10여년전 새내기때 4.19 떼지어 달리기를 따라갔던 기억이 난다. 스물한살이라니.. 올라가며 성신여대, 국민대 등 학교들이 하나씩 추가되는게 그냥 신기하고 재밌었던 것 같다. 4.19는 민주화 운동의 시초였을 뿐 아니라 대학교 운동권의 시작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다. 4.19 떼지어 달리기는 운동권이 득세하던 사범대에서 거의 학교 대표로 참여하던 행사였다. 새내기였던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참여해서 의미도 모르는 구호를 외치며 이곳까지 왔었다. 운동권의 방식은 늘 그랬다. 일단 데리고 나가고, 일단 교육하고. 민주화의 선봉이라는 과거의 역할과 달리 작업방식(?)은 꽤나 비민주적이었다. 훌륭한 역사에 덧칠된 기억이 썩 유쾌하진 않다. 1987 보고싶다.

너무 걸었다. 하루종일. 집에 도착하니 5시 반.

 

 

겨울 사진은 너무 휑하다. 휑해. 그래도 오늘 하루 종일 '무언가를 했다'라는 느낌이 있다. 나이가 들면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일상적인 경험들이 덩어리로 기억되어 시간이 빨리 가는거라던데... 오늘은 조금 달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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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늘 한 해의 마지막 날에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한 해를 마무리 했었는데.. 생각해보면 연말이라고 딱히 할말도 없었다. 그냥 괜시리 허한 마음에 뭐라도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썼던 것 같다. 뭐, 연말은 늘 그러니까. 올 해는 연말이 되어도 아무생각이 없더라. 심지어 한 살 더 먹었는데 아무생각이 없다. 한 살 더 먹은걸 신경쓸 시간에 마스크팩을 한 번 더 하는게 더 좋은데..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오랜만에 팩이나 하고 자야겠다.

 

2. 학교 이야기를 제외하면 쓸 말이 없다. 요즘 내가 얼마나 생각없이 살고 있나.. 하는 것에 대한 방증이기도 하다. 어떻게 이렇게 아무생각없이 살 수 있는지. 여러가지를 잡다하게 많이 좋아해왔고, 나름 장점이라고도 생각했는데, 요새는 아무생각이 없다. 늘 먹던 커피를 마시고, 음악듣고, 영화보고, 늘 비슷한 것들을 하고 사는 것 같다. 한동안은 이런 평범한 것조차 할 수 없게끔 바쁘더니, 막상 시간이 나니까 뭘 특별히 더 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삶은 늘 적당히 바빠야 한다. 너무 바빠도, 너무 여유있어도 안된다. 이 여유있는 시간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해야겠다. 내일까지. 일단 내일은 카메라를 들고 나가야겠다. 나가서 책도 좀 읽고.

 

3. 코스모스. 코스모스를 다시 읽어야겠다.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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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일디쉬 감비노가 그래미 올해의 앨범 후보에 올랐다. 진짜 대세가 된 것 같다. 원래는 너무 감성적이라 내 타입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이번 앨범은 꽤 좋게 들었다. 특히 Redbone의 올디한 느낌이 너무 좋아. 어느새 완전히 대세가 된 듯. 물론 수상은 어렵겠지만.. 오랜만에 Sober나 들어봐야지.

 

 

 

 

 영화 정리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쳇 베이커는 노래나 트럼펫이나 참 한결같다. 기교보다 감성. 그래서 가끔씩 찾아 듣게 되는 것 같다.

 

 

 두 달 동안은 그래도 영화를 꽤 많이 봤다. 그나마 왓챠 때문에 뭘 봤는지도 알 수 있고, 그래서 이렇게 꾸준히 포스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론 음악도 이렇게 정리해야겠어....

 

결과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라 과정에 초점을 맞춘 영화. 대사와 열연만으로도 이런 서스펜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필모그래피를 알아 갈 수록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쉽다. 별 네개 반.

 

나나는 예뻤다. 별 두개.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전형적인 히어로물. 재밌다. 별 세개반.

 

냉전시대를 꿰뚫는 기발한 상상력과 스토리. 뒤로 갈수록 피로감은 있었지만, 할아버지의 엉뚱한 매력 덕에 무난하게 볼 수 있었다. 별 세개.

 

클로버필드라는 영화를 모르고 봤기 때문에 나는 꽤 재밌게 봤는데.. 특히나 결과를 모른채로 본 밀실 스릴러는 더 인상적이었다. 황당했지만 그래서 결말도 더 매력있었고. 별 네개. 

 

이번에 본 영화중에 최고작. 8-90년대 마틴 스콜세지의 작품은 다 좋다. 진짜 다 좋다. 별 네개 반.

 

너무 늦게 봤던 이창동 감독의 시. 과거의 영화에서 온 듯한 배우의 이질감 때문에 오히려 더 좋았다. 별 네개 반.

 

재밌는데, 그래도 난 애니메이션 체질은 아닌 듯. 별 세개.

 

제한된 공간에서 썰로 풀어내는 영화는 각본을 쓰는 사람의 필력이 진짜 좋아야 할 것 같다. 그가 하는 말에 나조차도 짧은 순간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별 세개 반.

 

꿈 꾸는 경주. 신민아는 예뻤다. 별 세개 반.

 

지극히 일상적이면서도 충격적이다. 현실이 그렇다. 별 세개 반.

 

불편하게 풀어낸 자신의 이야기. 김민희의 연기만큼은 압도적. 별 세개 반.

 

나는 저 말도 안되게 짧은 교복부터 마음에 들지 않아. 별 두개 반.

 

영화 스타일에 비해 단순한 플롯이지만, 몰입감 있었던 스토리와 말도 안되는 작업방식에 별 네개.

 

I falling love too easily. 그 쓸쓸하고 여린 목소리의 전말. 별 세개 반.

 

재밌었지만 씁쓸함과 찝찝함만 남은 영화. 별 세개.

 

자전적 이야기를 잘 풀어낸 기대 이상의 감독 데뷔작. 별 세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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