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다녀온 사진정리. 뭐 제대로 찍은건 하루정도. 스냅만 찍겠다는 생각으로 단렌즈 하나 덜렁 들고 갔더니 막상 찍을 땐 아쉬웠다.

 

 숙소 앞 집. 집들이 대충 다 이렇더라.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만 좋았다. 우리나라가 70년대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런느낌이었을까 싶었다. 영어 설명없는 숙소 근처 로컬 맛집을 갔더니 쌀국수 한그릇에 천이백원. 새삼 싸다는 것을 실감했다. 근데 양이 적어. 비만이 별로 없는 이유를 알겠더라 ㅋㅋ

 가장 충격이었던 것은 사원. 사람들은 바글바글하고, 금으로 휘황찬란하게 꾸민 사원을 보면서 숙소 앞 집들이 생각났다. 위화감이 엄청나게 들었다. 이들에게 사원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그 의미는 누가 만들어냈을까. 우리나라의 불교문화와 너무 많이 달라서 더 충격적이었다. 백성들 수탈이야 헬조선도 만만찮지만, 저런거 만드는 동안 들어간 수탈과 노동력 착취는..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남의 문화라 함부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이게 무슨 돈지랄이야.

 

카오산로드는 온통 외국인들. 백인들이 제일 많았다.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은 깨끗하고 잘 관리되어있는 느낌. 뭐가 좋아서 이렇게 바글바글할까 싶었는데, 태국 특유의 화려한 문양들이 저 사람들한테는 더욱 에스닉하게 느껴질 것 같기도 하다. 물가 싼거야 당연한거고. 우리나라도 싸다고 느끼는데 하물며 저기야..

 뜬금없이 겨울옷이 걸려있었는데, 네팔에서 만들어진 겨울 옷들이 여기 많더라. 저 옷을 비롯해 예쁜 옷들이 꽤 있었는데, 무거워서 접음.

 카오산 로드의 밤. 진짜 바글바글하다. 태국의 맥주는 모두 페일 라거 계열. 창, 레오, 싱하. 결론은 내 타입아님 ㅋㅋㅋ 그렇다고는 하지만 태국 음식들의 향이 쎈 것을 감안한다면 깔끔한 페일 라거도 괜찮은 것 같다. 귀국하던 날 냉장고에서 필스너 우르켈을 꺼내마시고 이게 맥주지 싶었다 ㅋㅋㅋ

 너바나, 밥말리, 고릴라즈, 알리 뭐 초상권 따위 개나줘. 지나가던 외국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저 티셔츠에 대해 물었다. 가게 주인은 티셔츠의 가격을 알려줬다. 쓴 웃음을 지으며 돌아섰다. 히틀러에 예스 위 캔이라니...

전범기를 보고나서 일본과 태국의 관계에 대해 찾아봤다. 동남아도 일본에 대해 좋은 기억은 없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태국과 일본은 사이가 좋더라. 2차 세계대전부터 태국을 도와주며 유럽진출의 중간발판으로 삼았다더라. 지금도 관계가 좋은데, 그래서 그런지 태국의 차들은 죄다 일본산. 우리나라 차보다 훨씬 싸게 들어간다고.. 일본과 돈독한 관계인 것을 자랑스러워 한다더라. 유럽사람들이 넘쳐나는 거리에 히틀러 티셔츠도 있는데 전범기 티셔츠 있는게 뭐..

 

 태국 사람들은 참 친절하다. 그리고 잘 웃는다. 나랑 정반대 ㅋㅋㅋ 타이스마일. 특유의 불교문화 때문에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잠시 빌려 쓰고 가는 것이라고 여긴다더라. 무엇인가로 다시 세상에 돌아온다는 믿음도 있고. 그래서 그런지 밝고, 낙천적이다. 물론 잠시 시장에 다녀온 엄마와 누나가 돈을 더 주지 않으면 내려주지 않겠다는 협박을 받기도 했지만 ㅋㅋㅋ 그래도 대부분 친절하고 낯선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잘한다. 친하지 않은데 굳이 말 걸고 친한척하는 것을 싫어하는 나는 좀 불편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행복해보였다.

 

 물은 꽤 많이 더러웠지만 해질녘 카페에서 바라본 낙조는 괜찮았다. 강과 사원뒤로 떨어지는 뷰 때문에 해지는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없었다. 역시 사진은 해질때지. 돌아오는 길에 하늘을 보니 한국이랑 별자리 모양이 조금 달랐다. 멀리 오긴 왔구나.

 

제일 좋았던 시간은 엄마랑 누나 시장 보내고 수영장에서 뒹굴었던 시간. 이게 쉬는거지...

 

 영하 10도가 넘어가는 날씨에도 코트를 입고 다닐정도로 추운 날씨를 좋아하는데 굳이 30도가 넘어가는 여름날씨로 넘어가서 고생이 많았다. 사진에는 없었지만 패러 세일링은 재밌었고, 원래도 좋아했지만 태국음식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그린 파파야를 뭘로 대체하면 쏨땀 느낌을 낼 수 있을까 고민중이다. 아, 한국에서 망고를 끔찍하게 싫어했는데 여기서 먹어보고 생각이 조금은 바뀜 ㅋㅋ

 

 재미있었다. 하지만.. 역시 이 돈을 서울에서 썼다면 더 즐거웠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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